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인간이 아니니까 괜찮아-556화 (556/594)

〈 556화 〉 탈피가 끝난 라미아는 부드러워(02)

* * *

일단은 꼬리를 휘두르며 반항하는 하양이를 억눌러야 하는데, 얼굴에서는 서서히 허물이 올라오고 있었다.

탕탕탕.

"역시나 소녀가 도와드리는 편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콰직!

하지만 이 좁은 욕실에서 하양이의 꼬리가 벽을 후려치면서 발생하는 파편은 연약한 라이시니아의 몸에 맞을 경우 크게 다칠 수 있으니 기각이었다.

하양이도 자신이 정신을 차리고 난 다음에 라이시니아를 다치게 만들었다면, 하물며 스스로 치료가 가능해서 괜찮다고 해도 자괴감에 빠질 것이기 때문에 양쪽을 다 보호하기 위해서는 힘들어도 내가 혼자 하는 편이 나았다.

"괜찮아. 날 믿어."

"아버님은 사실 믿음직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 신뢰가 이 정도였나...

"하지만... 정말 중요할 때 아버님은 멋지다고 들어왔기 때문에..."

"그래 그래. 이럴 때라도 믿어달라고."

라이시니아는 벽에다 손을 댄 체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일단은 따뜻한 물을 적당히 뿌려주면 좋기 때문에~ 습도가 너무 낮으면 허물이 줄어들어서 몸을 압박하기 때문에~"

그 말을 듣고 온수를 살짝 들어서 손바닥에 수분을 머금은 뒤 공중에서 물을 뿌리듯이 휘둘러서 하양이의 온 몸에 수분을 적셔주었다.

'......소금간 하는 기분인데?'

뭔가 뱀 소금절임 요리를 만드는 것 같지만 일단 넘어가도록 하고.

그리고 조금이나마 수분이 들어가자 하양이의 허물이 노랗게 올라오는데, 비늘이 변형되어 만들어진 머리카락 사이사이에서 허물이 올라오면서 벗겨지기 시작했다.

"일단은 숨을 쉬기에 편하도록 머리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허물이 중간에 끊어지지 않도록 탄성을 유지하면서..."

꼬리를 함부로 휘두르지 않도록 내가 손으로 둘둘 말아놓고 그 위에 걸터앉았는데, 뱀의 하반신은 유연하기 때문에 잠시 내가 걸터앉아서 구겨놓는 것으로 관절염에 걸리거나 요통에 시달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일단은 질식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머리부터 시작해서 얼굴을 풀어주시는 편이 좋기 때문에~"

하긴 지금은 숨도 못 쉬고(그나마 라미아라서 이 정도 호흡곤란을 버티는 거지 일반 생물이었으면 이미 숨막혀 죽었다) 눈에 뵈는게 없어서 마구 공격하고 있는데 얼굴을 벗겨주면 좀 알아보려나 모르겠다.

'라미아들끼리 있는 마을에서는 어떻게 사는 거지?'

거기는 따로 허물을 벗는 방법이 있거나 아니면 주변에서 도와주는 걸까... 나중에 제 정신을 차리면 물어봐야 되겠다.

꾸물꾸물.

'으어... 엉덩이 아래에서 꾸물거리는 느낌이 이상해!'

예전에는 내가 하얗고 검은 두 라미아 사이에 감싸여서 안에 끼어있었지 이렇게 깔아뭉갠 적이 없었으니.

그래도 조심스럽게 머리를 잡아서 허물을 벗기기 시작하니, 원래는 비늘이 변형되어 만들어빈 뻣뻣한 머리카락 사이로 허물이 일어나면서 내가 조심스럽게 잡아당기니 허물이 쑥쑥 벗겨지기 시작했다.

'머리카락이... 부드러워?'

본래 라미아의 머리카락은 실제 머리카락이 아니라 비늘이 변형되어 그렇게 보이는 것으로, 뻣뻣한 막대 같은 질감이지만 지금은 신기하게도 일반적인 머리카락처럼 부드럽게 휘어지고 있었다.

약간 탄성이 있는 뻣뻣한 머리카락 정도?

주륵!

머리카락 사이가 찢겨지지 않도록 주의해서 허물을 잡아당겼으나 그래도 몇몇 구멍이 생기면서 찌꺼기가 남는 것은 별 수 없었는데, 저런거에 모두 신경쓰다가 하양이를 질식시키는 것보다 얼굴을 벗겨주는 것이 먼저인지라 뒷목부터 시작해서 허물을 잡아당기며 얼굴을 한 번에 벗길 준비를 마쳤다.

투두두둑!

힘을 줘서 한 번에 허물을 벗겨내자 노란색으로 덮여져 있던 얼굴의 하얀 살이 그대로 드러나고, 원래도 하얀 편인 하양이의 얼굴이 지금은 더욱 뽀얗게, 라이시니아보다 속살이 하얗게 드러나고 있었다.

허물과 살갗 사이에 약간의 미끈미끈한 액체가 들어 있었는데 그것이 피부를 반질거리게 만들면서 허물이 벗겨지기 쉽도록 만들어준 덕분에 바둥거리는 그 몸을 잡고서 목까지 단숨에 허물을 벗겨낼 수 있었다.

"샤아악!"

"아야. 물지 말라고..."

얼굴을 벗겨주었는데도 자기 남편도 못 알아보고 공격하는데, 허물을 벗을 때에는 그냥 주변 모든 생물을 공격한다고 보는 편이 맞겠다.

스르르륵!

혓바닥으로 내 냄새를 확인하고 나서도 여전히 이를 세우고 시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것으로 보아 다 벗기고 따로 격리하기 전까지는 긴장감을 유지해야 할 모양이다.

"일단, 어머님의 옷부터 벗겨야 하는데... 실수를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행히 라미아의 옷은 어깨에 걸치는 수준인지라 손가락으로 오러를 분출해서 양쪽 소매를 뜯어내는 것만으로도 알몸으로 변경시킬 수 있었다.

"읏... 이것도 오랜만인데?"

바닥을 기어다니기 위해 발달한 함몰유두가 눈에 들어온다.

요즘 부족생활을 하는 라미아들은 허리를 빳빳하게 세우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예전 야생에서의 라미아들은 자신의 전신, 가슴까지 사용해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바닥에 유두가 긁혀서 떨어지지 않도록 함몰유두를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 같은 경우는...

투두둑!

일단 팔을 바둥거리고 있었기 때문에, 게다가 팔은 나중에 벗겨도 될 정도로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부위인지라 내버려두고 어깨부터 가슴까지 허물을 단숨에 뜯어내었다.

"아차차... 좀 천천히 뜯을 것을 그랬나...? 아니면 어차피 결과는 같았으려나?"

까망이에 비해서 빈약한 하양이의 가슴이었지만, 안으로 말려 들어간 함몰유두 인근은 허물이 안에도 끼어있었다.

'나중에 뜯으면 되겠지?'

"한번 탈피할 때 벗기지 않으면 다음번 탈피까지 그대로 남기 때문에~ 가능하면 한 번에 벗기는 편이 좋기 때문에~"

......그럼 그냥 방치할 수가 없었다.

함몰되어 있는 유두구멍 사이에 꽉 물려있는 허물을 직접 손을 사용해서 뽑아줘야만 했다.

콱.

"쓰읍... 가만히 있어."

오러를 둘러서 보호했다가는 하양이의 독니를 박살낼 수도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그냥 물려줘야만 했다.

애초에 뱀의 치아는 별로 단단하지 않으니까 괜히 방어하겠다고 팔을 휘두르다가 얼굴을 때릴 수도 있으니 그냥 맞아줘야지.

독은 들어오지 않도록 따로 보호를 했기 때문에 물린 상처 위로 마비독이 울컥하고 퍼져나오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거다.

찔꺽.

허물 내부에 체액이 차있어서 끈적거리는 하양이의 함몰유두를 벌리니 안에 들어있는 유두를 가리고 있는 노란색의 허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일단은 한 손으로 벌리고 한 손으로 천천히 뽑으면...'

한 손으로 허물 아래쪽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유두를 벌리는데, 방금 갓 탈피한 라미아의 부드러운 가슴에 손가락이 닿으면서 몸에 전기가 통할 정도로 기분 좋은 감각이 전해져오고 있었다.

'웃... 이거 생각보다 엄청 부드러운데...'

예전에는 나름대로 부드러운 라미아의 가죽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아예 그 가죽조차 벗어던지는 가장 취약한 순간이었다.

이제 갓 태어난 아기와도 비슷한 피붓결을 자랑하고 있는 셈인데, 그런 상태에서 유두를 강제로 벌려서 안에 붙어있는 허물을 떼어내려고 하니 이게 굉장히... 나쁜 짓을 하는 것만 같았다.

'아니야, 그래도 시간을 끌면 위험하니까...'

찌이익­!

함몰된 유두 안에 물려있던 허물을 벗겨내자 그 안에 숨어있던 분홍색의 유두가 잡아당겨지며 모습을 드러낸다.

"하아......"

끈적끈적한 뱀의 체액으로 번질거리는 부드러운 피부와 내 손으로 유두를 벌리고 그 안에 숨어있는 유두를 끄집어내는 과정에서 내 자지는 점점 일어나고 있었다.

게다가 욕실을 가득 채우는 뱀비린내가 자꾸 나를 자극하고 있었는데, 누군가는 이런 파충류의 비린내를 싫어할 수도 있지만 난 거부감이 없어서 라이시니아까지 만든 놈이니까 이런 상황에서 발기하지 않을 리가......

'젠장, 생각해보니 이거 마비독 때문인가?'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것을 느끼며 나머지 하나의 유두도 꺼내려고 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찍­!

함몰된 유두를 다시 강제로 벌리고서 안에 끼어있는 허물을 잡아당기는데, 너무 서두르느라 힘이 들어간 것인지 아니면 이쪽 허물이 얕았던 것인지 중간에 허물이 찢어지면서 다시 유두가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이걸 가만히 내버려두면... 한쪽 유두에 허물이 낀 상태로 몇 년을 있어야 되겠지?'

"아버님? 무슨 문제라도 있는게 아닌가 걱정되기 때문에..."

"아니야, 괜찮아. 이미 상반신 다 벗겨가!"

하반신 아래에서 꿈틀거리는 하양이의 꼬리도 자꾸 내 엉덩이를 문지르면서 자극하고 있었고 나는 그 위에서 필사적으로 그녀의 유방을 잡아당기고 있었는데, 체액으로 미끄덩거려서 잡기가 힘든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바둥거리는 하양이의 상반신을 안아올리고 입으로 안으로 들어가려는 유두를 물었다.

쭈웁... 쭈우웁...

따듯한 체액 너머로 시원한 체온이 느껴진다.

약간 비릿하고 끈적한 액체 너머에서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지고, 혀 끝에 닿는 거친 허물의 감각을 느끼면서 나는 함몰유두 사이로 혓바닥을 밀어넣어 그녀의 허물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쩔꺽. 쩔꺽. 쩔꺽.

유두구멍을 혓바닥으로 쑤시면서 그 마찰만으로 허물을 벗긴다.

안 그래도 허물을 벗기 위해 몸이 체액까지 뿜어내며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몇 번 혀를 낼름거리는 것만으로도 유두구멍 안쪽에 붙어있던 허물을 벗겨낼 수 있었고, 내 입에 가득히 체액과 허물을 문 채 뽑아내면서 숨어있던 유두를 양쪽 다 끌어내었다.

뽕.

가벼운 소리와 함께 양쪽 유두가 발기한 상태를 보면서, 나는 혓바닥에 달라붙은 허물을 입 밖으로 뱉어내면서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허물을 잡아당겼다.

'껍질을 벗기고 속살을 드러낸다......'

옷을 벗기면서 강제로 범하는 것 같아서 흥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아까 물린 상처에서 독을 완벽하게 뽑아내지 못해서, 적당히 몸에 흐르는 독기운이 마치 취한 것처럼 나를 흥분하게 만들고 있었다.

찌이익!

그나마 복잡한 모양을 하고있는 상반신이 시간이 걸릴 뿐이지 허리부터는 길쭉하게 잡아당기면 되기 때문에 이 정도로 허물이 불어있으면 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사람이라면 다리나 발가락 등이 걸리겠지만 라미아 같은 경우는 길쭉하게 늘어진 뱀의 하반신이니까, 상체를 벗기면 하체는 금방...

쭈우욱!

실제로 손쉽게 쭉쭉 벗겨지니 나름대로 재미까지 느껴지고 있는데, 라미아는 배꼽조차 없다보니까 허리에서부터 꼬리까지 쭉 벗겨내면서 걸릴만한 곳은 한 곳 밖에 없었다.

힘이 빠졌는지 바닥에 늘어져서 헐떡이고 있는 하양이의 몸은 정말 눈처럼 새하얀 나신을 드러내고 있었지만, 유일하게 한 곳만 노란색의 허물흔적이 남아있었다.

꼬리 끝까지 벗겨내니 이제 허물이 남은 곳은 이곳 뿐이었다.

교미를 위한 기관에 흙이 들어가지 않도록 두꺼운 비늘이 덮이는 이 곳은 원래 허물을 벗길 때마다 조금씩 남은 허물이 쌓여서 단단해지게 되어 있었지만...

'여기는 이제 써야 하니까... 미리 벗겨두는 편이 수월하겠지?'

꿀꺽.

안 그래도 방금 탈피해서 부드러운 피부인데 손가락으로 벗겼다가는 손톱으로 상처가 날 수 있으니, 나는 부드러운 입술을 사용해서 힘이 빠져 늘어져 있는 하양이의 음부에 입술을 대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