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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5화 〉225화 직접 겪어봐 2 (225/425)



〈 225화 〉225화 직접 겪어봐 2


다른 남자 하루를 보내는 댓가로 32억.
아무리 유부녀라도 단번에 거부하기에는 너무 큰 돈이지.

”당연히 그냥은 안 줘. 내기야. 재윤이 하루 동안 상대해. 버티기만 해. 기절하지만 않으면 돼. 호텔 들어가서 체크아웃 할 때까지 재윤이 상대해서 버티면 32억이 네 통장에 꽂힐 거야. 만약 잠깐이라도 정신을 잃으면 그 순간 패배. 너 내가 맨날 천국 구경하고 기절한다는 거 안 믿었으니 자신만만할 거 아냐?“

”마..만약에 내가 지면.....?“

역시 32억의 위력은 대단했다.
소혜는 안 하겠다고  하고 자기가 내기에서 질 경우를 물어봤다.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아무것도 받지 않아. 누가 맞았다, 누가 틀렸다, 잘못했다, 잘했다, 이런 소리도 필요 없어. 우리가 이기면 굳이 네 입으로 듣지 않아도 내가 거짓말하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되는 거니  그걸로 충분해.“

”고작..고작 그런 것 때문에 32억을 건다고? 그걸 나보고 믿으라고?“

”믿든 안 믿든 니 자유야. 애초에 니가 안 믿어서 시작된 내기잖아. 자.  건지, 말 건지 어서 말해. 하루를 같이 보내는데 32억이야. 어쩔래?“

32억. 다른 것도 아닌 현금 32억.
정말 큰돈이다.
어지간한 도덕, 윤리를 버릴 수 있을 만큼 크다.

소혜가 망설이는 사이가 주리가 손을 들어 누나를 불렀다.

”소혜 언니가 안 한다고 하면 주리가 해도 돼?“

시댁이 망하고 그 영향으로 주리네 집까지 어려운 탓인지 32억이라는 말에 유부녀인 주리가 자진해서 나섰다.

”주리야. 넌 하루 꾹 참으면 32억 번다고 생각하겠지만, 재윤이와 밤을 보내면 네 인생이 바뀔 거야. 농담 아니야. 내가 무슨 자신감으로 32억을 걸었고, 내기에서 이겨도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아무것도 받지 않을 거라고 하는지 생각해봐.“

소혜를 재촉할 때와 달리 누나는 주리에게는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을 충고하였다.

”형부한테 푹 빠져서 매달린다는 거네.“

주연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주리는 정확히 답을 맞췄다.

”주리 머리 좋네. 맞아. 너 네 남편 사랑하잖아. 힘들어도 밝게, 희망을 품고 사는 이유가 네 남편 사랑해서잖아. 재윤이랑 밤을 보내면 남편 버리게  거야. 내가 사랑에, 섹스에 미쳐서 헛소리한다고 여긴다면 어쩔 수 없지만, 어쨌든 경고 했으니 뒤에 일어날 일은 난 책임지지 않을 거야.“

”아니야. 언니. 그거 아니야. 언니 완전히 잘못 알고 있어.......“

쓴웃음을 지은 주리는 고개를 숙여 잠시 생각에 잠기고는 다시 고개를 들어 누나와 눈을 마주쳤다.

”멤버들 다 보는 앞에서 돈에 눈이 멀어 자진해 형부와 자겠다고 했으니, 숨기는 거 없이 다 말할게. 주리 밝은 척 한 건 미쳐 버릴 거 같아서야. 주리 먹고 살려고 더문엔터 퇴근하고 저녁에 식당에서 설거지 해. 한때  나가던 아이돌이 심부름하고 커피 타고 복사하면서 실실 웃고 다녀. 뒤에서 불쌍하다, 안됐다 하는 거 못 들은 척하면서 정직원 하나 바라보고 주리는요. 주리가요 이러면서 버텼던 거야. 안 그러면  수가 없거든. 남편이 시댁 망하면 우리도 위험하다고 해서 레드타임 하면서  거 다 집어넣었어. 친정에서도  끌어왔어. 그렇게까지 했는데 이렇게 됐어. 마음 같아서는 벌써 백번은 이혼했는데, 지금 이혼하면 받을 게 없으니 압류 풀리고 형편 좋아지면 이혼하려고 버티는 거야. 그런데 지금 언니가 탈출할 기회를 준다고 하잖아. 돈이든, 형부든 상관없어. 기회가 온 이상 어느 쪽이든 잡을 거야.“

주리의 솔직한 고백에 누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테이블을 한 대 '탁' 치며 말했다.

”좋아. 받아줄게. 주리도 한다니 내가 인심 쓸게. 둘이 같이 상대해서 이기면 16억씩 나눠 가지는 대신, 둘 중 하나만 버텨도 둘 다 이긴 거로 해줄게. 단, 한 명은 방 밖에 있고, 안에서 일대일로 하는 건 안돼. 같이 해. 무조건  침대에서 같이 안겨.“

”나도 해도 돼?“

주리의 참가를 허락하자마자 이시현이 손을 들며 누나에게 말했다.

”32억. 셋이면 10억 6천. 이 돈이면 뮤직비디오 찍고 앨범 발매 2, 3번은   있어. 레드타임 하면서  돈은 4년 동안 많이 까먹기도 했고, 앞으로도 먹고 살아야 하니 깰 수가 없어. 그러니 그 돈 받아서 앨범 만들 거야. 나 더문이랑 계약 이번 달로 끝인데 재계약 소리는커녕 매니저한테  있냐는 전화도  와. 가수 생활 이렇게 끝내기 싫어.“

”좋아. 시현이는 꿈을 꾸는 모습이 기특해서 특전을 줄게. 혹시 내기에 질 경우, 우리 회사에서 계약해서 솔로 가수로 앨범 내줄게. 앨범 제작 및 프로듀싱은 당연히 리드레아, 새별너울을 성공시킨 신재윤 프로듀서님이 해줄 거야.“

”형부랑 하루를 보내기만 한다면 손해 볼  없다는 거네. 나야 고맙지.“

”이시현,  미쳤어? 이게 손해이익 따질 일이야? 너 지금 몸 팔아서 앨범 내겠다고 한 거야!“

소혜가 시현에게 소리쳤지만, 시현은 기죽거나 부끄러워하는 기색 없이 소혜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아까 내가 형부한테 한 말  들었어? 형부 형제, 친척에 언니 배속의 있는 너울이까지 찾았잖아. 그거 반은 진심이었어. 몸 판다는 언니 말도 맞아. 나도 인정해. 근데 형부한테 라면  팔만해. 형부같은 남자와 첫 경험하는 거 내가 땡큐야. 형부 나 처음이니 잘 부탁해요.“

시현의 갑작스러운 처녀 고백에 레드타임 멤버들 모두가 깜짝 놀랐다.
빈서은이 시현을 손가락을 가리키며 모두의 마음을 대표하여 물었다.

”너 처녀였어?  연생 때부터 야한 얘기, 남자 얘기 맨날 입에 달고 살아서 내가 전에 네가 쓴 가사 보고 가식의 끝판왕이라고 한 적도 있잖아. 이제 보니  허세고 허당이었네“

”허당이 아니라 프로정신이야. 난 아이돌 하는 동안에는 남자 만나지 말고, 아이돌 은퇴하면 만나겠다고 맹세했었어. 그래서 남자친구 없던 거 부끄러워한  없어. 끝까지 프로답게 아이돌 마무리한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당당해.“

”레드타임 끝난 게 4년 전인데 4년 동안은 뭐하고?“

”끝나고 바로 솔로 앨범준비 들어갔잖아. 4년 내내 자리 못 잡고 망하기만 했는데 남자한테 신경 쓸 시간이 어딨어. 나 집에서도 노는 게 아니라 맨날 곡 쓰고 가사 쓰고 있다고.“

”시현이가 참가해서 금액은 줄었지만, 클리어 조건도 낮아졌어. 아니, 상당히 낮아졌어. 처녀를 첫경험에 좋아서 기절시켜야 해. 너희 첫경험 떠올려보면 재윤이한테 엄청 힘든 조건인 거 인정하지?  중 하나만이라도 체크아웃 전까지 기절하지 않고 버티면 너희 모두 이기는 거야. 최소혜 너 여태 대답 안했어. 어쩔래? 할래? 말래?10억이야.“

동료가 있으면 성공확률이 높아지는 대신 금액은 낮아진다.
10억도 큰돈이지만, 32억, 16억이랑 비교하면 아쉬운 게 사람 마음이다.

상식적으로 누나가  조건은 여자에게 유리하다.
그렇다고 32억을  하니 내기에 건 누나의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신경 쓰여 돈 한 푼  받고 몸만 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드는 게 분명하다.

최소혜는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그래서 내가 나서 최소혜가 절대 도망가지 못하도록 여기서 더 보태기로 했다.

평소의 나라면 절대 하지 않을 짓이겠지만. 술도 먹었겠다 지를  지르는 거다 라는 심정으로 아주 확 플렉스 해버렸다.

”사옥 리모델링하고, 공실이 없어서 샀을 때보다 많이 올라갔어. 정확히는 알아보지 않았지만, 급매로 팔아도 세금 떼고 이것저것 해서 최소 50억은 나올 거야. 그러니 합쳐서 80억으로 해.“

”역시 내 남자. 최고야. 쟤들한테 이럴 게 아니라 내가 당장 안기고 싶어. 축하해 얘들아. 판돈이 단번에 두 배 이상 올랐어. 이제 이기면  사람당 26억 6천이야.“

판돈이 오르자 누군가의 손이 올라왔다.
이번에는 설미였다.

”내가 끼면 20억이지? 설마 내가 낀다고 나 BICA에서 일하는  취소하고 그러는 거 아니지?“

”그거랑 그거는 별개야. 전혀 상관없어.“

”좋아. 그럼 할래. 주리처럼 돈을 받든 형부한테 미치든 상관없어. 이혼만  수 있으면 돼.“

”설미 언니도 이혼 생각하고 있어? 언니는 켈리오빠랑  살았잖아.“

”주리야.너 받을 게 없어서 이혼 안 하고 버틴다고 그랬지? 나도야. 도시락 싸기 싫다고 하면 바로 이혼이고, 위자료 없다는 결혼계약서에 도장 찍고 결혼했어. 그래서 내가 4년을 매일 도시락 들고 더문엔터 드나든 거야. 거짓말 같지? 결혼계약서에 도시락이라고 진짜로 쓰여 있어. 내가 좋다고 도장 찍느라  봤지만 아마 변호사도  보고 비웃었을 거야.“

”언니 우리 인생 왜 이래? 우리 레드타임 때 잘 나갔잖아. 언니 비쥬얼로 인기 많아서 방송 많이 했고, 주리도 개인 굿즈 잘 팔렸잖아.“

”왜긴, 너나 나나 남자 보는 눈이 없어서지. 이번에는 제발 대박이길 빌어.“

”응, 응.“

술도 들어갔겠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혼을 결심한 두 유부녀가 신세 한탄을 하는 동안 나를 힐끔  누나는 설미를 불렀다.

”설미야. 너 끼니까 재윤이가 엄청 좋아한다.“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로 집중된다.
설미가 손드는 걸 보고 나도 모르게 기대를 숨기지 못했나 보다.

아인이 이전에 나의 여신이었던 설미다.
다른 여자들이 부족하다거나 아쉽다는 건 아닌데, 최애였던 아이돌과 잠을  기회가 생기면 나처럼 되는  당연하다.

설미님과 4년 동안 5번도 안  켈리가 미친놈인 거고, 내가 정상이야.

”형부가 한때 내 팬이라고 했었지. 나 옛날에 팬이랑 잔 오빠 엄청 욕했는데, 내가 이러는 날이 오네. 그래도 좋아서 기절할 때까지 하는 섹스가 무서우면서도 기대 돼. 후후.“

”설미 귀엽네. 설미는 보니 내기에서 져도 지는 게 아니겠어.“

설미는 돈보다 섹스를 더 기대한다니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사명감에 불타올랐다.

일단 술기운부터 쫓아내자.
경건한 마음으로 임해야지.

”어쩌다 보니 빈서은, 정예지 둘만 남았네. 너희는 어쩔래?“

”전 언니가 하라면 하고 하지 말라면 안 해요.“

”그럼 예지도 해.“

”네.“

레드타임 전원을 전용보지로 하려고 하는 누나는 당연히 예지를 참여하게 했다.
예지 또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체 누나를 얼마나 믿고 따르길래 몸을 던지는 일을 오직 누나의 결정에 따르는 걸까.
주연아 너 분발해야겠어.
충성도는 비슷할지 어떨지 몰라도 기세에서 네가 예지한테 밀리는 거 같아.

”그럼 안되는  아닌가? 금액이 줄잖아.“

충분히 북메이커의 배당조작으로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명이 더 끼면 승률은 올라갈지언정, 1인이 받을 액수가 떨어진다.
빈서인의 의문에 누나는 이미 다 생각 뒀는지 주저없이 말했다.

“예지 몫은 따로 줄 테니 예지는 분배에서 제외할게. 예지가 버티면 나머지도 이긴다는 조건은 변하지 않아.”

“현금 전부에 사옥까지 파는 거잖아. 남은 돈 있어?”

“니들 우리 BICA에 대해서  모르나 본데, BICA 아주 넉넉해. 재윤이가 빚을 끔찍이 싫어해서 자금회전 문제로 갑자기 급히 대출받을일 없게 현금을 엄청 쟁여놨어. 그런 거 다 빼고 순수한 개인 여윳돈이 30억이라는 거야. 재윤이 성격이라면  6개월에서 1년 치 생활비, 유지비 이런 거도  제외해놨을걸. 만약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서 자금 문제가 생기면 할부로라도  거야. 리드레아 연말까지 행사 다 차 있어서 돈 떼먹을 일 없어. 설마 내가 가장 말  듣는 예지 돈 떼먹을까.”

누나, 예지에게 돈 줄  있다는 걸 알려주는  좋은데, 그렇다고 회사 기밀과 내 비밀을 다 까발리면 어떡해!
여자들이  보는 눈이 더 맹렬해졌어.
나 지금 암사자들에 둘러싸인 톰슨가젤이  기분이야.

“다은이 너 하나 남았어. 너 끼면 6명이지만 예지는 빼기로 했으니 5등분 해서 16억씩. 예지는 따로 챙겨주기로 했으니. 하룻밤에 총액 96억짜리 내기가 되는 거야. 96억이라고 하니 엄청 짜릿하네. 사람들이 이래서 도박하는구나.”

“내가  한다고 하면 100억짜리야.”

“그러게. 사람이 줄면 총액이 높아지는 묘한 내기가 돼버렸어. 어때? 깔끔하게 100억 딱 채우게 넌 빠질래?”

“난 취직한 걸로 만족해서 할 생각 없었는데, 나만 빠지면 좀 그러니 하지 뭐. 이왕 하기로  거 나도 열심히 할 테니 형부도 침대에서 아예 나 죽여줬으면 좋겠어. 남자친구 여러  사귀어봤는데 기절할 만큼 좋은 섹스란 건 비슷한 것도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 아까 언니가 주리한테 말한 것처럼 푹 빠지면 세컨드 하면 되고. 언니가 나 세컨이라고 구박할 사람도 아니잖아.”

“서은이  전에는 몰랐는데 화끈한 애였구나. 마음에 들어. 이번에 뽑은 직원들 다 잘 뽑은 것 같아.”

소혜로 발작으로 시작된 일에, 소혜 빼고 다 참가를 결정했다.
누나는 어떤 의미에서는 외톨이가 되어버린 소혜에게 물었다.

“소혜 너는? 동생들  나왔는데 이 난장판을 시작한 넌 여태 한다 만다 말도 안 하고 있잖아. 여태 너 끼고 계산하긴 했는데 이제와서 안 한다고 할 거 아니지?”

“흥. 조, 좋아. 다 한다는데 나도 할 거야. 잠깐 미혼이라고 생각하고 하면 되지. 돈도 벌고, 영계 맛도 보고.”

여기 있는 여자 중 가장 쫀 게 빤히 보이는데 억지로 강한척하네.

최소혜 허세 퀸이었구나.
SNS  믿으면  된다는 게 상식이긴 한데, 최소혜는 현실과의 괴리가  심할 수도 있을 것 같아.
남편 긁었다고 지랄발광을 한 것도 사랑하는 남편이 무시당해서가 아니라 그녀의 열등감을 자극했기 때문에 과민반응한 걸 수도 있겠어.


그렇게 8월의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오후 3시.
거하게 낮술이 오른 여자 7명과 남자 1명, 그리고 사이다를 홀짝이던 1명의 임산부는 호텔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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