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화 〉돈세탁
'내가 그동안 살아온 추억이 있는데, 월세를 내주면서 벽에다가 아무것도 설치를 하지 말라고 하면 문제가 없겠지.'
벽에 못질을 하거나 벽지를 새로 바르는 등의 일을 하지 말도록 계약을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이 끝난 뒤에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몸이 움직이는 대로 집 청소를 끝낸 난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주차장에 역시 먼지가 많이 쌓여있는 검은색의 승용차로 다가가 운전석에 탑승한 난 차 내부를 둘러보았다.
'이 차도 잘 보관해놔야지. 팔기에는 아까우니까.'
아버지가 남긴 물건중 하나인 검은색 승용차를 몰기 시작하는 난 목적지를 향해 가기 전 기름을 확인했다.
'주유소 한번 들려야겠네. 그리고 마트도 들려야지.'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물건들을 구입하기 위해서 대형마트도 가야 한다고 생각한 난 어차피 오늘은 누나가 야간 당직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 확실하게 끝내기고 마음먹었다.
'내일 누나가 퇴근하고 집에 들렀다가 놀러 온다고 했으니까 오늘 딱 일차적인 것들만 해결하면 되겠지.'
그렇게 차를 몰고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은 뒤, 자동 세차를 끝 맞추고 대형 마트로 들어서던 중 마트 앞에서 춤을 추고 있는 여자들을 볼 수 있었다.
아직 4월이었기에 날이 춥지는 않지만 쌀쌀할 때가 많았는데 여자들의 옷차림은 핫팬츠에 민소매 배꼽티를 입고 있어서 겨드랑이가 훤히 보였다.
'으음, 겨드랑이 이쁘네. 저 여자들은 처녀일까?'
잠깐의 의문이 들었지만, 지금은 할 일이 있으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확인을 해보면 된다고 생각을 했다.
마트에서 과자를 왕창 구매하면서 오늘 일에 쓸 물건들까지 구매를 한 뒤에 다시금 차량을 몰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
3시.
내가 차를 몰고 도착한 곳은 세종시에 위치한 국세청 본청이 근방에 위치한 곳이었다.
CCTV가 없는 곳에 차량을 세워둔 난 주변에도 차량이 없는 한적한 곳이라는 것을 확인한 뒤 마트에서 사 온 커다란 물통 안에 역시 마트에서 사 온 설탕을 들이붓기 시작했다.
설탕이 전부 녹지 않아 바닥에 쌓이는 것이 보일 때까지 들이부은 뒤 빠르게 흔들고 바로 들이키기 시작했다.
"으메, 단거..."
입안이 그야말로 끈적끈적해지며 혓바닥이 썩어갈 듯한 단맛이 느껴졌지만 충분한 칼로리를 확보해야 했기에 설탕물을 끝까지 들이켰다.
'혓바닥 감각을 마비시키는 것도 다 칼로리 소모니까. 자 그럼 시작해볼까?'
문을 열고 나온 난 시스템을 작동시켜서 온몸을 슈트로 감싸기 시작했다.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금속 슈트가 몸을 감쌌지만, 전혀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내 신체 능력이 대폭 증가되었다고 느껴졌기에 성능 확실하구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은신 기능을 작동시키자 마치 연기처럼 흑색의 색깔이 주변과 동화되기 시작했고 준비가 끝났다는 것을 확인한 난 마침 가까이에 도로 반사거울이 있었기에 그곳으로 다가갔다.
'이야, 아무것도 안 보이네?'
난 거울을 보고 있었지만 거울 속에 비춰지는 풍경은 조용한 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 후 가볍게 점프를 하자 5m가 넘는 높이를 훌쩍 날아오른 난 순간 당황했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착지를 할 수 있었다.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네. 좋아.'
바닥에 착지할 때 어떠한 흔적도 남지 않는 데다가 소리까지 들리지 않았기에 아주 만족한 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이후 아무런 문제가 없이 국세청 본청 안에 위치한 서버실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좋아, 여기가 서버실인가?'
문은 강철로 이루어져 있었고 카드키를 대야 문이 열리는 구조였지만 나에게는 자동문이나 다름이 없었다.
'CCTV부터 조작해야지.'
갑자기 제 멋대로 문이 열리는 것보다는 혹시라도 CCTV가 잠깐의 오류가 생기는 게 더 자연스러운 것이었기에 천장에 달려있는 CCTV를 바라보았다.
가볍게 뛰어올라서 천장에 달라붙은 난 CCTV에 손을 대고 해킹을 하기 시작했다.
'좋아, 이렇게 이렇게...'
아무도 없는 모습을 찍고 있는 영상의 일부분을 반복 재생을 하도록 만든 프로그램을 확인한 뒤에 내가 들어갈 때 실행하고 나갈 때 실행한 뒤에 자동으로 제거가 되도록 마쳤다.
'이제 들어가 볼까?'
내가 카드키를 대는 곳에 내 손을 가져다 대자 바로 해킹을 하게 되었고 문이 열리게 되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매체에서 많이 본듯한 서버실의 광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난 칼로리가 얼마나 남았나 확인을 했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설탕물을 들이킨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 난 서버실에 위치한 컴퓨터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예상한 대로 할 수 있겠네?'
난 국세청에서 시민들의 자산을 확보하고 있는 자료에서 내 자산을 조작하려고 했고 그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단 국세청만 털면 부족하니까 대형 은행들이랑 주식시장, 그리고 한국만 터지면 뭔가 이상하니까 후진핑핑이가 다스리고 있는 중국을 가서 상해지수를 한번 조져야지. 그러면 연쇄작용이 터지면서 곳곳에 대형사고가 터질 테니 내 자산쯤은 티도 안 날 거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내 자산의 규모를 설정하기 시작했다.
'주식 옵션 상품으로 대박이 나서 3,000억의 자산가로 설정하면 되겠지. 이 정도면 서울에 위치한 펜트하우스는 물론이고 경제적인 활동을 할 때 딱히 문제가 없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설정을 끝낸 난 나 혼자만 끝낼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헤집어 놔야 더욱 수습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된다면 내 정보는 숲속에 숨은 나무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설정하기 시작했다.
'나만 이렇게 하지 말고 누굴 건드려 볼까..., 음음..., 좋아. 신용불량자들의 신용을 회복시켜주면 되겠지. 전부는 말고 적당히 숫자를 조절해서...'
전체 신용불량자의 3분의 1을 전부 복권시켜주면서 전산망을 강제로 헤집는 설정을 마친 난 날짜를 지정하기 위해 생각했다.
'국세청은 오늘 끝이고, 돌아가서 대형은행 좀 돌고 마지막으로 중국 한번 가야 되니까 한 달 뒤로 설정해야지.'
오늘이 4월 2일이었으니 5월 2일에 터트리기로 프로그램을 설정을 끝낸 뒤 혹여나 누군가가 이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나 싶어서 보안 부분을 확인했다.
'이 정도 수준이면 절대 안 걸리겠네.'
역시 헬조선답게 보안 프로그램 수준이 개 쓰레기라는 것을 확인했을뿐더러 점검조차 가라로 행해지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독립적인 서버니까 이래도 상관은 없긴 하겠지. 그래도 좀 거지 같네.'
국가에 낸 세금이 똑바로 써지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는 있지만 여기서 진실을 엿볼 수 있었기에 기분이 엿같아졌다.
'일만 끝나면 정치인들 목 좀 따야겠다. 거지 같은 놈들.'
훗날 목을 따겠다고 마음을 먹은 난 다시금 어떠한 방해 없이 서버실을 나간 뒤에 국세청을 나가 차량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아무 차도 안 지나가지?'
주변을 둘러보면서 확인을 한 난 시스템으로도 확인을 끝마쳤다.
'아무런 카메라가 없네. 좋아.'
은신 기능을 풀지 않고 차량에 탑승한 난 차량 안에서 은신 기능을 해제했다.
'이렇게 일을 저질러도 별로 어렵지가 않네. 너무 쉽잖아.'
난 이렇게 일이 쉽다는 것을 느끼면서 앞으로 내가 저지르는 일로 인해 일어날 여파를 떠올리면서 기대했다.
'내가 움직이는 것으로 세계가 변한다라, 이게 기대가 되지 않는 남자가 있을 리가 없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명예욕인데, 설령 그 자신만 알고 있다고 해도 말이야.'
그렇게 생각하는 난 차량을 몰고 다시 서울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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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위치한 대형 은행들의 본사에 침입을 한 난 국세청과 비슷한 보안이 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뭐 이정도야 쉽지.'
난 설탕물 3통을 연이어 들이킨 것이 확실하게 에너지를 확보해두었다고 생각을 하면서 CCTV를 피해서 서버실 안으로 들어갔다.
'으음, 확실히 기업은 가라가 적긴 하네. 자기들 돈이 달려서 그런가?'
가라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기업인 만큼 똑바로 검사를 하는 비율이 현저히 높다는 것을 확인하는 난 정치인 놈들은 확실히 뒤져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프로그램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검사를 똑바로 한다고 한들 이걸 감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혹시나 감지가 된다고 해도 즉각적으로 제거가 돼버리니 알 수가 없겠지.'
난 이 시스템을 감지하기 위해선 인류의 기술력이 아직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설정을 하기 시작했다.
'전산망을 일시적으로 붕괴시켜서 내 계좌에 이정도의 돈을 집어넣고, 다른 계좌들도 건들어야지. 이 계좌는 돈을 더 넣고, 여기서는 돈을 빼고...'
돈을 넣어주는 계좌들은 돈이 거의 없는 계좌들에나 돈을 넣어주고 있었고 돈을 빼는 계좌들은 돈이 10억 이상의 계좌들에서 돈을 빼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은 뒤집어지겠지만 뭐 언제나 그렇듯 국민은 개돼지니까, 그 누구더라, 교육부 장관이었던가 누구인지 기억이 잘 안 나네.'
확실히 일이 터질 때마다 낭낭하게 1승을 챙기는 발언자를 생각하는 난 역시 5월 2일이라는 날짜로 설정을 끝마추고 다음 은행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상위 10개의 은행 모두에 작업을 끝마춘 난 집으로 돌아가서 짐을 푼 뒤에 피자 10판을 주문했다.
이후 샤워를 끝마춘 뒤에 티비를 켜서 생각 없이 아무 채널이나 돌리고 있을 때 초인종 소리가 들려오자 벌떡 일어난 난 빠르게 현관문으로 달려갔다.
-벌컥!!
"아, 여기 있습니다."
배달원 혼자가 아니라 2명이 와서 피자와 콜라를 건네주고 있었고 난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것들을 받았다.
현관문 앞에 놓여 있는 신발이 피자수에 비해서 없는 것을 본 한 배달원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혹시 실례지만 먹방하세요?"
"먹방이요? 아니요."
난 아니라고는 대답을 했지만 먹방이라는 말에 조금 솔깃해졌다.
'이거 먹방 정도는 할만하지 않을까? 내가 작정하면 피자 100판 정도는 밀어 넣을 수 있을 거 같은데...'
물론 그 정도까지는 방송에서 하면 이상할 테니 적당한 선에 맞추어서 한다면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고하세요."
""예예.""
대충 인사를 한 뒤에 문이 닫힌 뒤 난 거실에 피자를 깔아두고 먹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