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악역영애의 동생이 되었다-173화 (173/199)

〈 173화 〉 흡혈귀와 마법사와 기사 (4)

* * *

자지를 입에 머금은 채 올려다 보는 여인이 있다. 처음 입에 물어보면서도 지금껏 두 눈으로 보아 학습해온 것을 응용해, 첫 경험인 여인 치곤 나름 능숙히 귀두를 넘어 기둥까지 ‘쪽…….’ 빨아낸 여자, 에일린이 숨을 헐떡댔다.

“헤윽, 하아, 하아아.”

다만 아무리 뛰어난 지적 능력으로 보고 배운 것을 곧바로 능숙하게 실천한다고 해서, 그것이 꼭 완벽한 결과물을 내는 것은 아니다.

“왜, 왜해, 왜애 이리 커어…….”

크응, 눈물이 찔끔 나와 손등으로 닦은 에일린이 삐죽 입술 내밀곤 흉악할 정도로 커다란 스칼렛의 자지를 노려보았다.

“씨이.”

레티시아는 물론이고, 안나조차 신나게 빨아댔는데, 괜히 자신만 턱 아파 버거워 하니 꼭 지는 기분이었다.

얼떨결에 이 상황에 휘말리긴 했으나, 기왕 한다면 제대로. 척 봐도 정말 능숙해 보이는 레티시아만큼은 아니어도, 에일린 자신처럼 처음이라는 안나만큼은.

기왕이면 그녀보다 더, 더욱 잘하고 싶었다.

“응, 츄읍. 츄.”

분에 찬 얼굴로 다시 자지를 문 에일린이 고개를 흔들어 펠라를 시작했다. 괜히 그녀를 내려다보며 빙그레 웃는 레티시아가 얄미웠다.

툭.

“응…!”

“헤으, 응, 죄송…….”

그러다 스칼렛의 밑에서 불알을 쪽쪽 빨아대던 안나와 젖가슴이 닿자, 에일린이 짜증을 부렸다. 열심히 빨아야 하는데 방해 받은 기분이었다.

“후응…….”

그래도 가슴을 비교하면 내가 좀 더 크네. 으쓱……, 올라간 에일린의 어깨. 짜증 났던 기분도 풀려서, 손 뻗어 안나의 적당한 크기로 예쁘게 형태 잡힌 젖가슴 살 쥐었다.

“헤윽.”

“오.”

“어머.”

스스럼 없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과한 경쟁심리가 거부감조차 이겨낸 것인지는 모를 일이나, 어쨌든 스칼렛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먼저 안나와 붙어먹는 에일린의 모습에 체페슈 남매가 감탄했다.

“얘 소질 있나봐.”

“응긋, 으…….”

레티시아가 스칼렛의 복부와 유두를 살살 쓰다듬으며 귓가에 속삭이는 것을 들었는지, 에일린의 눈이 치켜뜨여 남매를 올려다 봤다.

펠라에 소질 있다는 말, 이제 첫경험인 소녀가 기뻐할 리 없는 말이다. 그럼에도 에일린은 두 남매의 인정에 기분 좋은 듯 눈꼬리를 떨었다.

“응, 쥬릅, 츕. 쪽…….”

살짝 신이 난 그녀가, 안나의 몸 끌어당겨선 그녀와 젖가슴 맞대 슬쩍슬쩍 비비며, 이건 어떠냐는 듯 위를 올려다봤다. “응, 앗….” 달콤한 신음이 안나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씁. 꼴리네.”

“응, 스칼레엣. 누나 만져줘어.”

작게 웃으며 에일린의 머리를 쓸어넘겨주는 스칼렛이나, 몸이 달았는지 그의 팔에 몸을 비벼대는 레티시아.

봐봐. 나 잘하지? 그렇게 말하듯 에일린이 의기양양하게 눈웃음 지었다.

펠라라는 거, 의외로 그렇게 어렵지 않은 거 아냐?

처음에는 입에 머금기만 해도 턱이 아파왔는데, 적응하니 이것도 꽤 괜찮아진 것 같고.

역시, 이 정도쯤은──.

“케읍…!”

에일린의 사고가 끊겼다. 스칼렛이 그녀의 뒷머리를 감싸, 안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깊게 밀어넣은 것이다. 안 그래도 입 안을 한가득 채워 넣고도 한참이나 남던 기둥이 단숨에 목구멍을 찌르자, 에일린의 눈망울이 그렁그렁 물기에 젖어들었다.

“응큽, 응, 흐윽! 응! 그읍! 케윽, 응, 흡!”

탁탁…! 다급한 손길이 스칼렛의 허벅지를 때렸다. 얇은 팔을 휘둘러봤자 빨간 자국조차 남지 않을테지만. 에일린의 손길에 허덕이던 안나가 팔을 붙잡고는, 되려 에일린의 젖가슴에 고개 묻어 유두를 답삭 물었다.

“흐극……! 응, 켁, 흐븝, 으극, 긋, 컥.”

“와아. 뭐니? 얘네.”

그쯤 가니 레티시아 역시 또 감탄의 연속이었다. 에일린이 먼저 달라붙은 거야 그럴 수 있다 치지만, 안나까지? 보아하니 방금의 복수인 것 같았다.

“요즘 애들 무섭다.”

“흐, 조용히 해.”

“꺄아. 그럼 누나가 우리 동생 유두 쫍쫍 해줄게? ……응, 쪼옵…♡”

유두를 빠는 레티시아, 목구멍까지 쿡쿡 찔리며 눈물 그렁그렁한 에일린, 거기에 경쟁적으로 달라붙어 에일린을 애무해대는 안나까지.

여기에 꼴리지 않으면, 정상적인 이성애를 하는 남자가 아니리라.

스칼렛의 미간이 찌푸려짐과 동시에 에일린의 목구멍을 찌르던 자지가 멈칫 떨리곤, 그대로 진득한 정액을 뿜어냈다.

울컥! 울컥, 퓨웃……!

“응, 읍, 크읍, 케윽.”

“응, 쮸우. 착하지이. 다 삼키자?”

“흐으, 흐, 으으으응.”

유두 간질거리던 레티시아까지 내려가 입에 정액 머금은 에일린을 어른다. 꼴깍 꼴깍 삼키자. 착하지. 그런 말들.

다정하고 상냥한, 귓가에 속닥대는 음란한 목소리에 에일린은 홀린 듯 따른다. 꼴깍…, 목울대 꿀렁이며 스칼렛이 쏟아낸 정액 받아넘겼다.

“응, 흡.”

“하아아……. 안나.”

“네, 네에.”

또륵, 눈물 한 방울 흘러 눈꼬리부터 뺨을 타고 흔적 남긴 몰골이 가학심을 자극해, 스칼렛이 안나를 호명했다.

안나는 이미 스칼렛에게 빠질대로 빠져서는, 시킨다면 무엇이든 할 것 같은 얼굴을 한 채 그의 부름에 답했다.

“에일린이 좀 더 괴롭혀 달래.”

“알겠습, 니댜아.”

조금 꼬인 발음. 안나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에일린에게 다가갔다. 넘쳐흐를 정도로 많은 양의 정액을 받아내 정신이 혼미해진 에일린의 새하얀 살갗에, 안나의 손길이 스쳤다.

“흐읏……?”

당황한 듯 떨리는 음색. 그녀가 상황을 파악할 겨를도 없이, 두 여인의 나체가 뒤엉켰다.

침대에 풀썩 넘어져, 흐트러진 에일린의 위로 올라타 그녀의 몸을 희롱하고 애무하는 안나의 엉덩이가 살짝 실룩였다.

‘이거 봐라.’

스칼렛은 웃었다. 정신 없는 척 하면서, 그 와중에 그를 유혹하고 있지 않은가.

어쩌다 첫 경험을 이런 식으로 떼어주게 되었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미안한 일이지만.

상황이 이렇게 돼 버린 이상, 책임을 져야했다.

무드 있고 풋풋한 첫날밤은 물 건너간 대신, 상상도 못 할, 모든 서운함을 쓸어버리고서 머리를 하얗게 물들여줄 쾌락을 선사하기로.

“아, 응, 당시인, 그만, 그마내앳……!”

“흐읏, 응, 가만히. 있어요…. 응…!”

한참 에일린을 희롱하며 엉덩이를 치켜든 안나의 뒤로, 스칼렛이 다가갔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인기척을 느끼자마자 허리를 살랑이는 하늘빛 머리의 소녀.

“안나.”

“네엣…….”

“이제 못 돌이켜.”

“…….”

그것은 마지막 경고였다. 사실, 이제 와 돌이키기엔 이미 한참이나 늦었다. 안나는 비로소 제 소망을 이루었고, 스칼렛의 남성을 맛보지 않았나. 그런 그녀에게 다른 선택지란 없었다.

스칼렛 역시, 여기까지 와서 이 사랑스러운 여인을 풀어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결국, 지금의 문답은 두 사람 모두 암묵적인 결론을 내놓고서, 단지 그것을 서로 확인하는 과정일 뿐이었다.

몇 초간의 침묵 후. 안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좋, 아요.”

“그래.”

그걸로 끝.

스칼렛의 단단한 손이 안나의 허리를 짚었다. 꾹, 커다란 남성의 손이 허리를 짚은 것만으로도 안나는 오싹한 전율에 휩싸였다.

“아.”

떨리는 목소리. 안나는 곧이어 찾아올 자신의 미래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두려움인지, 기대인지. 둘 다일 것이다.

‘뭐, 뭐야, 뭔데. 뭔데 그런 얼굴을 해……?’

안나의 아래에 깔려, 그런 그녀의 표정 변화를 시시각각 목격한 에일린은 복잡한 심경이었다.

삽입한 것도 아니고, 그저 손만 올렸을 뿐인데 이다지도 행복해 할 수 있나?

‘모르겠어, 모르겠다구…….’

에일린은 혼란스러웠으나, 그런 그녀에게 답을 내어줄 사람은 없었다.

찌거억!

“응흐읏……!”

삽입은 아니었다. 귀두 끝을 입구에 맞추고, 밀어넣을 듯 말 듯 애를 태우는 행위였다. 그것만으로도 안나의 아랫입은 앞으로 일어날 일은 대비하듯, 기대감 서린 애액을 울컥울컥 토해냈다.

이쯤 하면, 괜찮겠지.

그리 생각한 스칼렛이, 허리 위에 올린 손 당겨 자지를 단숨에 밀어넣었다. 천천히 넣는 것보다 한 번 크게 아픈 편이 낫다고 여겼다.

“응큭……! 으, 아으으윽…!”

안나의 허리가 휘었다. 고통과 쾌락이 뒤섞여서, 고개를 젖히고, 하체에서부터 덜덜 떨어댔다.

“흣. ……저, 저기, 제 위에서, 비켜주신 다음에 하면……. 흐앙?!”

“후후. 언니랑 놀까?”

“읏, 응! 응…….”

이대로 계속 안나의 얼굴 보고 있다간 정말 정신이 나갈 것 같아 작게 항의하던 에일린은, 조용히 다가온 레티시아에게 유두를 희롱당하자 눈을 질끈 감았다.

그 사이 안나는 숨을 허덕이며, 파과의 고통을 찬찬히 다스린 다음, 눈물 글썽인 채 고개 돌려 스칼렛과 눈을 마주쳤다.

“괜찮니?”

“…흣.”

안나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자신을 걱정해주는 그가 너무 좋았다. 괜찮냐고, 그렇게 물어봐주는 것만으로도 무척 행복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괜, 찮아, 요…….”

더듬더듬. 머리가 몽롱해질 정도로 지독한 흥분에, 여지껏 익숙해져왔던 중앙의 말이 다시 어눌해졌다. 어떻게 말하는 거더라, 이럴 땐.

“그래.”

“흥읏…….”

이어지던 사고는, 깊숙히 안으로 파고드는 기둥에 의해 끊어지고 말았다. 안나가 녹아내린 얼굴을 하고서 얕은 신음 터뜨리자, 스칼렛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 위로 내려쳤다.

짜악─.

“흐극!”

“말 안 해도 돼.”

안나가 어찌 말해야 할 지 몰라 입을 더듬거리고 있다는 걸 눈치 챈 스칼렛이 그리 속삭이곤, 허리를 움직였다.

“응, 응! 아, 아응!”

안나의 눈이 질끈 감겼다. 입을 열려 해도, 아래서부터 찌르르 올라오는 쾌락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커다랗고, 두껍고, 길고, 또 뜨겁고……. 생전 처음 맛보는 자극적인 경험에, 안나의 허리가 어찌할 줄 모르고 휘었다.

“흥으, 응, 앙! 아!”

꾸우욱. 멈추지 않고 덮쳐오는 강렬한 쾌락에, 본능적으로 위기를 감지해 어떻게든 허리를 비틀어 피하려 해도, 스칼렛의 커다란 손이 등어리를 꾹 잡아 누르면, 안나의 여체는 피할 수 없이 받아들이고야 만다.

“흐응으, 으그, 읏……!”

그러다가, 절정. 스칼렛 역시 사정감을 억누르는 대신, 안나의 안에 진득하게 정을 토해냈다.

울컥, 울컥─. 자신의 안에 뜨거운 액 가득 채워넣으며, 안나의 몸뚱이가 헐떡였다.

머리가 새하얗게 표백되어버리는 듯한 절정의 쾌감……. 정말로, 한 번 겪으면 더 이상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어버리는, 극상의 경험.

안나의 두 눈이 몽롱해졌다. 절정의 여운에 잠겨 허덕이는 그녀의 몸뚱이가 에일린의 위로 풀썩 엎어졌다.

“응, 하윽, 읏─, 앗!”

놀란 것은, 레티시아의 손길에 끙끙 앓으며 눈 질끈 감고 있던 에일린. 레티시아는 그제야 제 할 일 끝마쳤다는 듯, 힘이 빠져 축 늘어진 안나를 그림자로 들어올렸다.

마치, 안나 다음은 그녀의 차례라는 듯이.

“에일린.”

“……히끅.”

스칼렛의 부름. 그 뜻을 모를 에일린이 아니었다. 에일린은, 레티시아의 손길로 잔뜩 달아올라버린 몸을 살살 비틀곤, 조용히 말했다.

“크, 큰일 난다구요. 크로이체프로도 모자라서, 프리드리히까지 손 대면…….”

“아이리스도 내 여자야.”

“…….”

일곱 공작 중에서도, 특별히 그 위세가 드높은 세 가문. 체페슈, 프리드리히, 크로이체프.

그걸로도 모자라 황가까지?

에일린은 그만 아득해지고 말았다.

더이상 에일린이 그를 처음 찾아왔던 목적인, 정당한 프리드리히의 계승을 위해 아크 메이지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 혹은 그랜드 메이지가 전해주는 조언 따위는 이제 중요치 않았다.

“모두, 내 아래 평등해지겠지.”

대륙의 진정한 주인이 눈 앞에 있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