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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 만화가 합법인 세상에서-46화 (46/229)

〈 46화 〉 9권 ­ 화신전장(5)

* * *

살짝 젖어서 매끈거리며 반짝이는 보지 둔덕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고.

내가 당황하는 것을 즐기던 로자리아는, 그대로 나를 껴안고 얼굴을 비비면서 장난을 쳤다.

와, 그나저나 진짜 깜짝 놀랐네.

거기서 갑자기 치마를 들치면서 보지 보여주기를 전개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칼리, 내 보지 보고 발기했지?"

"그, 그거야...."

"음, 이렇게 자지가 빠르게 커지는 거 보면 날 기다린 게 맞으려나? 믿어줄까나?"

발기하는 거로 사람 마음을 판단하지 말라고.

어디까지나 네 보지를 보는 순간 저번에 너랑 섹스했던 장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서, 자연스럽게 자지가 커지는 걸 참을 수가 없었을 뿐이야.

물론 나는 로자리아가 좋지만, 지금 갑작스레 발기한 게 그런 원인일 리가 없잖아.

"아, 이것도 있어."

이번에는 그녀가 윗옷을 벗었는데, 그곳에서 드러난 것은 가슴의 중앙부가 뻥 뚫려있는 레이스 형태의 브래지어였다.

사실상 저번에 내가 그린 야한 속옷을 세트로 입고 있었네.

나는 날씨가 좀 쌀쌀해져서 옷을 입고 있나 했더니, 그게 아니라 저렇게 벗어서 보여주려고 걸치고 있던 옷들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너무 갑작스럽고, 내가 저걸 전파했다는 사실에 조금 부끄러웠는데.

로자리아는 내 의도를 깨닫고 야한 의도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 고마웠다.

그 와중에 로자리아 젖꼭지 참 탐스럽게 생겼네.

"음, 의외네. 오크도 한 번 선을 넘은 이후에는 되게 쉽게 함락당했던 것 같은데."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이렇게 유혹하면 바로 덮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서."

"보통은 그걸 본인한테 말해...?"

"나야 모르지, 이런 건 칼리가 다 처음이니까."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이 사라져 버리는데...?

생각해보면 로자리아가 변태처럼 행동하는 건, 죄다 내가 그린 만화에 물들어서 그런거고.

기본적으로는 그런 변태적인 생각을 가지지 않고 있던 순수한 애였다.

설마 내가 애를 망쳤나...?

"밥이나 먹자. 네가 열심히 준비한 거잖아? 오랜만에 로자리아가 한 아침 먹고 싶긴 하네."

"그, 그럴까? 에헤헤...."

이럴 때 보면 단순해서 귀엽다니까.

물론 방금 분위기를 이어가서 잠자리를 한 번 더 가지는 것도 괜찮겠지만.

지금은 그러기에 너무 배가 고팠던 것도 사실이다.

야한 짓도 밥은 먹고 해야지.

"맛있어?"

"응, 맛있네."

솔직히 최근에 작업 끝내고, 작업 중에 제대로 못 먹은 거 보충한다고 온갖 음식점을 다 돌아다녔고.

그 덕에 당연히 이것보다 맛있는 걸 많이 먹긴 했지만.

아침부터 나 주겠다고 이렇게 열심히 차려준 로자리아의 마음이 맛있었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맛이라고 표현하면 적당하려나?

"아, 그나저나 그럼 시우 화가 후속작은 다 본 거야?"

"2개 다 사긴 했는데, 아직 보진 않았어. 근데 브래지어는 이미 엄청나게 발달했던데? 이쁘고 사이즈 맞는 거 엄청나게 추천받아서 많이 사 왔어."

그럼 '브래지어 이야기'를 읽고 야한 속옷을 사자고 생각한 건 아니구나.

그럼 잘 모르고 이쁘길래 산 건가 싶었는데.

나한테 보여주면 야할 것 같아서 샀다는 말을 듣고, 뭔가 두근거리는 기분이라서 발기했다.

"앞으로는 집 안에서는 이거만 입을 거니까, 그렇게 알아♡"

교태를 부리면서 유혹하는 듯이 말하는 로자리아가 굉장히 귀여웠다.

솔직히 나야 저러고 다니면 눈에 엄청난 이득을 보니까 상관없지.

다만 그러고 밖에 나가지는 말라고 주의를 시켰다.

"다, 당연하지! 아무리 나라도 그 정도 부끄러움은 있거든!?"

없는 사람도 있는 것 같더라고.

물론 몇 달이 지나도 이야기가 없는 걸 보면, 진짜 밑이 트여있는 실용성 팬티를 만들어내는 것에 성공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나마 요즘은 얇아서 비치는 형태의 팬티가 좀 나오는 것 같던데, 그쪽으로 노선을 바꿨나?

"치, 치트쨩!"

밥을 먹은 뒤에는, 자고 일어나면서 여러모로 몸이 엉망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금방 들어가서 씻고 나온 참이었다.

로자리아는 그사이에 만화를 읽어놔야겠다고 생각했는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화신전장을 읽고 있었다.

아마 치트리니타스가 침식에 당하는 장면인가 보네.

'너무 오래 씻었나? 벌써 저기까지 읽을 정도야?'

자꾸 로자리아가 유혹하다 보니까, 혹시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랜만에 좀 빡세게 씻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나 보다.

저런 느낌이면 벌써 날 유혹하겠다는 생각은 까맣게 잊어버렸겠지.

조금 아쉽긴 한데, 굳이 오늘만 날은 아니니까 일단 넘어갈까.

"미, 친...."

"리아야?"

"칼리, 이상해. 나 눈이 이상해졌나? 책에서 색이 보여."

"아하하...."

진짜 자신이 헛것을 보는 건가 싶었는지, 열심히 고개를 흔들거리나 눈과 책 사이를 가려보거나 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마치 책에 마법이라도 깃들어 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연출했으니.

저런 반응이면 열심히 준비한 내가 고맙지.

어제 말로만 들어도 굉장히 만족했는데, 그 반응을 실시간으로는 어떤지 보여주니까 더 좋네.

"치트쨩! 흐아, 다행이다...."

작품과 함께 피폐해져 가던 표정이, 알베도의 각성에 당혹으로 물들다가.

마지막에는 그 힘으로 모두의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끝이 나는 해피엔딩에 얼굴이 밝아졌다.

딱 내가 유도했던 감정선을 따라가는 걸 보니까 기분이 좋았다.

"재밌게 봤어?"

"흐, 아직도 울 것 같아. 다들 너무 불쌍했단 말이야. 그래도 마지막에 다 해결되어서 다행이야."

"그치?"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아까 알베도가 살짝 배가 튀어나온 것 같았는데."

순간적으로 그 말을 듣는 순간 흠칫했다.

그걸 봤네.

그렇게 심하게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서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

"아, 맞네. 살짝 튀어나와 있어. 심지어 지금 보니까 불꽃도 가장 많이 들어가는 게 자궁 쪽이야."

"그, 그런가? 내가 볼 때는 모르겠던데."

"응, 그런데 왜 저기로 불길이 빨려 들어갔을까?"

나야 그 이유를 알고 있지만, 입으로 내뱉었다간 후속작에 대한 엄청난 스포일러가 된다.

내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하자, 그녀는 뭔가 가능성 있어 보이는 것들을 몇 개 떠올려 보기 시작했는데.

그중에서는 거의 근접한 답도 있어서 흠칫할 정도였다.

그나저나 이렇게 떡밥에 대해서 눈치채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되게 감사한 일이네.

저러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까 엄청나게 행복해진다.

"아, 그나저나 칼리한테 이거 준다는 거 잊어먹고 있었다."

"이건 뭔데?"

"이번에 내가 그린 만화 샘플! 그래서 이 세상에 몇 개 없는 거야!"

샘플 인쇄본을 마치 한정판인 것처럼 말하지 마.

'핑크빛 공유 일기장'이라는 제목의 신작은, 전작인 '핑크빛 일기장'과 똑같은 캐릭터들과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는 후속작이었다.

작게 SD 캐릭터로 핑크빛 일기장을 읽고 난 뒤에 읽어달라고 표시한 게 귀엽네.

"이건 처음 보는 캐릭터인데 누구야?"

"리아쨩! 저번에 교수님이 시우쨩이라는 개념의 캐릭터가 등장했다길래, 나도 해봤어!"

근데 조금 다르긴 한데, 기본적으로 스타일이 딸기랑 너무 비슷해서 차이를 못 느끼겠는데.

딸기가 작가랑 닮았다는 걸 그렇게 광고하고 싶었던 걸까?

물론 정작 로자리아는 별생각 없이 그린 거겠지만.

"이번 건 꽤나 본격적이네...."

"칼리가, 내 그림은 귀여운 게 특색이라고 그랬잖아? 그래서 좀 신체 비율이 좀 평범해지면서도, 귀여움을 유지하는 식으로도 그려봤어."

LD 중에서도 엄청나게 작고 귀여운 편인 그림체를 익혀낸 모양이다.

평소엔 그 그림을 유지하고, 장난스러울 때는 SD를 사용.

정말 진지할 때만 평범한 LD를 사용하는 식으로 잘 활용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재밌네.

'특히, 슬슬 딸기가 우유의 비밀을 깨닫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해가기 시작하는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잘 살렸어.'

장난스러운 일상물로 이어질 줄 알았는데.

은근히 가슴 따뜻해지는 순정만화에 가까운 분위기가 되네.

다만 그런데도 굉장히 좋다는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다.

작품 제목도 '공유 일기'라는 내용에 잘 맞는 것으로 정해놨고.

흠잡을 곳이 없었다.

"어때, 재밌어?"

"어, 재밌어. 마지막에 떠나려고 하는 우유를 붙잡는 딸기의 모습도 절절하고.... 감정 표현이 잘 되어 있어."

"에헤헤.... 칼리를 보지 못하는 내 슬픈 마음을 담았으니까, 되게 현실적일걸?"

수필이냐고.

하여튼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감정이 잘 느껴지는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이건 무조건 잘 팔리겠네.

"아, 칼리. 그러고 보니까. 아직도 그림 그려? 아니면 검술 연습하고 있어?"

"...어?"

"너무 곤란하면 말하지 않아도 괜찮고. 그냥, 혹시 알려줄 수 있나 싶어서."

일부러 저러는 건가?

굳이 방금 읽은 작품에 있던 '딸기가 우유에게 진실을 요구할 때의 대사'랑 똑같이 이야기하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솔직히 조금 당황스럽네.

"검술은 포기했다니까. 다시 들어본 적 없어."

"그럼 그림은?"

"꾸준히 그리고는 있는데.... 왜?"

"전에 다 끝난 이야기라는 건 아는데, 역시 칼리랑 같이 아카데미를 다니고 싶어."

그 이야기였구나.

나는 솔직히 내가 아카데미를 갈 수 있느냐를 제외해도, 거기 있을 시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이 부분에서는 내가 확실하게 거절하는 게....

'잠시만.'

굳이 로자리아 때문에 멈칫한 것은 아니었다.

검술은 모르겠지만, 내가 만약 마법에 재능이 있다면 어떨까.

순간적으로 최근에 컬러 그림을 그리면서 고통받았던 상황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아직 마법이 어떤 것인지 정도는 진지하게 배워도 괜찮은 나이가 아닐까?

물론 메인은 항상 그림이겠지만, 전생에도 공대생이었으니 마법도 기술의 일종이면 배우지 못할 것도 없잖아.

만약 마법에서 가능성을 찾아서 컴퓨터와 타블렛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러면 여기는 검열도 없고, 그림 그리기도 편한 최고의 세상이 되는 건데...?'

그리고 만약 컴퓨터랑 타블렛을 만들기는 무리더라도.

평범하게 그림 도구 제작만 직접 할 수 있어도, 편해지는 것이 많을 거다.

생각해보니까 마법도 좀 배워볼 만한 것 같은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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