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0화 〉170화 여기에요 1
아침 5시 50분 기상. 아침 6시부터 7시 반까지 운동. 집에 돌아와 샤워 후 식사.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티비 시청, 기사 검색 등을 하다가 시간이 되면 나갈 준비를 하고 출근.
이것이 나의 전형적인 아침일과이다.
이게 다 운동실이 바로 아래층에 있고, 그 아래층이 사장실이라 가능한 일과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짧은 아침 시간 중 한 시간 혹은 그 이상을 출근길에 소비하지만 난 서두르는 일 없이 온전히 나를 위해 쓸 수 있다.
가끔 아침 일찍 나가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도 식사를 거를지언정 운동만큼은 한 번도 빼먹지 않았다.
나가서 먹을 수는 있지만, 운동을 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흡연자는 식후에 담배를 안 피우면 계속 아쉽고, 허전한 기분이 든다.
운동도 비슷하다.
운동도 하다 보면 일종의 중독처럼 되어 한 번 빼먹으면 큰 잘못을 한 기분이 들고, 정체 모를 찝찝함이 종일 괴롭힌다.
작년 9월부터 꾸준히 운동을 하고, 12월부터는 영애가 자세를 교정해주고 올바른 운동법을 알려 준 덕분에, 예전에는 그저 마른 몸에 노가다 근육이나 부분부분 좀 있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어디 가서 웃통을 벗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는 되었다,
지난 3일간, 나를 한시도 가만두지 않고 쉴새 없이 몸을 던져오던 여자들도 매일 아침 운동하는 시간 만큼은 운동실에 따라오는 이 한 명 없이 내가 온전히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전에 효정이가 운동 시간만큼은 절대 방해하지 않기로 여자들끼리 약속했다고 한 말이 정말이었다.
오늘도 운동을 마치고 돌아와 조용히 소리가 나지 않게 문을 열었다.
조용하고 인적 없는 거실이 나를 맞이한다.
나는 최대한 기척을 줄이고 살금살금 걸어 방으로 갔다.
끼익 소리가 날 만큼 낡은 문은 아니지만, 혹시나 문을 열 때 큰 소리가 날까 조심히 문을 열었다.
킹사이즈 침대 3개를 이어붙인 커다란 침대에 10명 정도 되는 여자들이 다닥다닥 붙어 서로를 끌어안고 잠들어 있었다.
“어쩐지 너무 조용하길래 혹시나 했는데 전부 아직도 자고 있었구나. 많이 피곤했나 보네.”
굳게 쳐진 커튼으로 방안은 캄캄했기에 지금 내방에서 자는 여자들이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내가 일어날 때 내 위에 있던 아인, 양옆에 있던 혜민과 윤미 말고는 어둠 때문에 얼굴을 제대로 못 봤다.
내 방에 있는 여자들 말고 다른 여자들은 나머지 방에 다 흩어져 자고 있을 거다.
지난 3일, 아니 정확히 말하면 3번의 낮과 4번의 밤은 말 그대로 광란의 나날들이었다.
첫날 밤 윤미, 수현, 서정, 나라의 첫경험은 물론 그렇게 여자들이 원하던 애널섹스도 했다.
생리적인 거부감으로 오랫동안 애널섹스를 꺼려왔지만, 막상 해보니 걱정했던 것보다 좋았다.
키스부터 섹스까지 나의 모든 첫 경험 상대는 누나였듯이 첫 애널섹스 상대도 누나였다.
누나가 첫 상대라는 건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여자들도 암묵적으로 모두 인정하고 있었다.
그렇게 누나, 영애를 지나 마지막으로 시연의 애널 개통식을 마쳤을 때의 시간은 자정.
그렇게 첫날밤을 마무리하고 다음 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운동 시간과 용변을 볼 때를 제외하고는 내 자지는 항상 누군가의 보지, 애널, 입, 가슴에 있었다.
휴식을 취하기 위해 티비를 보거나, 인터넷을 하거나, 테라스에서 누워있을 때조차도 마찬가지였다.
4번의 밤중 3번째 밤이 끝날 무렵 나는 22명 모두의 애널과 삽입과 사정을 마칠 수 있었다.
역시 가장 마지막은 수진과 하린이었다.
두 사람은 내가 첫날 밤 이후 한 번도 얼굴을 못 볼 정도로 열심히 노력한 끝에 2일 만에 애널섹스를 할 정도가 되었고, 영애와 시연의 솜씨가 정말 좋았는지 첫 삽입에도 아파하는 기색 한번 없이 쾌락에 몸부림쳤다.
마지막 날, 그러니까 어제는 지난 이틀간 계속 나체로만 지냈으니 기분전환 겸 새롭게 해보자며 다양한 코스튬을 선보여 나를 놀라게 했다.
새별너울과 리드레아가 교복이나 무대의상을 입었던 것까지는 납득이갔다.
여선생이나 비서 스타일도 원래 가지고 있던 옷을 조합하면 되니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나 몰래 언제 이렇게까지 준비했는지 메이드, 수녀, 간호사, 교복, 경찰 등 직업계열 코스튬부터 변형한복, 치파오, 기모노, 아오자이 등 각국 전통의복 계열, 그리고 그 외 기타 계열까지 다양한 코스튬이 다양한 스타일로 준비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없는 거 없이 다 있었다.
누나 드레스 룸과 옷장에서 이미 다양한 변형 교복, 섹시 의상들을 봐왔지만, 누나와 누나의 분신 효정이 말고 다른 여자들도 이렇게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언제 이렇게 준비했냐고 물으니 매달 공동구매를 한다고 해 나를 황당하게 만들었다.
매달 각자 얼마씩 돈을 내면 그 돈으로 윤정과 혜리가 이런 옷을 주로 만드는 공장에 제작을 맡긴다고 한다.
노출이 목적인 옷인지라 옷감도 별로 안 들고, 디자인도 이쪽에서 주기 때문에 굉장히 저렴하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거기서는 윤정과 혜리를 코스튬 관련 쇼핑몰, 가게에 납품하는업체 사람으로 알고 있다고 한다.
매달 다양한 디자인의 코스튬 제작을 수십 벌씩 맡기니 공장 입장에서는 업체 사람 말고는 다른 답을 생각도 못 할 거다.
드레스 룸에 있는 누나와 효정이 옷 반 이상이 이렇게 만들어진 옷들이란 사실도 처음 알았다.
매달 여러 사람의 의견을 종합하여 윤정과 혜리가 디자인하는데, 참고로 윤정과 혜리는 이날 네모난 책가방을 매고 나타나 나를 가장 깜짝 놀라게 한 여자들이었다.
헤어스타일, 소품, 의상까지 완벽해서 보자마자 ‘내가 코디를 정말 잘 뽑았어. 밸런스와 매치가 끝내줘.’ 라는 말과 함께 바로 덮쳤다.
이런 애들이 디자인해서 그런지 이날 본 코스튬은 모두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공장에서 받아 온 코스튬은 누나와 효정은 집으로 가져오고 나머지는 윤정과 혜리가 3층 창고에 보관하는데, 옷마다 태그와 일련번호를 부착하고 물품대장까지 만들어 관련 소품과 함께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이날 밝혀진 공동구매자들 목록에는 수진과 하린의 이름도 있었는데, 언제 가입했냐고 물으니 내 여자들만 들어가는 단톡방 멤버는 자동가입 & 탈퇴불가 시스템이란다.
그러니까 수진과 하린은 내가 못 들어가는 그 단톡방에 들어갔다는 거다.
심지어 가입 첫 달 이벤트로 첫 달 납입금 면제 혜택과 각자 원하는 코스튬 4벌 무료제작 서비스도 있단다.
이 사실을 처음 알게 된 나는 점점 관리체계가 생기고, 시스템화되는 것 같아 무서워졌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 어느 날 자기들끼리 나라를 하나 세울 거 같은 오싹한 예감까지 들었다.
지난 3일간 나만 혼자 황제처럼 섹스를 즐긴 게 아니다.
여자들끼리도 과장 좀 보태면 상대 가릴 거 없이 눈만 맞으면 그 자리에서 부둥켜안고 뒹구는 수준이었다.
그 결과 원래부터 없던 여자들 간의 벽이 더더욱 없어졌다.
여자들은 내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자기들끼리 집안 어딘가에서, 내방과 리드레아의 방은 기본이고. 거실, 욕실, 테라스, 부엌, 세탁실 등등 집안 곳곳에서 섹스했다.
집 안만이 아닌 현관 밖을 나가 4, 5층 계단에서도 했다.
내가 티나의 야외섹스 소원을 조금이나마 들어주기 위해서 계단에서 했고, 그걸 본 다른 여자들이 따라서 자기들도 스릴을 느껴본다며 종종 계단으로 갔다.
난 그저 소리 울리지 않게 주의하고 감기 조심하라고만 했다.
그리고 광란의 섹스파티가 끝난 오늘 아침, 나는 오늘도 가장 일찍 일어나 운동을 다녀왔다.
쏴아아아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두 눈을 감고 맡고 있으니 기분이 상쾌해진다.
이거지. 바로 이거.
아침부터 땀 흘리고 샤워할 때의 이 상쾌함.
이 상쾌함을 위해서라도 운동을 빼먹을 수가 없어.
“후아 기분 좋다. 그런데 너는 그렇게 했는데도 아침부터 쌩쌩하구나. 나도 슬슬 네가 무서워진다.”
여자들은 피곤해서 모두 늦잠을 자는데 가장 힘쓴 녀석이 가장 쌩쌩하다.
이번에는 나도 끝을 보겠구나 각오했건만, 어제까지 약한 모습 한번 보이지 않고 훌륭히 임무를 완수하고도 아침부터 성나 있는 자지를 보니 나도 내 한계가 궁금해진다.
3일 내내 했는데 한계를 못 보면 언제 볼 수 있는 거지?
3일 동안 몇 번 쌌는지는 일일이 세지를 않았으니 모르겠지만, 여자들이 모두 만족을 넘어 지칠 만큼 많이 하고, 많이 쌌는데 말야.
여자가 많은 만큼 강하면 강할수록 좋지만 이건 좀 내가 봐도 심한 거 같아.
여자 늘어날 때마다 좋아하던 누나 마음을 왠지 조금은 알 것 같아.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그새 일어났는지 커튼이 활짝 걷어져 방이 환해져 있었다.
침대에는 아직도 자는 사람도 있었고, 군데군데 빈 걸 보니 몇 명은 일어나서 밖으로 나간 거 같았다.
아인, 윤미, 니키, 시연, 진아가 자고 있고, 내가 일어났을 때 옆에 있던 혜민이 안 보이는 걸 보니 일어났나 보다.
애초에 내방에서 잔 사람들 몇 명 빼고 누군지를 모르니 일어난 사람도 모르겠다.
자는 여자들 얼굴을 살펴보고 있을 때 문이 열리더니 누나가 들어왔다.
“벌써 다 씻은 거야? 혼자 해서 그런지 빨리 나왔네.”
“뭐 그렇지. 누나는 여기서 잔 거야? 다른 데서 잔 거야?”
“니키 방에서 아영이, 윤정이랑 잤어.”
“효정이는?”
“효정이는 제이방에서 자.”
“웬일로 효정이를 제이한테 양보해줬네.”
“나 무조건 내 옆에만 끼고 있는 극성 엄마 아니야. 제이가 효정이 얼마나 이뻐하는지 알고, 효정이도 제이 따르는 거 알아서 둘만 있게도 자주 해줬어. 너만 몰랐지.”
아닌데.
분명 내가 볼 때는 누나가 항상 효정이 옆에 끼고 있었는데.
어쨌든 누나가 그랬다면 그런 거다.
누나는 말을 아예 안 했으면 안 했지 거짓말을 하지는 않으니까.
“여기는 아직도 꿈나라에 계신 분들이 많은데 다른 방은 많이 일어났어?”
“거의 다 자. 수진 언니, 혜민이, 윤정이만 일어났더라고. 그래서 내가 방마다 돌아다니면서 출근해야 하는 사람들만 깨우는 중이야, 다른 방 다 돌고 이 방을 마지막으로 온 건데 여기는 출근해야 하는 사람 없어?”
“저기 시연이 자고 있어.”
손가락으로 시연이를 가리키자 누나는 시연이를 깨워 출근해야 하니 씻으라며 욕실로 들여보낸다.
시연은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나에게 안겨 모닝키스를 하고는 욕실로 간다.
누나가 흐트러진 이불을 자는 애들에게 덮어주는 동안 나는 옷을 입었다.
누나가 이불을 덮어주고 침대 빈 곳만 대충 정리를 마치자 나는 누나를 품에 안으며 물었다.
“지난 3일 만족했어? 누나가 꿈꾸던 교성과 애액과 정액이 가득한 집이었잖아.”
“응 만족했어. 무엇보다 얘가 우리 전부를 정액범벅으로 만들고도 아직도 보지가 부족하다고 단단하게 서 있는 게 가장 만족스러워.”
누나는 내 속옷 속으로 손을 넣어 아침부터건강한 자지를 주물럭거리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나 혼자 너한테 보지 대줄 때는 내가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도 얘가 죽지 않아서 무서웠는데, 이제는 기특해. 너무너무 착해 보여.”
“누나 설마 얘를 나보다 좋아하는 건 아니지?”
“그럼. 내가 아무리 얘를 좋아해도 설마 너보다 더 좋아할까. 전혀 아니야. 얘가 하루 한 번 아니, 1년에 한 번밖에 못 하는 애였어도 난 지금처럼 네 여자, 네 전용보지, 네 정액받이였을 거야. 내 목숨을 걸고 맹세할 수 있어.”
“그건 안돼. 누나는 내 거니까 내 허락 없이 함부로 목숨 같은 거 걸지 마,”
“맞네. 미안해. 잘못했어. 내 모든 게 네 건데 내 마음대로 뭘 걸면 안 되는 건데.”
환한 웃음과 함께 누나는 내 가슴에 머리를 기대며 나를 꼭 끌어안는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말없이 서로의 체온을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흐응. 너무 좋다. 평생 이러고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회사 며칠 더 쉴까? 나 사장이잖아. 내 맘대로 할 수 있잖아.”
“안돼. 너 오늘 수진 언니랑 버드윙 엔터 가기로 했잖아. 수진 언니도 나처럼 네가 평생 책임지고 아껴줘야 할 소중한 사람이야. 나와 같은 네 여자로서 내 소중한 사람이기도 하고. 내가 사랑하는 남자답게 수진 언니 일도 열심히 해야지.”
언제나 내 상상을 초월하고, 상식을 뛰어넘고, 종잡을 수 없지만, 누가 뭐래도 누나는 내가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런 여자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내 품에 푹 안겨 기대있는 누나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말했다.
“사랑해. 누나.”
“나도 사랑해.”
그렇게 우리는 수진이 아침 준비가 다 됐다고 알려줄 때까지 감미로운 키스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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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요"
수진과 나는 어느 건물 앞에 서 있다.
수진이 가리킨 곳에는 유리로 된 문이 있었고, 그 옆에 작게 버드윙 엔터테인먼트라는 간판이 있었다.
버드윙은 우리 회사와 같은 마포구에 있었기에 수진은 우리 집에서 살게 되면서 예전보다 출퇴근이 훨씬 편해졌다고 한다.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는 수진의 뒤를 따라 지하로 내려가자 계단 끝에 버드위 엔터 명패가 달린 철문이 있었다.
달칵
안에 사람이 있는지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문을 열자마자 강렬하고 빠른 비트의 음악소리가 들렸다.
안으로 들어가자 짧은 복도가 있었고, 복도 끝에 문이 있었다.
철문 입구에 가까운 쪽 복도 왼편에 사무실이 있고, 복도 끝이 연습실이었다.
연습실 쪽에서 음악이 들리는 걸 보니 웨이븐 멤버들이 한창 연습 중인 것 같았다.
"여기가 저희 버드윙 엔터에요. 저 끝이 연습실, 여기가 사무실이죠. 작은 창고도 하나 있는데 창고 문이 복도가 아니라 사무실에 있어요.“
앞서 사무실로 들어가는 수진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사무실은 책상 4개와 캐비넷 그리고 사무실 오른편에 창고로 보이는 문이 있었다.
우리가 갔을 때 사무실에는 방송국에서 안면을 익힌 황명권 실장과 20대 후반 정도의 남자 한명, 여자 한명이 있었다.
작은 사무실이어서 이 정도 집기와 사람만으로도 벌써 답답할 정도로 꽉 차 보였다.
"사장님 오셨습.....어이쿠. 신 사장님 아니십니까?”
내가 들어가자 수진에게 막 인사를 하려던 황실장이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로드매니저와 사무직원은 내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일단 자기네 사장이 왔으니 자리에서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