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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영애의 동생이 되었다-170화 (170/199)

〈 170화 〉 흡혈귀와 마법사와 기사 (1)

* * *

크로이체프의 시녀.

동시에, 이름 높은 명문가 아일라노바의 딸. 비록 후계자는 아니라고 하나, 가주의 피를 이은 적통인 사샤는 현재,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다.

“꺄아악! 꺄악!”

“조용히 좀 하세요! 까마귀도 아니고 진짜─! 절대안정이라는데 의사 말 좀 들어요!”

“히끅.”

한참 전부터, 제 뺨을 감싸쥐곤 꺄악 꺄악 소녀처럼 비명을 질러대는 아가씨의 추태를 참지 못하고서 사샤가 소리를 지르자, 그제야 안나의 비명이 잦아들었다.

“내가 어쩌자고 여길 따라와서…….”

깊은 한탄 섞인 말이었지만, 뒤늦은 후회다. 어디까지나 소꿉친구, 각 가문간 계급 간의 위계 차이는 있을지언정, 사샤의 가문 또한 북부의 명문가다.

그런 그녀가 안나의 시녀로 이곳에 왔다면, 거기에 자의가 없을 리가 없었다.

사샤는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다음 북부의 맹주가 될, 즉 그녀의 주군이 될 안나가 행복하길 바랐고, 그만큼 걱정되었기에 안나의 곁을 수행할 시녀를 자처했을 뿐.

“그냥 북방에 있을걸 그랬어.”

하아아…….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운이 쭉 빠지는 한숨을 내쉬곤, 사샤의 눈이 여전히 빨개진 얼굴을 손부채질로 식히는 중인 안나를 향했다.

‘이 바보 같은 아가씨…….’

안나를 흘겨보면서도, 결국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사샤의 천성이다. 다시 세상이 떠나가라 깊은 한숨을 푸욱 뱉어낸 사샤가 물었다.

“무슨 일이신데요?”

“그게, 있지, 전하가, 전하가……!”

전하.

안나가 저런 얼굴을 하고서 그리 부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적어도 아카데미 안에서는, 단 한 사람 뿐.

“네, 네. 체페슈 공작께서 뭐라 하셨는데요?”

“나, 나한테 키스하셨어……!”

뭐라고. 심드렁하던 사샤의 낯짝에 금이 쩍 갔다. 키, 키스? 그것은 사샤에게도 무척이나 낯설은 단어다. 안나의 앞에서야 여유로운 척, 경험 있는 척 했으나, 그거야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안나의 앞이니까 가능한 거고.

그랬는데, 정작 안나가 한달음에 저 앞으로 달려나가 버렸다. 사샤가 경험해보지 못한 곳으로…….

“키, 키스요? 정말로?”

“으, 응. 정말로!”

사샤의 채근에 안나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스칼렛과 키스하던 순간을 떠올리듯 홍조 띤 얼굴 손부채질 하며, “꺄아아…….” 하고 끓는 주전자 소리를 냈다.

‘그럴수가……!’

사샤는 품위도 잊은 채 입을 떡 벌렸다. 이건 정말로, ‘키스’를 한 소녀의 얼굴이지 않은가!

정말로, 정말로 안나가 사샤보다 먼저 남자의 맛을 알아버리고 만 것이다…….

“그, 정말 축하드려요……. 무슨 얘기를 나누시다 그렇게 진도가 확 나가버린지는 모르겠지만……. 공작께서 좀 많이 적극적이신…… 저기요?”

질투가 나긴 하지만. 그렇긴 해도, 사샤는 진심으로 축하했다. 어찌 됐든 축하할 일이었으니까.

다만 부끄러운 듯 이마를 슥슥 매만지는 안나를 보니, 뭔가 낌새가 이상함을 느낀 사샤가 표정을 굳혔다.

“저기요, 아가씨.”

“으, 응?”

“키스 맞죠?”

“맞다니까……!”

“입술 대 입술? 막, 입술 부비고, 혀 내밀고, 그런?”

“꺄아아아아악!”

안나가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사샤의 입을 막았다. “으읍!” 됐으니까 얼른 대답이나 하라는 듯 째려보는 사샤의 눈초리를 이기지 못하고, 안나가 우물쭈물 답했다.

“이, 이마에 키스해주셨어……. 그, 그나저나 너는, 너도 나름 고위귀족이란 애가 그런 망측한……!”

“당신 때문이잖아!”

절대안정이고 뭐고, 하여튼 이 모지리 아가씨 때문에 못 살겠다 정말.

사샤는 가슴팍을 콩콩 두들겼다. 키스, 키스라며! 괜히 엉뚱하게 가슴 답답한 기분이라 어쩔 줄 몰라하던 자신이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됐으니까 어떻게 된 건지나 다 설명해요!”

“흐엥.”

안나는 시무룩 울상이었다. 거짓말한 건 없는데……!

*

아무튼 이래저래 일은 많았지만, 결과적으론 다 잘 끝났다.

도망간 시트리가 신경 쓰이기는 하지만, 서로 하나씩 견제책을 남겨뒀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나한테 보이는 그 기묘한 호의는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부담과는 별개로, 이용할 수 있는 건 다 이용할 셈이었다.

아카데미는 보수가 한창이다. 다른 곳의 보수는 모두 끝났으나, 악마가 직접 강림했던 서열전의 무대가 되었던 경기장은 마기의 영향으로 마법으로 인한 복구가 상당히 지체되고 있다고.

그래도 사브나크는 영멸했고, 시트리의 마기 역시 천천히 옅어지고 있으니 시간만 지나면 충분히 예전의 모습으로 복구될 거였다. 오히려 학사 측에서는 이번 기회에 아예 새로 지을까 논의 중이기도 했다.

나는 뒷수습을 하며 학사 측에 자퇴 의사를 밝혔고, 처음엔 당혹스러워 하던 그들도 이윽고 내 자퇴를 받아들였다. 아마 조만간 수리되겠지.

이래저래 신경 쓸 게 없진 않으나, 일단은 사태가 일단락 된 셈이다.

“고생했어~.”

포옥. 누님이 내 머리를 끌어안았다. 말랑말랑한 감촉과 향기로운 체향이 내 기분을 풀어줬다. 마치 마약과 같았다…….

“시트리인가 뭔가 하는 악마는 마음에 안 들지만, 그것 빼곤 다 잘 된 거네?”

유독 시트리의 이름을 부를 때에 내 머리를 쓰다듬는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 같은데.

질투인가.

“스칼렛, 상대는 악마야? 스칼렛이 어어엄청 싫어하는 악마야? 화, 확실히 꽤 봐줄만한 외모긴 하지만,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꺅!”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를 세뇌하려드는 누님을 진정시키기 위해, 나는 풍만한 가슴골에 코를 슥 비비며 허리를 끌어안았다.

“으, 응, 뭐야? 그런 기분이야? 누나가 달래줘야 할까? 어디…….”

“아니. 난 아무 말도 안 했어. 나쁜 손, 어허, 떽.”

“힝.”

자연스럽게 가랑이에 손 뻗는 누님을 제지했다. 하는 건 좋지만, 조금 이따가. 대낮부터 그런…….

생각해보니 할 일도 없는데 그냥 해도 상관 없을 것 같긴 했다.

“히이잉.”

뭐지. 귀엽네. 이게 자지를 못 만져서 울상인 여자의 귀여움이라고?

그냥 해버릴까.

“누님.”

“응…….”

“질투 났어?”

“으, 응? 아니, 그런 건 아니구, 그냥 스칼렛이 악마한테 홀리면 어떡하나 싶어서…….”

세간에선 그걸 보통 질투라고 부른다.

나는 누님의 가슴팍에 부비던 얼굴을 슬쩍 움직여 융기된 유두를 입에 약하게 머금었다.

“읏! 자, 잠깐만. 옷 벗구…….”

“가만히 있어.”

몸을 슬쩍 비틀며 제복을 벗으려는 모양이지만, 어림 없지. 그러게 누가 먼저 자지에 손 대서 유혹하래?

허벅지 쓸어올리며 가랑이 사이에 손 넣어 어느새 젖어버린 보지를 살살 손가락으로 애무해주며, 순식간에 볼록 튀어나온 유두를 제복의 천 너머로 혀로 문질댔다.

“응, 앗, 잠깐마안……. 아앙……!”

누님도 싫지만은 않은 듯, 앙탈을 부리며 제복을 벗는 대신 두 팔로 내 목을 감싸 안았다. 꾸욱, 눌리며 말랑말랑한 젖가슴에 고개를 파묻게 되자, 화악 풍겨오는 달큰한 체향.

“꼭 모유라도 나올 것 같네.”

“부끄럽게……!”

정말로. 우유라도 나올 것처럼 달큰한 냄새라, 홀린 듯 제복의 단추를 툭툭 뜯어내곤, 새하얀 젖가슴 사이에 코를 박았다.

“흐으읏.”

“스으읍. 후아.”

“자, 잠깐만. 누나 진짜 부끄럽거든?”

“새삼스럽게.”

“누나는 그런 거 몰라~! 새삼스럽지 않거든?!”

나야말로 모른다. 고개를 슬슬 비벼 달콤한 체향을 만끽하면서, 누님의 보지를 손가락으로 슥슥 문질렀더니, 어느새 흠뻑 젖어 제기능을 잃어버린 팬티가 쯔거억, 쯔거억, 젖은 물소리를 냈다.

“으우…….”

흠.

못 참겠다 진짜.

“이제 박을게.”

“엣. 버, 벌써?”

벌써는 무슨. 당장 박아달라고 보짓물 줄줄 흘려대는 주제에. 대답 대신 팬티에 손가락 걸어 내리니, 그 말대로 주욱 애액이 실처럼 이어져 흘러내렸다.

“이거 봐.”

“부끄러워…….”

정말 할 거는 다 해놓고 이제와 부끄러워 하다니 잘 모를 일이지만,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어차피──.

“자, 누님이 좋아하는 거.”

“앗.”

잘그락. 벨트를 풀고 자지를 꺼내자, 단숨에 누님의 눈이 몽롱하게 풀렸다.

그래. 어차피 부끄럽다며 뒤로 빼도, 자지만 보면 눈이 돌아갈텐데.

“응, 자지, 자지……. 동생 자지 주세요…….”

“응?”

“……주, 주인님 자지 주세요오.”

이제는 내가 시키지 않아도 잘 하는구만.

나야 딱히 이런 주종 플레이를 하지 않아도 상관 없지만.

“헤엑, 헤윽, 자지, 자지이……. 끄응, 여기, 여기에 넣어줘…….”

정작 누님이 이런 중증마조변태라, 몇 번 어울려주다보면.

“보지 벌려, 이 암캐야.”

“앙……♡ 네에, 넷……. 벌렸어요……!”

나 역시 물들었는지 이렇게 흥이 오르고 만다. 흉악한 크기의 자지를 누님의 보짓살에 쯔거억─ 문지르자, 누님의 허리가 벌벌 떨렸다.

“넣어줘, 넣어주세요, 얼르은……! ──흐극♡”

그대로 허리를 움직여, 쮸읍─! 하고 보지가 자지를 삼키도록 밀어넣었다. 애절하게 매달리던 누님의 동공이 파르르 흔들리더니, 그대로 고개를 젖히곤 벌린 다리를 지탱하던 손바닥이 풀려선 침대보 꽈악 움켜쥐었다.

“아, 왔다, 왔다앗……♡”

내 누님이 이렇게 변태라니.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이렇게 만들었으니, 책임져야겠지.

그대로 두 발목을 붙잡고서, 곧장 교배 프레스로 돌입했다.

팡! 파앙, 팡! 팡!

“오극, 응긋, 응, 앗, 앗, 이거, 안댓♡ 주거, 쥬것♡ 앙, 헤윽♡”

살갗 거칠게 부딪치는 소리. 강렬한 피스톤질에 정신 못 차리고 음란하게 울어대는 누님의 목소리.

꾸욱! 자지 끝이 힘차게 누님의 질궁을 때리자, 얇은 허리가 떨려온다.

절정의 전조.

삽입한 지 채 몇 분 지나지 않고서, 첫 절정의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에흑, 옥, 으극, 그만, 그마냇, 쉬게, 해줘엇♡ 응, 응흐으으윽──♡”

움찔, 움찔……! 잔경련과 함께, 절정해버린 레티의 몸이 휘어졌다. 쉬게 해달라는 건 앙탈이다. 전에 한 번 쉬게 해줬더니, 나중에 “왜 멈추고 그래? 스칼렛은 바보야……?” 같은 소리를 듣고 말았다.

화나서 다시 자지로 응징해주긴 했다만.

아무튼 절정해버린 여체가 움찔대며 절정의 여운에 빠져있었다.

이대로 2회째에 돌입──.

덜컹.

“앗. 그.”

“──.”

에일린 프리드리히.

창문 너머에 숨어 지켜보다 발각.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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