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1화 〉 401화 악몽
* * *
20년 전, 군대에서 막 제대한 형문은 클럽에 갔다가 한 여자를 만났다.
일이 잘 풀려서 그녀와 밤을 같이 보냈다.
일명 홈런을 친 것이다.
여자가 한두 번 놀아본 게 아닌지, 잘생긴 외모, 훤칠한 키, S대 경영학부라는 학벌로 여자를 꽤 많나 본 형문이 정신이 못 차릴 정도로 환상적인 밤을 보냈다.
단 하룻밤에 형문은 그녀에게 흠뻑 빠졌다.
단순히 밤일 잘해서가 아니다.
아름다운 얼굴, 164. 5cm 정도 되는 키, 긴 다리, 모델 같은 9등신 비율,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가슴, 잘록한 허리.
운명의 여자를 만난 것 같았다.
그녀를 붙잡으려고 구질구질하게 S대 학생증까지 보여줬지만, 그녀는 애프터를 한사코 거절하고 아침 해가 뜨기도 전에 도망치듯 떠났다.
한 달 동안 매일 그녀를 만났던 클럽에 갔지만, 다시는 그녀를 볼 수 없었다.
제대하고 언제까지 놀기만 할 거냐는 부모님 잔소리에 복학하기 전까지 돈이나 벌자는 생각에 과외를 하기로 했다.
S대 경영학부라는 간판이 있어서 과외 자리는 금방 찾았다.
과외하러 간 첫날.
그는 기절할 정도로 깜짝 놀랐다.
과외를 하기로 한 학생이 바로 클럽에서 만난 그녀였다.
그날의 진한 화장이 사라지고 살짝 기초화장만 한 얼굴이었지만 그녀가 확실했다.
여자는 형문을 못 알아본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모른 척한 것인지, 그를 알아보는 기색이 없었다.
클럽에서 만나 밤을 보낸 여자가 실은 고등학생이라니!
전혀 의심도 못 했다.
클럽의 조명 아래에서 화장한 모습을 보았을 때는 의심할 여지 없는 성인 여성이었는데, 밝은 낮에 교복을 입고 화장기 거의 없는 얼굴을 확실히 앳돼 보였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과외를 받는 학생이 두 명, 즉 일란성 쌍둥이였다.
생긴 것도 똑같고 머리 모양도 비슷했고, 심지어 목소리도 비슷했다.
그래서 둘 중 누가 클럽에서 만난 여자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렇다고 도망가거나 과외를 그만두지 않았다.
차라리 잘 됐다 싶었다.
과외를 하면서 클럽에서 그와 시간을 보낸 여자가 둘 중에 누구인지 찾은 다음에 과외 하면서 열심히 꼬시기로 다짐했다.
이렇게 이형문은 권혜수, 권혜진과 만나게 되었다.
권혜수는 약간 그를 경계했고, 권혜진은 처음부터 살갑게 그를 대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권혜진이 그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겨우 한 달 만에 이룬 성과에 몹시 기뻤으나 단번에 수락할 수는 없었다.
아직 클럽에서 만난 여자가 혜수인지 혜진인지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혜진이라면 상관없으나, 만약 혜수일 경우 일이 복잡해진다.
기쁜 내색을 애써 숨기고 당시 유행어인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를 날리고는, 점잖게 대학 간 다음에 고백하면 진지하게 생각하고 받아 줄 테니 그때까지 함께 열심히 공부하자고 달랬다.
그러자 혜진이 미소짓고는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선생님. 우리 할 거 다 했잖아요. 저 그날 좋았어요. 그래서 사귀자고 한 거예요.“
드디어 비밀이 풀렸다.
그날 밤의 주인공은 권혜진이었다.
사실 전부터 형문도 어렴풋이 혜진일 거라는 예감이 들긴 했다.
둘이 생긴 똑같았어도 성격은 달랐다.
혜수는 조용하고 얌전했고, 혜진은 활발한 축이었다.
혜진이면 몰라도 혜수가 나이 속이고 클럽 드나들며 남자를 만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날 밤의 주인공을 찾은 이상 고민할 것도 없었다.
어차피 볼 장 다 본 사이.
가식 떨 필요가 전혀 없었다.
그날부터 형문은 혜진과 사귀게 되었다.
물론 혜수에게는 비밀로 했다.
운명의 여인, 환상적인 밤을 잊지 못하고 한껏 달아오른 형문은 사귀자마자 신호를 보냈고, 며칠 되지 않아 소원을 이룰 수 있었다.
이미 할 거 다 한 사이라 어려울 것도 없었다.
너무 행복했다.
혜진이 부모님이나 혜수한테 걸리면 바로 과외에서 잘릴 수 있으므로 조심스럽긴 했어도 너무 좋았다.
과외 하면서 혜수 눈치를 보며 몰래 손을 잡을 때의 짜릿함.
첫 연애는 아니었으나, 혜진과 사귀면서 새삼 연애의 재미를 알게 되었다.
그러나 행복은 겨우 한 달 만에 끝이 났다.
혜진, 혜수의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상을 치르는 3일 내내 형문은 혜진, 혜수와 함께 있었다.
그리고 상을 치르고 며칠 지나지 않았을 때,
”선생님. 저 임신했어요. 선생님이 아빠예요.“
이 충격적인 고백의 주인공은 혜진이 아니라 혜수였다.
그리고 모든 진상을 알게 되었다.
형문에 클럽에서 만난 여자는 혜수였고, 혜진은 혜수에게 들어서 클럽 일을 알았던 것이었다.
혜수는 부모님에게 몰래 클럽에 놀러 간 걸 들킬까 봐 형문을 일부러 멀리한 거고, 형문을 좋아한 혜진이 자기가 그 여자인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그와 사귄 것이다.
부모님을 잃은 지 며칠 되지 않은 혜수는 절대로 아이를 지우지 않겠다고 했다.
형문에게 책임지라고 하지 않을 테니 도와달라고만 했다.
그는 지금 혜진과 사귄다.
혜수는 여자친구인 혜진의 언니다.
혜수가 그의 아이를 임신했다.
클럽에서 만난 혜수를 쫓아 여기까지 왔으나 혜진과 사귀면서 너무 행복했다.
형문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이대로 모른 척 도망갈 수는 없다.
혜수는 책임지라고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혜수, 혜진 모두에게 미안했다.
고민하는 형문에게 혜진이 말했다.
”내 조카를 아빠 없는 아이로 만들고 싶지 않아.“
”혜진아. 너 지금 무슨 말 하는 지 알고 하는 거야?“
”응. 나 어린애 아니야. 누구랑 결혼하냐가 뭐가 중요해. 가족인 건 똑같잖아.“
어린 혜진에게 용기 있는 결단에 형문도 마음을 먹었다.
부모님에게 말하고 아버지에게 죽도록 얻어맞았다
어머니는 옆에서 혀를 끌끌 찼다.
형문은 혜수와 혼인신고를 하고, 부모님 없이 둘만 남은 그녀들과 함께 살기로 했다.
생활비는 형문이 취업하기 전까지 부모님이 지원해주기로 했다.
혜수는 혜진이 그녀를 위해 양보했으니, 자신도 양보한다면서 혜진과 형문이 사귀는 걸 허락해줬다.
셋이 같이 살게 되었는데, 우울하게 서로 눈치 보느니 이게 낫다면서 다 같이 행복하게 살자고 했다.
날아갈 듯이 행복했다.
운명의 여인을 둘이나. 그것도 자매를.
물론 한 침대에서 둘을 같이 안는 야동 같은 일은 없었다
어디까지나 따로따로였다.
이것만으로도 충분, 아니 너무너무 만족스러웠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운남이라 자부했다.
그만큼 책임감도 강해졌다.
졸지에 가장이 된 형문은 풀타임으로 과외를 뛰면서 공부에 열중했다.
혜수는 학교에 사정을 말하고 휴학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났을 때 혜진도 임신했다.
두 명 모두 학교를 그만두었다.
그 후로 3년이 지났다.
혜수는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혜진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혜수의 아이들만 호적에 올라가고, 혜진의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사생아로 엄마 성인 권 씨를 썼다.
형문은 하루라도 빨리 취업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계절학기를 들어가며 조기 졸업을 했다.
아르바이트도 쉬지 않았다.
결국, 굴지의 대기업인 태명 그룹의 핵심 그룹인 태명 중공업에 취직했다.
이형문은 3년 내내 공부, 일, 육아에 치여 살았다
그래도 좋았다.
현대에 일부다처를 실현했으니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다.
혜수와 혜진도 짬짬이 돌아가며 알바를 해서 생활비를 보탰다.
그러나 행복은 영원하지 않았다.
끝이 찾아왔다.
막내 채원이 예방접종을 받으러 가야 하는데, 혜수가 몸이 안 좋다고 해서 형문이 혼자 채은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
그리고 병원에 간 김에 혈액형 검사도 받았다.
형문은 A형. 혜수는 O형이다.
A형과 O형만 나오는 조합.
그런데 막내 채원이 혈액형이 B형이었다.
의사는 아기 때는 엄마 피가 몸속에 남아 있어 혈액형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일명 봄베이 O형이라고 하는 A나 B형 인자를 가진 O형이면 B형도 나올 수 있으니, 혈액형으로 괜한 의심은 하지 말라고 단단히 일렀다.
형문은 채원이가 B형이어서 몹시 당황했으나, 의사의 말을 듣고 조금이나마 안심할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 조심스럽게 채원이가 B형이라는 걸 혜수에게 말하자, 침대에 누워있던 혜수가 자기 이마를 '탁' 쳤다.
”아아.....꼭 혈액형 물어봐서 A형이랑 O형이랑만 잤는데 어떤 놈이 구라쳤나보네. 재수도 없지. 하필 구라친 놈이 딱 걸리냐. 오빠 미안. 이런 식으로 알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벌써 알았으니 어쩔 수 없지.“
”너, 너....“
부정은커녕 단번에 인정해 버리는 혜수를 보며 형문은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부들부들 떠는 형문에게 혜수는 싱긋 웃었다.
”오늘 같은 날이 올 때를 대비해 비디오, 오디오 다 준비해뒀어. 그러니 오빠가 이혼의 이자라도 꺼내는 순간, 오빠가 부모 잃은 고딩 쌍둥이 자매 꼬셔서 같이 살았다는 거 전 국민이 알게 될 거야. 시아버지, 시어머니, 아주버니 전부 공무원인데, 비디오 퍼지면 다 관둬야 할걸. 그러니 가정의 평화를 위해 조용히 살자. 알았지?“
형문은 다리에 힘이 빠져 털썩 무릎 꿇었고, 혜수는 웃음을 지우고는 이번에는 경멸의 눈으로 보았다.
”억울해하지 마. 3년 동안 우리랑 실컷 했잖아. 오빠도 할 말 없는 게, 어떻게 내가 혜진이랑 계속 사귀어도 좋다고 하니까 고민 한번 안 하고 곧바로 고맙다는 말이 나와? 난 장난으로 한 말이었는데, 오빠가 너무 좋아해서 농담이었다는 말을 못 한 거야. 내가 그거 때문에 혜진이한테 얼마나 욕먹었는지 알아?“
”잠깐만, 혜진이도 알고 있었던 거야?! 처음부터 둘이 짠 거였어?“
”아차차. 실수. 너무 다 까발렸네.“
혜수는 혀를 날름하며 자신의 실수를 탓했으나, 실수가 아닌 일부러 말했다는 것이 훤히 보였다.
이 순간, 형문은 깨달았다.
채원이 B형인 것은 결코 실수가 아니다.
지금껏 철저하게 그를 속였던 여자가 이런 사소한 실수로 들킬 리가 없다.
일부러 그가 눈치채도록 B형인 남자를 골라 잤을 것이 분명했다.
”그날 클럽에 온 여자는 누구야? 너야, 혜진이야?“
”글쎄, 누굴까?“
”채린이, 채은이 내 아이 확실해?“
”그건 좀 말하기 그런데....“
”왜? 왜?“
”나도 모르거든. 엄마로서 아이 아빠가 누군지 모른다는 게 창피해서.“
혜수는 진심으로 창피한지 두 손으로 자기 얼굴을 가렸다.
어제까지만 해도 저런 모습을 보면 너무 귀여워서 빨리 애들 재우고 우리도 자자고 재촉했다.
그러나 오늘은 그녀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전부 가식으로 보였다.
”민주랑 미주는? 내 아이 맞지? 그렇지?“
”그건 알아.“
형문이 마지막 희망을 걸고 묻자, 혜수가 아는 걸 물어봐서 신난다는 듯 짝하고 손바닥을 마주쳤다.
“민주는 혜진이랑 같은 반이었던 애 아이고, 미주는 혜진이 피팅 모델 알바 하다가 알게 된 모델 아이.”
혜수뿐만이 아니라 혜진이마저도 거짓이었다.
그녀들의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
“원래 혜진이, 오빠랑 사귀고 한 달 만에 질려서 끝내려고 했어. 그런데 우리 엄마, 아빠 그렇게 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섭고 막막해서 오빠 붙잡은 거거든. 둘 중에 먼저 임신한 사람이 오빠랑 결혼하고, 부모님 유산은 8:2로 나누는 거로 약속하고. 내가 먼저 임신하고 오빠랑 결혼해서 혜진이는 자연스럽게 오빠랑 헤어지고,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만 같이 살다가 나갈 생각이었어. 그런데 내가 농담으로 혜진이랑 계속 사귀어도 좋다고 하니까 오빠가 단번에 오케이 했잖아. 그때 혜진이가 오빠한테 완전히 정떨어져서 일부러 위험한 날만 골라서 남자랑 잤대.”
이미 완전히 너덜너덜해진 형문이지만 혜수는 멈추지 않았다.
도대체 혜수가 왜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헤집는 이유를 알 수 없을 정도였다.
혜수는 침대에서 내려와 힘없이 고개를 숙이고 좌절하는 형문 옆에 쪼그려 앉았다.
“나도 처음부터 이럴 생각은 아니었어. 혜진이는 오빠한테 마음 떠났지만, 나는 정말 오빠만 보고 살려고 했어. 그런데 나와 결혼하고도 오빠는 혜진이만 봤어. 오빠, 나랑 자면서 혜진이라고 잘못 부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야. 기억도 못 하겠지. 오빠는 섹스 중에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흥분하니까. 그럴 때마다 이를 악물고 다짐했어. 언젠가 이 수모를 갚아줄 거라고. 그날이 바로 오늘이야.”
혜수는 자리에서 일어나고는 두 팔을 높이 들고 기지개를 피더니 천장을 향해 고개를 들고, 두 팔을 양옆으로 벌렸다.
몇 년이나 기다리고 기다렸던 날이 왔고, 하고 싶었던 말을 전부 해서 너무나 후련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이혼은 절대 없어.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우리는 부부야. 힘내요 여보. 파이팅.”
이날 이후 이형문은 지독한 여성 혐오자가 되었다.
태명 백화점 사장 비서실에 여자가 한 명도 없는 것도, 송윤석 때문이 아니라 극도의 여성 혐오자인 이형문 때문이다.
형문은 자식, 아니 어린 애들인 채린, 채은, 채원에게조차도 손가락 하나 닿지 않도록 피해 다녔고, 아이들은 자연스레 형문과 멀어졌다.
전부 혐오스러웠고 더러웠다.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여성 혐오자가 되었어도 성욕은 남아 있었다.
여성을 혐오하지만, 여성에게 성욕을 느끼는 이율배반적인 자신 때문에 괴로웠다.
여러 사정과 문제가 겹쳐 잘 웃고 밝았던 형문은 말수가 극도로 줄어들고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
감정 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냉담한 사람이 되었다.
더욱 일에 열중했고, 동기 중에 가장 빨리 진급했다.
일 잘하고 회사가 최우선인 사람이라며 윗선까지 형문의 소문이 퍼졌다.
태명 중공업 경영기획부에 철저한 성격에 일 잘하고 입이 아주 무거운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송윤석이 영입을 제의했고, 형문이 이를 받아들여 태명 중공업에서 태명 백화점으로 옮기게 된다.
송윤석의 오른팔이 되면서 천상계 사람들만이 알고 있던 여러 비밀에 대해 알게 되었다.
더 이스트의 존재가 그렇고, 봉사부도 그중 하나다.
“헉!”
안락의자에서 곤히 자던 형문은 악몽에 시달리다 갑작스레 깨어났다.
오랜만에 그 꿈을 꾸었다.
마치 군대 재입대 하는 꿈처럼 잊을만하면 혜수가 모든 진실을 말해주며 깔깔깔 웃는 꿈을 꾼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사랑했던 아이들이 전부 추악한 무엇으로 보이고, 혜진은 형문의 밤일이 시원치 않았다거나, 자기 같은 이쁜 영계를 실컷 안았으니 하나도 미안하지 않고 오히려 돈을 더 받아야겠다는 둥 온갖 조롱을 남기고 떠난다.
형문에게는 군대 다시 가는 꿈보다 더 기분 더러운 꿈.
거의 반년 만에 그날 꿈을 꾸었다.
자기 전에 혜진과 통화한 탓인 것 같았다.
“젠장. 어제 기분 좋게 잠들었는데. 하여간 그년이랑 얽히면 좋은 게 없어!”
지금 시간은 4시 56분.
평소 5시 반에 일어나 30분 정도 조깅을 하고 씻고 옷을 갈아입고 6시 반에 집을 나선다.
집에서는 밥을 먹지 않기 때문에 아침 식사는 회사 가는 길에 식당에 들러 기사와 함께 먹는다.
오늘은 30분 일찍 일어나긴 했어도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나쁜 기분을 떨쳐내기 위해 조깅복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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