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0화 〉 18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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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 180화
이성빈의 첫아들 ‘이진’이 태어난 후 동생들이 차례로 태어났다. 마지막으로 태어난 아이는 김인영의 아이였다.
아들이 여섯이고 딸이 넷이다.
현 호곡화와 전 호곡화 여덟 명과 김인영까지. 아홉 명인데 아이가 열 명인 것은 청연이 쌍둥이를 출산했기 때문이다.
김인영이 낳은 ‘이산’을 제외한 나머지 아홉 아이들은 전전대 호곡화들이 육아를 전담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자라게 될 곳은 이성빈의 집 근처로 이전까지 호화단원들이 살던 곳 하나를 리모델링했다. 이전부터 준비를 해 두었기에 아이들이 태어난 후 즉시 그곳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이성빈은 가부좌를 틀고 앉은 채 첫째 아들 이진을 안아 들고 있다. 등을 받친 손은 정확히 명문혈에 놓여 있다. 이진의 명문혈을 통해 화화극락공의 진기가 쉼 없이 흘러들고 있다. 흐르는 진기의 양은 아주 미약하다. 이제 막 태어난 이진의 혈맥은 막대한 진기를 견딜 수 없다.
이성빈이 하는 일은 진기를 이진의 혈맥 전체에 조금씩 쌓아 두는 것이었다.
벌모세수.
전생에서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 혹은 거대 무림 세력의 후계자들이나 받을 수 있었던 최고의 대법이 이진에게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성빈의 진기를 받아들인 이진은 조금씩 체형이 바뀌고 있다. 굳이 말로 표현을 하자면 완전체에 가깝게 변해 가는 중이다.
혈맥에 잠든 진기는 이진이 자라며 자연스럽게 쌓일 탁기를 소멸시킬 것이다. 이성빈은 이진을 완벽한 자연체로 만들고 있는 중이다.
대법이 끝나고 이진을 침대에 눕힌 이성빈은 둘째 이정을 안아 든다.
“곡주님. 무리하시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아이들의 육아를 책임지고 있는 전전대 백연이 걱정스럽다는 듯 말한다.
“괜찮아. 내 아들이야.”
이정에게 역시 이진에게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벌모세수를 시행한다. 아이들은 벌써 다섯 차례 벌모세수를 받았다. 오늘이 지난 후 두 번 정도 대법을 더 시행하게 되면 마무리가 된다.
벌모세수는 내공의 소모가 심하다. 자칫 원정까지 훼손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이성빈은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는다. 화화극락공은 다른 내공 심법들과는 궤를 달리하기 때문이다.
내공을 소모해도 여인들과 관계를 맺으면 금방 다시 회복할 수 있다. 또한 화화극락공의 진기는 음과 양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것이기에 벌모세수를 시행하기에 최적의 진기라 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차례로 벌모세수를 시행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한다. 나란히 누워 잠에 빠져 있는 아홉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나의 아이들이다.”
최근 이성빈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아이들 하나, 하나 모두 눈에 담은 후 김인영의 집으로 가 막내인 이산에게도 벌모세수를 시행한다.
“산이가 먹성이 엄청 강해. 모유가 너무 모자라.”
김인영의 말에 이성빈이 환하게 웃는다.
“산이는 보통 아이와 달라요. 벌모세수의 영향으로 보통의 아이들보다 발육이 빠를 거예요. 당연히 그래서 많이 먹는 편이고요.”
“그래?”
“네. 그뿐이 아니에요. 산이와 다른 아이들은 중단전과 상단전이 닫히지 않을 거예요. 건강한 것뿐 아니라 뛰어난 두뇌를 갖게 될 거예요.”
“고마워, 빈아. 산이는 내게 큰 축복이야.”
“우리에게 축복이죠. 제 아이잖아요.”
김인영이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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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 그룹 정유 사업 진출 천명.
SB 그룹의 과도한 세력 확장. 이대로 괜찮은가?
재계의 질서를 파괴하는 무법자.
정유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한 후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번만큼은 사성 그룹의 이선우 부회장도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사성 그룹을 비롯한 한국의 정유 업계를 장악하고 있는 그룹의 오너들이 이성빈과 회동한 후 입장이 확 바뀌어 버렸다.
사성 그룹 ‘SB 그룹의 정유 사업 진출 환영’.
미래 그룹 ‘SB 그룹은 대한민국 정유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
우리 그룹 ‘SB 그룹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정유 사업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할 것’.
정유 업계 3사의 발표로 증권가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대기업들 사이에 모종의 협의가 이루어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소식이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SB 그룹 페르시아만에 발견된 50억 배럴 상당의 유전 20% 지분 확보.
SB 그룹은 아직 정유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그룹 계열사 전체의 주가가 크게 치솟았다. 재계 순위에 변동이 생긴 것 역시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SB 그룹이 페르시아만 유전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기사가 나오고 며칠 지나지 않아 러시아 국영 가스공사인 가스프롬에서 SB 그룹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게 되었다며 발표를 한 것이다.
“이러다 SB 그룹이 재계 1위가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어.”
한선영의 말에 이성빈이 피식 웃는다.
“요즘 인영 언니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더라. 나도 아이 낳을까?”
“한성 전자는 어떻게 하고요?”
“그러게 말이야. 괜히 욕심을 부렸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한선영이 경영한 후 한성 전자는 꾸준히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 그녀는 세계 유수의 전자 회사에서 최고의 연구원들을 스카우트했다. 그 결과는 당연히 제품 질의 향상으로 나타났다.
이대로 쭉 성장하게 된다면 사성 전자에 이어 전자 업계 2위의 자리를 공고히 다지게 될 것이다.
“휴대폰 사업은 어때요?”
“누가 도와줬는데 당연히 잘돼야지.”
한성 전자가 최근에 출시한 스마트 폰의 판매량이 상당하다. 기존 판매량에 비해 10% 이상 증가하였는데 그 스마트 폰을 디자인한 것이 이성빈이었다.
“계약서야. 한번 읽어 봐.”
한선영이 계약서를 내민다. 이성빈이 한성 전자를 찾은 이유가 바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함이다.
한성 전자의 중국 진출에 관련된 계약이었다. 한성 전자는 이미 중국 시장에 진출해 있었다. 하지만 진출 조건이 최악이라 부를 만하다. 관세를 너무 높게 매겨 구입하려면 자국 제품에 비해 배 이상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했다.
중국의 일부라 할 수 있는 부자들 사이에서 한성 전자의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말 그대로 일부일 뿐이다.
그래서 한선영은 이성빈의 중국 내 영향력을 이용할 결심을 했다. SB 그룹을 중개인으로 중국에 판매를 개시하려는 것이다.
이미 SB 전자는 중국 내에 유통망을 형성한 상태다. SB 전자의 제품 전시장에 한성 전자의 제품이 들어가게 된다. 관세는 당연히 기존에 비해 대폭 낮아지게 된다.
“문제없네요. 이대로 진행하죠.”
“우리가 너무 날로 먹는 것 같아서 미안하네.”
“그런 말씀 마세요. 성빈 테크 시절에 한성 전자에서 일감 몰아주셨잖아요. 그때 임원들하고 대판 싸우셨다면서요.”
“호호, 그렇긴 하지. 아무튼 고마워.”
한성 어페럴 역시 SB 그룹과 연계해 성장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아버지인 한석호 회장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 무능하지만 아들이라는 이유로 많은 것을 차지할 뻔했던 오빠들의 견제 또한 심해졌다.
“다음에는 어떤 사업에 진출할 거야?”
SB 그룹의 성장을 주시하는 이들이 많다. 다음에는 어떤 사업으로 진출할지를 주목하는 것이다. 혹시나 자신들의 사업 분야와 겹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아직 잘 모르겠어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도 한국에서 할지 미국에서 할지 결정을 못 했어요.”
“하긴 작은 내수 시장 가지고 박터지게 싸울 필요 없지.”
한선영이 말한 이유도 생각하기는 했지만 큰 이유는 다른 것이었다.
“아이들이 자라서 밥그릇 싸움하는 것은 못 볼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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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 입에 맞아요?”
머리가 하얀 노인의 물음에 이성빈이 웃으며 고개를 숙인다.
“네, 아주 맛있습니다.”
“요리사 실력이 좋거든요. 국밥 국물이 아주 끝내주죠?”
“그런 것 같습니다.”
이성빈과 마주 앉아 장터 국밥을 먹고 있는 노인은 대한민국의 대통령 이문수였다.
“이 회장 덕분에 요즘 아주 기분이 좋아요.”
이문수가 국밥을 우물거리며 말한다. 대통령이라는 직함을 떼고 길거리에서 만나면 인심 좋은 노인으로 보일 것 같다. 하지만 이문수는 정치판에서 30년 이상을 구른 정치 9단의 여우 중 여우였다.
“기름값이 많이 내려가겠죠?”
“그럴 것이라 생각됩니다.”
“정유 3사에 원유를 공급하기로 했다면서요?”
“네, 대통령님.”
이성빈은 페르시아만의 원유를 SB 정유에서만 독식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정유 3사의 회장들과 회동하며 그들에게도 원유를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다.
“러시아 가스프롬 대표는 어떻게 설득한 거예요?”
“진심을 보여주었을 뿐입니다.”
물론 그 진심에 약간의 돈과 러시아의 골칫거리를 해결해 주는 것이 담겨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요즘 정치권에 SB 그룹의 이야기가 많이 돌아요. 박 대표와 가까운 사이라죠?”
박대표란 여당인 민국당의 대표 박흥수를 이르는 말이었다.
“가끔 만나 식사하는 정도의 사이입니다.”
“그런가요?”
이문수가 묘한 눈빛으로 이성빈을 바라본다. 마치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하다.
“박 대표가 다음 대권을 잡길 바라고 있죠?”
“개인적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이문수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 이성빈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대답한다.
“당 차원에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 다음부터 이런 큰 이벤트가 있을 때는 박 대표와 먼저 이야기를 나눠 봐요.”
페르시아만의 원유 지분, 그리고 가스프롬과의 계약 같은 일을 민국당의 공적으로 돌리고 싶다는 뜻이다.
“제가 아직 사회 경험이 없어 세심하게 신경쓰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다음부터는 그렇게 하지요.”
정권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주고 대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받는 거래일 뿐이다. 이문수 대통령의 비리도 찾아보면 많을 것이다. 그가 강압적인 방법으로 이성빈을 압박하면 되돌려 주면 그만이다.
하지만 굳이 좋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어렵게 풀 생각은 없다.
“중국 주석과도 가깝다죠?”
“박 대표와 비슷한 관계입니다.”
“하하, 가끔 식사 자리를 갖는 정도라고요?”
“네, 맞습니다.”
“중국 주석과 가끔 식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된다고 생각하세요? 그것도 타국인이 말이죠.”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이문수가 국밥 국물을 떠 넣고는 말을 잇는다.
“아내분이 천화 그룹의 부회장이죠? 천화 그룹이 중국 장악력이 엄청나고. 그 때문인가요?”
이성빈은 고개를 내저었다.
“의형으로 모시는 분이 천화 그룹의 회장님 되십니다.”
이문수가 놀란 눈으로 이성빈을 바라본다. 여자 잘 만나 성공한 케이스가 아닌 것이다. 오히려 천화 그룹의 부회장이 남편을 잘 만난 것이지 않은가.
“대단한 의형을 두셨군요. 그랬던 거군요.”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이문수를 보며 이성빈이 속으로 웃는다. 이성빈을 이용해 볼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인데 오히려 생각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이문수가 웃으며 말한다.
“나하고도 가끔 식사 자리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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