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1화 〉 뜨거운 한파
* * *
"안녕히 주무세요, 서방님."
수지가 내 옆에 달라붙으면서 말했고 반대쪽에는 시아가 달라붙으면서 말했다.
"하아암..., 잘자, 자기야."
모녀의 말을 들으면서 난 그녀들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모녀의 옆에 누워있는 단단과 레아도 말을 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
며칠 후.
난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속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주 난리네.'
인신매매의 피해자들이 탈출을 해서 부산으로 도착을 했다는 것에 도배가 되어 있었는데 난 의자에 앉은 체로 TV를 바라보았다.
"몇 명 정도 탈출했지?"
"31명입니다. 회장님."
내 물음에 바로 답하는 쉔랑이었고 뉴스에 나오는 피해자들을 볼 수 있었다.
아예 언론에 모습이 공개되지 않는 피해자들이었고 한 명씩 조사와 치료를 동반하고 있다는 뉴스였는데 대략적인 정보가 공개되어 있었다.
[인신매매를 주도한 세력으로는 일본의 야쿠자 세력으로 추측이 되고 있으며...]
[탈출하기 위해 살인을 저질렀다는 피해자는 정당방위이며...]
[루테그룹이 범죄조직인 야쿠자와 거래를 해왔었기에 이번 인신매매에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으며....]
온갖 추측성의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는데 절반은 진실인 기사였다.
'루테는 조졌네. 이사들이 알아서 잘 쓸어 먹을 수 있겠어.'
이번 인신매매와 관련이 있든 없든 일단 수뇌부는 전원 검찰로 소환되는 것을 피할 수 없었고 몇몇은 구속수사도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난 만족스럽게 그 뉴스를 바라보면서 허벅지 위에 앉아있는 호랑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크르릉...."
작게 골골이를 하는 호랑이였는데 새끼일지언정 확실히 포식자의 느낌을 보여주는 호랑이였는데 난 머리를 간질거리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난 간만에 옷을 입고 있었는데 비서들은 당연하게도 다들 란제리 차림이었고 난 그녀들을 보다가 다시 경호실장에게 말했다.
"오늘 할 일도 없으니까 이만 퇴근한다."
"예, 회장님."
고개를 끄덕이는 쉔랑이었고 리무진에 비서들이 타지 않고 집으로 돌아갔다.
/
일상을 즐기면서 시간이 흐르고 며칠 뒤.
난 노예들과 함께 실외 정원에 나와 있었다.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호랑이를 뒤로 한 체 야경을 감상하던 난 양옆에 안겨있는 시아와 수지의 엉덩이를 주물렀다.
"하앙..."
"흐응..."
비슷하면서 색다른 모녀의 신음소리를 듣던 난 노예들에게 말했다.
"다녀올 테니까 놀고 있어."
"네, 주인님."
고개를 끄덕이는 단단이었고 레아는 내 등에 달라붙더니 혓바닥으로 등을 핥으면서 말했다.
"다녀와요, 오빠!"
"그래, 다들 기다리고 있어."
파앙!!
"꺄흥!!"
"하응..!!"
모녀의 엉덩이를 찰지게 후려친 난 슈트로 몸을 감싸고 바깥으로 몸을 내던졌다.
점프를 하면서 유리 벽을 넘어가는 난 바로 은신 기능을 작동시켰고 새까만 밤하늘과 동화되었다.
빛나는 서울의 야경을 내려다보면서 등으로는 새까만 하늘을 두는 난 하늘을 날아올라서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했다.
불이 잘 켜져 있어서 밝은 서울동부구치소였는데 난 주변을 둘러보다가 빛이 없는 공간에 착지를 했다.
그곳에서 은신을 풀고 당당하게 정문으로 걸어갔고 날 발견한 경비원은 입을 쩍 벌리더니 그대로 얼어붙었다.
"...."
뭔가 반응도 하지 못하고 그저 얼어붙은 경비원들이었는데 난 그들을 지나치면서 말했다.
[수고가 많아]
"..."
약간 웃음기가 담겨있는 기계음으로 말했는데 전혀 반응을 하지 못하고 얼어붙어 있는 그들이었고 난 닫혀있는 정문을 그냥 몸으로 밀어붙였다.
우지지직...!!!
내 힘에 문이 그대로 밀려서 뜯겨져버렸고 그 소음이 울려 퍼지자 안쪽에 있는 경비원들이 비상벨을 누른 듯 소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웨애애애앵!!!!
곳곳에서 사람들의 발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무언가 철그럭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난 오로지 수감자들이 갇혀있는 건물을 바라보았다.
'슬슬 시작해볼까?'
가볍게 발을 구르기 시작하는 난 많은 교도관들이 내 모습을 보고는 얼어붙는 것을 보면서 질주하기 시작했다.
콰아아앙!!!
순간적으로 음속과 비슷한 속도로 질주하기 시작하자 소닉붐이 일면서 교도관들이 나가떨어지기 시작했다.
"으아악!!!"
"도, 도망쳐!!"
"아악!! 내 발!!"
건물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가서 멈추자 눈이 휘둥그레져 있는 수감자였는데 난 몸통 박치기로 그를 짓이겨버리면서 다시 질주하기 시작했다.
쾅!! 퍼억!! 콰앙!! 퍼억!!
아까보다 현저하게 속도를 줄인 체로 질주하는 난 벽이 부서지고 살이 터져나가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을 들었다.
'충분히 콘크리트 벽이랑 철근을 짓이겨버릴 속도니까 말이야.'
물론 내 슈트의 재질 자체가 압도적인 강도를 자랑했기에 다 부수고 다닐 수 있었고 마침내 도경수와 만날 수 있었다.
"뭐, 뭐...?"
이미 바깥으로 탈출을 하려는 모습이었는데 난 그의 반응을 보면서 주변에서 마치 호위를 하듯이 움직이던 교도관들을 먼저 터트려버렸다.
퍼퍼퍼퍼퍽!!!
마치 폭죽이 터져나가듯이 피와 살점, 뼈 등이 곳곳에 날아가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그것을 뒤집어쓰게 된 그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으..., 으아..."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지으면서 바닥을 기기 시작하는 그였는데 난 주변에 시선이 아예 없다는 것을 느끼고 슈트의 얼굴 부분을 해제했다.
"....!!"
내 얼굴을 보고는 바로 알아본 도경수의 표정이 일그러졌는데 난 웃으면서 말했다.
"선빵을 날렸으면 자신도 처맞을 각오를 해야지. 네 할아버지도 뒤따라갈 테니까 걱정하지 마."
"이...!!"
무언가 말을 하려는 도경수였지만 난 남자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었기에 슈트로 다시 얼굴을 가리면서 발로 걷어찼다.
퍼어억!!!
도경수의 몸이 터져나가며 천장에 빨간 자국을 남기는 것을 보는 난 바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
"사, 살.."
퍼어억!!!!
난 도경수에게는 약올리려고 정체를 알려줬지만, 굳이 도동수와 대화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에 호위를 하고 있던 교도관들을 터트리면서 같이 터트려주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건물 안에 있던 모든 수감수를 다 터트리게 되었다.
뚜욱.., 뚜우욱...
슈트에 콘크리트 가루는 물론 끈적한 피로 적혀셔 있었는데 난 느긋하게 건물 바깥으로 빠져나왔다.
질퍽질퍽...!!
개판이 된 바닥을 지나가는 난 사람의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제는 그냥 도망가버리는 건가?'
두두두두...!!
다만 하늘에는 진짜 취재에 목숨을 건 방송사의 헬기만이 떠다니고 있는 것을 보는 난 기지개를 켰다.
'으아아.., 몇몇 수감자들이 도망간 것 같긴 하지만, 그 정도야 상관없지.'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난 정문으로 당당하게 걸어 나가는데 뒤에서 소음이 들려왔다.
쿠르르릉....
'음?'
그 소음에 뒤돌아보았는데 건물에 금이 쩍쩍 가기 시작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내가 다 부수면서 질주해서 건물이 완전히 망가졌나 보네, 오히려 잘된 일이야.'
저 건물을 수리하는 것보다는 다시 짓는 게 훨씬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라고 느끼는 난 철거도 해준다고 생각하니 왠지 뿌듯했다.
'거기에 이 구치소의 건설 건을 성화 그룹에 수주해서 돈을 벌면 기업에도 좋은 일이니까 말이야.'
물론 수주할 확률이 100%는 아니지만 일단 가능성을 만든 만큼 난 몸을 빠르게 회전시켰다.
마치 피겨스케이팅을 하듯이 바닥에 발을 댄 채로 빙글거리며 회전을 하자 주변으로 슈트에 묻은 물질이 날아갔다.
후두두두둑!!!!
작은 소용돌이를 일으킬 정도로 빠르게 회전을 한 난 슈트의 겉에 묻은 이물질이 전부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그대로 하늘로 솟구쳤다.
후우우웅!!!
작은 소용돌이를 유지한 체 하늘로 날아오르는 난 방송국의 헬기들에게 스쳐 지나갔다.
두두두두...!!!
헬기 주변으로 스쳐 지나가자 하늘에서 요동치는 헬기들이었는데 5대의 헬기 중 1대가 지상으로 그대로 추락하는 것을 뒤로 한 체 난 더욱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그러고는 한강을 향해 낙하하기 시작했고 다이빙을 하듯이 허공에서 빙글빙글 돌며 예술점수를 따는 난 한강에 꽂혀 들어갔다.
퍼엉!!!
약간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물속으로 빠져들었는데 그렇게 주변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고 강바닥에 도착하게 되었다.
'음, 뼛조각이 좀 있네.'
바로 인식을 하는 난 사체들을 뒤로 한 체 늘 그랬던 것처럼 강에서 은신 상태로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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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정원에서 계속 기다린 듯 대기를 하고 있는 노예들을 확인한 난 도착을 하고 슈트를 벗었다.
"서방님 고생하셨어요."
전혀 놀라지 않는 그녀들은 웃으면서 내게 다가왔고 노예들의 인사를 받으면서 그녀들의 몸을 어루만졌다.
그러다가 문득 호랑이를 바라보았는데 정말 놀란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호랑이였다.
'그러고 보니 이름을 정하지도 않았네?'
난 노예들과 함께 거실로 들어가 쇼파에 앉아 양옆에 수지와 시아를 끼고 양쪽 다리에 레아와 단단이 달라붙은 것을 보고 입을 열었다.
"이름은 뭐로 정할까?"
대상을 말하지 않았지만 바로 알아듣는 노예들이었고 단단이 먼저 말했다.
"랑이, 랑이로 하고 싶어요, 주인님."
"그래, 그걸로 하자."
난 바로 고개를 끄덕였고 단단은 환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날 올려다보는 단단은 보지를 발등에 살살 문지르면서 젖가슴으로 내 다리를 문질렀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면서 다른 노예들을 보자 약간 아쉬워하는 느낌이 있었지만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닌 만큼 미련이 없는 그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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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구치소에 구속된 루테 그룹 관련인들 중 1명 빼고 전부 다 사망을 해버렸기에 수많은 기업들의 공격을 버틸 수 없었고, 각종 계열사들이 찢겨지게 되었다.
기업이 당연히 망하지는 않지만, 수뇌부는 갈려 나갔으며 마치 뷔페 식당처럼 많은 기업들이 골라 먹듯이 흡수해갔고 성화 그룹도 괜찮은 수확을 거두게 되었다.
납치가 되었던 사람들은 정신적인 치료를 받게 되었는데 민정은 정신적으로 꽤나 안정화가 되었기에 금방 퇴원을 하게 되었고 다행히 정보 통제가 잘 되어서 언론의 관심을 피할 수 있었다.
'나중에 결국 밝혀지긴 하겠지만 지금 정부는 민감한 부분을 잘 캐치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인신매매를 당한 사람들의 신원이 공개가 되면 도의적으로 욕을 오질라게 먹을 건수인 만큼 제대로 통제를 하는 정부였다.
'그건 그렇고 조금 아쉽긴 하네.'
기름칠을 많이 하긴 했지만 진짜 전통적인 재벌들의 기름칠을 따라가기가 힘든 만큼 완전히 박살이 난 서울동부구치소의 재건 수주를 따내지 못한 성화 건설이었다.
'됫어, 건물 지을 게 부족한 것도 아닌데 말이야.'
아직 북한에 지을 건물은 한참 남았기에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는 난 민정의 이력서를 볼 수 있었다.
'일단 그냥 지원하라고 했으니까 말이야. 점수가 부족하긴 하지만 내가 합격을 해두라고 한 만큼 상관없지.'
겉으로는 전혀 나와 연관이 없는 민정인 데다가 언론은 조커의 깽판과 루테 그룹의 해체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문제 될 일이 없었다.
'일단 신입사원으로 들어왔다가 일주일 뒤에 바로 비서팀으로 올려버리면 깔끔하겠어.'
그러면서 난 기지개를 켜며 창 바깥을 바라보았다.
바깥에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는데 이번 겨울은 꽤나 춥다고 예측하는 기상청이었다.
'그놈들이 맞는 말을 하는 꼴을 거의 못 보긴 했지만, 이번 일은 정확하네.'
시스템으로 분석을 한 난 이번 겨울은 정말 오질라게 추운 겨울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가 끝나면 내년에 해외를 나갈 시간이네.'
한동안 국내에서만 지내서 그런지 좀이 쑤시는 난 새로운 짐승과 노예의 수집에 기대를 하면서 웃었다.
"서방님, 좋은 일 있으신가요?"
내 미소에 내 앞으로 와서 날 올려다보는 수지였고 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딱히? 그냥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는 거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