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여건달 백천화-34화 (34/77)

〈 34화 〉 헬스장의 여건달

* * *

자세히 보지 않으면 쌌다는 티도 잘 나지 않는 내 정액이 작은 남근을 타고 내려가 무릎께에 걸쳐져 있는 바지와 팬티를 애매하게 적셨다. 지금 천화의 가랑이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재성 씨의 걸쭉한 정액과는 질도 양도 하늘과 땅 차이였다.

­얇은 벽 하나를 두고 하는 가상 레이프 플레이는 꽤나 자극적이었나 봐~?

탈의실 벽에 등을 기댄 채 숨을 몰아쉬고 천화를 쳐다보며 재성 씨가 웃음을 흘렸다. 건너편에서 들려오던 남자 회원들의 장난스러운 목소리는 이제 완전히 사그라져있었다. 모두들 환복을 마치고 이미 헬스장을 떠났다. 듣는 귀들이 사라져 겨우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게 된 천화는 힘없이 주저앉은 채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미룡 백천화에겐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패자의 모습이었다.

­언제까지 그렇게 강도에게 범해진 처녀 같은 포즈로 있을 거야? 설마 이걸로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또, 뭘 어쩌라고.

힘겹게 다리를 오므리고 고개를 든 천화가 눈썹을 찡그렸다. 조금 전 천화에게 듬뿍 사정을 했을 터인 재성 씨의 자지가 다시금 그 우람함을 회복하고 있었다. 천화는 자신의 안을 엉망으로 만든 흉포한 기둥을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응시했다.

노벨피아 유

­원래라면 오늘은 이쯤에서 끝낼 생각이었어. 네가 아까 나한테 그런 망신만 주지 않았다면 말이야.

어찌어찌 두 다리로 일어서려는 천화를 바라보던 재성 씨가 팔짱을 끼고 음험한 눈빛을 내비췄다.

­마침 헬스장이고 하니, 어디 한 번 장소 활용을 잘 해보자고~.

# # # # #

영업시간이 지난 헬스장은 마치 아까와는 다른 곳처럼 느껴졌다. 스스로의 몸을 단련시키기 위해 기구와 도구를 이용하여 운동에 열을 올리던 사람들이 없어지니, 시끌벅적하던 장내엔 어울리지 않는 을씨년스러움까지 감돌고 있었다.

커다란 통유리엔 마감을 알리는 것 같은 커튼이 쳐져있었고, 회원들이 사용했던 덤벨과 바벨들도 한곳에 가지런히 정돈돼있었다. 모든 정리가 마무리된 상태였다. 헬스장의 전등은 환하게 켜져 있다는 것만 빼면 말이다.

­하아, 하…….

누구의 기척도 없어야 정상인 헬스장에 불규칙적인 소음이 잇따라 생성되고 있었다. 소음의 근원지는 다름 아닌 입구 정면에 놓여져 있는 사이클 중 하나였다. 누군가 이미 영업시간이 지났을 터인 헬스장에 남아 사이클에 열중하고 있었다. 바로 천화였다.

천화는 사이클에 올라타 안장에서 엉덩이를 뗀 채 열심히 페달을 밟고 있었다. 거기까진 아까와 동일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아까와는 결정적으로 다른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천화의 상태였다. 지금 화면 속 천화는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몸으로 헬스를 하고 있었다.

­좀 더 스피드 좀 내시지? 저녁 안 먹었어~?

움직이는 사이클 뒤쪽에서 용 문신을 한 알몸의 헬스녀를 느긋하게 감상하고 있던 재성 씨가 마치 무슨 PT 강사처럼 이죽거리며 천화를 재촉을 했다. 그 말에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페달을 계속 돌리던 천화가 갑자기 운동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더니 곧장 쌍심지를 켰다.

­시발! 대체 내가 왜 이 지랄을 해야 하는 거야?!

­왜라니? 이건 다 플레이의 일종이라구~.

­개새끼가! 무슨 말이든 플레이라고 하면 다 넘어가 줄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싫음 하지 마. 아무도 너한테 강요 안 했어. 뭐, 선우 씨는 꽤나 실망하겠지만.

­이 개좆 같은 새끼……!

재성 씨가 내 이름을 팔자 화가 머리끝까지 난 것 같은 천화가 능글거리는 재성 씨를 노려봤다. 하지만 천화는 분노를 쏟아내지 않고 어떻게든 참아냈다. 금방이라도 재성 씨를 불구로 만들어버릴 것 같은 살의를 뿜어내곤 있었지만 주먹을 내밀진 않았다. 분명 나 때문일 것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남편인 날 위해 천화는 재성 씨를 건드리면 안 되었다.

­하든 말든 선택은 오로지 네 몫이야. 자, 어떡할래? 계속할래? 아니면 여기서 멈출까?

­……시발.

조소가 섞인 것 같은 재성 씨의 물음에 천화는 가볍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리고 대답 대신 엉덩이를 들고 멈췄던 사이클 페달을 다시 밟기 시작했다. 성질을 죽이고 순순히 운동을 재개한 천화를 본 재성 씨가 대견하다는 듯 눈웃음을 지었다.

­건달 맞아? 좀 더 빨리 하라구!

짝­!

­크, 크윽!

괜한 트집을 잡은 재성 씨가 눈앞에서 흔들리고 있는 천화의 맨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세게 때렸다. 졸지에 나체로 사이클을 강요당하면서 스패킹까지 맞게 된 천화는 이를 악물며 수모를 감내했다.

­더 빨리! 더!

짝­! 짝­!

재성 씨는 마치 암말을 훈육하듯 천화의 튼실한 볼기짝을 연달아 내리치며 더욱 속도를 높이라 명령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 같은 천화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재성 씨의 요구대로 페달을 돌리는 발에 더욱 힘을 줬다. 하지만 그럼에도 재성 씨는 천화를 스패킹하는 손을 쉽게 거둬주지 않았다.

짝­! 짝­! 짝­!

­크읏……!

­훗, 아까 남자 회원들이 네 엉덩이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던 거 알아? 헬스장 회원들의 시선을 그렇게까지 쏠리게 한 여자는 백천화 네가 처음이야. 분명 다들 이러고 싶었겠지~.

짝­!!

노트북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난 시들었던 내 남근이 조금씩 기운을 되찾는 것이 느껴졌다. 눈앞에 재생되고 있는 동영상은 그만큼이나 자극적인 것이었다. 아까 전만 해도 남자들로 북적북적거리던 헬스장. 그곳에서 지금 적룡의 보스가 상상하기도 힘든 희롱을 당하고 있었다.

불그스레한 머리칼을 휘날리며 육감적인 알몸을 훤히 드러낸 채 사이클을 하는 미룡 백천화를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페달을 밟을 때마다 억제해줄 옷을 잃은 풍만한 가슴이 규칙적으로 흔들리고 있었고, 땀에 젖은 잘록한 개미허리도 그에 못지않은 존재감을 내비치며 관능미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다리의 움직임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씰룩거릴 수밖에 없는 커다란 엉덩이가 외간남자의 손찌검으로 그 탄력을 증명하며 빨갛게 물들여지고 있었다.

­라스트 스퍼트다, 미룡!

­하읏!!

멋대로 그리 말한 재성 씨가 천화의 가랑이 사이를 스패킹하는 것을 끝으로 갑작스레 장면이 전환됐다. 방금까지 사이클을 하고 있던 천화가 다른 운동 기구에 착석하고 있었다. 천화가 앉아있는 기구는 다름 아닌 이너 타이였다. 천화는 이번에도 알몸인 상태였다.

­크윽! 크……!

이너 타이에 착석하고 있는 천화는 입술을 깨물며 허벅지에 힘을 주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천화의 다리는 좀처럼 오므려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까는 별 무리 없이 다리를 오므렸다 폈다 한 이너 타이였지만 이번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너 타이의 무게가 최대로 설정돼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너 타이의 블록프레임 위에 척 보기에도 굉장히 무거워 보이는 덤벨이 두 개나 올려져있었다. 저렇게까지 무게를 올려놓으면 헬스장에 오래 다닌 헬창이라도 들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천화를 힘들게 하는 것은 비단 이너 타이의 무게뿐만이 아니었다.

­왜 그래? 좀 더 힘 좀 써봐~. 이래 가지곤 보스라는 타이틀이 울겠네~.

­흐, 윽! 하읏……!

천화의 가랑이에 얼굴을 들이밀던 재성 씨가 탄탄한 허벅지를 손으로 툭툭 치며 조소를 흘렸다. 활짝 벌려져있는 천화의 다리 사이로 진입한 재성 씨는 눈앞에 있는 황홀한 보지를 마음껏 혀로 핥았다. 마땅히 저항할 방도를 갖지 못한 천화는 그 혀 놀림을 온전히 느끼며 비음을 내뱉어야만 했다.

­크윽! 씨이발……!

손잡이를 있는 힘껏 붙잡은 천화가 어떻게든 다리를 오므려보려 안간힘을 썼지만, 이너 타이 앞쪽에 떡하니 자리를 잡은 재성 씨가 혀를 날름거릴 때마다 그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천화가 어찌어찌 블록프레임의 무게를 살짝 들어 올리면 재성 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천화의 보지를 게걸스럽게 빨아대며 방해공작을 펼쳤다.

­흐읏! 씹! 작작 좀……!!

­응? 뭐라고~?

­하, 하응~!

재성 씨의 카리스마 넘치는 미룡 백천화를 완전히 가지고 놀고 있었다. 자신의 속살에 침입한 재성 씨의 끈적한 혓바닥을 느낀 천화가 넓은 헬스장 가운데서 간드러진 신음을 내뿜었다. 천화는 쾌락을 몰아내려는 듯 온몸을 버둥거렸지만, 두 다리가 구속되듯 고정된 이너 타이 위에선 벗어날 방도가 없었다. 건전한 목적으로 쓰이던 운동 기구가 여자를 괴롭히기 위한 성고문 기구로 탈바꿈된 지는 이미 오래였다.

나는 헬스장에서 창의적인 방법으로 능욕당하는 천화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고고하고 도도한 적룡의 여보스가 지금 수치스런 자세로 허리를 크게 꺾고 있었다. 그 광경을 하나도 빠짐없이 눈에 새기던 난 겨우겨우 딱딱해진 내 소추를 움켜잡으려 손을 가져다댔다. 그러나 내 손보다도 먼저 내 물건을 잡아버린 손이 나타났다.

“재밌어?”

친숙한 음성이 예고도 없이 내 귀를 간지럽혔다. 갑작스럽게 들려온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난 곧바로 뒤쪽을 쳐다봤다. 그곳엔 머리카락이 물기로 촉촉해진 천화가 목에 수건을 두른 채 날 응시하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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