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2화 〉 노스페라투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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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아아!
찬란한 빛기둥이 솟구쳤다. 어떤 것은 작고, 별 볼 일 없었지만, 어떤 빛기둥은 무척이나 크고 웅장해서, 가히 신성하기까지 했다.
작은 기둥이 있는 쪽은 굳이 관심 줄 필요 없다. 지정 대상인 노스페라투와의 연결이 강하면 강할수록 빛이 강하고 크다면, 반대로 빛이 약한 기둥은 그만큼 별 볼일 없는 흔적이란 뜻이니까.
그래도 아주 방치할 순 없으니, ‘까마귀’들을 보내두었다.
그 외에도 큰 빛기둥에 ‘까마귀’ 중에서도, ‘발톱’과 ‘부리’들을 보내두었다. 전투부대인 그들이니만큼, 알아서 잘 해결할테지.
나와 에일린은 다른 곳을 향했던 데이지를 불러내 합류했다. 우리의 목적지는 빛기둥 중에서도 가장 환하게 빛나던 것.
아마 이곳에 숨어든 놈들 중 가장 대어일 놈을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움직였다.
“아, 아가씨! 저희도 함께!”
데이지의 부관이나, 병사들이 당황해서 우리를 부르긴 했지만.
그들의 역할은 이제 끝이다. 정 뭔가 더 하고 싶다면 ‘까마귀’들과 함께 뒷처리나 해두는 편이 좋다.
“데이지.”
“네, 주인님.”
빛기둥이 하나둘 사그라들기 시작하는 와중에도, 여전히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빛기둥을 향해 달려가던 찰나, 데이지가 내 부름에 답했다.
“…아니야. 이따가 얘기해.”
“네.”
잠시 할 말을 찾던 내가 말을 미루자, 데이지는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겉으로는 괜찮은 척 해도, 사실은 엄청 떨고 있는 것이다.
평소 같았으면 지금처럼 대답하진 않았을테니까. 오히려, “네? 아앙, 뭐예요. 사람 궁금하게 만드시고……!” 같이 앙탈을 부리면 부렸지.
“….”
지금도 그렇다. 누구보다 내 시선과 관심에 민감한 그녀가, 내가 물끄러미 보고 있는데도 눈치 채지 못한다.
게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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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블랙우드
근력▶68
민첩▶101
체력▶66
내구▶61
마력▶92
상태: 불안, 걱정, 초조, 두려움…
특성: 「맹목(B)」 「전투감각(B)」 「귀족(B)」
고유 특성: 「기다림(A)」 「불굴(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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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이상으로 뛰어난 스탯은 둘째치고, 상태가 심상치 않다.
짐작은 했지만, 트라우마가 꽤 심한 것 같았다. 그러나 이대로 그녀를 파티에서 빼버릴 순 없었다.
나는 이번 기회에 완전히 노스페라투를 숙청해버릴 계획이었다. 밤의 세계에 군림하는 것은 체페슈 하나로도 충분했으니.
그러니 데이지는 빠져선 안 된다. 조금 가혹하겠지만, 여기서 멈춰서버리면, 앞으로 그녀는 평생토록 노스페라투에 대한 지독한 기억밖에 남지 않을테니까.
나는 그녀에게 검을 쥐어줄 것이다.
사냥감 역시 데려다 줄 것이다.
그녀가 해야 할 것은, 두려움을 극복하고 칼을 찌르는 것 뿐.
“데이지.”
“……네, 주인님.”
“믿는다.”
“…………네.”
데이지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임과 동시에, 우리는 목적지에 다다랐다.
실은 이보다 더 빨리 도착할 수도 있었지만, 나와 데이지 사이에 흐르는 기류가 심상치 않음을 깨달은 에일린이 알아서 발걸음을─정확히는 달리기는 못해서 공중에서 비행하는 거지만─늦춰줘서 시간을 조절할 수 있었다.
‘확실하게 해요.’
입을 벙긋대며 입모양으로 내게 말하는 에일린.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데이지를 믿는다.
빛의 기둥의 표면을 손으로 짚자, 순식간에 머릿속으로 대략 한 달 전부터 지금까지 흘러온 시간의 순간순간들이 빠르게 머릿속에 꽂혔다.
“큭.”
갑작스런 정보의 주입에 당황하긴 했으나, 큰 문제는 아니었다.
애초에 그런 리스크를 최소화 해서 만든 마법진이었으니.
내 뒤를 이어 차례차례 안으로 들어오는 에일린과 데이지. 동시에, 으르렁 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씨발. 체페슈가 여길 온다는 말은 없었는데.”
빛의 기둥 속, 기둥을 형성한 것과 같은 형태의 빛으로 구속 당한 여자가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리며 욕설을 뱉었다.
“다리아.”
“…하. 귀하신 체페슈의 가주께서 내 이름도 다 알아? 이런 영광이 다 있네…….”
“진심으로 내가 십이장로 중 하나를 모를 거라 생각한 건 아닐테고.”
“당연하지. 비꼬는 것도 이해 못해? 그나저나, 이건 대체 무슨 마법이야? 이 내가 감히 풀 엄두조차 못 내는 마법이라니.”
짜증나네.
그냥 죽일까.
아니 참자.
다리아 노스페라투.
세 가문 중 유일하게 장로들의 힘과 영향력이 가주보다 높은 가문의 십이장로 중 한 명.
흡혈귀의 힘을 결정하는 요소는 대개 두 가지로 나뉜다.
‘혈통’과 ‘세월’.
같은 핏줄을 타고 나도, 얼마나 ‘혈통’을, 다시 말해 재능을 잘 타고나느냐에 따라 바라보는 세계가 달라진다.
그리고 아무리 약하던 흡혈귀더라도 백 년, 이백 년의 세월간 피와 힘을 축적하다보면, 타고난 혈통을 뛰어넘는 경우 역시 생긴다.
“너흰 수가 너무 많아. 덕분에 귀찮은 일만 잔뜩 늘었지. 여긴 왜 있는 거냐, 장로씩이나 되는 년이.”
드라쿨레아는 혈족을 늘리는 대신 권속을 늘리는 데에 치중했기에, 가문 내에 장로라고 불릴 정도로 혈통과 오랜 시간 쌓아온 세월 모두를 충족하는 이가 나오기 어려웠다.
나오더라도 이미 가문 내에서 막강한 힘을 지닌 가주의 영향력을 뛰어넘지 못하고, 결국 그들의 장로회는 있는 듯 없는 존재가 되었다.
체페슈는 장로와 가주의 힘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던 가문이지만.
기억을 잃기 전의 내가 부모와 함께 장로들까지 싹 다 숙청했었다.
그러니 삼대 가문 중 유일하게 장로들이 활동하고 다니는 곳은 노스페라투 뿐.
“후후……. 골치 아픈가봐? 다른 장로들이 뭐하고 있는지 알려줄까? 게다가, 내가 여기에 없는 쪽이 더 이상하지 않아? 다른 곳도 아닌 블랙우드라고. 체페슈의 전진기지.”
“바로 혈족을 팔아넘기는 거냐. ……아니. 알아봤자 소용 없다는 거군. 네가 왜 여기에 있는지에 대해선 이해했다.”
“맞아. 이미 늦었어. 대부분 대륙 곳곳에 숨었거나, 아니면 본가에서 마왕님의 소환을 준비 중이거든.”
숨은 놈들은 마왕과 손 잡는 걸 반대한 놈들이겠지. 딱히 그렇다고 해서 착한 놈들은 아니다. 그냥 마왕한테 고개를 조아리려니 자존심이 상해서 반대한 것 뿐일 터.
“후우. 이렇게 말도 안 되는 방법으로 붙잡혔으니 됐어. 도망갈 의욕도 안 나. 이미 천년이나 살았으니… 슬슬 마무리 할 때가 됐지.”
나는 혀를 찼다. 더 얻어낼 정보가 없었다. 노스페라투의 본산, 그들의 영지에 대해 물으려면 못 물을 것도 없지만.
“애초에 의미가 없겠어.”
“응~. 역시 스칼렛 체페슈. 전무후무한 체페슈의 가주라더니, 정말인가봐.”
물어봤자, 이 년도 모른다.
“나도 본가에 돌아가지 않은지 벌써 백년 가까이 됐거든. 이번 일만 끝내면, 돌아가서 마왕님의 소환에 한 손 보탤 예정이었는데.”
“도움 안 되는 년.”
“후후. 다른 장로들이 옛날에 널 보고 나서 하던 얘기들, 솔직히 말로만 들었을 땐 믿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직접 보고 나니까 믿음이 가네.”
“무슨 얘기지?”
“말도 안 되는 괴물딱지가 체페슈에 있다고, 괜히 건드리지 말자더라고.”
움찔…. 데이지가 어깨를 떨었다. 잠시 못 본 척 하곤, 다리아를 내려다봤다.
“언제의 얘기지?”
“응? 글쎄. 십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정확하겐 기억 안 나~. 천년씩이나 살아온 흡혈귀가 그런 세세한 시간의 흐름을 기억할 것 같아?”
쯧.
“됐다.”
“어머. 이제 볼일은 끝났어? 그럼 어서 죽여줘. 괜히 희망고문 하지 말고.”
태연하게 목을 쭉 내미는 다리아. 이럴 때 「고문기술자(A)」를 지닌 레티시아가 있어야 했는데.
나는 어깨를 떨던 데이지를 돌아봤다.
“데이지.”
“……네.”
데이지의 눈동자가 떨렸다. 눈동자 뿐 아니라, 입술도, 어깨도, 손도.
“…어라?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너─.”
콰직!
다리아의 머리통이 날아갔다. 파악! 터져서 살점과 뇌수가 흩뿌려진 직후─ 꾸물꾸물 찢어진 듯 엉망인 목의 단면에서 머리통이 재생했다.
“케엑. 알았어, 알았어. 닥치고 있을게. 까칠하긴. 곧 죽을 여자 입도 제대로 못 놀리게 해?”
“닥쳐.”
“아하. 으응, 알았어. 내가 입 놀리는 걸로 서비스 좀 해줄까. 베에─.”
콰득!
혀를 빼물고 음란하게 놀리던 다리아의 머리통이 다시 한 번 사라졌다.
다시 재생한 다리아가, 쥐라도 씹은 표정으로 얼굴을 구겼다.
“좆이라도 물려줄 거 아니면 빨리 죽이지?”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여전히 어깨를 움츠린 채 떨고 있던 데이지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주, 주인님, 죄송해요…….”
“뭐가.”
“제가, 제가 해야하는데, 못해서…….”
“누가 네가 해야한다고 했어?”
“네? 그, 치만, 주인님이 저를….”
데이지가 두 눈이 크게 뜨였다. 내 품에 따스한 온기가 느껴졌다. 반대로 그녀는 좀 서늘하지 않을까. 아무래도 흡혈귀니까, 체온이 낮을 수밖에 없으니.
“……으으응. 이럴 때가 아니에요, 주인님. 어서, 어서 죽여야 하잖아요.”
나를 꾹 밀어낸 데이지가, 다시 검을 쥐었다. 벌벌 떨리는 검의 끝이 하염 없이 목표를 찾지 못하고 흔들렸다.
“데이지.”
“……네. 흐윽, 죄송, 죄송해요.”
“혼내려는 게 아닌데, 자.”
나는 검을 쥔 데이지의 손을 감쌌다. 데이지의 떨림이 아주 약간 잦아들었다.
“…네가 하지 못한다고 해서, 널 탓하지 않아.”
“…그치만.”
“실망하지도 않을 거야.”
“……정말이세요?”
당연하지.
겨우 이런 걸로, 내가 데이지한테 실망할 리가 없었다. 오히려, 아직 준비가 안 된 그녀를 데려온 나를 탓하면 탓했지.
그런 내 뜻이 전해졌는지, 데이지가 나를 빤히 올려다봤다.
“…왠지 싫어요.”
“뭐가?”
떨리던 데이지의 눈동자가 잠잠해졌다. 여전히 목소리는 떨리고 있지만, 더듬더듬 내게 자신의 뜻을 전했다.
“뭔가, 아직도 무섭고, 떨리고… 긴장 돼서, 땀이 마구 나서, …주인님이 땀냄새 맡고 싫어하면 안 되는데.”
“엉뚱한 소리 하지 말고. 그리고 네 땀냄새 좋아하니까 괜찮아.”
“엉뚱한 소리는 주인님이 하고 계시잖, 아요. 그게 얼마나 중요한데…….”
그러니까, 하고 운을 뗀 데이지가 말을 이었다.
“아무튼 정말로, 진짜, 지금도 무서워 죽을 것 같은데……. 절대 못할 것 같은데…….”
“응.”
“근데 그러면, 주인님은 앞으로도, 저를 지켜주시겠죠…? 제가 무서워하고, 조금만 떨어도, 상냥한 주인님께서는 저를 주인님의 등 뒤에 숨겨주실 거예요.”
데이지의 단언과 같은 중얼거림에, 나는 대답 대신 입을 다물었다.
확실히, 아니라고 할 수도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싫어요. 저는 주인님의 다른 여인들보다 약하고, 쓸모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치만, 하고. 데이지가 쥐고 있던 철검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땡그랑─, 소리가 적막함 속에서 울려퍼졌다.
“약하고, 쓸모없어도, 대신 저는 주인님을 위해 뭐든 할 수 있는, 하나 뿐인 메이드인걸요…….”
꽈악. 아무렇게나 휘두르던 철검을 버리고, 데이지는 내가 선물해주었던 검을 쥐었다.
“상냥하고, 뭐든 보듬어주는 아가씨처럼 강한 기사도 아니고.”
“까칠하지만, 주인님의 부탁은 뭐든 들어주는 루나 님처럼 유능한 정령사도 아닌데다.”
“마법은 영 재능이 없어서, 크리스티나 님처럼 힐링도, 버프도 못 쓰고. 에일린 님처럼 다양한 마법을 쓰지도 못하지만.”
“여신님께도, 주인님께도 선택 받은 황녀 전하나, 북부의 공녀님처럼, 아주 뛰어난 검사도 아니지만요.”
“그저 주인님이 휘두르고자 하면 언제 어디서든 움직이는 검이, 당신만의 비수가 될게요.”
그녀의 바람이, 하나의 소망이, 은은하게 검신에 실렸다. 푸른, 하늘빛에 가까운, 정제된 검기.
그녀의 이미지 컬러를 떠올리면 분홍색이나, 붉은색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포루나, 예요.”
“응?”
“이 검 이름이요.”
포루나(for luna).
뭔가 했더니. 달의 여신이 들으면 기뻐할 이름이다. 이제 와 생각해보니 달의 여신이랑 누나─ 루나의 이름이 같았다.
과연 주인공이라고 해야 할까.
“주인님이 선물해주신 검이니까요. …주인님은 저의 달이시니까.”
달의 여신이 들으면 울겠다.
그래도 뭐.
보통 이럴 땐 태양이라고 하지 않나.
“주인님은 태양 싫어하시잖아요.”
“싫어하진 않는다니까.”
싫다고 했다가 그걸 여신이 들으면 슬퍼할 거다. 태양 자체는 좀 꺼려지긴 해도, 여신에 대해서는 나쁜 감정도 없고.
“아무튼. 그렇다구요.”
데이지가 나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손에는 포루나를 쥔 채, 꼭 무언가 바라는 것처럼.
나는 작게 웃었다.
“그래. 고마워.”
“…….”
“걱정 마, 데이지. 내가 있잖아.”
“……응.”
한 손으로, 옆머리를 정리한 핀을 살짝 만지작 거린 데이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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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블랙우드
근력▶68
민첩▶101
체력▶66
내구▶61
마력▶92
상태: 안정, 두려움, 편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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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두려운 마음은 있지만, 내 말이 도움이 된 건지, 각오를 다진 데이지의 심리가 많이 안정된 상태.
“역시, 주인님은 주인님이에요.”
그리고.
데이지는 은은하게 피어오른 검기를 검신에 두른 채 한 발짝, 두 발짝 내딛었다.
“……아직 못다 한 얘기가 많아요, 주인님. 당신께서 기억을 떠올리는대로, 저와 함께 했던 약속도 얼른 지켜주셔야 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데이지의 머리핀이 반짝거렸다.
“…이제 신파는 다 끝났니? 어서 죽여주지 않을래?”
“안 그래도 그럴 거예요. 늙어빠진 아줌마야.”
“무, 뭐? 아줌마?”
“맞잖아요, 아줌마.”
“……불쌍해서 살려줬더니 이 건방진 실─!”
푸욱!
데이지의 검기가 흡혈귀의 심장을 찔렀다. 나의 권속으로서, 나의 권능을 일부 이양 받은 그녀의 검기에는, 흡혈귀의 불사성을 죽이는 힘이 담겨 있었다.
“커, 윽. 아…!”
절명.
죽기 직전, 천년동안 이어져 온 삶을 마감하기 직전에서야, 삶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듯 입을 뻐끔대던 흡혈귀는, 그렇게 죽었다.
“……헤헤.”
그리고 데이지 역시 모든 기력을 다 쓴 듯 뒤로 넘어져 가는 것을, 내 품으로 받아냈다.
“…저 잘 했죠?”
“응. 엄청.”
“다행이다….”
데이지가 눈을 감았다. 새근 새근… 긴장이 풀린 듯 잠든 그녀의 얼굴을, 나는 한참동안이나 물끄러미 바라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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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 「■■의 마음(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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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개화한 특성. 아직 미각성 상태긴 하지만, 나는 이게 데이지가 마스터의 경지로 올라갈 실마리임을 깨달았다.
하여튼 기특해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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