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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화 〉33화 막간: 지연과 리드레아 2 (33/425)



〈 33화 〉33화 막간: 지연과 리드레아 2

그녀들도 재윤과 자는 지연을 보면서 처음에는 당황하고 부끄러웠으며, 두번째에는 적응했고, 마지막에는 자신도 재윤과 함께이고 싶다 생각했다.
그렇기에 점점 더 대담해졌다.

지연의 말처럼 그녀들도 재윤을 생각하며 자위를 한다.
보통은 재윤과 단 둘이 있는 상상을 하지만, 가끔씩 자신 외에 다른 여자가 있는 상상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티나는 잠시 어젯밤을 떠올렸다.
신체검사를 핑계로 재윤에게 손길을 허락한 후부터 매일 자위를 했다.
세미와 한방에 같이 살지만 크게 개의치도 않았다.
세미도 티나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어제는 세미와 자신이 재윤과 같이 있는 것을 상상하며 자위를 했다.
속마음을 완전히 들킨것 같아 조금 창피해졌다.
그녀는 창피함을 숨기기 위해 얼른 다른 질문을 던졌다.

"떠나는 여자는 왜 잡겠다는거야?"
"우리 모두를 위해서야. 너희들도 알다시피 재윤이는 정이 많아. 우리를 몇번 보지도 않았는데 큰 돈을 써가며 회사를 만들었지. 그런 재윤이니 함께 했던 여자가 떠나면 많이 힘들어할거야. 걔 성격에 먼저 놓을 애는 아니거든. 그리고 여자가 둘이 이상이 되는 순간부터 비밀유지가 중요해져. 너희는 연예인이고, 재윤이는 기획사 사장이야. 비밀이 들킬경우 그 파장이 어떨지 상상해봐.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살지 못할거야."

처음 사랑에 눈이 멀어 시작한 일이지만, 막상 현실을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해졌다.
지연은 표정이 굳어가는 리드레아를 못본채 하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우리와 같이 있을 땐 입단속이 가능하지만, 떠난 사람이 있다면 언제 들킬지 몰라 하루하루를 마음 졸이며 살아야 하지. 그럴바에 한번 들어온 여자는 절대 못 떠나게 한다는거야."

떠난다는 사람들 어떻게 잡겠다는건지 방법까지는 묻지 않았다.
이 정도 생각을  여자다.
무슨 과격한 방법이 나올지 모른다.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니 몸이 떨려오기 시작한다.
지연도 창백해져가는 그녀들의 안색에 무슨 생각을 했는지 짐작했다.

"너희들이 상상하는 일은 없을거야. 내가 여자들을 길들일거거든. 사람 가르치고 조련하는게  일이야. 그건 자신있어. 너희들 자신을 보면  알텐데?"

지연을 보며 경쟁심을 느낀 그녀들은 이제 자신들의 온몸을 재윤에게 허락했다.
다리 허리뿐만 아니라 가슴 음부까지 스스럼 없이 허락했고, 그의 손길이 주는 쾌락에 신음했다.
키스와 삽입만 안 했을  할건 다 했다.

그런데 이게 모두 지연이 의도한 일이었다.
나는 재윤과 이렇게 지낸다. 너희들도 할 수 있으면 해봐라. 나에게 보여줘라. 그러면 허락해주겠다.

지연은 보여주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리드레아를 시험한 거였다.
그리고 시험에 통과했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그녀들을 방문한 것이다.

"난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식을 따르는거야. 그리고 내 나름대로 마음의 빚을 더는 일이기도 하고."

지연은 지금 그녀의 생활에 너무나도 만족하고 행복해 하고 있다.
사랑하는 남자와 같이 살고, 욕망에 충실하며, 그에게 숨김없는 삶.
너무나 행복한 나머지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신과 같은 삶을 전하고 싶은 것이다.

다만 마음의 빚을 던다는건 무슨 의미일까.
그녀들이 의문을 꺼내기도 전에 지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난 많은 연습생들을 가차없이 짜르고 버려왔어. 내가 뽑고 내가 자른 애들만 해도 수십명이야. 남자건 여자건, 강한아이건 약한아이건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하면 모두들 울어. 겉으로는 담담한 척 해도 속으로는 울고 있어. 그걸 10년 가까이 봐왔어. 이런 것들은 회사에서 보는 것 만으로 충분히 괴로워. 연애에서도, 집에서도 같은걸 겪고 싶지 않아. 연습생들에게 못해주기에 나랑 같은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들은 가능한 웃게 해주고 싶어."

지연은 연습생들 사이에서 마녀라 통할 정도로 엄하게 대하고 개인적인 교류도 하지 않는다.
자신의 괴로운 마음을 숨기고, 일을 계속할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쌓이고 쌓인 그녀의 마음이 지금의 지연을 만들었다.
연습생들은 쫓아냈지만, 다른 여자들을 받아주고, 다같이 행복을 느끼며, 떠나려는사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끝까지 붙잡겠다는 여자를 만든 것이다.

많이 삐뚤어졌지만, 그녀 나름대로 내린 최선의 결론이다.

"내가 할 말은 다 했어. 명심해. 이건 연애가 아냐. 인생을 걸고 답해야 하는 문제야. 평생 되돌릴 수 없어. 그러니 신중하게 생각해서 대답해줘."

남들 하는 연애하듯이 남자친구를 사귀는게 아니다.
헤어지고 싶다고 마음대로 끝낼 수도 없는 일이다.
그의 여자들 중 하나로서 평생을 같이 하겠냐고 물은 것이다.

지연도 알고 있다.
그녀들이 지금 당장 대답할 수도 없는 일이고, 그녀도 바로대답을 듣게다는 의미도 아니다.
결정을 내려야할 시간이 오고 있음을 알려준거다.

그러나 지연의 염려와 배려가 무색하게 리드레아의 대답은 바로 나왔다.

"알았어. 내가 생각못한 점까지 많이 생각했네. 역시 언니는 든든해"
"좋아"

제이가 웃으면서 지연을 바라보고 아인은 고개를 끄떡인다.
세미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표정이 되었고, 티나와 니키는 마주보며 히히덕거렸다.

"이제 끝났어요. 가장  고비를 넘긴거에요"
"오빠는 문제없어 이대로만 가면 오빠가 아빠 되는건 순식간이지."
"그렇지. 언니가 허락했으면 된거야."

지연은 설마 자신의 말을 다 듣고도 이렇게 쉽게 결정할지 몰라 조금은 당황했다.

"내 말 제대로 알아 들은거야? 당장 결정할게 아니라, 시간을 두고 생각할 문제라고."
"언니 나는 아까 대답했어. 우리끼리 뭉치면 된다고."

오늘 대화내내 주도권을 잡고 있던 지연이 처음으로 주도권을 놓치는 순간이었다.

"언니 우리도 걔 앞에서 괜히 벗은게 아니야. 정말 모든  각오한거야. 가장 큰 고비가 언니였는데 언니가허락했으니 끝난거야. 평생을 있어야 한다고? 짐싸서 내 쫓아도 안가고 버틸거야. 여기까지 왔는데 잠깐 사귀고 헤어지는게 더 아까워"

니키가 모두의 심정을 대표해 지연에게 말하자 지연은 감동하였다.
이 아이들과 함께 한다면 지연도 행복할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아직 해야할 말이 남았다.
연장자 입장에서 해줘야 할 말이 있다.

"결혼이나 아이 문제는 생각해봤어? 만약 허락하면 다른 남자도 못 만나고, 결혼도 못하고, 아빠 성도  쓰는 아이를 낳고 살아야 하는거야"
"에이 언니도 참. 요즘 세상에 결혼이니 호적이니 무슨 상관이야. 혼자 애 낳고 자기 호적에 올리고 사람이 한 둘도 아닌데. 그리고 혼자도 아니잖아. 우리 전부 있잖아"

티나가 세대차이가 느껴진다는 시선으로 지연을 바라본다.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재윤에 대한 사랑이 깊었으며 강한 아이들이었다.

"언니  감동받았어요. 앞으로 언니 열심히 보고 배울게요."
"앞으로 재밌겠어. 더 노골적으로 대쉬해봐야지 히히"
"지금보다 더 노골적이 가능한가?"
"지금은 그냥 벗고 서 있으면 오빠가 알아서 만질 뿐이잖아. 앞으로는 우리도 요구하거나 달라붙으면 되지"
"달라붙는다라....다양한 방법이 있겠네"

세미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인생의 멘토를 만난듯 지연을 바라보았고, 티나와 니키는 서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토의하기 시작했다.

"언니. 재윤오빠도 좋지만, 언니도 우리란 같은 편이 된다고 생각하니까 엄청 든든해요. 그리고 언니 말대로 하면 우리끼리 싸울 일도 없잖아요. 오빠가 우리 다 감당할 수도 있을거 같구요. 하아 오빠랑 빨리 자고 싶다. 오빠 아이 낳으면 얼마나 이쁠까"
"세미언니 너무 갑자기 변하는거 아냐?"
"언니가 너무 멋져서 나도 언니처럼 솔직해 지기로 했어."

세미의 갑작스런 변화에 제이마저 깜짝 놀란다.
티나가 놀리고 세미가 부끄러워 하는 패턴이었는데 이제는 반대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니. 각자 살아가는 방식, 사랑하는 방식이 달라. 나는 언니 방법이 우리에게 가장 맞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난 좋아"

아인이그녀답지 않게 길게 말을 하며 굳은 결의가 담긴 눈으로 지연의염려를 씻어주었다.

"그 둔탱이는 걸그룹 멤버 전원이 이렇게 몸을 던지고 있는데 눈치도 못채고... 칫"
"그건 맞아. 오빠 좀 심해. 이 정도면 뭔가 반응이 나와야 하는거 아냐?"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방법을 토론하던 니키와 티나는 어느새 재윤 흉보기로 돌입했다.
사실 이정도 했으면 재윤쪽에서 리액션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없기 때문이다. 재윤의 반응이라고는 가운데가 꽂꽂이 선 바지 밖에 없다.

어느새 심각한 이야기는 사라졌다.
모두가 후련해진 것이다.
이제는 앞으로만 생각하면 된다.

분위기가 누그러지자 계속 진지한 이야기만 했던 지연도 한결 부드러어진 말투로 니키와 티나의 수다에 끼어들었다.

"내 눈치도 봐야 하고, 너네들 말대로 멤버 전원이라 그래. 설마 한 그룹의 멤버 전원이 자기한테 마음이 있을까 믿을 수 없는거지. 협력한건 좋은데 너무 동시에 들이댔어."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데? 아무리 봐도 언니가 이쪽 전문가 같아."

앞서 재윤을 개척한 선지자의 한마디를 듣기 위해 티나와 니키가 지연 앞에 몰려들고, 지연을 멘토로 삼기로 결심한 세미마저 그녀의 옆에 다소곳이 앉는다.

아인과 제이도 빈자리를 찾아 앉자 지연을 둘러 싼 모양새가 됐다.

지연은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내는 리드레아를 보고 이제 그녀들을 도와야 겠다고 생각했다.

"이제와서 다른 방법을 쓰기엔 늦었어. 뒤로 갈  없다면 더 앞으로 가야하지. 좀 전에 니키랑 티나가 말한 것처럼 더 적극적으로 해. 신체검사 때문이 아니다 라는걸 표현하는거야. 어떻게 하냐면..."

본론에 들어가자 6명의 여인들의 거리가 좁혀지고 밀착하였다.
이유는 알 수 없으니 지연의 목소리는 작아졌고, 리드레아는 그럴 수록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게 더욱 집중했다.

지연의 설명을 들으며, 리드레아는 단 한명이 늘었을 뿐인데도 오늘의 비밀회동이 평소보다 더욱 즐겁고 유익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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