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4화 〉344화 진정해
힘이 빠져나에게 기대어 내 다리를 양팔로 꽉 붙들고 자지를 빠는 승아를 보니 조금 무섭기까지 했다.
온몸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눈도 완전히 풀렸다.
입가에는 침이 흘러내리고 있음에도 닦지도 않고 정신없이 자지를 빠는 데만 열중한다.
거의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도 자지를 빨며 몸을 움직여 보지와 가슴을 내 다리에 비빈다.
세영을 비롯한 다른 여자들은 승아를 떼어내야 할지, 이대로 놔둬야 할지 몰라 곤란한 얼굴로 나와 승아를 번갈아 보았다.
”떼어낸다고 떨어질 것 같지도 않으니 일단 놔둬. 힘 다 빠지면 떨어지겠지.“
”네, 오빠.“
머리를 쓰다듬고는 고개를 돌려 지금껏 그 자리 그대로 앉아 지켜보고 있던 각주를 보았다.
”봤지? 이제 더 이스트에 흰 가면은 없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복잡한 눈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던 각주는 뜸을 들이고입을 열었다.
”남은 사람도 오늘 하실 건가요?
”응? 다 안아야 한다며. 한꺼번에 해야하는 거 아니었어?“
”실은 10명당 최대 여섯 시진, 그러니까 12시간의 휴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전부 한 번에 만족시키라고 했다면 150년 전 아무도 도전하지 않았을 거예요. 아무리 정력에 자신 있는 남자라도 사람인 이상 불가능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그러나 10명 하고 쉬었다가 10명. 이러면 힘들긴 해도 가능성이 있어 보이죠.“
”......아까는 그런 말 없었잖아.“
”제가 설명을 다 마치기도 전에 한다고 하셨으니까요. 지금껏 10명을 보낸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도 하고요. 13대 각주님이 처음 기둥서방 도전을 만든 뒤로도 간혹 도전자가있었는데, 6명이 최고 기록이었어요.“
이 도전의 맹점은 많은 여자와 단순히 섹스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만족할 때까지 해서 기둥서방으로 인정받을 때까지 해야 한다는 것이다.
6명이 최고 기록이라면 적어 보일 수도 있는데, 6번 했다는 게 아니라 6명 만족을 시켰다는 거니 상대가 안 좋았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건 사실이다.
나는 양희선이 학계에 보고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정상에서 아득히 벗어난 사람이니 가능한 거고.
”아까 10명이 되었을 때 말씀드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말 걸기도 전에 옆에 있던 아이와 곧바로 하시는 바람에 제가 끼어들 틈이 없었습니다.“
승아 전까지는 계속 그런 식이었다.
특히 레나는 서양인이라는 것과 얼굴을 보자마자 흥분해서 옷도 다 안 벗기고 다짜고짜 덮쳐 박고 나서 이름과 꿈 등 호구조사를 했었지.
”뭐, 휴식 건은 몰라서 딱히 피해 본 것도 없고 각주가 고의로 숨긴 것 같지도 않으니 넘어갈지. 대신, 말 안 한 거 있으면 지금 다 말해.“
”너그러이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각주는 다시 한번 가슴에 한 손을 올리고 숙여 인사하고는 남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아까 첩으로 들이겠다고 해도 기생이 거부하면 들일 수 없다고 말씀드린 거 기억하시죠?“
”어.“
”나비가면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비가면은 파트너가 있는 이들입니다. 조선 시대에 대입하면 기간제 첩이죠. 파트너가 있는 만큼 더 이스트 전체의 운명이 걸린 도전이라 하더라도 도전자와 섹스할지는 개개인 각자가 판단합니다. 그녀들이 하지 않겠다고 하면, 각주인 저라도 섹스를 강요할 수 없습니다.“
”나랑 섹스하지 않겠다고 하면 도전은 어떻게 되는 거지?“
”섹스 없이 기둥서방으로 인정입니다. 단, 파트너 계약이 끝난 후 기둥서방에게 도전 때 하지 못한 섹스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엥? 그럼 더 이스트에 나쁜 거 아냐? 한 명이라도 더 해서 떨궈야 좋은 거잖아.“
내 생각과는 정반대로 각주는 고개를 저었다.
”잘못 알고 계시는군요. 저희는 기둥서방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둥서방이 탄생하기를 기다리는 쪽에 가깝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기둥서방이 되세요.“
”여기서부터는 대외비라는 거군.“
작게 고개를 끄덕인 각주가 물었다.
”휴식을 취하고 12시간 후에 하시겠습니까?“
”아니, 바로 할래. 나 스케쥴 있어서 내일은 할 시간 없어. 하다가 중간에 그만두면 찜찜하기도 하고. 오늘 각주까지 전부 안고 후련한 마음으로 스케쥴 갈 거야.“
”[무]님이 선택하신 거니 저도 말리지 않아요. 원하시는 대로 하세요. 그럼 가장 먼저.....“
”잠깐만, 승아 얘, 기절한 것 같아.“
어느 순간부터 승아의 혀가 가만히 있는 게 이상해서 내려다보니 승아는 내 다리를 껴안은 상태로 눈을 감고 있었다.
와 진짜 얘.
진짜 조금 남아있는 체력을 자지 빠는 데 쓰다가 선 채로, 아니 앉은 채로 기절하다니.
섹스에 대한 욕망, 집념이 무시무시해.
조심스레 승아를 다리에서 떼어내 공주님 안기로 들어올렸다.
승아는 만족과 아쉬움이가득한 얼굴로 자고 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일주일 내내 밤을 새워 시험공부를 했으나 아쉽게 한 문제를 틀려 100점을맞지 못한 것처럼 만족과 아쉬움이 모두 가득한 얼굴로 자고 있다.
이 순진한 얼굴, 이 작은 몸에 엄청난 성욕이 숨어 있었다는 것이 새삼 신기했다.
그리고 얘가 나랑 동갑이란 것도.
작은 몸, 어린 얼굴을 보니 잠깐 머릿속에서 지웠던 죄책감과 그녀와 섹스하면서 느꼈던 쾌감이 떠오른다.
자지도 더욱 성을 낸다.
나와 섹스하고 여자들이 그러지
이제는 돌아갈 수 없다고.
내 전용보지로 살겠다고.
나도 마찬가지야.
여자랑 자면 잘 수록 점점 글러 먹은 놈이 되어 이제는 돌아갈 수 없게 돼버렸어.
심지어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도 들지 않아.
그러니 단 한 명도 놓치지 않겠다며 이 난리를 피우는 거겠지.
이대로 계속 승아를 보고 있다가는 기절한 그녀를 이대로 범할 것 같아 얼른 시선을 다른 곳을 돌리고, 그녀를 침대에 눕혀주었다.
흐름이 끊겨서인가, 아니면 휴식 얘기를 들어서인가. 아니면 잡념이 많아서인가.
이불을 덮어주고 일어나니 뱃속에서 꼬르륵소리가 들렸다.
생각해보니 8시쯤 호텔에서 저녁 먹고 지금까지 물 한 잔 마신 것 말고는 아무것도 안 먹고 섹스만 했다.
”저기 각주, 12시간 휴식은 그렇고, 잠깐 뭐 좀 먹고 하면 안 될까?“
”그러세요. 4시간 동안 섹스를 하셨으니 배고프실 만도 하죠. 저, 그런데...“
4시간이나 지났구나.
정신없이 섹스만 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어.
각주는 손가락으로 내 하체를 가리켰다.
”그 상태로 식사하실 수 있겠어요? 그리고 그거 가라앉기는 하나요?“
4시간 동안 10명이 넘는 여자와 섹스를 하고, 방금도 여자가 기절 직전에 이를 만큼 격렬한 섹스를 하고도 아직도 멀쩡하게 서 있는 자지.
누나도 연애 초기에 이거 언제 죽냐고 물어봤었다.
그리고 기필코 힘이 다해 작아진 모습을 보겠다며, 승부욕을 불태웠었지.
이놈 주인인 내가 봐도 신기한데, 처음 보는 사람은 얼마나 신기할까 싶다.
”훗.“
”왜 웃으세요?“
내가 자기를 비웃은 것 같았는지, 각주의 이마가 살짝 찡그려지며 나를 째려보았다.
”와이프랑 연애할 때 와이프가 각주랑 똑같은 질문을 했었거든. 그때 생각이 나서.“
나는 걸음을 옮겨, 침대맡에 떨어져 있는 아까 홀에 오면서 입고 온 가운을 집어 몸에 걸치며 말했다.
”답을 말해주자면 항상 이런 상태인 건 아니야. 나도 사람인걸. 다만 여자 중에서는 죽어 있는 상태를 본 사람이 아무도 없을 뿐이지. 나 혼자 있을 때나 주변에 남자만 있으면 제대로 쪼그라드는데, 여자, 특히 이쁜 여자 앞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이래서 나도 곤란할 때가 많아.“
오늘 처음 만난 여자와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게 참 웃기긴 하지만, 처음 본 여자들 앞에서 처음 본 여자들과 몇 시간 동안 섹스를 해서 그런지, 이제는 어째 부끄러움도 쪽팔림도 없다.
”부인분이 많이 힘들었겠군요.“
”그랬지. 그래서 해결책을 찾더라고.“
”무슨 해결책요?“
나는 침대 근처 빈 의자에 앉아 식사를 기다리며 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누나가 혼자서는 나를 감당하지 못한다며, 정확히 누구, 그리고 몇 명인지는 말 안 하고 다른 여자들을 자기가 데려와 안으라고 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와이프가 나서서 다른 여자를 데려오고, 심지어 다 같이 살며 와이프 외에도 임신한 여자들이 있다는 사실에 각주는 물론 나비가면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반면에 흰가면, 아니지. 가면을 모두 벗고 나와 섹스를 했던 여자들은 완전히 이해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무]님이 말씀하신 제가 모르는 현실이란 것이 [무]님의 여자관계였군요.“
”응.“
”기둥서방이 되면, 오늘 [무]님과 섹스한 여자들도 다 데리고 살 건가요? 한 집에서?“
”물론이지. 아까도 말했지만, 내 사전에 스쳐 가는 인연은 없어. 나랑 잔 여자는 전부 같이 살면서 내 아이를 낳게 할 거야.“
”10명이 넘어요. 아무리 [무]님의 부인이라도 심하다고 할 것 같데요.“
”누나를 몰라서 그래. 잘했다고 칭찬할 거야.“
”오빠 부인이 오빠 집에 오면 힘 많이 썼다고 고기반찬 해준데요.그것도 많이. 제가 톡 봤어요.“
나와 각주의 얘기를 듣고 있던 세영이 한마디를 보탰다.
”오늘 [무]님하고 섹스한 여자가 지금까지 15명이에요. 지금 [무]님과 함께 사는 여자가 몇 명인지 몰라도, 여기 있는여자들만 해도 한 집으로는 어림도 없어요. 적어도 빌라 한동은 있어야 할 거예요.“
각주는 지금 나를, 그리고 나와 함께 살 여자들을 걱정해주었다.
나도 나지만, 내가 책임지겠다며 데려갈 여자들을.
아까 세영이를 걱정해 그녀를 어떻게 할 건지 물어본 것처럼.
”집이 내 최대 고민이자, 내 인생의 목표야. 모두가 같이 사는 큰 집을 마련하는 거.“
”다른 사람들 눈도 피해야 하고요.“
”그렇지.“
”조언하나 해드리죠. 기둥서방이 되면 모두 해결할 수 있어요.“
더 이스트의 기둥서방이 되었다고, 더 이스트의 힘, 다시 말해 돈을 쓰면 진짜 여자 등쳐먹고 사는 기둥서방 꼴이 된다.
그것만은 절대로 싫다.
나는 각주를 향해 손을 저으며 말했다.
”기둥서방이 된다 해도 사사로이 더 이스트 돈에 손댈 생각 없어. 지금도 그래. 내 여자들 돈에 손대지도 않고, 달라고 한 적도 없어. 돈 얼마나 있냐고 물어본 적도 없어. 자기들이 먹고 쓰는 건 자기들이 내겠다고 해서 생활비 조로 얼마 받는 게 전부야. 모두가 함께 살 집도 여자들 손 안 빌리고 전부 내 힘으로 할 거야.“
”가장의 책임. 남자의 자존심이라는 건가요?“
”말하자면 그렇지. 한 명도 아니고 많은 여자가 나를 믿고 자신을 맡겼어. 내 아이도 낳겠다고 했어. 내 이기심에 희생된 여자들이야. 호강시켜주지는 못해도 기본적인 의식주만큼은 남의 손 안 빌리고 절대로 내가 책임지고 싶어.“
”틀렸어요!!!“
지금껏 얌전히 자신의 페이스대로, 침착하고 자연스럽게 대화하던 각주가 무슨 일인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며 소리쳤다.
”[무]님이 하는 건 책임지는 게 아니에요. [무]님 자존심, 자기만족을 위해 여자들에게 더 큰 희생을 요구하는 거예요. 진짜 책임질 자신도 없으면서 이여자, 저 여자 다 건들고 다니는 주제에 입으로만 착한 척 그만 떠들어요.“
얼굴까지 붉어지며 잔뜩 흥분한 각주는 홀 안의 모든 이들이 깜짝 놀라 그녀를 바라보고 있음에도 나를 향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10년만 기다리며 좋은 집, 큰집에서 살 수 있다면서 고생시키지 말고, 빌릴 수 있을 만큼 빌려서 큰집 빨리 마련해 편하게 살게 해주는 게 진짜 책임지는 거예요. 애들 다 커서 시집장가간 후에 모두 같이 살 집 마련해서 난 할 만큼 했다 이러지 말라고요. 힘을 빌릴 수 있으면 빌려요. 돈 빌릴 데 있으면빌려서라도 잘해줘요. 그게 진짜 책임지는 거예요. 겨우 의식주 해결해주고 만족할 거면 자유롭게 풀어줘요. 당신이 잡지 않았으면 더 호강하면서 편하게 살 수 있는 여자들이에요.“
”........“
나는 나를 향한 맹렬한 비난에 화를 내거나 분노하지 않았다.
어이가 없어 하거나 억울해하지도 않았다.
그저 궁금했다.
대체 왜?
내 말의 어디가 각주의 무엇을 건드렸기에 그녀를 꽁꽁 감싸던 벽을 스스로 허물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보이면서 흥분하고 과민반응하게 만든 걸까?
나는 차분히 담담하게 말했다.
”진정해. 당신답지 않아.“
”지금 제가 진정하게...“
흥분을 좀처럼 가라앉히지 못하는 각주의 말을 끊고 재빨리 말했다.
”세영이를 데려가기 위해 100억을 내겠다고 했어. 아까도 예은이 몸값까지 120억을 다음 주 내로 지급하겠다고 했어. 그런 내가 말한 기본적인 의식주는 말이 그렇다는 거지, 정말로 잠자리, 먹을거리, 입을 거리만 의미하는 게 아니란 걸 각주도 알 텐데?“
”그, 그건...“
각주는 이제야 방금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를 깨닫고, 당황하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난 수진 하린을 위해 10억이 넘는 투자를 했으며, 다은, 다연의 할아버지에게 서울에 집을 사주려고 했었다.
비유적인 표현, 의례적인 겸손의 표현으로 의식주라고 말했을 뿐 나 자신에게는 짠돌이지만,
여자만 엮이면 호구 소리를 들을 정도로 아낌없이 쓴다는 걸 나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각주의 비난에 분노하지 않고 떳떳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 밤에도 농담으로 40억이 비싸다고 한번 너스레 떤 거 외에는 돈에 쩔쩔매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10억, 20억 40억, 100억 부르는 대로 전부 수긍했다.
이런 큰 조직, 비밀스러운 조직의 수장인 각주라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대략 파악이 끝났을 것이 분명함에도, 그녀가 이성을 잃고 흥분한다는 건, 나에게 원인이 있는 게 아니라 그녀에게 원인이 있다는 의미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각주에게 다가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차마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그녀에게 말했다.
”당신이 과거에 무슨 일을 겪었는지 몰라도, 당신이 원망하는 사람을 나에게 투영하고 화를 냈다는 건 알겠어.“
”죄, 죄송합니다. 아앗.“
나는 고개 숙여 사과하는 각주의 팔을 낚아채 내 가운 사이로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외쳤다.
”잡아.“
”에?“
”어서 잡아!“
”이봐요. 지금 무슨...!“
[무]님에서 당신으로 변하더니 이제는 이봐요 까지 내려왔다.
내가 지금껏 보여준 매너 있는 모습이 아닌 불한당처럼 명령조로 막무가내로 나오자 각주는 정신을 못 차렸다.
”잔말 말고 잡아. 설마 더 이스트의 각주씩이나 되는 여자가 자지를 더럽다고 생각하거나 무서워서 못 잡는 건가?“
”흥.“
각주는 잠시 나를 째려보고는 오기가 들었는지, 자지를 잡았다.
”기분 좋군. 좋아. 나 식사 마칠 때까지 계속 잡고 있어. 핸드잡 해주면 더 좋고. 오랄은 금지야. 승아처럼 네 첫키스를 자지에 뺏길 수 없어. 입으로 하고 싶으면 내 입술에 키스하고 그다음에 해.“
”제가 왜 그래야 하죠?“
”네가 과거의 힘없는 소녀가 아니라 더 이스트의 각주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기 위해서야. 대한민국의 잘나가는 남자들이 눈치를 보는 300년 역사의 더 이스트의 책임자. 가면으로 반이나 가린 얼굴만으로 남자들을 미치게 만드는 여자. 남자의 마음을 쥐고 흔들었던 여자, 그게 바로 너야.“
”그게 자지랑 무슨 상관이라고 이걸 잡고 있으라는 거에요!“
”수많은 남자들의 마음을 쥐고 흔들었던 것처럼 내 자지를 쥐고 흔들라고.“
각주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실소를 터트리며 말했다.
“푸훗, 그게 뭐예요.”
“자지는 남자의 급소야. 약점이지. 내가마음에 안 들면 비틀던지 꼬집어. 아, 깨물지는 마, 아까도 말했지만, 깨물고 싶으면 내 입술에 키스하고 해.”
각주의 과민반응으로 한순간에 썰렁해졌던 분위기는 내가 아무도 생각 못 한 반응을 보이면서 이렇게 풀어졌고, 내가 성큼성큼 각주에게 오자 잔뜩 긴장했던 매와 난, 죽마저도 살며시 미소지었다.
각주도 한껏 굳어 있던 표정이 풀리고 자지를 부드럽게 위아래로 매만지며 말했다.
“[무]님은 정말 상식을 완전히 뛰어넘는 사람이군요.”
“뭘 그렇게 돌려 말해. 나 미친놈인 거 나도 아니까 대놓고 미친놈이라고 해도 돼. 내가 미친놈이라 이런 비현실적인 미친 세계가 아주 마음에 들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가지려고 이러고 있잖아. 너나 나나, 그리고 여기 있는 이들 모두 정상 아니잖아. 미친 사람들끼리 서로 의지하면서 지내야지 멀쩡한 사람들 옆에서 얼쩡거리면서 우리처럼 미친년놈 만들면 안 돼. 민폐야.”
내가 멀쩡한 여자들 참 많이도 건드려 나와 누나의 크레이지 월드로 끌어들였기에 얼마나 민폐인지는 잘 알고 있다.
여자들 부모님에게 귀한 딸자식 평생 호적상 싱글& 미혼모 만들게 되어 아주아주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다가오는 추석 명절선물로 한우, 홍삼, 굴비 고가 3종 세트를 보낼 계획이다.
참고로 유부녀 남편들에게는 전혀 미안하지 않다.
나는 내가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여자로부터 그들을 구해주었다고 생각하기에 당당하다.
그들의 마누라를 내가 데려갔으니 감사 인사와 사례를 받고 싶을 정도다.
나만큼 뻔뻔하지 않으면 하렘 못 만든다.
각주는 내 너스레에 깔깔대며 웃고는 한 손을 더 해 두 손으로 자지를 쥐고는 위아래로 흔들며 말했다.
“좋아요. 제가 단순히 얼굴 하나로 매난국죽에 선발되고 각주가 된 게 아니란 걸 보여드리죠. 저 이래 봬도 신입교육소 우리 기수 수석으로 수료했어요.”
“동기가 몇 명이었는데?”
“....4명요.”
“너까지?”
끄덕
동시기에 더 이스트에 데뷔한 매난국죽 4명 중에 1등이라는 거다.
수석 운운하기에는 너무 적은 숫자다.
자기도 창피한 걸 아는지 각주는 풀어졌던 얼굴이 다시 한번 빨개지며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이 여자, 각주라는 껍질을벗기고 보니 엄청 귀엽네.
“나 밥 먹는 동안 손으로 싸게 하면, 도전 실패로 칠게.”
”[국] 몸값 100억에 인당 20억인 흰가면 15명을 건드렸으니.....어머, 이거 400억짜리 대딸이에요. 괜찮겠어요? 지금이라도 무르세요. 제가 실례를 했으니 사죄할 겸 특별서비스하는 셈 칠게요.“
나름 신경 써서 말한다고 핸드잡이라고 한 건에, 자기 입으로 시키지도 않은 대딸이라고 하네.
역시 더 이스트의 각주야.
나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 누구도 정복하지 못한 더 이스트의 각주에게 받는 대딸인데 400억이면 싸지.“
”400억짜리 바가지 씌우는 악덕업자 되고 싶지는 않은데...“
”그럼 좀 봐주던지.“
슉슉슉슉
”저한테 잘 보이면요.“
”크읏. 벌써 시작하는 건 금지. 밥 먹을 때, 밥 먹을 때 해.“
슉슉슉슉
”저보고 진정하라며 자지 잡으라고 한 건 [무]님이에요. 자지 잡으니 아주, 아~~~주 진정 돼요. 마음이 잔잔한 호수처럼 평온해 졌어요.“
슉슉슉슉
우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허리를 숙여서 잡은 불편한 자세에서도 너무 잘해.
이렇게 절묘한 힘 조절이라니.
압력, 속도 전부 과하지도 약하지도 않아.
진짜 죽여주네.
슉슉슉슉
”그만할까요? 정말요? 그만 해요?“
”.....아니요. 계속해주세요.“
역시 각주라는 이름은 고스톱으로 딴 게 아니었다.
난 내 옆에 앉아서 밥 먹는 동안 자지를 만지라는 의미였는데, 각주는 아예 오랄 하듯이 테이블 아래에 앉아 두 손으로 쉴새 없이 자지를 흔들고 자극했다.
단순히 자지를 잡고 흔든 게 아니라 손가락, 손바닥 전부 사용해 터치하고. 쓰다듬고, 주무르는 등 온갖 핸드잡 스킬을 전부 동원했다.
만약 조금만 식사가 늦게 왔고, 가볍게 먹기 좋은 샌드위치가 아니라 다 먹는 데 시간이 걸리는 제대로 된 식사였다면 정말 위험했을 거다.
식사를 마치고 이제 그만해도 된다며 밑에서 나오라고 했을 때, 끝내지 못했음에도 의기양양한 웃음을 지으며 나온 걸 보면 아무래도 각주가 봐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