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화 〉 13권 젖꼭지 기분 좋아♡(5)
* * *
"유리아. 네가 배신을 해? 감히 칼리를 넘봐?"
"그럼 애인답게, 칼리 자지에 차 있는 정액 관리를 제대로 해주셨어야죠. 빼지도 못하고 힘들어하길래, 친구를 위해서 친히 뽑아줬는데. 안될 일이었나요?"
"뭐? 너 진짜 미쳤어?"
심지어 유리아까지 굉장히 까칠하게 나오면서 분위기가 굉장히 험악해졌다.
아마도 유리아도 이제 내가 욕심이 나서 저러는 것 같은데, 이건 솔직히 성욕에 눈이 멀었던 내 잘못이 맞다.
아니, 근데 진짜 이거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
"리아야. 내가 미안해. 응?"
"칼리가 잘못한 게 뭐가 있어? 결국 칼리는 가만히 있었는데 얘가 유혹하고 들이댔겠지."
"아니, 그게...."
"맞아요. 제가 칼리가 좋아서 그랬어요. 사람이 좋으면 유혹도 하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
유리아 특유의 감정 없는 느낌으로 툭툭 쏘는 말 때문인지, 안 그래도 강해 보이는 저 대사가 더 시비 거는 톤으로 들렸다.
진짜 당장이라도 머리끄덩이 잡고 싸울 것 같은 분위기가 되어가는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웠다.
이거 진짜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
"그래서 그 괴물 같은 가슴으로 칼리를 유혹한 게 잘했다는 거야? 평민이라서 가정교육으로 양심이라는 걸 배우지 못했나? 뭐가 그렇게 당당해?"
"당당하죠. 그 앞뒤가 구분도 안가는 납작한 가슴보다는 당당할 만해요."
"...뭐야?"
안 그래도 최근에 '행복은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것입니다'가 유행한 이후, 로자리아가 자기 가슴에 대해서 콤플렉스가 생긴 것 같았는데.
유리아는 그걸 직통으로 건들면서 로자리아를 놀리기 시작했고.
아까부터 불타고 있던 로자리아는, 더욱더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아니 불난 집에 기름을 부으면 어쩌자는 거야....
"저도 알아요. 로자리아 선배가 칼리랑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거. 하지만 약혼자가 아닌 만큼, 처라고 확정이 난 것도 아니지 않아요?"
"너...."
"왜요? 그렇게까지 말하면 기분이 몹시 나쁘세요?"
"하, 눈 하나 안 깜빡이고 말하는 거 봐. 그래,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인데. 칼리는 나를 무조건 책임져주겠다고 했거든? 처가 싫다 해도 나는 무조건 책임지겠다고 했어."
"상관없어요. 저는 칼리 옆에만 있으면 되는 거지, 그 옆에 누가 더 있어도. 당신처럼 그렇게 꼴사납게 집착 안 할걸요?"
와, 이제 저런 내용까지 가버리네.
근데 진짜 여기서 저러면 로자리아만 할 말이 없어지는 거잖아.
그렇다고 내버려 두기에는 내가 로자리아를 따먹어 놓고 너무 무책임한 게 되는 것 같고.
"어쩌라고. 독점하고 싶은 게 나빠? 아니꼬우면 먼저 사귀었어야지."
"아니꼬우면 가슴 커서 칼리가 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잘 커버하셨어야죠."
"얘들아 제발.... 내가 잘못했어."
"칼리 너는 잘못 없다니까. 나는 그냥 저년이 하는 행동이 괘씸한 거야."
"맞아. 나도 로자리아 선배가 저럴 수는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이렇게 싸워서 쟁취해야 할 정도로 칼리가 좋아서 어쩔 수 없는 거뿐이야."
기본적으로 지금 해결해야 하는 건 두 가지가 있었다.
유리아가 원하는 내 옆자리에 유리아가 함께해도 되느냐에 대한 로자리아의 인정.
그리고 로자리아의 내 옆의 자리 중 일부를 빼앗기고 싶지 않다는 독점욕.
둘 다 뭐가 옳다 그르다를 따질 것이 아니라, 본인의 욕심에 맞게 행동하고 싶다는 것.
이 와중에 제일 나쁜 건 로자리아가 있는데도, 정액 마렵다고 좆을 함부로 놀린 내가 되겠네.
칼리 이 개새끼야.
"그래, 그 정도로 칼리를 좋아한다 이거지. 그럼 나도 너를 인정한다는 걸 조건으로 걸게. 아니지, 칼리가 좋다고 하면 그 누구든 인정할게. 독점욕이라는 것 자체를 포기한다는 말이야."
"...무슨 뜻이에요?"
"그러니 너도 칼리를 포기하겠다는 걸 조건으로 걸어."
"...설마."
"마법 모의전. 뭐, 이런 상황이면 결투가 되겠네. 그거로 결론을 내자."
"제가 이기면 저를 포함해서 추후 칼리와 사귀려는 사람들을 모두, 로자리아님과 마찬가지로 칼리랑 사귀는 사이로 인정해주시겠다고요?"
"동등하게. 대신 내가 이기면 넌 칼리에게서 떨어지고 동아리도 나가. 나도 네 마음이 이해는 가지만, 나도 쉽게 양보할 수 없는 것이 있거든."
"...좋아요. 대신, 저랑 비슷한 수준의 마법만 쓰시는 거죠?"
"그거야 당연하지. 지금 좀 어려운 형태의 마법 문자를 배우기 시작하는 타이밍인가? 그거까지 쓰면 힘드니까, 입학시험 수준으로 제한할게."
갑자기 나를 두고 두 여자가 싸우는 상황이 되고 있었다.
아니 무슨 소녀 만화에서 여주인공을 두고 다투는 남자 캐릭터들도 아니고.
이걸 나를 두고 결투를 해버리면, 내가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모르겠는데요.
"대신, 날짜는 내가 정해. 2학년이라 조금 바쁘거든."
"마음대로 하세요. 솔직히 자신이 좀 있거든요. 마법 알려준 칼리가 제 마법 실력 칭찬 많이 했어요."
"그 마법을 칼리한테 가르쳐준 게 나야. 까불지 마. ...일정은 나중에 알아보고 통보해 줄게. 아마 다음 주라고 예상은 하는데, 정확한 날짜는 알아봐야 할 것 같아서."
"그러세요. 저는 이만 기숙사 돌아가서 칼리 생각하면서 자위해야 해서요. 가볼게요."
"...그래, 그건 조금 괜찮네. 나도 이따 해야겠어."
그리고 끝이 조금 이상하지 않냐?
점점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느낌이야.
결국 유리아는 가슴속에 들어차 있는 정액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급하게 기숙사로 돌아갔고.
동아리 방에는 나와 로자리아만 덩그러니 남겨졌다.
"...진짜 미안해 로자리아."
"무슨 소리야. 내가 선 넘어서 시끄럽게 만들어서 그렇지. 원래 우리는 그렇게까지 미래를 약속한 사이가 아니잖아."
"......."
"그런데도 네가 나를 아껴준다는 사실을 이용해서 이렇게 난리를 치는 내가 나쁜 거지."
"그게 왜 나빠. 그럴 수도 있지. 오히려 네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걸 알면서도 이런 상황을 만든 내가 나빠."
"그래서, 했어?"
"어?"
"정액이 좀 적어 보이는데, 나한테 해주지도 않은 질내사정 해준 거냐고."
"아, 아니야. 질내사정은커녕 가슴으로 정액만 싸게 해줬을 뿐인데...?"
"...불행 중 다행이네. 칼리 너한테도 부탁할게, 이번 모의전 끝날 때까지는 하지 말아줘. 물론 나도 공평하게 하지 않을 테니까."
"어? 어...."
아니 근데 상황을 이렇게 만든 건 나인데.
왜 나는 전혀 원망을 안 하고 있는 건데?
이게 진짜 맞는 건가...?
『야한 만화가 합법인 세상에서』
"아니, 근데 진짜 무리 아니야?"
"이 정도면 괜찮지 않아?"
유리아는 엄청 화려해 보이는 마법진을 가동하면서 나에게 물었고.
나야 로자리아의 실력이 어디까지인지 몰라서 장담은 못 하지만, 그 천재 소리 듣던 로자리아가 2학년이 되었으니 절대로 만만하지 않을 것 같은데.
솔직히 마법 실력의 재능만 본다면 로자리아보다 유리아가 좋을 것 같지만.
마력 화력이나 경험 부분에서 유리아가 현저하게 밀린다는 점이 문제다.
솔직히 그래서 로자리아도 어지간해선 자신이 이길 자신이 있어서 저런 이야기를 내건 것 같고.
내심은 로자리아가 유리아를 인정해줬으면 좋겠다는 나쁜 마음이 들어서, 유리아가 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한다.
이 와중에도 양다리를 합법적으로 걸칠 생각하는 거 보니까, 나도 참 틀려먹은 놈인가 보다.
'나쁜 거라는 건 아는데, 자꾸 욕심이 날 만한 사람이 주변에 늘어나잖아....'
나는 쓰레기 같은 내 마음가짐에 유감을 표하면서, 유리아가 마법 연습을 하는 광경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실력이 굉장히 좋은 편이라서 뭐라고 흠잡을 부분이 없어.
아니 그걸 넘어서, 마법진만 보고는 상상하는데 시간이 꽤 걸릴만한 것들을 즉석에서 바로바로 만드는 특유의 재능이 경이로울 정도야.
마력 화력도 예전에 봤을 때보다 훨씬 더 좋아진 느낌이고.
"칼리가 이게 내 강점이라고 했잖아? 그래서 이걸 최대한 밀고 나가보려고."
"어차피 화력은 네가 밀릴 테니까, 로자리아도 반응할 수 없는 복잡한 마법진으로 허를 찌르겠다는 거지?"
"응, 그거 말고는 내가 이길 방법이 없잖아."
확실히 그렇긴 하지.
그나저나 로자리아는 그때 그렇게 사라진 후로, 동아리도 오지 않고 조용하네.
걔도 지금 이기겠다고 마법 연습이라도 하는 건가?
결투 날짜를 통보를 받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연습부터 하는 유리아도 좀 이상하지만, 아직도 날짜를 통보하지 않는 로자리아도 좀 이상하다.
"이거 나 칼리 때문에 싸우기로 한 거다?"
"어?"
"칼리 은근 변태라서 애들 가슴 힐끔힐끔 보느라 정신없잖아. 가끔은 팬티도 보고."
"......."
"그런 칼리가 여자친구 하나만 사귈 상은 아닌 것 같아서. 내가 로자리아 선배가 틀어막으려는 제한을 뚫어보려는 거야. 아까 나 말고도 다른 애들도 다 인정해주겠다고 했잖아."
"고맙다. 그렇다고 로자리아를 너무 미워하진 말고."
"미워 안 해. 나도 내가 첫 번째였으면 비슷한 행동을 했을지도 몰라. 그만큼 칼리는 사랑스러우니까."
그녀는 말 그대로 사람과 사람이 싫은 것이 아니라, 서로가 원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해 싸울 뿐이라고는 설명했지만.
그렇다기엔 결투 성사되던 당시에 거의 막말 수준으로 서로한테 극딜 박지 않았어?
스치기만 해도 치명타 수준인 말싸움이던데.
"아, 찾았다. 칼리!"
"어, 로자리아?"
"유리아, 너 결투 시작도 안 했는데 선 넘은 거 아니지?"
"저도 그 정도 상식은 있어요. 선배."
"오케이. 사실 네가 그런 애도 아니라고 생각했으면 결투고 뭐고 어디 의뢰해서 조용히 목을 그어버렸지."
"농담도. 그럴 성격도 안 되시면서."
"...내가 그렇게 말하면 그런가 보다 해. 유리아 너는 너무 토를 많이 달아. 하여튼 다음 주 금요일. 그날이 내가 가능한 날이야."
"알겠어요. 장소는요?"
"학생회에 부탁해서 마법 실습관 대관해놨어."
로자리아는 유리아와 나에게 그 장소와 일시가 적힌 쪽지를 건네줬고.
나는 진짜 이게 어쩌다 이런 상황이 되었나 싶어서 한숨만 푹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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