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3화 〉313화 원했던 모습
오후 4시 즈음 회사에 도착했다.
나 이사님은 2층의 자기 사무실에, 나는 3층으로 올라갔다.
계단을 올라 3층 출입문에 사원증을 찍고 문을 열자마자 스케치북만 한 판넬을 들고 복도를 지나가던 예린과 마주쳤다.
”아ㅃ.....사장님 어서오세요. 미팅 잘하셨어요?“
”응. 그럭저럭.“
샤이닝 스타에서는 새아빠로 부르기로 했다가 언제부터 자연스레 아빠로 바뀐 예린은때와 장소에 따라 말투와 호칭을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아직은 바뀌는 것에익숙하지가 않은지 예전 새별너울 아영이처럼 나를 보면 ‘아’ 소리부터 나온다.
언제 말실수해서 큰 사고라도 칠까 조마조마했던 아영이도 결국에는 익숙해져 이제는 때와 장소에 따라 말투와 호칭을 자연스레 잘 바꾸니 예린도 시간이 해결해 줄 거다.
반면 서진과 서하는 은주와 예린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이 세라에 대해 알고 있다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 오랜 세월 숨겨왔던 경험 탓인지 예린같은 실수가 전혀 없다.
서진, 서하가 가장 편안해야 할 집에서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살아왔다는 의미니 서글픈 이야기다.
얼마 전만 해도 3층은 나와 내 여자들만 있어 회사와 집의 중간 영역이었다.
집이 아닌 회사지만, 3층에서는 만나면 키스하고 부둥켜안고 주무르고 만지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눈치를 봐야 하는 사람이 있어 전처럼 완전히 자유롭게 지내지는 못한다.
바로 작곡가 하민정. 현 3층 직원 중 유일하게 우리 관계를 모르는 사람이다.
3층 전직원이 그녀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눈치를 보고 있다.
하민정이 회사에 있는 시간이 많다해도 대부분 녹음실에서 있고 녹음실 밖으로는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절대로 들키면 안되는 비밀이다 보니 항상 주의하고 조심할 수 밖에 없다.
예린이 좌우로 눈동자를 굴리며 복도에 우리 말고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조용히 다가온다.
판넬을 든 두 손을 내리고 입술을 내밀고, 나는 예린과 키스를 나누며 한 손으로 예린의 허리를 감싸고 슬며시 가슴을 주물렀다.
키스가 끝나고 예린이 내 귓가에 속삭였다.
”수고하셨어요. 아빠.“
마치 비밀연애를 하듯 눈치를 보며 몰래 나누는 애정행각.
바로 이것 때문에 20명이 넘는 사람들이단 한 명의 눈치를 보는데도 아무도 불만이 없다.
짜릿해서 좋단다.
하민정이 언제 녹음실에서 나올지 모르니 예린이 조금 뒤로 떨어지며 다시 알바생과 사장 사이로 돌아간다.
나는 예린이 들고 있는 판넬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건 뭐야?“
”새별너울 2집 앨범아트 컨셉 개념도요.“
”드디어 왔구나.“
어차피 나에게 보여주기 위한 사장실로 가는 길었기에, 예린에게서 판넬을 받아들고는 사무실에 들러 돌아왔다고 알리고 사장실로 아침부터 전체 미팅에 가느라 못했던 일들을 처리했다.
한 시간 정도 밀린일들을 처리하고는 녹음실로갔다.
사장으로서의 업무를 했으니 다음은 프로듀서의 업무를 할 차례.
녹음실 겸 작업실은 우리 회사 전속 작곡가 하민정, 홍가연과 이번 달부터 우리 회사 소속이 된 싱어송라이터 이시현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녹음실에 들어가자 가장 먼저 메인 컨트롤러에서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하민정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하민정씨 안녕하세요?“
”아. 사장님 오셨네요. 녹화 때문에 방송국 가셨다고 들었는데 일찍 끝났나 봐요?“
”드라마처럼 대본 리딩하는 것도 아니라서, 인사하고 녹화 일정 확인하고 인터뷰 좀 하고 끝났어요. 근데 가연 씨랑 시현 씨는 어디 갔어요?“
”가연이는 학교에서 아직 안 왔고, 시현 언니는 작업실에 있어요.“
대학교 4년인 가연은 한 학기 남은 학업과 일을 병행하고 있다.
마지막 학기라 졸업 연주회 준비니, 뭐니 해서 매우 바쁘다.
문이 닫혀 있는 두 개의 개인 작업실 중 안에 사람이 있다는 표식을 걸고 있는 문을 노크하고는 문을 천천히 열었다.
안에서는 대부분 헤드폰을 쓰고 한참 작업에 집중하고 있어 노크해도 듣는 경우가 별로 없다.
그래서 의례적으로 노크를 하고 대답이 없어도 조금 기다렸다가 문을 열고 들어가곤 한다.
문을 조금 열고 고개를 들이밀어 보니 작업대에 앉아 헤드폰을 끼고 스크린을 바라보며 이리저리 전자키보드를 누르고 있는 시현의 뒷모습이 보였다.
”시현 씨.“
”응? 아 사장님.“
”나 찾았다면서요?“
”네. 이리오세요. 곡 새로 만든 게 있는데 한번 들어주세요.“
시현이 손짓하여 나를 부르자, 작업실로 들어가 그녀의 옆에 앉았다.
내가 옆에 앉자마자 시현이 나에게 안겨들며 키스를 한다.
”하읍..흐웁..“
자연스레 그녀와 키스를 나무며 한손은 티셔츠 속으로손을 넣어 브래지어를 헤집고 가슴을 주무르고, 다른 한 손은 반바지 속으로 넣어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들어간다.
자기는 당장은 임신보다는 다음 앨범을 준비와 활동이 더급하다며 피어싱을 한 젖꼭지는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아 가급적 피했다.
피어싱을 공식적으로 허락해 주고 한 사람과 안 한 사람들이 확 갈렸다.
시현처럼 한동안 일을 놓을 수 없는 사람은 피어싱을 했으며, 30대를 넘겼거나 30대가 가까운 사람들은 일보다 임신이 더 급하다며 하지 않았다.
지금 하냐 나중에 하냐의 차이지 모두 한다는 스탠스는 똑같다.
리드레아와 새별너울은 임신과 일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결국 앞으로 몇 년은 활동하느라 임신못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모두 했다.
니키는 유두 피어싱을 하고 임신타령이 줄어들었다.
그래도 잠깐일 뿐이다.
아마 상처 아물고 임신 가능해지면 또 임신 타령 시작할거다.
내가 그녀의 가슴과 보지를 만지는 것처럼 시현도 내 바지춤을 헤집고는 자지를 꺼내 두 손으로 문지른다.
”신곡 들어달라며?“
”음악이 좋은 건 귀만 있으면 된다는 거죠. 후훗.“
시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내 귀에 헤드폰을 씌어주고는 나에게 엉덩이를 보이며 선다.
짧은 반바지 밑으로 길고 새햐안 다리가 쪽 뻗어 있다.
시현은 살짝 몸을 앞으로 숙여 나에게 엉덩이를 내밀고는 바지를 벗었다.
엉덩이 사이에 끈 하나만 지나가는 하얀색 g-string이 눈앞에 보인다.
겉은 하얀 티셔츠와 츄리닝 반바지라는 외출할 예정이 전혀 없는 휴일에 집에 있는 것 같은 편안한 차림이지만, 속옷은 남자에게 보여주고, 남자를 유혹하기 위한 섹시한 란제리다.
”하읏.“
손을 뻗어 시현의 엉덩이를 어루만지고 가랑이 안쪽으로 넣어 보지를 손가락으로 문지르자, 시현이 나지막한 신음을 내뱉었다.
녹음실과 음악작업실의 기본은 방음이다.
평범한 신음 소리 정도는 전혀 새어나가지 않는다.
”하민정 씨가 혹시나 들어오면 어쩌려고 이렇게 발정난 거야?“
”사장님 전용보지가 사장님 앞에서 보지 벌렁거리는 건 당연한 거에요. 그리고 민정이 한번 앉으면 한참동안 꼼짝도 안 한다는 거 사장님도 아시면서. 민정이 걱정하지 마시고 제 음악과 보지 모두 즐겨주세요.“
바지를 완전히 벗은 시현이 나에게 등을 보이며 올라탄다.
그리고는 자지를 잡고 팬티를 옆으로 젖히고는 보지 끝에 맞추고 내려앉았다.
아무런 저항도 없이 자지를 받아들인 시현의 보지는 귀두가 자궁 끝에 닿자마자 강하게 조여오기 시작한다.
자지에서 전해져 오는 강렬한 쾌감과 허벅지에서 젼해지는 시현의 부드럽고 탄력 있는 엉덩이의 촉감을 만끽했다.
”하아아아앙., 아 넣기만 했는데도 갈 것 같아. 사장님 자지 너무 좋아서 미칠 거 같아요.“
”시현이 보지도 너무 맛있어. 언제 박아도 처녀보지 같은 조임이야.“
넣기가 무섭게 허리를 요란하게 움직이던 시현이 동작을 멈추고 몸을 돌려 나를 보며 내 콧잔등을손가락을 톡 치며 말했다.
“아앙, 치사하게 사람 감동하게 그런 로맨틱한 말을 하면 어떡해요. 사장님한테 보지 대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제 보지가 맛있다고 해주니 당장 임신하고 싶어지잖아요. 앨범 준비하겠다고 임신 미루고 유두 피어싱도 했는데. 사장님이 자꾸 맛있는 보지니. 처녀 보지 같다느니 하는 로맨틱한 말로 유혹하면 아이부터 낳고 피어싱하고 앨범준비 할 걸 하고 후회되잖아요.”
“내가 뭐라고 하면 임신 미룬 거 후회 안 할 거야?”
”젖꼭지 피어싱 이쁘다고 해주세요.“
”피어싱 너무 이뻐. 볼 때마다 꼴려.“
”아앙. 어떡해. 더 임신하고 싶어졌어.“
해달라는 대로 해줬는데도 여전히 기승전임신이다.
여자들이 이렇게 임신에 집착하는 건 내 분신, 내 일부를 자기 속에 품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다.
정액 한 방울도 아깝다며 바닥에 떨어진 것까지 전부 핥아먹는여자들이니 임신은 말할 것도 없다.
배면좌위로 그녀와 가볍게 섹스를 즐기며 신곡을 들으려다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연스레 시연의 몸이 앞으로 기울여지면서 작업대를손으로 짚는다.
후배위로 자세가바뀌고, 나는 시현의 허리를 두 손으로 잡고 강하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퍽퍽. 푹푹
”하응..아앙..아. 가..갑자기 그렇게 세게 하시면 저 가버려요..아앙...“
”임신이니 뭐니 그런 거 생각하지 말고, 섹스만 생각해.“
”네..네. 섹스..섹스 좋아요.아아앙...“
쾌락에 몸부림림 치며 휘날리는 시현의 머리를 바라보고, 그녀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그녀의 머릿속이 오직 지금 나와의 섹스로만 가득 차 임신에 대해 생각을 완전히 떨쳐버릴 때까지 쉬지않고 허리를 움직였다.
*******
한 달도 남지 않은 새별너울 2집 녹음을 위해 한창 곡 작업을 하던 하민정은 힐끔 개인 작업실 쪽을 바라보았다.
‘지금쯤 둘이 섹스하고 있겠지?’
하민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살금살금시현과 재윤이 있는 작업실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문 앞에 쪼그려 앉아 문에 귀를 대고 작업실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했다.
분명 작업실은 보통 방보다 방음시설이 잘되어 있다.
하지만 녹음부스 수준의 방음은 되지 않는다.
당장 작업실 문만 해도 녹음 부스처럼 두꺼운 문이 아닌 보통 문보다 살짝 더 두꺼울 뿐이고, 내부 벽을 흡음재로 감싸 소리를 줄인 수준이다.
물론 저들도 작업실 방음이 완벽하지 않다는 건 안다.
하지만 섹스에 열중하다 보니 자기들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의식을 못 한다.
자기들 딴에는 나름 목소리를 줄인다지만, 섹스가 점점 고조될수록 신음도 커진다.
”하앙. 보지 너무 기분 좋아요. 뜨겁고 굵은 사장님 자지가 박아줄 때마다 미칠 것 같아요.“
가수답게 성량이 큰 시현의 목소리가 문을 통과해 민정의 귀로 들려온다.
민정은 안에서 들여오는 목소리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문에 귀를 댄 채로 눈을 감았다.
”아읏, 자궁 끝까지찔려주세요. 사장님 전용보지를 좆물로 가득 채워주세요.. 하아아아아앙“
민정은 안에서 들려오는 쾌락에 환호하는 시현의 목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자기 가슴을 주무르고 보지를 문지른다.
야릿한 기분이 민정의 몸을 감싼다.
옷 위에서 주무르던 손은 어느새 상의 속으로 들어가 브래지어를 헤치고 맨가슴을 주무르고, 보지를 문지르던 손도 치마 속으로 들어가 팬티를 젖히고 클리토리스를 매만지고 보지를 문지른다.
민정은 작업실에서 들려오는 시현의 목소리를 들으며 머릿속으로는 한창 격렬한 섹스 중인 두 사람의 모습을 그리며 자위에 열중했다.
”아아앙....하으응..“
언제부턴가 시현의 말수가 줄고 간헐적인 신음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목소리만으로도 그동안의경험상 이제 곧 시현이 절정에 다다를 것이란 걸 아는 민정의 손놀림도 빨라진다.
”하아아아아아앙.“
격렬한 섹스과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겨버린 쾌락에 머리가 새햐얗게 된 시현이 절정에 오르고, 문밖에서 입술을 꽉 깨물고 자위에 열중하던 민정도 시현과 맞추어 절정에 오른다.
시현이 마음껏 신음을 질러대지만, 민정은 입술을 꽉 깨물며 신음을 참았다.
”흡읍..으으읍....“
스스륵
쪼그려 앉아 문에 기대있던 민정이 자위로 절정을 느끼자, 몸에 힘이 빠지고 문에 기댄 채 뒤로 주저앉았다.
민정은 눈을 뜨고는 자신의 보지를 격렬하게 문지르던손을 들어 바라보았다.
자신의 애액으로 흠뻑 젖은 손을 잠시 멍하니 바라보고는 천천히 손가락 하나하나씩 입에 넣고 빨기 시작했다.
”하읍..슈웁. 쭈웁.“
애액이 묻은 손가락 하나하나 모두 빨고, 손바닥까지 핥은 민정은 팬티를 벗어 애액으로 흠뻑 젖은 보지를 닦았다.
그리고 애액으로 젖은 팬티를 들어 입으로 쪽쪽 빨기 시작했다.
팬티에 묻은 애액까지 모두 빨고, 민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녹음실소파에 놓아둔 그녀의 에코백을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에코백을 들고 화장실 칸막이 안으로 들어간 민정은 흐트러진 브래지어를 정리하고, 물티슈, 티슈를 꺼내 보지에 남은 애액과 자위의 흔적을 닦고 새 팬티를 꺼내 입은 뒤, 젖은 팬티는 준비해 둔 비닐에 넣어 에코백 가장 아래에 넣고 위에서 보이지 않도록 세심하게 다른 물건들로 가렸다.
마지막으로 옷매무새를 다듬은 뒤 칸막이를 나왔다.
민정은 세면대 한쪽에 에코백을 올려놓고 수도를 틀어 손을 씻으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붉게 상기된 얼굴, 약간 풀린 눈동자, 흐트러진 머리. 반쯤 벌어진 입술.
민정은 거울 속에비친 자신을 보며 미소 지었다.
”이게 바로 내가 원했던 모습이야.“
잠깐 손을 씻는 것을 잊고 자신을 황홀하게 바라보던 민정은 머리를 흔들며 정신을 가다듬고는 거울을 보며 흐트러진 머리를 매만지고 볼에 살짝살짝 물을 묻히며 상기된 얼굴을 가라앉혔다.
티슈로 볼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고 파운데이션으로 아직도 붉은 얼굴을 가렸다.
‘이 정도면 충분해.’
방금 절정에 올랐던 터라 상기된 얼굴이 완전히 가라앉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만 돼도 누구라도 그녀가 방금 녹음실에서 다른 사람들이 섹스하는 것을 엿들으며 자위를 하고 절정까지 올랐다는 건 모를 거라고 확신하며, 민정은 파운데이션을 파우치에 집어넣고, 에코백에 담은 뒤 화장실을 나왔다.
민정이 녹음실로 돌아올 때까지 작업실 안에 있는 재윤과 시현은 나오지 않았다.
민정은 그들이 두 번째 섹스하고 있던지, 아니면 다른 여자들이 자주 그렇듯 시현이 기절해서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 생각했다.
민정은 에코백을 소파 한쪽에 올려놓고 원래 앉아 있던 컨트롤러 왼편의 모니터 앞에 앉아 헤드폰을 썼다.
민정은 모니터를 바라보며 다시금 작업에 열중하려고 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민정은 모니터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바라보았다.
물로 식히고 파운데이션으로 가렸지만, 자위의 열기가 아직도 남아있었다.
민정은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을 매만지며 손가락 끝으로 젖꼭지 부분을 누르자, 차가운 금속이 가슴에서 느껴졌다.
양 가슴의 젖꼭지를 한 번씩 손가락으로 누르고는 가랑이, 보지도 살며시 손가락으로 눌렀다.
그곳에서도 차가운 금속이 느껴졌다.
차가운 금속 감에 또다시 몸이 달아오른다.
BICA에 있는 사람들 중 민정을 제외한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이곳에서 가장 먼저 유두에 피어싱을 한 사람은 민정이며, 그녀는 유두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피어싱했다는 것을.
민정에게 재윤은 백마 탄 왕자님이나 다름없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그녀의 곡을 세상에 널리 알려주었고, 작곡가 지망생에 불과했던 그녀를 일약 스타 작곡가로 만들어 주었다.
원래 민정은 전업 작곡가가 될 생각이 없었다.
음악이 좋았고, 음악이 재미있었지만, 그저 취미로만 만족했다.
그러나 취미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공부를 소홀히 했기에 성적은 좋지 않았다.
경기권 대학도 아슬아슬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민정은 비싼 등록금에 생활비, 식비, 방세 까지 들이며 대학에 다니는 것 보다 한번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는 게 낫겠다 싶어 그녀의 뜻을 부모님께 전했다.
유명 대학을나와도 취업이 힘든 시대다 보니 그녀의 부모님도 처음에는 그녀의 뜻을 받아주고 응원해주었다.
그러나 1년, 2년, 3년 시간이 흐르는데 성과가 보이지 않자 지쳐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응원해줬던 부모님도 다른 걸 해보는 게 어떻겠냐며 권했다.
역시 재능이 없는 사람들은 할 수 없는 세계구나 하며 좌절하던 때에 재윤이 나타났다.
음악 한다며 집구석에만 있는 조카를 생각해 민정의 작은 아버지가 기획사에서 일하는 친구를 소개해줬고, 그를 통해 곡을 보내봤지만 역시나 거절당했다.
작은아버지의 친구인 나주용 팀장은 그녀에게 비록 곡이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자기는 민정의 곡이 좋았다며, 얼마간의 돈을 주며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다.
민정은 그저 나주용이 친구 조카라서 자신에게 잘해주는 거다고 여겼다.
그러나 그로부터 3개월 후, 나주용이 신재윤과 함께 그녀 앞에 나타났다.
큰 기대를 안 하고 나간 자리에서 그녀의 곡을 들은 신재윤은 그녀가 가져온 곡을 모두 산다고 했으며, 앞으로도 그녀가 만드는 곡 전부 자신에게 가장 먼저 들려달라고 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전개에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렸던 민정은 신재윤, 나주용과의 첫 미팅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메일로 계약서가 온 것을 보고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자기 입으로 음악에 대해 전혀 모른다면서 프로듀서를 하겠다던 신재윤과 같이 녹음한 첫날.
민정은 그녀가 말로만 듣던 천재와 함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때부터 신재윤에 대한 마음은 고마움에서 동경으로 바뀌었고, 리드레아의 대박과 성공적인 새별너울 데뷔 등을 옆에서 지켜보며 동경은 숭배와 사랑으로 바뀌었다.
올해 최고 히트곡을 만들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작곡가가 된 민정에게 수많은 러브콜이 들어왔지만, 민정은 그녀가 만드는 모든 곡을 가장 먼저 들려달라고 했던 재윤의 말을 잊지 않고 있었다.
민정은 모든 제의를 거절하고 재윤에게 들려줄 음악을 만들며 재윤이 그녀를 부르는 날만을 기다렸다.
민정은 재윤을 사랑했지만, 숭배에 가까운 사랑이었기에 재윤과 지연의 결혼 소식을 듣고도 슬퍼하지 않았다.
BICA와 전속작곡가 계약을 하고, 녹음실 공사가 끝나 드디어 그의 곁에서 항상 지켜볼 수 있게 되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녹음실 개장 첫날, 하루 종일 그와 한 공간에서 음악 이야기를 나누고,작업했던 시간은 그녀가 작곡한 ‘그날의 태엽’이 세상에 공개되고 일간 1위, 월간 1위를 차지했을 때보다 훨씬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렇게 꿈과 같은 첫날을 보낸 민정은 둘째 날부터 BICA의 이상한 분위기를 느꼈다.
첫 번째는 홍가연.
하루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사람이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어제의 가연과 오늘의 가연은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가연과는 녹음실 개장 전부터 만나 함께 작업을 해왔다.
전문적인 음악교육은 받은 적이 없지만, 현재 가장 핫한 작곡가 하민정,
예고, 음대라는 정통파 클래식 피아니스트 코스를 밟았지만, 가요 작곡가의 길을 선택한 홍가연.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 주고 배우면서 금방 친해졌기에, 민정은 홍가연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자신이 알던 홍가연이 마치 다른 사람이 되었다.
말이 거의 없고 음악으로만 자신의 세계를 펼치던 홍가연이 목소리를 냈다.
무엇보다 당황스러운 건 가냘프고 병약한 느낌 밖에 없었던 홍가연에게서 색기, 성숙한 여인의 향기가 물씬 났다는 것이다.
분명 옷차림, 화장 전부 어제와 변한 것이 없었는데, 성에 무관심한 민정마저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진한 색향이 홍가연에게서 느껴졌다.
똑같은 미소일 뿐인데, 어제까지는 청초하다는 기분이었다면, 오늘은 같은 여자인데도, 가연의 미소를 보고 뭔가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그날부터 홍가연에게 대쉬하는 남자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니 민정의 감은 틀리지않았다.
두 번째는, 3층의 직원들 모두 이상한 정도로 미녀들 뿐이라는 것.
아무리 우리나라에 이쁜 여자들이 많다지만 여기는 심해도 너무 심했다.
걸그룹 중에서도 평균 미모 수준이 최상급이라고 칭송받는 리드레아, 새별너울 수준의 여자들이 너무 흔했다.
세 번째는 재윤과 여직원들 사이의 묘한 분위기.
처음에는 평범한 사장과 직원들 같았지만, 매일 그들을 옆에서 지켜본 민정은 한가지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바로 거리감이다.
그들 사이에는 거리감이 없었다.
없어도 너무 없었다.
그들은 마치 가족, 부부처럼 서로를 너무나 편하게, 그리고 당연하게 대했다.
심지어 민정과 같은 시기에 BICA에 온 가연도 마찬가지였다.
재윤과 직원뿐만 아니라 직원들끼리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가족같은 회사라는 말도 있다지만, 이들은 모두가 최소 10년 이상 사귀어 온 베프 같은 느낌이었다.
3층에 있는 이들 사이에 거리감이 전혀 없다는 것을 눈치챈 순간, 민정은 이 3층에서 오직 그녀만이 다른 사람들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으며, 또한 이곳 사람들이 그녀의 눈치를 본다는 사실도 알아챘다.
그날부터 민정은 모두를 한 명 한 명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고,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미묘한 터치들, 서로 주고받는 야릇한 시선들. 재윤만 나타나면 가슴을 내밀고, 치마 밑단을 올리고, 블라우스 단추 한두 개를 푸는 여자들.
결정적으로 누구든 사장실에만 들어가면 한참을 있으며, 나올 때는 지친듯하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의 얼굴을 하고 나온다는 사실을 알아 차리고는 경악했다.
처음에는 재윤이 여자들 각자와 따로따로 바람을 피우는 줄 알았다.
그러나 사장실에 두 명, 세 명이 들어가도 나올 때는 모두와 똑같다는 걸 보고 고정관념을 완전히 버리기로 했다.
그때부터 더 본격적으로 나갔다.
가연은 학교와 일을 병행하기 때문에 오후 늦게나 저녁에 녹음실에 온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녹음실에는 민정 혼자 있고 재윤이 때때로 들리는 정도다.
민정은 녹음실에 있는 척하며, 하루의 반 이상을화장실에서 숨어서 보내기 시작했다.
민정이 녹음실에 있다고 안 여자들은 화장실에서는 편하게 대회를 했다.
그때부터 모든 것들을 알게 되었다.
모두가 재윤의 여자이며, 어서 몸을 바치고 싶다느니, 임신하고 싶다고 하느니 하는 대화들.
너무나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대화에 얼굴이 화끈해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민정은 그녀만 왕따 당하는 것 같아 서글펐지만, 그녀 자신이 다른 여자들처럼 미녀가 아니니 재윤의 눈에 들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생각했다.
민정은 그녀들 중 하나가 되지 못하는 자괴감에 열등감이 생겼고, 열등감이 발현된 결과가 자위다.
민정은 자위로 열등감과 욕구를 해소하며 그녀들과 나란히 설 수는 없지만, 흉내라도 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녀들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섹스 후 정액을 먹는다는 걸 듣고 자위 후 애액을 먹기 시작했으며, 자신을 전용보지라고 불렀다.
다른 여자들처럼 보지털도 모두 밀고 재윤의 전용보지라고도 썼다.
이런 저런 관련 사이트를 샅샅이 뒤져 스스로 아날도 개발하고, 펠라티오도 연습하고 파이즈리도 연습했다.
피어싱은 사실 민정의 착각이었다.
유두링이라고 들었기에, 당연히 피어싱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저것 조사한다고 각종 포르노 사이트를 쉴새 없이 뒤진 부작용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앞뒤 가릴 것 없이 다른 여자들이 한줄 알고 민정도 유두에 피어싱을 했고, 다른 여자들은 안 했다는 걸 알면서도 하는 김에 피어싱을 해준다는 여성비뇨기과 의원을물어물어 찾아가 클리에도 피어싱을 했다.
그의 여자들과 나란히 설 수는 없지만, 그의 여자처럼 되고 싶은 마음과 그녀 혼자만 뒤에 있는 만큼 이것 하나만은 다른 여자들보다는 앞에 서고 싶다는 바램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첫키스도 안해 본 처녀가 유두와 클리토리스에 피어싱을 하고, 보지에는 남자의 이름과 함께 그의 전용보지라고 쓰고, 자위 후에는 애액을 남김없이 핥아 먹는다.
민정은 이런 자신의 모습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자신의 선택을 후회한 적도 없다.
매일 집에 돌아가면 속옷까지 모두 벗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뿌듯해할 정도다.
그리고 만족했다.
그의 여자가 될 수는 없는 자신은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만족했다.
민정에게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녀는 다른 여자들처럼 그의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