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여건달 백천화-14화 (14/77)

〈 14화 〉 여건달의 이중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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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성 씨와 헤어지고 천화가 없는 우리 집에 돌아온 난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곧바로 책상 앞에 앉았다. 재성 씨가 준 USB를 노트북에 꽂고 안에 든 내용물을 확인해보니 총 세 개의 동영상 파일이 눈에 띄었다. 어느 것도 용량은 그리 크지 않은 것들이었다. 동영상 파일에는 각각 1, 2, 3이란 숫자가 매겨져있었는데, 아무래도 순서대로 보라는 의미인 것 같았다.

나는 떨리는 손을 가다듬고 마우스를 움직여 첫 번째 동영상을 더블클릭했다. 그러자 노트북 화면에 어느 한곳을 고정하여 찍고 있는 촬영 영상이 즉시 재생됐다. 화면 너머엔 두 명의 남녀가 머물러있었는데, 두 사람 다 내가 잘 아는 얼굴들이었다.

­좋습니다, 천화 씨. 이제 치아가 거의 안 부딪히게 됐군요…….

하반신을 탈의한 채로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재성 씨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재성 씨는 한손을 뻗어 자신의 아래에서 열심히 머리를 움직이고 있는 한 여성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침대 밑에 꿇어앉아있던 천화가 쌍심지를 켜고 재성 씨의 손길을 거칠게 뿌리쳤다. 원래 천화 성격으로라면 저기서 그치지 않고 재성 씨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어야 정상이었지만 영상 속의 천화는 그러지 않았다. 그럴 수가 없었다. 재성 씨의 물건을 입에 넣은 채 천화가 그에게 봉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쩝, 쩌업…….

재성 씨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있는 천화의 입에서 추잡한 소리가 쉴 새 없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나는 불규칙적으로 숨을 몰아쉬며 동공을 진동시켰다. 첫 동영상부터 어마어마한 것이 들어있었다. 그 자존심 세기로 유명한 미룡 백천화가 방바닥에 다소곳이 무릎을 꿇은 채 나에게도 한 번도 해준 적 없는 구강성교를 재성 씨에게 선사하고 있는 것이었다.

­츕! 츄릅……!

천화는 털이 수북하게 난 우람한 기둥을 한손으로 잡은 채 입에 다 넣기도 힘든 재성 씨의 거근을 마치 사탕을 빨 듯이 맛보고 있었다. 재성 씨는 편히 침대에 앉은 채 난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미룡의 봉사를 안락하게 즐겼다. 천화는 그런 재성 씨의 모습이 엄청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눈빛으로 욕을 쏘아댔지만 그럼에도 입에 문 성기를 빼진 않았다. 재성 씨의 자지를 빠는 움직임에 보조를 하듯 청바지를 입은 천화의 섹시한 엉덩이가 이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천화 씨, 조금만 더 혀를 놀려주시겠습니까? 지금도 충분히 기분 좋지만, 천화 씨의 잠재력을 생각하면 자꾸 욕심이 생기는군요~.

­……시발, 그럼 네가 직접 하던가.

재성 씨가 자신을 내려다보며 마뜩잖은 칭찬을 하자 천화가 물고 있던 거근을 잠시 빼내고 참고 있던 욕설을 내뱉었다. 천화의 입이 떨어져나간 재성 씨의 자지엔 끈끈해 보이는 타액이 번들번들하게 묻혀있었다.

­씹새야, 한 번만 말할 테니까 잘 들어라. 나 지금 구역질나는 거 억지로 참고 특별히 해주고 있는 거거든? 괜히 쓸데없는 말해서 이 이상 내 기분 잡치게 하면 재미없을 줄 알아라…….

­끄응,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제가 그만 복에 겨워서 눈앞의 행복을 잃을 뻔했네요.

재성 씨가 의기소침한 목소리로 사과를 했지만 그 표정은 어딘가 작위적이었다. 진짜 반성이 아닌 천화의 성격에 맞춰주기 위한 임시방편의 삼류 연기인 것 같았다. 천화도 그걸 아는 모양인지 재성 씨에게 겨눈 날카로운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앞으로는 주의하겠습니다. 그럼 하시던 걸 계속해주시겠습니까~?

미안쩍어하던 얼굴을 그새 거둔 재성 씨가 자신의 물건을 눈짓으로 가리키며 천화에게 봉사의 재개를 요구했다. 천화는 아니꼬운 표정을 지은 채 작게 한숨을 내쉬었지만, 이젠 더 쏘아붙이고 싶지도 않은 모양인지 이내 눈앞의 거근을 다시 한 번 선홍빛 입술로 집어삼켰다. 붉은색이 섞인 검은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나풀거리며 천화가 또다시 재성 씨를 위한 움직임을 개시했다.

­하아, 천화 씨…….

자신의 기둥을 휘감는 천화의 따뜻한 입과 혀를 만끽하던 재성 씨가 갑자기 손을 뻗더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살랑이고 있는 천화의 엉덩이를 어루만졌다. 열렬한 봉사를 받으면서 천화의 커다란 히프를 양손으로 쓰다듬은 재성 씨가 탄성을 내뱉었다.

­정말이지, 몇 번을 만져도 질리지 않는 감촉입니다. 이 중량감하며, 탄력하며. 천화 씨의 엉덩이는 남자의 정복욕을 고조시키는 마성의 매력을 품고 있어요…….”

­츄릅, 쩝……!

천화는 평소에 자신의 커다란 가슴 더불어 태생적인 아킬레스건이라 여겼던 자신의 엉덩이에 최상의 평가를 내리는 재성 씨를 애써 무시하고 묵묵히 봉사에 열중했다. 하지만 재성 씨는 천화가 반응을 보이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주인이 암묵적으로 허락한 탄력 있는 엉덩이를 마치 제 것인 양 마음껏 주물렀다.

­하아, 천화 씨, 아, 거기입니다. 거길 좀 더…….

­츄릅! 츄르읍!

­윽, 역시 천화 씨는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습득하는군요. 저, 너무 기분이 좋아서…… 크, 크윽!!

­츄르, 으, 읍?!

재성 씨가 갑자기 이루 말할 수 없는 황홀한 표정을 지은 그 순간 천화의 두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재성 씨가 몰려오는 사정감을 미처 참아내지 못하고 천화의 입 안에다 정액을 분출해버린 것이었다. 볼이 불룩해진 천화가 허겁지겁 재성 씨의 자지에서 입을 떼어내고 안에 담아버린 재성 씨의 정액을 헛구역질을 하며 뱉어냈다.

­콜록, 콜록……! 이, 미친 새끼가! 지금 어디에 뭘 싸질러대고 있는 거야?!

방바닥에 연신 침을 뱉던 천화가 손등으로 자신의 입술을 문대며 목에 힘줄을 세운 채 사납게 으르렁거렸다. 재성 씨는 금방이라도 주먹을 날릴 것 같은 천화에게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다며 허겁지겁 사죄를 했다.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있는 재성 씨의 모습을 끝으로 첫 번째 동영상이 종료됐다.

나는 새까매진 노트북 화면을 쳐다보며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내 작은 남근이 이미 한계치까지 커져있었다. 방금 영상만으로도 충분히 두세 발은 뽑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하나를 보자 다른 동영상에 대체 어떤 것이 들어있는 너무도 궁금했다.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겨우 진정시키고 마우스를 조작해 두 번째 영상을 클릭했다.

곧바로 틀어진 두 번째 영상의 배경은 첫 번째 영상과 같은 곳이었다. 구도도, 주연도 다 똑같았지만 이전 영상과는 눈에 띄게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등장인물들의 위치였다.

­쩝, 쩝~!

­으흣……!

이전 영상에서 재성 씨가 앉아있던 침대 위에 구부정하게 걸터앉아 있는 천화가 입술을 깨물며 신음을 참고 있었다. 천화는 하체에 아무 것도 걸치고 있지 않은 반라의 상태였다. 아까까지 입고 있던 청바지는 근처 바닥에 처량하게 나뒹굴고 있었고, 가려할 곳을 잃어버린 팬티는 완전히 벗겨지지 않은 채 천화의 한쪽 발목에 애매하게 걸려져 있었다. 일부러 그래놓은 것 같은 고의성이 엿보이는 연출이었다.

­푸하……! 역시 천화 씨는 여기 맛도 진국이네요~. 이렇게 여길 이렇게 빨아주는 걸 천화 씨도 제일 좋아하시죠?

­읏, 지랄 좀 하지 마. 네 징그러운 혀가 몸서리날 만큼 끔찍한 것뿐이야…….

­흐음~ 이렇게 젖은 상태에서 그런 말씀을 하셔도…… 에잇!

­으, 으항~!

재성 씨가 혓바닥을 내밀고 달콤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음미하듯이 천화의 소음순과 대음순을 길게 핥았다. 그러자 천화가 침대보를 양손으로 움켜쥔 채 활어처럼 몸을 튕겼다. 비음을 내뱉은 천화가 쾌감에 저항하려는 듯 벌리고 있는 다리를 접으려했지만 재성 씨가 그것을 허락해주지 않았다. 재성 씨는 천화의 늘씬한 두 다리를 반 강제로 열어젖히며 그 속에 숨겨져 있는 비밀의 화단을 자비 없이 공략했다.

­쩌업~. 그나저나 천화 씨의 여기 털은 의외로 잘 정리돼있네요. 평소에 관리를 좀 하시나 봐요?

­큭, 시발! 내가 거기 관리를 왜 해……?!

­오, 그럼 저절로 이렇게 예쁘게 형성이 됐단 말인가요? 정말 대단하군요! 역시 천화 씨는 하늘에서 만들어질 때 남자가 좋아할 만한 육체가 되도록 알아서 설정이 돼있는 것 같습니다~.

­미친 새끼…… 그걸 지금 칭찬이라고 하는 거냐? 크흣! 그리고 대체 언제까지 빨아재껴야 속이 시원한 거야?!

영역표시를 하듯 자신의 가랑이 전체에 끈적끈적한 침을 묻힌 재성 씨를 내려보다며 천화가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그치만 좋은 걸 어떡합니까~. 뭐, 만약 천화 씨가 입술을 허락해주신다면 되도록 빨리 끝내드릴 수도 있습니다만?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꿈도 꾸지 마, 새끼야.

­하하,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그럼 뭐…… 아쉽지만 천화 씨의 이 축축한 아랫입을 윗입이라고 생각하고 욕정을 풀어야겠군요.

입맛을 다지 듯 느끼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재성 씨가 천화의 탄탄한 넓적다리를 꽉 붙잡은 채 마치 키스를 하듯 질 입구에 진한 입맞춤을 맞췄다. 자신의 가장 은밀한 부분에 닿고 있는 입술의 온기를 느낀 천화가 날렵한 목선을 한껏 드러내며 간드러지는 신음을 내뿜었다.

­하읏! 하악!

재성 씨는 천화의 약점을 다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천화의 목소리가 더욱 카랑카랑해져갔다. 얼굴이 땀범벅이 된 천화가 갑자기 부여잡고 있던 침대보에서 손을 뗐다. 그리고 그대로 그 손을 자신의 아래에 있는 재성 씨의 머리에 가져갔다. 난 천화가 재성 씨의 얼굴을 떼어내기 위해 손을 뻗은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부정당했다.

­흐아앗~!

놀랍게도 천화는 재성 씨의 얼굴을 밀어내기는커녕 오히려 머리를 붙잡아 자기 보지 쪽으로 강하게 갖다 붙이고 있었다. 또다시 내가 몰랐던 천화의 굉장한 일면을 목격한 난 마그마처럼 끓어오르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윽~! 아으항~!

천화가 쾌락에 절여진 신음과 비음을 연신 내뱉으며 재성 씨의 머리카락을 세게 움켜잡았다. 재성 씨도 그런 천화의 반응에 화답해주려는 듯 더욱 더 추잡하고 농후하게 천화의 속살을 빨았다. 뭐라 표현하기 힘든 지저분한 쩝쩝 소리가 재성 씨의 얼굴에 가려진 천화의 가랑이에서 새어나오고 있었다.

­흐…… 흐아앙~!!

마침내 타인의 입만으로 절정에 도달한 천화가 자신의 두 다리로 재성 씨를 옭아매듯 감싼 뒤 발가락을 한껏 오므렸다. 천화는 입에서 침까지 흘린 채 잔뜩 풀어진 얼굴로 숨을 몰아쉬었다.

­푸하~!

좀처럼 록을 해제해주지 않는 천화의 다리를 간신히 풀고 마성의 가랑이에서 탈출한 재성 씨가 뜨뜻한 애액으로 범벅이 된 얼굴로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이야, 하마터면 질식사하는 줄 알았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질식사 아니라 익사라고 해야 되는 걸까요~?

여유롭게 그렇게 말한 재성 씨가 자기 얼굴에 묻은 애액을 닦아내는 것을 끝으로 두 번째 영상이 종료됐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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