〈 166화 〉 16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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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 166화
“아키나. 오랜만이에요.”
이성빈이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하자 다가오던 여자가 달려와 와락 안긴다.
“왜 이제야 온 거예요?”
“많이 바빴어요.”
“사업이 잘되고 있다죠?”
“설마 내 뒷조사를 한 거예요?”
“뒷조사라기보다는 소식이 궁금했던 것뿐이에요.”
마츠다 아키나.
일본의 밤을 지배하는 야마구치 구미 오야붕의 금지옥엽이다. 그리고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차기 야마구치 구미의 오야붕이 될 여인이기도 하다.
“잘 지냈어요?”
“따분한 날의 연속이죠. 누군가 떠나간 후로?”
마츠다 아키나가 눈을 흘긴다.
이성빈이 기감을 확대한다. 주변에 몇몇 기척들이 느껴진다. 마츠다 아키나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한 경호원들일 것이다. 일본이라는 왕국에서 왕족처럼 살아가는 마츠다 아키나지만 적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고 싶은 것 있어요?”
“오랜만에 빈을 만났으니 추억의 장소에 가고 싶어요.”
“하나하나 클럽이요?”
마츠다 아키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의 차를 타고 바로 이동한다. 차는 곧 긴자의 유흥 거리에 도착한다. 마츠다 아키나를 에스코트해 하나하나 클럽 입구로 다가간다.
“어, 어!”
입구를 지키고 있던 사내들이 이성빈을 확인하고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그때 한 남자가 밖으로 나오다 이성빈을 확인하고 달려온다.
“니사마!”
이성빈을 향해 형님이라 부르며 달려오는 남자는 하나하나 클럽의 에이스 슌지였다.
“하하, 슌지 오랜만이지?”
“네. 한국 야누스 클럽에 원정을 갔을 때 보고는 처음이죠.”
“잘 지내고 있지?”
“하하. 형님에게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제가 나름대로 하나하나 클럽의 에이스 아니겠습니까?”
말을 하다 이성빈의 뒤에 서 있는 마츠다 아키나를 확인하고는 황급히 허리를 숙인다.
“여왕님 오셨습니까.”
자신의 최고 단골을 하녀 부리듯 한 진정한 여왕 중 여왕을 슌지는 잊지 않고 있다.
“오랜만이에요.”
“어서 들어오세요. 니사마와 여왕님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슌지와 함께 하나하나 클럽으로 들어선다. 오가던 호스트들이 두 사람을 보고는 반갑게 인사한다.
“오! 이게 누구야! 빈. 정말 오랜만이야.”
일본 원정 당시 많이 챙겨 준 실장 미키가 환하게 웃으며 다가온다. 마츠다 아키나를 발견하고 정중하게 인사한 후 가장 좋은 테이블로 안내한다.
마츠다 아키나가 처음 왔을 때 슌지의 손님이었던 일본 재계 서열 9위 신에츠 화학의 시미즈 모모코가 앉았던 자리다.
“여왕님. 술은 어떤 것으로 할까요?”
“로얄 샬루트 38년산으로 하죠. 빈과 코가 비뚤어질 때까지 마셔야 하니 다섯 병 먼저 주문할까요?”
“역시 대단하십니다.”
몸을 돌린 미키가 큰 소리로 외친다.
“여왕님께서 로얄 샬루트 38년 산 다섯 병을 주문하셨습니다.”
그러자 호스트들이 일제히 몸을 돌려 이성빈과 마츠다 아키나가 앉은 테이블을 향해 허리를 숙인다.
“여왕님. 감사합니다.”
“호호, 역시 재미있는 곳이에요.”
술이 나오고 안주가 세팅되었다. 이성빈이 빈 잔을 채워 마츠다 아키나에게 건넨다.
“그런데 일본에는 왜 온 거예요?”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출장?”
“흐음, 출장이라면 출장인데 설명하기가 조금 어렵네요.”
“곤란한 일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죠?”
곤란한 일이라면 일일 수 있지만 이성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별일 아니에요.”
“그게 아닌 것 같은데요. 어떤 일인지 말을 하지 않는 것만 봐도 평범한 일은 아니라는 뜻이잖아요.”
“말이 그렇게 되나요?”
이성빈이 웃으며 술을 비운다. 온더락 잔 가득 차 있던 술이 단숨에 사라진다.
“빈이 술 마시는 모습은 여전히 매력적이네요. 가슴이 콩콩 뛰어요.”
“하하하. 계속 술을 마셔야겠네요. 아키나가 내게 반하도록.”
“결혼도 한 남자가 왜 이러실까?”
마츠다 아키나는 이성빈이 결혼을 한 사실까지 알고 있었다. 그 말은 최근까지 이성빈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요.”
“기분 나쁘지 않아요.”
“빈이 한국을 장악하고 있는 일심회의 실질적인 주인이죠?”
“그렇지 않아요.”
어쩌면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당장이라도 일심회를 장악하려 마음먹는다면 손바닥 뒤집기보다 쉽다. 하지만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일심회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정철희와 박성철이 이성빈이 하는 일에 반기를 들 일이 없을 테니 말이다.
“일심회의 주인은 아니라 해도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죠?”
“그건 맞는 말이에요. 두 형님이 저를 많이 아끼세요.”
“내가 볼 때는 반대인 것 같던데요. 빈이 아니었다면 그들은 이미 큰 곤란을 겪었을 거예요.”
최근 조직 폭력 일제 검거가 있었다. 하지만 일심회는 조금의 피해도 입지 않았다. 이성빈을 통해 연결된 정치인과 법조인들이 일심회에 미리 연락을 주었기 때문이다.
“아키나는 어때요? 승계 작업은 잘 진행 중인가요?”
“물론이죠. 몇몇 와카가시라들이 저를 못마땅해하지만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에요.”
와카가시라란 구미초, 즉 오야붕이 될 후보자들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마츠다 아키라 역시 와카가시라 중의 한 명이라 할 수 있다.
야마구치 구미는 단일 세력이 아니다.
고도 카이, 다카야마 구미, 야나가와 구미, 고베야마구치 구미 등 여러 산하 파벌들이 존재한다. 마츠다 아키라는 그들 중 절대 다수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그들을 원망하지 않아요. 우리 조직이 일 년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요?”
“얼마나 되죠?”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하지만 모르는 척 묻는다.
“70억 달러가 넘어요.”
한화로 8조 원이 넘는 돈이다. 조직 폭력배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이라고는 상상이 되지 않는 금액이기도 하다.
“구미초는 돈, 권력을 쥘 수 있는 자리죠. 하지만 그들은 구미초가 될 수 없어요. 그들에게 야망은 있을지 몰라도 투쟁심은 없거든요.”
“투쟁심이요?”
“네. 열도를 통일하겠다는 투쟁심이요.”
일본은 세 개의 거대 야쿠자 조직이 지배하고 있다. 야마구치 구미와 스미요시 카이, 그리고 이나가와 카이다.
야마구치 구미가 60이라고 한다면 나머지 40을 두 조직이 차지하고 있다.
“나는 스미요시와 이나가와를 평정하고 열도를 통일할 거예요. 일본 최초라 할 수 있죠.”
“대단한 꿈이네요. 위험한 꿈이기도 하고요.”
“위험하기에 더 매력적인 꿈이죠.”
마츠다 아키라가 술을 단숨에 비운다.
“이제 빈이 말해봐요. 일본에 왜 왔어요?”
“진짜 별일 아닌데…… 로엔 그룹이라고 알아요?”
“당연히 알죠. 일본 기업이니까요.”
“한국에도 로엔 그룹이 있습니다.”
“그것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지배 구조를 보면 한국 기업이라고 말을 할 수 없을 텐데요.”
이성빈이 고개를 끄덕인다.
“제가 일본에 온 이유예요.”
마츠다 아키라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듯 이성빈을 바라본다.
“설마 로엔 그룹과 싸우는 중이에요?”
“그 설마가 맞은 거예요.”
“로엔이 겁이 없네요. 감히 천화 그룹 부회장의 남편을 도발하다니요.”
“일본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로엔의 영향력이 상당해요.”
일본에서는 재계 순위에서 한참이나 밀리지만 한국에서는 당당히 6위다. 그들은 정관계에 엄청난 로비를 쏟아부어 왕국이라 불러도 좋을 세력을 만들었다.
“일본에서 뭘 하려고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오늘은 아키라와 보내고 내일부터 생각해 보려고요.”
마츠다 아키라가 이성빈의 잔을 채워주며 은근한 투로 묻는다.
“도와줄까요?”
“괜찮아요.”
마츠다 아키라는 충분히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성빈을 돕다 보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야마구치 구미가 많은 부분에서 양지화가 진행되었다지만 근본은 폭력 조직이다.
그리고 굳이 야마구치 구미의 도움을 받아야 할 만큼 일본 내에 이성빈의 입지가 좁지 않다.
세계 어디를 가든 중국인이 없는 곳은 없다.
이런 말이 있다. 일본 내에도 많은 중국인들이 살고 있다. 한국의 화교들과 마찬가지로 자기들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인들로 구성된 폭력 조직도 있다. 그들의 규모가 적다고 해서 야쿠자들이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자칫하다가는 세계 3대 폭력 조직 중 하나인 삼합회가 바다를 넘어 일본 본토에 침공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성빈은 그런 삼합회에 입김이 닿는다. 정확히는 화화곡의 입김이 닿는 것이다. 삼합회를 통한다면 일본 내 중국 조직들을 부릴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그들을 이용할 생각이 없다. 다른 방법을 찾아볼 생각인 것이다. 아직 뚜렷하게 어떤 방법을 사용할지 결정한 것은 아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이미 바퀴는 구르기 시작했고 원하는 바를 이루기 전까지 바퀴가 멈출 일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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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 퍽 퍽
“더 강하게! 더 세게 해 줘요!”
손으로 벽을 짚고 있는 마츠다 아키라가 비명을 지르듯 외친다. 이성빈이 뒤에서 마츠다 아키라를 몰아붙이고 있다.
원초적인 욕망을 자극하는 살의 마찰음이 끊이지 않는다.
“너무 좋아! 빈! 사랑해요!”
상체를 세우며 팔을 뒤로 돌려 이성빈의 목을 휘감는다. 이성빈이 그녀의 입에 혀를 넣는다. 마츠다 아키라는 이성빈의 혀를 뽑기라도 할 기세로 빨아들인다.
이성빈의 손 안에서 마츠다 아키라의 아름다운 가슴이 일그러진다.
“바로 이거야! 이런 걸 원했어.”
이성빈이 떠난 후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지독한 쾌감에 마츠다 아키라가 울부짖고 있다. 이성빈과의 섹스를 잊지 못해 다른 남자들을 찾기도 했다. 심지어 AV 남자 배우와도 관계를 맺어 봤다. 하지만 그들은 이성빈의 자리를 채울 수 없었다.
질에서 이성빈의 남근을 빼낸 마츠다 아키라가 몸을 돌려 이성빈의 목을 끌어안고 두 다리는 허리를 휘어 감는다. 이성빈의 남근이 꿈틀거리는 듯하더니 귀두가 질 입구를 그대로 꿰뚫어 버린다.
“꺄악!”
단숨에 자궁의 입구를 열어 버리는 남근의 박력에 마츠다 아키라가 숨이 넘어갈 듯 비명을 외친다.
두 사람의 섹스는 끝이 날 줄 모르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저녁 10시에 시작된 섹스는 새벽 4시가 될 때까지 계속되고 있다.
“미치겠어. 이대로 나를 가득 채워 줘요!”
귀두가 부풀어 오르며 마츠다 아키라의 자궁에 이성빈의 정액이 가득 채워진다.
“하악, 하악. 너무 좋았어요.”
“나도 좋았어요.”
이성빈이 마츠다 아키라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여전히 남근을 삽입한 채 그녀를 보듬어 안아준다. 마츠라 아키다는 이내 잠에 빠져 버린다.
잠이 들고 30분 정도 지났을까, 마츠다 아키라가 잠꼬대를 한다.
“빈의 적은 제 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