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7화 〉327화 모르는 번호
99위 new 웨이븐 Guily
음원차트를 확인하고 ”미쳤네.“ 라는 말이 절로 입에서 나왔다.
컴백 후 가진 첫 음악방송 무대가 기대 이상으로 화제가 되면서 웨이븐은 아이돌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칼군무와 격렬한 댄스에도 흔들리지 않는 보컬,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가사로 인해, 그 드물다는 다른 남돌팬이 호기심에 무대 클립 영상을 찾아보는 사태가 벌어졌다.
웨이븐이란 그룹이 무대를 엄청 잘한다는 소문에 몰린 관심은 댄스에서 자연스레 노래로 향했고, 노래의 인기도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드디어 웨이븐의 Guilty는 음원차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건, 그래 이건 사건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해.
남돌이, 그것도 데뷔 3년 내내 쫄딱 망했던 남돌이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직 무대 하나로 화제를 모아 컴백 5일 만에 차트 인을 했으니 엄청난 사건이다.
미쳤다. 소리가 절로나올 수밖에 없는 충격적인 일이다.
웨이븐을 프로듀싱하면서 세운 전략은, 남돌이 어지간해서는 관심을 끌기 어려우니 내 장점인 노래로 승부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프로모션도 노래를 한 번이라도 더 들려줄 수 있는 라디오에 치중했고, 스케쥴도 라디오를 중점적으로 잡았다.
그런데 내 예상과 다르게 노래보다 먼저 칼군무가 화제가 되었고, 이로 인해 심혈을 기해 준비한 노래도 빛을 발했다.
웨이븐을 준비할 때, 우리나라에 군무 잘하는 팀들이 워낙 많아 어지간히 잘해서는 군무로 화제가 되기는 힘들 거라 판단했다.
망신만 당하지 말자는심정으로 멋있고 트렌드에 맞는 세련된 안무가 아닌, 웨이븐이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안무를 컨셉으로 안무를 준비했다.
안무를 처음 짜는 단계부터 안무가, 멤버들과 머리를 맞대고 끊임없이 의논하고 수정했다.
아무리 멋있어도 과하게 어려운 동작, 동선은 전부 버렸다.
철저하게 웨이븐의 현재 실력과 노래에 맞춘 안무를 짠 건데, 이게 대박이 나버린 것이다.
일부 평론가와 전문댄서 몇 명이 웨이븐이 눈속임에 가까운 치사한 방법을 썼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새 늘어난 웨이븐의 팬들은 어려워야 잘하는 거냐며 항의했고, 팬이 늘은 것처럼 역시나 늘어난 안티는 이것을 빌미로 웨이븐을 비난했다.
”눈속임이라고 깐 인간들 다 기억해둬야지. 특히 추종건 이 새끼. 대형은 무대에서 똥을 싸도 멋지다고 칭찬하고 중소는 무슨 짓을 해도 구리다고 하는 새끼. 너 내가 언젠가 쓴맛을 보여줄거야.“
난 절대 마음이 넓지 않다.
쪼잔한 놈이다.
꾹꾹 눌러가며 빨간색 펜으로 추종건의 이름을 적어 서랍에 넣어두고는 팬과 안티가 한바탕 전쟁중인 댓글을 살펴보았다.
다행히 팬이 더 많아 보인다.
”아직은 걱정할 만큼 안티가 많지는 않군. 굳이 관련기사에 찾아와 댓글을 남기는 안티도 생겼으니, 웨이븐도 정치판에 버금갈 만큼 음습하고, 치열하고, 무섭다는 남자 아이돌판의 당당한 일원이라고 할 수 있겠네. 잘 됐어.“
연예인과 정치인의 공통점.
관심으로먹고 사는 직업이라 악플보다 무플이 더 무섭다.
안티가 생겼다는 건 관심을 받는다는 증거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아이돌 판의 나쁜 점 중에 하나인데, 누군가 새롭게 뜬다 싶으면 귀신같이 견제하는 이들이 나타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밟으려고 한다.
억울하게 당하기 싫으면 틈날 때마다 확인해서 아끼지 말고 고소를 날려야 한다.
선을 넘는 악플, 루머는 돈이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으니 선처없이 전부 인실좆 시킬 거다.
나 욕하는 건 참아도, 내 아이를 임신 중인 수진이 웨이븐 악플에 스트레스 받는 꼴 절대 못 본다.
내 여자는 내 손으로 지키겠다고 결의를 다지는 중 전화벨이 울렸다.
♪ It's my turn to fly 달빛이 비치는 창문 너머로 너를 불러♪
‘모르는 번호네.’
바로 전화를 받지 않고 조금 기다렸다.
요즘 모르는 번호가 오면 거의 둘 중 하나다.
광고거나 할 말이 있으니 한번 보자거나.
할 말이란 건 안 들어봐도 뻔하다.
같이 일하자 (= 제발 우리 애들 좀 맡아줘) 고 하던지, 투자 권유, 다시 말해 돈 빌려달라고 하던지.
요즘 방송국 사람들이 왜 기획사 사람들을 질색하는지 실감하고 있다.
겪어보니 참 집요한 사람들이다.
나도 같은 기획사 인간이니 가능한 한 좋게 좋게는 하는데, 한두 번이 아니다 보니 정말 지친다.
벨 소리로 지정해놓은 리드레아의 ”데뷔탄트 볼”을 잠시 감상하고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는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신재윤 사장님 되십니까?“
처음 듣는 중저음의 신중한 성격인듯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맞는데, 어디시죠?“
”안녕하십니까? KM그룹 김동인 실장이라고 합니다.“
K2미디어의 모그룹인 KM그룹!
저들은 아직 모르지만, 은주와 세라, 그리고 예린, 서진, 서하로 인해 나와도 아주 특별한 관계인 KM그룹.
은주와 세라에게 듣기로 전체를 뭉뚱그려 KM그룹이라고 부르지만, 소속으로 칭할 때의 KM그룹은 KM유업, KM푸드, KM F&C K2미디어, K2애드를 모두 총괄하는 지주회사라고 했다.
한마디로 본사.
전화한 사람이 KM그룹 본사 실장이라는 사실에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짐짓 깜짝 놀란 척을 하며 살짝 목소리를 높였다.
”KM그룹이면 설마 K2미디어의 그........?“
”맞습니다. 그 KM그룹입니다.“
”정말요?“
”네.“
장난 전화 아니냐는 듯 의심쩍은 목소리로 묻자, 상대는 당황하거나 동요하는 기색 없이 차분하게 답했다.
장난 전화가 아니란 정도는 안다.
의심 한번 안 하고 곧이곧대로 믿으면, 순진 혹은 만만해 보이거나, 아니면 뭔가를 아는 듯한 인상을 줄 것 같아 신중한 태도를 일부러 보여주는 것이다.
”죄송합니다. K2미디어도 아닌, KM그룹에서 직접 저한테 전화하셨다고 하니 쉬이 믿기가 힘드네요.“
”사장님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 같아도 그랬을 겁니다. 그럼 이렇게 하시죠. 잠깐 전화를 끊으시면 K2미디어 박태성 사장님이 사장님께 전화를 드릴 겁니다. 신 사장님과 안면이 있으신 박태성 사장님이면 신 사장님도 믿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에 은주와 우리 회사에 왔던 K2미디어 박태성 전무는 얼마 전 승진해서 사장이 되었다.
”아니요. 그러실 필요 없어요. 이제 믿어요.“
내가 박태성과 만난 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우리 회사 사람들과 K2미디어 관계자들뿐.
K2미디어의 모회사인 KM그룹이 이 사실을 아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김동인 실장이란 사람도 정말 박태성 사장한테 전화 걸게 할 생각은 아니었을 거야. 나한테 알아서 눈치채라는 의도로 말한 거겠지.’
KM그룹의 누군가가 은주에게 내 전화번호를 물었다면, 은주가 벌써 나한테 얘기했을 거다.
은주는 아무 말도 없었으니, 아마 내 전화번호는 전에 만난 자리에서 명함 교환을 했던 박태성 사장을 통해 알았을 것이 분명하다.
”KM그룹에서 직접 저에게 무슨 일로 전화를.....?“
“신재윤사장님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어 실례를 무릅쓰고 전화하게 되었습니다. 내일 저녁에 시간이 어떠신지요?“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죄송하지만, 내일은 조금 힘듭니다.“
”으음.“
지금껏 내가 의심하고 캐물어도 차분했던 그가 곤란한 기색을 내비쳤다.
나는 갑에게 변명하는 을처럼 서둘러 그에게 말했다.
”내일 제가 스케쥴이 있습니다. 아이돌 메이킹이라고 NTV 오디션 프로그램인데 제가 거기 출연합니다. 내일 그 아이돌 메이킹 녹화가 있는데, 언제 끝날지 몰라서요. 어쩌면 새벽에 끝날 수도 있어요.“
”......“
김동인 실장은 매우 곤란한 듯 한동안 말이 없었다.
”여보세요?“
”아, 네. 죄송합니다.“
”많이 급한 일인가요?“
”저, 그게, 다시 확인하고 전화드려도 되겠습니까?“
예상 밖의 사태에 당황했는지 살짝 머뭇거린 그가 물었다.
”편하신 대로 하세요.“
”감사합니다.“
뚝.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전화를 끊는 걸 봐서 많이 급한 것 같았다.
‘바로 말 못 하고 확인해야 한다는 걸 봐서 분명히 이 사람이 나한테 볼일이 있는 게 아니야.
이 사람 윗선이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사장실을 나가 은주와세라가 있는 사무실로 갔다.
녹음실이 곧 사무실인 하민정, 이시현, 홍가연. 미디어 작업실을 쓰는 전시연, 차연서, 의상실에 있는 황윤정, 문혜리, 2층에 있는 김미연 대리를 제외한 모든 여직원이 한 사무실을 쓴다.
누나가 팀장에서 이사로 승진했지만, 여전히 같은 자리에 있으며, 운동실 외에 개인 사무실을 쓰던 영애도 혼자 있기 심심하다고 해서 이곳으로 옮겼다.
사무실을 둘러보니 은주와 세라 모두 보이지 않아 예린에게 물었다.
”예린아. 은주랑 세라 어디 갔어?“
”세라 엄마는 잠깐 화장실 갔고, 엄마는 윤정 언니, 혜리 언니랑 새별너울 의상 소품 사러 갔어요.“
새별너울 2집 컨셉은 걸그룹이면 누구나 한번씩 거쳐간다는 걸그룹 컨셉 왕도 중의 왕도인 교복, 제복 컨셉이다.
이번에도 늘 그렇듯 의상 일부는 제작하고 일부는 협찬을 받기로 했다.
윤정과 혜리가 원단, 악세서리 등을 사러 나가는 길에 은주가 같이 갔나보다.
세라는 화장실 갔다니 금방 오겠지만, 언제 다시 전화가 올지몰라 혹시나 싶어 예린에게 물어보았다.
”예린아, 너 혹시 KM그룹 김동인 실장이라고 알아?“
”아빠가 그 아저씨를 어떻게 알아요?“
설마 내 입에서이 이름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듯 예린이 깜짝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누군데?“
”본사 비서실장이요. 남강석 오른팔이에요. 저랑도 몇번 봤어요.“
”!“
일제히 사무실에 있는 여자들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로 집중되었다.
여자들 모두 은주와 세라의 과거, 그리고 KM그룹에대해 알고 있다.
누나가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
♪ It's my turn to fly 달빛이 비치는 창문 너머로 너를 불러♪
때마침 울리는 벨소리.
조금 전 걸려왔던 그 번호다.
나는 손을 들어 주변을 향해 조용해 달라는 제스쳐를 하고는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사장님. 김동인 실장입니다.“
”네.“
”내일이 힘드시면, 오늘 저녁은 어떠십니까?“
”오늘은 아무 일정이 없긴 한데....“
”부탁드리겠습니다.“
”무슨 일인지 말씀해주실 수는 없으신가요?“
”폐사 K2미디어, 사장님의 BICA 양사 모두에게 건설적인 이야기입니다.“
“혹시나 전에 K2미디어가 하려고 했던 인수합병 관련이라면, 저는 회사를 팔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하하. 그건 아닙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뭐지? K2미디어도 아니고 본사인 KM그룹, 그것도 KM 회장 비서실장이 만나자고 하는 걸까?
양사 모두에게 건설적인 이야기라면 협업이나 뭐 협조, 협력 이런 건가?
은주가 나 꼬셔서 K2 신인 걸그룹 맡기겠다는 핑계로 우리 회사에 있는 거 KM그룹도 다 알테니, 아무리 회장이라도 전(前)회장 허락하에 부인이 직접 나선 일에 말도 없이 끼어들 리는 없을 테고…….
나를 만나려는 의도와 목적을 몰라 머릿속이 복잡했지만, 통화 중인 관계로 고민은 잠시 미뤄두기로 했다.
“네, 그럼 알겠습니다.”
KM그룹 본사라면 아무리 요즘 내가 잘나간다 해도 거절하기 힘들다.
괜히 밉보여서 방송가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KM그룹에게 미움받으면 나만 손해다.
거절을 하더라도 직접 얼굴을 보고 상대가 기분 상하지 않게 해야 한다.
좋게 말하면 처세고, 나쁘게 말하면 알아서 기는 거지.
“그리고 이번 만남에 대해 가능한 비밀을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어느 정도 수준으로 비밀을 원하십니까?”
“아는 사람이 적으면 적을수록 좋습니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만 알고 있겠습니다.”
“그렇게 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은 사장님 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럼 저녁에 뵙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는 주변에 모인 여자들, 특히 어느새 온 세라를 보며 모두에게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솔직히 말해주었다.
“아빠를 보자고 한 사람은 남강석일 거에요. KM에서 실장 아저씨한테 일 시킬 사람 남강석 밖에 없어요.”
예린은 나에게 아빠라고 하고, 친부인 남강석은 이름으로 부르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자책, 자학으로 가득했던 처음 만났을 때의 예린은 남강석을 개새끼라고 부르고 자기는 개새끼 딸이라고 개년이라고 했다.
지금은 어느정도 마음의 안정을 찾아, 개새끼가 아닌 남강석이라고 부르고 자신을 내 전용보지라 부른다.
......전보다 나아진 거 맞지?
나는 세라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남강석에 대한 정보가 많은 건 그의 부인인 은주가 아니라 세라다.
세라는 매일 남강석에게 발송인을 숨기고 사진을 보내고 있다.
내가 쳐다보자 의도를 알아차린 세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요즘 남강석 기분이 좋아 보인다는 걸 봐서 사진의 주인공이 아드님과 우리라는 걸 꿈에도 모르는 게 확실해요. 사장님 때문에 아드님을 보려는 건 절대 아니에요.”
KM그룹에 누굴 어떻게 심어놨는지 몰라도, 세라는 남강석에 대해 전부는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는 꾸준히 파악하고 있다.
내 생각에도 사진 때문은 아니다.
만약 알았으면 정중히 사람 시켜 날 보자고 할 게 아니라 칼 들고 쳐들어 왔겠지.
“은주 언니한테 미친 그 늙은이가 수 쓰는 거 아닐까?”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은주에게 미친 늙은이, 남길호를 거론한 사람은 누나였다.
누나는 고개를 살짝 숙여 자신의 턱을 집고 무언가를 생각하고는 고개를 들어 나를 보며 말했다.
“내가 들은 게 전부 사실이라면, 그룹과 가문에 자부심이 아주 강한 늙은이 같았어, 그런 사람이라면 마지못해 허락은 했다지만, KM그룹 회장부인이 다른 회사에서 일반 사원으로 일하는 게 곱게 보일 리가 없을 거야. 언니가 우리 회사 나오는 핑계가 너한테 K2 신인 걸그룹 맡기는 거잖아. 아들 시켜서 그거 얼른 해결하고 은주 언니 우리 회사 그만 나오게 하려는 거 아닐까? KM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면 아무래도 다를 거 아냐. 너도 회장씩이나 되는 사람이 나오면 쉽게 거절하기 힘들 테고.”
“흠. 누남 말도 일리가 있네.”
회장이 직접 나선다는 건 그룹 전체의 이름과 명예를 건다는 뜻이다.
밥 한 끼를 먹어도 눈이 휘둥그레지는 곳에서 먹을 테고, 돈을 써도 단위부터가 다를 거다.
어쩌면 BICA 인수금액으로 제시했던 한 60억을 나 하나 몸값으로 내밀 수도 있다.
누나가 말한 대로 남강석이 갑자기 날 만나자고 한 데에는, 남길호가 사주했을 가능성이 있다.
남길호가 얽혔을 가능성이 있는 이상, 우리 중 그를 가장 잘 아는 은주의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은주 언제쯤 온다고 연락 온 거 있어?”
“방금 답장 왔어요. 지금 요 앞 지하철 사거리래요.”
우리가예기하는 사이 은주에게 톡을 보냈었는지 혜민이 말했다.
세라와 은주 모두 남씨 부자를 증오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세라는 남길호, 고은주는 남강석에게 더 원한이 깊다.
이럼에도 지금 복수 계획을 진행하며 은주가 남길호, 세라가 남강석을 맡은 이유는, 남강석은 은주를 사실상 방치하고 밖으로만 나돈 탓에 은주는 남강석보다 남길호에 대해 더 잘 알고, 세라는 바깥 사정에 대해 은주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회사 앞 지하철 사거리면 여기서 걸어서 15분 거리.
내 예전 차를 업무용 차로 사용하고 있어 금방 올 테니 사장실로 돌아가지 않고 여기서 은주를 기다리기로 했다.
예린이 자리에서 일어나 내 팔을 잡아 자기 의자에 나를 앉히고는 내 앞에 무릎 꿇는다.
그리고는 내 지퍼를 열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자지를 꺼냈다.
“아빠, 예린이 남길호, 남강석 이름 들으니까 기분 나빠졌어. 그러니 예린이 기분 좋아지게 예린이 입보지에 아빠 자지 박아줘.”
예린은 평소에는 평범하게 말하지만, 꼭 이렇게 섹스할 때에는 주리처럼 자신을 3인칭으로 부른다.
주리는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도 자신을 3인칭으로 부르고, 예린은 오직 나랑 얘기할 때만 한다는 차이가 있다.
예린이 이럴 때마다 서진, 서하는 ‘어우. 저 언니 또 저러네.’라는 표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나도 기분 나쁘니까, 오라버지 자지 빨면서 기분전환 할래.”
”저도요 오라버니.“
서하와 서진도 예린 양옆에 자리를 잡고 셋이 자지를 빨자, 세라가 내 곁에서 내려다보며 그녀들이 자지 빠는 모습을 찍는다.
예린들은 자지를 빨고 핥으며 브이자를 그리고, 상의를 벗으며 자신들을 찍고 있는 폰의 렌즈를 향해 이런저런 포즈를 취한다.
세 여인의 새하얀 가슴이 드러나고, 분홍색 유실에 달린 여섯 개의 은빛 링이 창문에서 쏟아지는 햇빛에 반사되어 빛난다.
피어싱을하고 나서 감도가 오른 세 여자가 좁은 공간에서 한껏 달라붙어 자신의 유두를 자지, 허벅지 등에 문지른다.
차가운 금속감과 말랑말랑한 유두, 그리고 부드럽고 탱탱한 가슴이 자지와 하반신 전체에서 느껴진다.
이곳에 많은 여자가 있지만, 나를 차지한 예린, 서진, 서하를 시기하거나 끼어들지 않는다.
특히나 지금처럼 사람이 많이 모여 있을 때는 누구에게 어디에 사정하든 모두가 정액을 나눈다.
지금은 예린, 서진, 서하지만 그녀들도 원하면 얼마든지 나에게 안길 수 있다.
그렇기에 여자들은 전혀 조급해하지 않는다.
누나를 비롯한 다른 여자들은 일하는 분위기가 흐트러진 김에 쉰다며 탕비실로 가고, 몇 명은 빨리 처리해야 할 일이 있는지 다시금 일에 열중했다.
”예린아 젖보지 링이 사진에 안 나와. 여기서 잘 보이게 가슴 좀 들어줘. 좋아. (찰칵) 서진이랑 서하는 자지에 같이 혀 내밀고. 옳지. 이쁘기도 해라. (찰칵) 서하야, 여기 펜. 예린이 왼쪽 가슴 위에 개년보지라는 글자 좀 진하게 다시 써줘. 많이 흐려졌어.“
”어머, 아침에 아빠가 예린이 젖보지에 싸줬을 때 흐려졌나 보네. 몰랐어. 엄마도 참. 아빠가 예린이한테 싸준 정액 핥아먹을 때 봤을텐데 말 좀 해주지. 너무해. 예린이 아빠 전용보지 다음으로 개년보지란 말 좋아하는 거 엄마도 빤히 다 알면서. 일부러 잘 보이라고 젖보지 위에 써놓은 건데.“
”예린아 네가 이해해. 아드님 정액이 훨씬 중요해서 정액 먹느라 그건 못 봤나 보지.“
”칫, 내일 아침에 엄마 보지문신 붙이는 거 안 도와 줄거야. 서진이, 서하 너희도 엄마 도와 주지마.“
”예린아. 안돼. 보지문신은 아드님 전용보지라는 증표야. 보지문신이 자궁모양인 건 우리가 아드님에게만 보지 대주고,아드님의 아이를 임신하기 위해 태어난 여자라는 의미라고. 그런 거로 장난치면 못써.“
”알았어. 그건 제대로 할게. 그래도 이대로 넘어가면 약오르는데.“
”내가 몰래 은주 등 골반쪽에 아버님전용며느리딸보지라는 글자 지울까? 네가 개년보지 좋아하는 것처럼 은주도 그거 좋아하잖아.“
”그거 좋네. 세라엄마. 땡큐. 고모들 비켜. 나 세라엄마랑 얘기하는 동안 많이 빨았잖아. 이제 나도 빨래.“
예린이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는 동안 희희낙락한 얼굴로 열심히 자지를 빨던 서진과 서하는 예린에게 뒤로 밀려났다.
예린은 입을 몇 번 풀고는, 입을 크게 벌리고 단번에 입속 끝까지 자지를 집어넣고는 흐르릅 소리와 함께 다시 위로 고개를 든다.
천천히 가장 깊숙이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던 예린의 움직임은 횟수를더 할수록 점점 빨라졌다.
’으윽. 서진, 서하도 장난 아니더니 예린이도...하나같이 죽여주는 입보지야. 다들 정말 많이 늘었어.‘
아직 누나나 수진, 주연, 혜민들처럼 끝까지 넣어 목구멍으로 조이는 테크닉은 없지만, 혀 놀림이나 움직임은 이미 완숙한 경지에 올랐다.
처녀딱지 뗀지 얼마나 됐다고, 참 성장이 빠르다.
예린이 자지를 빠는 동안 서진이 내 바지를 마저 벗기고, 서하는 예린의 밑으로 엎드려 숙이고는 불알을 핥는다.
바지를 발목 까지 내린 서하는 예린의 고개가 위로 올라갈 때마다 타이밍 좋게 입에서 벗어난 기둥을 핥으며 아래에 있는 서하의 가슴을 주무른다.
서하도 불알을 핥으면 손을 자신의 가랑이 사이에 넣는다.
그리고 예린, 서진, 서하가 내 자지에 달라붙어 있는 모습을 서진과 서하의 친모이자, 예린에게도 엄마라 불리는 세라가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카메라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