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화 〉 여건달의 이중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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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고도 못 구할 천화의 퇴폐미 넘치는 모습이 담긴 USB를 보내준 후부터 재성 씨는 간간이 직접 기획 제작한 것 같은 다른 촬영물들도 내게 보내주기 시작했다. 재성 씨는 내가 언제쯤 새로운 영상을 원하는지 마치 훤히 꿰고 있는 듯 딱 내가 못 참겠을 타이밍에 맞춰 쓸 수 있는 것들을 보내왔다.
재성 씨가 늘 새로운 걸 넣어주는 USB에는 천화의 수치스런 영상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영상 속에서 천화는 항상 재성 씨에게 아름다운 육체를 꼼짝없이 농락당하기만 했다. 많은 이들의 존경과 동경을 한 몸에 받는 일기당천의 미룡도 주먹을 내밀 수 없는 침상 위라는 전장에선 말투가 거친 한낱 암컷에 불과했다.
하아, 천화 씨, 이런 표현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마시멜로에 휩싸인 것 같은 느낌입니다~.
침대에 다리를 벌리고 편히 누운 재성 씨가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콧노래를 불렀다. 재성 씨의 하반신 사이로 기어들어간 천화가 몇 번을 세워도 그 웅장함이 바래지지 않는 나무 몽둥이 같은 거근을 자신을 젖으로 감싸며 아니꼽게 콧방귀를 뀌었다. 난 천화가 풍만한 가슴으로 재성 씨의 기둥에 봉사를 해주는 영상을 불이 꺼진 깜깜한 방에서 홀로 시청하며 바지춤을 매만지고 있었다.
변태새끼가, 맨날 이딴 거나 시키고…….
그리 투덜댄 천화가 자신의 거유 사이에 끼여진 재성 씨의 자지에 퉤하고 침을 뱉었다. 그런 다음 천화는 손을 사용해 스스로 가슴을 압박하여 핫도그 빵에 끼여진 소시지 같은 재성 씨의 성기를 따뜻하게 데웠다. 재성 씨는 남편인 나조차도 단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극상의 파이즈리를 누리며 입꼬리를 올렸다.
밖에선 압박브라와 섹시한 엉덩이에 가려져 눈에 잘 띄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천화 씨는 그 가슴도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시군요. 제 물건을 온전히 감쌀 수 있는 젖무덤은 대한민국 전도를 뒤져도 거의 없을 겁니다.
……지금 내 자랑을 하는 거냐, 네 자랑을 하는 거냐?
하하, 굳이 말하자면 둘 다이지요. 우리 둘 다 남들한테 없는 것들을 지니고 있는 셈이니까요~.
너 같은 새끼랑 같은 카테고리에 넣지 마, 시발. 역겨우니까.
은근슬쩍 자신을 동류로 보려하는 재성 씨를 향해 천화가 눈을 부라리며 톡 쏘아댔다. 하지만 그럼에도 파이즈리는 계속 꼼꼼하게 해줬다. 천화의 커다란 한 쌍의 젖이 재성 씨의 것을 감싸기 위해 쉴 새 없이 형태를 바꾸는 것을 본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내가 그 장면을 반찬 삼아 자위를 하려던 그 순간 영상에 편집이 들어간 듯 갑작스레 화면이 다른 장면으로 전환됐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재성 씨와 천화가 옆으로 누운 채 뜨거운 정사를 벌이고 있었다.
하읏~!
정말이지, 천화 씨는 어떻게 먹어도 별미로군요……!
천화의 등 뒤에 자리 잡고 있는 재성 씨가 각선미 좋은 천화의 한쪽 다리를 들고 그 사이로 절구질을 하고 있었다. 얼굴이 한껏 달아오른 천화가 허리를 배배 꼬며 입술을 짓씹었다. 그리 크지 않은 침대 위에 있는 재성 씨와 천화는 마치 한 몸인 양 서로의 움직임에 맞춰 함께 흔들리고 있었다.
크흑! 씹새끼야…… 흣, 내가 무슨 음식인 줄 알아……?!
자신을 먹는 것 취급한 것에 뿔이 난 것 같은 천화가 고개를 돌려 쌍심지를 켰지만, 재성 씨는 그런 천화의 윽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천천히 손을 뻗더니 이내 미룡의 한쪽 가슴을 움켜쥐었다.
하하, 너무 그렇게 화내지 마십쇼~. 단순한 비유니까요.
재성 씨가 손가락으로 천화의 유두를 쪼물딱거리며 눈앞의 귓불을 입에 넣었다.
으흥……!
자신의 몸 이곳저곳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재성 씨의 테크닉에 천화는 간드러진 신음을 뱉을 수밖에 없었다. 이미 미룡 백천화의 비밀스러운 여체는 재성 씨에게 완벽하게 공략 당해버린 상태인 것 같았다. 난 1년을 걸쳐도 해낼 수 없던 일을 재성 씨는 겨우 한 달도 안 돼서 해내고 말았다.
조임이 더 좋아지셨군요……. 제가 귀를 핥아드리는 게 그렇게 기분 좋으셨나요? 아니면 젖꼭지를 만져주는 게 정답이었나요~?
하응~! 제발, 그 입 좀 어떻게……!
한쪽 가슴과 다리를 외간남자한테 잡힌 채 두꺼운 기둥으로 몸 안을 유린당하고 있는 천화가 머리를 도리질했다. 천화는 재성 씨의 손길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그걸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진 않았다. 천화를 사로잡고 있는 건 사람이 아니라 넘치는 쾌락 같기도 했다.
윽, 천화 씨 저도 슬슬 한계입니다! 언제나처럼 이 상태로 싸겠습니다! 어차피 콘돔 끼고 있으니까 상관없죠?
흐윽?! 싸, 쌀 거면 너만 싸! 그렇게 허리를 흔들면 나, 나도……!
크윽!!
혼자만 가는 게 아니라 천화까지 함께 보내려는 재성 씨의 물귀신 작전이 성공했다. 자신의 허리를 붙잡고 있는 힘껏 거근을 밀어붙이는 재성 씨의 공격을 천화는 버텨내지 못했다. 또다시 시트가 맑은 액체로 적셔지는 순간이었다.
만족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재성 씨가 잔뜩 달아오른 얼굴을 매트리스에 묻은 천화를 바라봤다. 재성 씨가 천화의 흐트러진 머리칼을 정돈해주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번 영상이 끝이 났다. 난 절정 직전의 천화의 얼굴을 다시 한 번 감상하고 싶어 곧바로 영상을 되감았다. 그런데 그때 현관 쪽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이 집의 전자키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은 나를 빼면 오직 한 사람뿐이었다. 나는 허겁지겁 노트북을 끄고 내리고 있던 바지를 다시 올리며 옷을 추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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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왔어?”
“어.”
흔적들을 대충 정리하고 방 밖으로 나가니 조금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현관에 앉아 운동화를 벗고 있는 천화의 모습이 보였다. 오늘은 재성 씨를 만나고 온 것이 아니라 자기 구역에서 미룡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귀가한 것 같았다.
“오늘은 좀 늦었네?”
“최근에 흑호파 새끼들이 계속 우리 나바리를 알짱거려서 그 문제 때문에 좀 시간을 잡아먹었어.”
천화는 생각만으로도 짜증이 난다는 듯 눈썹을 찌푸렸다. 흑호파는 천화가 이끄는 적룡과 오래전부터 마찰을 겪어온 그야말로 견원관계에 있는 조직이었다.
“아, 그랬구나…….”
나는 현관 바닥에 붙어있는 천화의 섹시한 엉덩이에 시선을 두며 마음 없는 흐릿한 추임새를 넣었다. 회색 반바지에 감싸져있는 저 탱탱한 엉덩이를 보자 방금 전 노트북 화면에서 재성 씨에게 격렬히 범해지던 천화의 치부가 아른거렸다.
“나 기다린 거야?”
“어?”
“나 기다리고 있었던 거냐고.”
“으, 응. 물론이지…….”
천화의 물음에 난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너무 추악한 거짓말이었다. 방금까지 자기 아내가 더럽혀지는 영상을 방에서 황홀하게 감상하고 있던 주제에…….
“……밥 먹었어? 뭐라도 차려줄까?”
“그럼 고맙고,”
가볍게 손발을 씻으려는 듯 욕실로 향하던 천화가 갑자기 베란다 쪽을 바라보더니 다리를 멈칫거렸다.
“왜 그래?”
“……아니, 아무 것도.”
별 거 아니라는 듯 그리 대답한 천화가 다시 다리를 움직여 욕실로 들어갔다. 천화가 욕실 문을 닫자 곧이어 콸콸 쏟아지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욕실 문이 제대로 닫힌 걸 확인한 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방금 전에 천화의 묘한 눈빛이 왠지 신경이 쓰여 천화가 서있던 자리에 서서 베란다 쪽을 살펴봤다.
그러자 아까 내가 서있던 곳에선 미처 보이지 않았던 작은 건조대 하나가 눈에 띄었다. 건조대엔 물기가 마르지 않은 세 장의 팬티가 나란히 널려져있었다. 전부 내 것이었다. 아까 오후에 재성 씨에게 깔려져있는 천화의 동영상을 보다 축축해진 걸 내가 손빨래해 널은 것이었다. 너무 자극적이어서 팬티를 갈아입고도 몇 번이나 다시 돌려봤었다…….
저걸 보고 천화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내가 구역들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힘들게 일하고 있을 때 취미 더러운 영상이나 보며 딸딸이나 친 최악의 남편이라 생각했을까? 그게 아니면 자기가 다른 남자에게 더럽혀지는 영상을 사랑하는 남편이 봤다는 걸 알고 속으로 몰래 흥분을 했을까? 어느 쪽이든 짜릿한 배덕감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요즘 재성 씨랑은 좀 어때……?”
내가 차려준 식사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있는 천화에게 난 용기를 내어 물어봤다. 그러자 내 옆자리에 누워있던 천화가 감고 있던 눈을 뜨곤 날 쳐다봤다.
“……어떻냐니?”
“그게, 그냥, 음…… 잘 돼가나 싶어서.”
잘 돼간다는 게 어떤 걸 말하는 건진 나도 잘 모르겠다. 어떤 식으로 질문을 해야 정답이었던 걸까.
“그저 그래…….”
내가 계속 더듬거리자 천화가 별로 흥미 없다는 듯한 투로 짧게 답했다. 그렇게나 침대에서 몸을 섞었음에도 천화는 여전히 재성 씨에 대한 감정이 썩 좋지 않은 듯 보였다. 하지만 난 천화가 싫다고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이었다.
“넌 어떤데?”
갑자기 내 바지춤에 손을 얹진 천화가 생각지 못한 역질문했다. 천화는 바지 속에 누워있는 내 작은 남근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있었다.
“나, 난…….”
나는 천화의 물음에 제대로 된 답을 하지 못한 채 사타구니만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천화는 그것이 내 대답이라고 생각한 듯 아름다운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아련한 표정을 지으며 나의 바지와 팬티를 무릎 아래로 내렸다.
“여, 여보……?”
“가만히 있어.”
침대에 뉘이고 있던 몸을 일으킨 천화가 서서히 내 하반신 쪽으로 내려갔다.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 넘긴 천화는 조금 야릇한 눈빛으로 내 물건을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난 고개를 최대한 들고 아래를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처음이었다. 천화가 이렇게 손으로 내게 봉사를 해주는 건.
“으윽…….”
나는 능숙한 천화의 손길에 점점 빠져 들어갔다.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았음에도 참을성이라곤 없는 내 자지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꿈틀대고 있었다. 재성 씨라면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버텼을 것이다. 한손으로 내 것을 감싸 흔들어주던 천화가 이윽고 내 남근을 빨아주려는 듯 침대 아래서 자세를 잡고 입을 벌렸다. 천화의 수려한 얼굴이 내 가랑이 사이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불행인지 행복인지, 내 물건을 머금어주려는 천화의 얼굴이 갑자기 동영상에서 재성 씨의 물건에 열띤 봉사를 해주던 그 모습과 겹쳐보였다. 나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우람한 거근에 달라붙어 다른 남자를 위해 열렬히 혀를 놀리던 천화의 모습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버렸다.
“윽……!”
찰나의 자극을 참지 못한 난 천화의 입술이 내 귀두에 닿기 바로 직전에 그만 사정을 해버렸다.
“하, 하아…….”
입술까지 깨물며 온힘을 다해 모든 걸 방출한 셈이었지만, 길이도 굵기도 재성 씨의 반의반도 못한 내 물건은 요란스럽기만 한 빈 깡통이나 다름없었다. 요도를 통해 새어나오는 쥐꼬리만 한 정액은 나의 남자로써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
천화는 자기 입이 닿기도 전에 풀썩 죽어버린 내 자지를 지그시 바라보더니, 근처에 있는 티슈 몇 장을 뽑아 자기 뺨에 튄 보일락 말락 한 묽은 정액을 닦았다.
“미, 미안…….”
“됐어, 신경 쓰지 마.”
표정을 읽을 수 없는 천화가 그리 말하곤 내 정액이 묻은 티슈를 침대 옆 쓰레기통에 버렸다. 내 하의를 그대로 내버려둔 천화는 곧이어 자연스럽게 내 옆자리로 다시 돌아왔다.
“오늘은 이제 무리지?”
“응? 어, 어…….”
“그럼 그냥 자자.”
당연하단 듯 그렇게 말한 천화가 내게 등을 돌리고 이불을 목 끝까지 덮었다. 그런 다음 천화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조용해진 천화 쪽을 한동안 응시하던 난 문득 고개를 돌려 궁상맞게 방치된 내 사타구니를 한 번 바라봤다. 주인인 내가 봐도 비루하고 한심한 실좆이 죽은 애벌레처럼 축 늘어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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