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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영애의 동생이 되었다-146화 (146/199)

〈 146화 〉 서열전 (5)

* * *

오스카를 돌려보낸 나는, 다른 조의 소식을 들었다.

안나는 무난하게 일격으로 승리. 이상할 것도 없는 얘기다. 그리고 사샤 역시 승리. 안나와 결승전에서 만나게 된다면, 사샤와는 준결승에서 만난다.

꼭 짠 것 같은 대진표라서, 순간 북부와 아카데미 행정실 간의 어떤 유착관계에 대해 생각하긴 했지만.

역시 그냥 우연일 뿐.

아무튼.

안나도 사샤도 모두 무난하게 승리하고 돌아갔다고 해서, 나는 아이리스를 찾아갔다.

안나와 사샤가 나와 같은 시간대에 결투가 진행되었다면, 아이리스는 조금 뒷 시간대에 예정이 잡혀있었으니.

"앗. 오빠."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아이리스가 나를 보곤 빙그레 웃었다.

"여긴 어쩐 일이에요? 저 보러 온 거죠?"

"너 말곤 여기 아무도 없는데 그럼 누굴 보러 왔겠어."

내가 마주 웃으며 답하자, 기분 좋은 듯 '흐흥' 웃은 아이리스가 턱을 살짝 치켜들며 머리카락을 살랑살랑 흔들었다.

"우리 오빠. 저 보고 싶어서 얼른 끝내버리고 온 거예요?"

쭉 가슴을 펴는 모습이다. 보고 싶어서 온 건 맞지만, 대결이 빠르게 끝난 건 상대가 항복해서였는데.

그래도 뭐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이리스가 은근히 내게 몸을 기댔다.

"좋아해요."

"왜 이렇게 응석을 부려. 귀엽게."

"응석을 부려야만 귀여워요?"

그건 아니지.

나를 슬쩍 올려다보는 아이리스의 뺨을 살살 만져주니, 뭐가 그리 좋은지 아이리스가 피히히 웃으며 내 어깨에 턱을 대고 비빈다.

"으응."

그렇게 응석을 부리다, 작게 중얼거린다.

"오빠는 내가 어떡했으면 좋겠어?"

음.

누님과 데이지, 아이리스, 크리스티나까지. 내 여자라고 할 수 있을 이들에겐 안나와의 대화를 모두 얘기해줬었다. 숨기는 것보단 솔직한 편이 나을테니까.

그래서인지. 내가 결승에서 안나와 만나려면 그 전에 자신을 만나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아이리스는 그게 은근히 신경 쓰이는 모양이었다.

은근히 부끄럽다며 잘 부리지 않던 응석이나 애교를 부리는 것도 그래서인가.

나는 잠시 말을 골랐다. 경우에 따라 안나를 받아주게 될 지도 모르지만, 아이리스는 이미 나의 연인이었다. 우선순위를 따지자면, 아이리스가 더 우선일 수밖에 없었다.

"네가 원하는대로 해."

"무책임한 말인 거 알죠?"

그것도 그런가.

확실히. 아이리스에게 책임을 미루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나의 연인들과, 반대의 입장인 나. 누님도 데이지도, 크리스티나도. 내가 바라는대로 하라고, 나의 의견을 존중하겠노라고 말했지만.

나는 그렇게 대답을 미루면 안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완전한 쌍방향이 아니라.

내가 그녀들을 품고 있는 형태이니까.

그만큼 나의 책임이 더욱 컸다.

"미안."

"알면 됐어요."

내가 사과하자 흐뭇하게 웃은 아이리스가,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사르륵, 금빛 머리칼이 흐트러졌다.

"오빠 머리 진짜 예쁘다."

작게 감탄한 아이리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어서, 내 뺨에 입술을 댔다.

쪽.

"오빠."

그리곤, 끈적거리는 목소리로 내 귓가에 속삭인다. 길다랗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내 상체를 살풋 더듬었다.

"나 오빠가 응원해주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는 헛웃음이 나왔다. 누가 상대로 나와도 일격이면 충분한 주제에. 다만 그 말을 내뱉지는 않았다. 대신, 물끄러미 그녀의 푸른 눈동자를 응시했다. 무언가 바라는 게 있다는 듯 욕망으로 일렁거리는 눈동자였다.

"시간도 얼마 안 남았는데. 오빠가 나 조금만 예뻐해주면, 오빠가 바라는 거 들어줄지도 몰라요?"

예를 들면.

내 귀에 파고드는 목소리가, 한 없이 녹아내릴 듯 했다.

"오빠가 나한테 무책임하게 선택을 미뤄버리는 것도, 용서해줄지도?"

나 참.

누가 우리 착하고 귀엽고 순수하던 아이리스를 이렇게 만들었어?

난가?

*

시간이 많지 않았으므로, 아이리스는 곧장 내게 안겨들었다.

칼리아가 선물해준 제복은 완전히 아이리스에게 맞춰서 만들어진 것이었기에, 착 달라붙어 풍만한 몸의 굴곡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두 개의 커다란 젖가슴을 내게 밀착한 채 물끄러미 나를 올려다보던 아이리스가 슬쩍 내 상체에 자신의 젖가슴을 부볐다.

“어때요?”

“뭐가.”

“오빠 아내 가슴?”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자신을 아내라고 칭하는 당당함이며, 젖가슴을 비비며 그 감촉이 좋지 않느냐 묻는 태도며, 아주 남자 잡아먹을 요물의 상이었다.

“좋으면서.”

그렇긴 하지.

나는 대답 대신 제복의 위를 여미고 있는 넥타이를 풀었다. 스륵, 풀린 넥타이 너머로 정갈하게 잠긴 단추들이 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젖가슴의 풍만함 덕에, 단추의 여밈새가 꽤 팽팽한 모습이었다.

그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새하얀 속살을 보니 음심이 치밀었다. 내가 반응했음을 눈치챘는지, 아이리스의 눈이 가늘어졌다.

“변태. 겨우 단추 사이 좀 봤다고 꼴려요?”

“단정함 속에 이런 음란한 몸을 숨겨두고 있으니까 꼴리는 거야.”

나를 은근히 놀려먹으려던 아이리스는, 내가 태연히 받아치자 잠깐 흠칫 하곤, 내 눈을 피했다.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며.

“어떡하지.”

“왜?”

“오빠 말 때문에 제가 훨씬 더 꼴렸어요.”

스윽. 눈은 여전히 나를 피한 채, 내 아랫도리에 손을 올린다. 빳빳하게 선 자지가 바지 앞을 팽팽하게 부풀리고 있었다.

아이리스의 손이 닿자, 자지가 껄떡거렸다.

“….”

아이리스가 침을 꼴깍 삼켰다.

“시, 시간 없으니까아….”

작게 중얼거리곤, 슬쩍 바지의 버클을 푼다. 그리곤 지이익…, 지퍼를 내렸다.

그 과정을 주도하는 아이리스의 손길은 시간이 없다고 말한 사람치곤 무척이나 섬세한 듯 싶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물과 음식을 갈구하는 굶주린 자와 같이 급박해 보이기도 했다.

“하으으.”

기어코 내 자지를 꺼낸 아이리스가 앓는 소리를 흘렸다.

몇 번 자지 기둥을 슥슥 어루만지던 그녀가, 나를 애처롭게 올려다봤다.

“시간 없으니까 바로 박아줘요. 네?”

확실히 시간이 빠듯하긴 했다. 곧 아이리스가 올라가야 했으니. 나는 대답 대신 아이리스의 가랑이에 손을 뻗었다.

“흐윽…!”

행복에 겨운 신음 소리를 뱉은 아이리스가 허리를 살짝 비틀었다. 그리곤 딱히 내가 시키기도 전에, 제복의 바지를 벗곤 벽을 짚은 다음 내게 커다랗고 뽀얀 엉덩이를 살짝 내밀었다.

“아으, 오빠, 오빠아…. 빨리. 네?”

새하얀 그녀의 속옷에 애액으로 얼룩이 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팬티를 잡아내렸다. 주륵, 실처럼 이어진 애액과, 서늘한 공기에 살짝 떨리는 허벅지.

“박아줘?”

“네, 네에. 오빠가 박아줘야, 힘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살짝 애태우듯 손가락으로 보짓살을 문지르자, 애가 탄 아이리스가 으르릉 앓는 소리를 냈다.

“아, 아아! 오라버니이, 오라버니, 얼르은.”

앙탈까지 부려가며.

나한테 처녀가 따이기 전까지는 자위도 않던 순결한 여자가, 이토록 음란하게 변해버리는 데에 걸린 시간이 채 반년도 걸리지 않았다는 게 놀라운 사실이었다.

더 이상 지체할 수도 없었기에, 나는 그대로 빳빳하게 선 자지를 균열에 댔다.

“흐읏, 아, 얼른. 아으응….”

찔걱.

더 보채기 전에 그대로 귀두를 밀어넣었다.

“흐그윽.”

입술을 꾹 깨물고, 머리를 푹 숙인 채, 벽을 쥔 손에 힘이 꾹 들어가는 게 눈에 보였다.

찰싹!

“아흑!”

뽀얀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려주고, 천천히 허리를 흔들었다. 부드럽게 감싸는 질벽을 기둥으로 찌걱찌걱 긁어준다.

“아응, 아, 아! 아흐으, 오빠, 오빠앗…!”

허리가 조금씩 무너져 내린다. 오로지 벽을 긁듯이 잡은 손에만 의지한 채, 반쯤 무너진 자세로 나의 좆질을 받아낸다.

“아흑! 아, 후으읏! 흐극! 아, 깊어, 깊어요오…!”

아이리스가 좋아하는 위치를 푹푹 찌른다. 길다란 자지가 왕복하면서, 이미 길들여진 보지를 한껏 훑었다.

“하아윽! 하악! 아응! 응, 아, 거깃, 거기잇, 응! 오빠앗…! 아윽! 으극! 윽!”

허릿짓이 거세질수록, 아이리스의 신음이 턱턱 끊겼다. 쾌락이 몰아쳐서, 어찌할 바를 몰라, 고개를 마구 흔든다.

길다란 은발이 찰랑찰랑 흔들리고, 뒷따라 경련이 찾아온다.

“흐으윽──!”

절정.

발 끝에서부터, 종아리, 허벅지, 엉덩이까지. 차례로 경련이 올라오곤, 이윽고 허리가 벌벌 떨려온다.

엎드린 채 벽을 짚은 자세라, 하체의 떨림에 이어 상체가, 어깨가, 그리고 젖가슴이 떨리는 모습에 정복감이 충족되는 것을 느꼈다.

이대로 무너져 주저 앉아도 이상하지 않기에, 두 팔로 아랫배를 감아 고정하듯 안았다.

“헤윽.”

그리고 다시.

팡, 팡.

“아으, 으, 헤읏, 응! 읏! 아으으읏! 좋, 아, 조아, 아…!”

“좋아?”

끄덕끄덕.

절정 직후에 연달아 푹푹 찔러대는 좆질에 정신이 없을텐데도, 착실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뭐가 좋아?”

“자, 짓, 오빠앗…! 자지, 자지잇…! 오빠 자지 조아요…! 흐윽! 마, 말해짜나요! 거기 약해! 약한 곳 마구 찌르지 마아앗…!”

나는 못 들은 척 허리를 흔들었다.

그리고 몇 차례나 더 아이리스를 보내버린 뒤.

“안에 쌀게.”

“하윽, 윽, 에읏.”

제대로 대답조차 못하는 아이리스의 귀를 깨물고, 질내사정. 퓨우, 퓻, 뷰릇, 뷰르릇. 자궁을 한가득 채우는 사정에, 아이리스의 몸이 또다시 경련했다.

“응원 잔뜩 받았으니까 이길 수 있지?”

“네헤….”

헤롱헤롱. 눈에 하트가 뜬 것 같은 아이리스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

“진짜 변태. 짐승.”

정신을 차린 아이리스가, 서둘러 팬티를 올리고, 뒤이어 제복의 바지를 착의한 뒤 나를 흘기며 말했다.

나한테 잔뜩 질싸당한 뒤 그런 스키니 같은 바지를 올려 입으면서 말하면 꼴리기만 한다는 걸 모르는 걸까.

알고 하는 거겠지.

눈이 은근히 내 자지를 보고 있으니까.

때마침 아이리스를 부르는 목소리가 아니었다면, 발정난 채 재차 달려들었을지도 모른다.

“치이.”

아쉽다는 듯 나를 보며 입맛을 다신 아이리스가, 제복의 위로 망토를 걸쳤다.

“다녀올게요, 오빠.”

나는 잘 다녀오라며 손을 흔들어줬다.

그나저나.

누가 자꾸 보고 있네.

*

“…흐으, 흐.”

훔쳐볼 생각은 없었는데.

차기 마탑주, 프리드리히의 어린 가주라고 불리우는 소녀.

에일린 프리드리히는, 자신의 눈 앞에서─엄밀히 말하자면 조금 다르지만─펼쳐진 광경에, 숨을 들이쉬곤, 어쩔 줄 몰라 새빨개진 얼굴을 부여잡고 있었따.

그냥.

그냥…. 자신과 같은 세대에서, 자신과 함께 가장 유망하다 불리우는 황녀와 북부의 공녀를 찾다가, 마침 북부의 공녀가 황녀의 대기실을 훔쳐보고 있길래….

뭔가 싶어서….

그래서 투시 마법을 좀 쓴 것 뿐인데….

“…흐윽!”

에일린은, 투시 마법을 꿰뚫은 듯 정확히 자신을 향해 눈길을 주었던 금발의 남자가 떠올랐다.

붉은 눈동자.

자신을 바라보는 그 붉은 눈동자에 꼭 잡아먹힐 것만 같아서, 에일린은 덜컥 겁이 나고 말았다.

“나도 잡아먹힐 거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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