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5화 〉275화 일어났어
새벽 4시. 평소라면 한창 자고 있을 시간에 알람 소리를 듣고 눈을 떴다.
8월 중순의 새벽 4시는 아직도 캄캄한 짙은 어둠이 하늘을 가득 매우고 있다.
30분쯤 지나면 어둠이 옅어지고 푸른색으로 물들기 시작할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아인이 내 위에서 엎드리고 나를 끌어안고 자고 있어야 하지만, 활동기에는 생활 패턴이 우리와 완전히 다르므로 섹스는 할지언정 잠은 따로 자고 있다.
우리 집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는 내 기상 시간이 6시 전후인데, 활동기가 되면 아이돌은 보통 새벽 4, 5시, 빠르면 2시에도 일어나야 하는 하드한 스케쥴을 소화하기 때문에 평소처럼 내 방에서 같이 자게 되면 누나를 비롯한 다른 여자들이나 리드레아나 모두가 힘들다.
그렇기에 정식으로 내 방으로 옮겼음에도 아인과 제이는 원래 그녀들 방에서 자고, 이사온 첫날부터 주연과 혜민이 내 방에서 자고 있다.
물론 주연과 혜민은 대만족 중이다.
내 위에서 엎드려 자는 건 오직 아인만이 가능하기에 아인이 다른 방에서 잔다고 다른 여자가 내 위서 자는 일은 없었다.
다른 여자들도 항상 나와 붙어자는 아인을 부러워하며 시도해보긴 했는데, 잠이 잘 오지도 않을뿐더러 잠이 든다 해도 불편해서 금방금방 깨거나 얼마 안 돼 뒤척이다가 옆으로 내려오지, 아인이처럼 밤새 떨어지지 않고 나에게 찰싹 달라붙어 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러다 보니 잠자리에서 내윗자리는 아인의 지정석이 되었다.
나중에 혹시나 여자들이 더 생기고, 그녀들 중 아인이 같은 여자가 있으면 아인이도 교대로 잘 수도 있겠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 현재 유일하게 매일 항상 나와 붙어 자는 유일한 여자가 아인이다.
의외로 누나에게 팔베개해준다거나, 누나가 내 옆에서 같이 자는 일은 별로 없다.
누나는 효정이랑 붙어 자기 때문이다.
말 나온 김에 우리 잠자리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하자면 내 방에는 아주 커다란 침대 두 개가붙여져 있어, 대자로 뻗어 자지만 않는다면 10명 정도는 넉넉히 잘 수 있다.
얼만큼 침대가 크냐면 7명이 살 정도로 큰 방의 한쪽 벽을 모두 침대가 차지하고 있다.
내 방 구조는 거실에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정면에 커다란 창문이 있으며, 창문 앞에 내 책상과 컴퓨터가 있다. 왼쪽은 벽 한면이 모두 침대이며, 왼쪽 벽 끝에 베란다로 나가는 문이 있다.
오른쪽 벽의 오른쪽 끝에는 드레스룸, 왼쪽 끝에는 화장실로 가는 문이 있으며, 벽 한 가운데에 수납장과 내가 원룸 살던 시절부터 쓰던 티비가 있지만, 티비는 항상 거실에서 보기 때문에 방에 있는 티비를 켜는 일은 거의 없다.
왼쪽 벽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 딱 붙어 있는 두 개의 침대 중 오른쪽 편은 나와 아인이를 중심으로 네다섯 명의 여자가, 왼쪽편 침대에는 누나, 효정, 제이, 다은과 다연이 잔다.
내 방에서 같이 지내는 누나, 효정, 다은, 다연은 내 곁에서 자는 일이 거의 없다.
나와 같은 방에서 함께 산다는 자체가 모든 여자가 부러워하는 일이기 때문에 니키, 티나, 세미, 희선, 수진, 하린처럼 같은 집에서 살지만, 방이 다른 여자, 혹은 같은 건물이지만 층이 다른 새별너울, 그리고 어쩌다 한 번씩 우리 집에서 외박하는 다른 여자들이 내 방에서 잘 때 내 주위를 양보한다.
요즘은 영애가 어쩌다 한번 우리 집에서 자는 게 아니라 반대로 우리 집에 살다시피 하다가 어쩌다 한 번씩 자기 집에 가는 중이라 최근에는 영애도 누나 침대에서 자는 편이다.
평소라면 6시에 일어나, 자는 사람들이 깨지 않게 조심스레 옷을 챙겨입고 운동을 하러 가지만, 오늘은 아니다.
알람이 울리자마자 눈이 떠진 나는, 내 양옆에서 나를 끌어안고 자는 서은과 소혜가 깨지 않게 조심스레 팔을 들어 머리맡에 놓인 폰을 찾아 알람을 껐다.
소혜는 리드레아가 활동을 시작하고 일이 너무 많아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야근과 외박을 하기 시작했다.
어제가 우리 회사 오고 두 번째 외박이었다.
서은은 싱글이지만 부모님과 함께 사는지라 외박이 자유롭지는 않다.
양옆의 소혜와 서은 옆에는 시현과 예지가 자고 있다.
어제 레드타임 6명 중 설미, 주리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이 우리 집에서 잔 것이다.
설미와 주리는 그저께 외박해서 어제는 집에 돌아갔다.
레드타임의 근황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솔로가수인 시현은 더문엔터에서 사실상 내놓은 상태라 시현의 매니저는 시현이 어디서 뭐 하는지 신경도 안 쓰고 찾지도 않는다.
이달 말에 더문엔터와 계약이 만료되는 시현은 다음 달 1일 우리 회사와 계약을 할 예정이다.
조연배우인 예지는 아직 드라마 촬영이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지만, 오늘 예지의 촬영이 없어, 더문엔터에는 누나를 비롯한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레드타임 멤버들과 식사 하고 논다는 본다는 핑계로 어제 우리 집에서 잤다.
주리는 남편에게 이혼하자는 말을 전했다.
주리가 예전에 마음이 떠났음을 짐작하고 있던 주리 남편은 막상 이혼 얘기를 듣고는 많이 힘들어한다고 한다.
하지만 주리도 워낙 고생이많았고, 시아버지 일로 주리가 7년간 레드타임을 하면서 번 돈까지 다 날렸기 때문에 이혼은 문제없을 거라고 한다.
조만간 법원에 서류를 내고 가을쯤에 완전히 이혼이 마무리될 것 같다고 했다.
설미는 남편인 켈리 킴이 예상외로 그녀가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그의 식사를 챙겨주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과 불평이 전혀 없어 그를 아는 모든 이들을 놀라게 했다.
10년 넘게 설미 음식에만 길들어져 있었는데, 막상 다른 사람들 음식을 먹어보니 괜찮다고 해서 어디 말도 못 하고 식순이 생활에 마음고생이 심했던 설미의 속을 터지게 했다.
설미는 켈리 킴이 화를 내거나 가정에 불화가 생기면 이혼하자고 소리치려고 했는데, 켈리 킴이 여전히 평온하게 잘 지내다 보니 사위를 끔찍이 좋아하는 그녀의 부모님 때문에 이혼의 이자도 못 꺼내고 있다.
어차피 말만 부부지 서로 얼굴 보기 힘든 사이다 보니 설미가 종종 우리 집에서 외박해도, 외박했는지도 모른다고 하며, 설령 알았다 해도 누나와 소혜 등이 있다 보니 그냥 언니들과 놀았구나 지레짐작하고는 설미가 왜 외박했고, 어디서 잤는지 물어보지도 않는다고 한다.
켈리 킴은 설미가 어디 가서 기사 날 만한 사고 칠 여자가 아니란 거 잘 알기에, 설미가 외박하건 말건 신경 쓰지 않을 테니. 집에 먼지 쌓이거나 냉장고에 있는 음식들 상하는 일 없게 관리만 잘하라고 했단다.
그래서 이를 안 누나가 최근 생각을 바꿔, 우리 회사에서 일하기시작하고 전부 이혼하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볼지도 모르니 차라리 설미에게는 한동안은 이혼하지 말고 지금껏 그랬듯이 문제없는 행복한 부부 행세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설미에게 제안했다.
당연히 설미는 빨리 이혼하고 나와 같이 살며 내 아이를 가지고 싶다고 했지만, 누나는 영애의 예를 들어 결혼과 일을 병행하다가 아이가 생기면 그때 이혼해도 늦지 않으니, 잘 생각해보라면서 설미를 설득 중이다.
누나는 설미에게 최소 1년 정도만 참아주면 설미가 이혼하고 우리와 같이 살게 될 때 무조건 내 방에서 지내게 해주겠다고 당근을 제시한 상태다.
알람을 끄고 시간을 확인한 나는, 몸을 뒤척이며 내 품으로 더욱 파고드는 소혜와 서은을 껴안았다.
8월도 얼마 안남은 여름이지만 적절한 실내온도를 유지 중인 터라 따스한 여인들이 체온과 부드러운 살결이 참 기분 좋다.
눈을 뜬 채로 누워 소혜와 서은을 껴안으며 캄캄한 천장을 바라보았다.
이 시간에 일어나는 건 정말 오랜만이네.
딱 1년 전만 해도 항상 이 시간에 일어났었는데. 지금은 엄청 예전 일처럼 느껴져.
덤프 일을 할 때는 매일 새벽 3, 4시쯤에 일어났었다.
새벽 3, 4시에 일어나니 잠은 몇 시에 자겠어.
일 마치고 6, 7시쯤에 집에 돌아와 씻고 밥 먹고 티비 좀 보거나 인터넷 좀 하다가 바로 자는 거지.
군대 전역하고 거의 바로 운전을 시작해 티나, 세미, 나 이사님을 우연히 만나기 전까지 몇 년간 계속 이런 생활을 했으니 내가 여자친구 사귀기는 커녕 남자든 여자든 다른 사람 누구 만날 틈이 있었겠냐고,
이쪽에서 몇십 년 동안 일한 아저씨들은 일 마치고 술 마시고 노래방 가고, 당구 치고 놀 거 다 놀고 새벽에 나오지만, 난 아저씨들하고 놀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그들의 무시무시한 체력을 도저히 따라 갈 자신도 없어 일, 집, 일, 집만 반복했었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티비에서 보던 레드타임의 멤버들을 안고 있으며, 11명 – 레드타임 4명에 누나, 효정, 다은, 다연, 영애, 주연, 혜민 - 의 여자들과 한 침대에 누워있으니 사람 인생이란 게 어찌 될지 정말 모를 일이란 걸 실감했다.
오늘 내가 이렇게 일찍 일어난 건 내 방송 스케쥴(...)이 있어서다.
오늘은 전에 말한 공중파 연예 프로의 촬영이 있는 날이다.
난 간단한 소개와 인터뷰 정도만 할 줄 알았는데, 리드레아 2집이 1집보다 더 잘되다 보니, 리드레아, 새별너울을 성공시킨 BICA ENT.의 사장겸 프로듀서 첫 방송 출연이라는 타이틀로 아예 반쯤 특집 리얼리티 코너를 만들어버렸다.
촬영팀이 오늘 나를 동행하며, 내가 새벽부터 리드레아와 동행하며 그녀들을 서포트 하고 일하는 모습을 찍는다고 한다.
난 새벽부터 안 다니고 점심시간쯤에나 방송국에 간다고 제작팀에 솔직히 말했지만,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라며 대본은 자기들이 준비할 테니 그대로만 해달라고 했다.
한마디로 오늘 쇼를 해야 한다는 거다.
하아, 공중파 프로만 아니었으면 거절했을 텐데.....
새벽부터 리드레아 스케쥴 쫓아다니고, 오후에는 다시 회사에 돌아왔다가 저녁에는 자리를 옮겨 새별너울 행사가 있는 강원도 지역 축제를 가야 한다.
누나도 촬영팀이 따로 붙는다.
더문엔터에도 더문엔터 아이돌 소개도 해주겠다며협조를 구해 누나가 더문엔터에서 일하는 모습을 찍는단다.
그리고 저녁에는 누나도 지역축제에 합류해 극적으로 부부가 상봉하는 모습과 동반 인터뷰로 오늘 촬영이 마무리된다.
심지어 인터뷰할 내용도 사전회의를 통해 대본이 다 준비돼있어 대본대로만 하면 된다.
이 기회에 말한다.
리얼리티쇼에 속지 마라.
리얼리티는 일부일 뿐이다.
리얼리티쇼에도 대본 있고, NG도 있다.
스토리과 이벤트는 전부 대본과 편집으로 만드는 거다.
나와 누나는 첫 방송 출연이니 대사까지 대본이 있는데, 보통은 상황 설정 전부 제작진이 정해주고 출연자들이 연기와 애드립으로 매꾼다.
아, 일어나기 싫어.
실오라기 하나 없는 나신인 소혜와 서은의 나긋한 살 내음과 가슴의 뭉클함을 느끼고 있으니 일어나기가 더욱 싫어진다.
정규 리얼리티도 아니고 겨우 1시간짜리 프로의 8~10분 정도 되는 코너를 위해 이 개고생을 해야 한다니.
음방에서 3~5분 무대를 하기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는 아이돌의 고단함을 이제야 몸으로 체험한다.
끼이익
천천히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드리며 열린 문틈 사이로 환한 불빛이 방으로 들어온다.
누군가가 살금살금 소리를 내지 않고 방으로 들어와 내 쪽으로 다가온다.
고개를 살짝 들어보았지만, 캄캄한 곳에 있다가 갑자기 불빛을 마주 보니 아직 눈이 환한 빛에 적응하지 못한 탓에 방안에 들어온 이가 누구인지 명확히 구분되지 않았다.
“오빠. 일어나셨어요?”
세미구나.
목소리로 방안에 들어온 이를 알아챈 나는 자는 사람들이 깨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 세미야 나 일어났어.”
“혹시나 주무시면 깨우려고 왔는데. 역시 오빠답네요. 제가 걱정할 필요 전혀 없었어요.”
빛에 적응되어 잘 보이기 시작한 눈으로 세미의 환한 미소가 들어온다.
오늘 새벽부터 내가 동행한다는 사실에 제이는 자기들 방해하거나 귀찮게 하지 말라며 투덜거렸고, 세미는 솔직하게 기뻐했었다.
“경식 오빠한테 연락 왔는데, 방송국 촬영팀은 5시까지 샾으로 온다고 했고, 연서는 좀 전에 도착해서 3층에서 카메라 챙기고 있어요.”
거창하게 방송국 촬영팀이라고 했지만, 나와 동행할 촬영팀은 조연출과 VJ, 총 두 명이 전부다.
이런 코너의 출장 촬영을 통해 신입급 피디들이 경험과 경력을 쌓는 것이다.
차연서는 오늘 하루 나와 동행한다.
연서는 우리 회사에서 컨텐츠 기획 팀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그동안 시연 일을 도우며 카메라 쓰는 법, 편집하는 법 등을 배웠는데, 오늘 시험 삼아 나를 쫓아다니면서 촬영도 하고, 오늘 찍은 걸 가지고 편집도 직접 해본다고 한다.
오늘 나와 동행할 촬영팀의 조연출처럼 차연서는 우리 회사의 신입피디 같은 거다.
어차피 내 영상 찍어서 너튭에 올릴 거나 어디 공개할 것도 아니고, 말처럼 시험 삼아 해보기 좋은 기회이기에 열심히 잘해보라고 했다.
“알았어. 바로 준비하고 갈게.”
“네. 저희는 지금 나가 봐야 하니, 샾에서 봬요.”
리드레아는 샾에서 세수하고 이 닦고 머리 감고 다 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옷만 챙겨입고 바로 샾으로 간다.
나는 어디까지나 스케쥴 동행이지, 나도 샾에서 꽃단장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집에서 준비를 마치고 가야 한다.
세미가 방을 나가고 나도 바로 일어나, 조심스레 침대에서 내려와 침대맡에 서서 자고 있는 여자들을 보았다.
침대맡에 서서 나신으로 자는 아름다운 여인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이 여자들을 위해 오늘 하루도 힘내자고 다짐한다.
운동처럼 나의 루틴이자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 같은 행위다.
혹시나 여자들이 깰까 봐 평소 사용하던 내 방 욕실이 아닌 거실의 욕실에서 샤워하고 옷을 챙겨 입었다.
4시 정각에 일어나 5분 정도 삐대고, 준비를 마치고 보니 4시 30분이었다.
여자라면 아침 준비에 최소 한 시간이지만 남자는 20분이면 충분하지.
헤어 스타일에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면 남자라도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리지만, 난 머리에 왁스나 무스를 바르는 스타일이 아니라 대충 손으로 넘기고 다니는 스타일이다 보니 외출 준비하는 시간이 별로 안 걸린다.
네이비 색 반팔 와이셔츠와 검은색 여름용 면바지를 입었다.
저녁에 혹시나 쌀쌀해질 수 있으니 자켓을 챙겨 들고 집을 나섰다.
방송계의 좋은 점 중에 하나가 격식 있는 자리 제외하고는 피디든, 막내작가든, 사장이든, 로드매니저든 모두 편하게 입고 다닌다는 거다.
신기한 건 어느 기획사든 사장들은 나이불문 정장보다는 캐쥬얼 자켓, 셔츠, 스웨터 같은 편한 차림들이 사람들이 많은데 전무, 이사 등 임원들은 정장에 넥타이를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다.
우리 회사에서도 나 이사님만 정장 입고 다닌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준비를 마친 나는 환희 켜져 있던 거실 형광등을 끄고 미등 만을 켜둔 채 집을 나섰다.
3층에서 연서를 만나 차에 태우고는 샾으로 향했다.
“후웁. 오빠, 오늘 촬영팀 쫓아다녀서 섹스도 못 하고 입보지에도 박기 힘들겠어요. 어떡하죠?”
차에 타자마자 자연스레 내 지퍼를 열고 자지를 꺼낸 연서가 내 쪽으로 엎드려 자지를 핥으며 물었다.
연서랑 같이 차에 타는 건 처음이다.
연서는 차에 타면 이렇게 한다는 걸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하는 건 처음일 텐데 자세가 자연스럽고 편해 보였다.
흰 블라우스 셔츠에 청바지 차림의 연서는 회사 스탶이라기 보다 누가 봐도 소속 연예인이라고 생각될 만큼 아름다움과 미모를 뽐내고 있다.
나는 한 손으로 핸들을 잡은 채 엎드려 있는 연서의 청바지 차림을 보며 탄력있는 엉덩이와 매끈한 골반 라인, 다리를 감상하고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내려 그녀의 흰색 셔츠 단추를 풀고 상의 속으로 넣어 가슴을 주무르며 말했다.
“네가 생각하는 나는 어떤 사람인 거니? 나 일할 때는 하는 사람이야. 섹스에 미친 사람 아니야.”
“아니, 오빠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제가 못 참을 것 같아서 걱정이라는 거에요. 아침에 오빠랑 모닝키스 인사할 때 오빠가 제 가슴이랑 보지 만져줬다고 제 보지 지금 홍수 났어요. 오늘 하루 오빠랑 같이 다닐 거라 팬티 2장 정도 여유로 챙겨오긴 했는데, 모자랄 것 같아요.”
운전하는 중에 자지를 빨게하고 가슴을 만지면서 할 말은 아니지만, 연서도 몇 주 만에 참 많이 변했구나 싶었다.
“나한테 연락 안 온다고 몇 달 동안 혼자 끙끙 앓으면서 마음고생 했을 정도로 순진하고 순수했던 우리 연서가 이렇게 됐다니. 연서를 이렇게 만든내가 참 나쁜 놈이네.”
“반대죠. 소심했던 제가 오빠 덕분에 여자로 태어난 사명을 깨닫고 오빠 전용보지로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 오빠는 착한 일 한 거에요. 엄마랑 아빠도 저 오빠 회사에서 인턴 시작하고 자신감 많아지고 밝아져서 보기 좋다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부모님한테 말해서 이서, 윤서도 대학 합격하면, 사회 경험 삼아 오빠네 회사에서 알바 시키기로 했어요.”
이게 이렇게 연결되는군.
이서랑 윤서는 대학합격하기 전까지 만나는게 사실상 불가능해 폰과 톡으로만 연락 중이다.
몇 달 후에나 볼 수 있지만, 연서는 벌서 이서, 윤서가 우리 회사에 드나들 핑계를 만들어놨다.
“덕분에 고민거리가 하나 줄었네. 땡큐.”
“아니에요. 오빠를 위해 서기도 하지만, 저와 이수, 연서를 위해 서기도 해요. 우리 세 자매가 뭉쳐야 더욱 시너지가 커지니까요.”
“시너지니, 뭐니 그런 거 필요 없어. 이서, 윤서가 없어도 차연서는 모든 남자들이 간절히 가지고 싶을 만큼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여자야.”
“고마워요. 오빠 말 믿어요. 그래도 저 혼자보다 저희 세 자매 모이는 게 더 좋은 것도 맞잖아요.”
“그건......그렇지.”
과유불급을 항상 명심해야겠지만, 다다익선도 부정할 수 없다.
“거봐요. 오빠가 기다린 만큼 나중에 듬뿍 갚아줄 테니, 지금은 제 입보지 즐겨주세요.”
우리 회사에서 샾까지 보통 30분 정도 걸린다.
지금은 새벽이라 길에 차가 없어 여유롭게 가도 15~20분 정도면 충분하다.
도착하기 전에 싸게 하겠다며 이마에 땀이 날 정도로 열심히 한 덕에 연서는 샾에 도착하기 전에 정액을 먹을 수 있었다.
연서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지도 않고, 나로 인해 흐트러져 반쯤 가슴을 드러내고 있는 상의를 정리도 하지 않고, 정액을 머금은 입을 벌리고 한 손으로 브이자를 하고는 셀카를 여러 장 찍고는 친구인 유진과 동생인 이서, 윤서에게 보냈다.
샾에 도착해 차에서 내렸을 때, 방금까지 땀을 흘릴 정도로 열심히 자지를 빨고 정액을 하나도 남김없이 먹은 여자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단아하고 아름다운 사회 초년생, BICA ENT.의 인턴 차연서로 돌아와 있었다.
여자는 외출 준비는 그렇게 오래 걸리면서, 변신은 순식간이구나.
많은 여자를 만났고, 잤고, 같이 살지만, 여전히 여자는 내가 평생을 관찰하고 탐구해도 그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신비한 존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