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야한 만화가 합법인 세상에서-96화 (96/229)

〈 96화 〉 19권 ­ 싸우지 말고 섹스해(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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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마력의 비율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점 문자를 공부해보셨다면 알겠지만, 사람의 안에는 두 가지 마력이 있습니다."

아직 아무런 것에도 영향을 받지 않은 '자연 마력'과 자신의 몸에서 특유한 정제를 받아서 성질을 가진 '고유 마력'이 있다.

사실 그런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걸 어느 정도 비율을 관리할 줄만 안다면 점 문자를 그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왜냐면 최대한 변화를 억제하기만 하면 기존에 그리던 문자랑 같은 것이 나왔으니까.

"이 두 가지 마력의 비율은 굳이 억제하지 않으면 달라지고, 사실 이것 때문에 크게 마법의 효과가 달라지지도 않습니다. 특히 초급 마법에서는 거의 없는 수준이고요."

고급 마법에서는 조금이지만 영향의 차이가 나고.

그래서 고학년이 되면 이걸 조금이지만 비율을 조정하는 공부도 한다고 한다.

다만 어디까지나 조금 차이가 나는 만큼, 굳이 신경을 쓸 부분은 아니라고 한다.

고급 마법은 마법을 원리를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이 마력의 비율로 효과를 조절한단다.

하긴 고급 마법은 초급 마법처럼 우리가 효과를 짜는 게 아니라, 과거에서 내려온 걸 그대로 사용하는 거였지?

그런 거라면 그럴 법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튼 이 마력의 비율이 갑자기 심하게 변동하면, 마법 문자가 불발됩니다. 아무래도 마법 문자를 그리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억제되는 경우가 많아서 신경 쓰지 않을 뿐이죠."

"그래서 점 문자를 이용할 때는 이 순도를 지켜서 문자를 마무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하나의 문자를 그릴 때의 이야기입니다."

마법진 내의 다른 글자는 마력의 비율이 달라도 상관이 없었다는 거다.

그러던 와중에, 완벽하게 자연 마력과 고유 마력을 분리하면.

마력 사출에서 하나의 점만 쓰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점으로 문자를 그려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거다.

즉, 마력 사출에서 이 비율을 강제로 100퍼센트로 수정할 수 있다면?

왼손과 오른손이 각기 다른 마력의 종류로, 전혀 다른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럼 우리가 아는 듀얼 캐스팅의 모습이 탄생하는 거고.

"그런데 이게 이렇게 늦게 발견된 이유가 있습니다. 이게 굳이 이럴 이유가 없었거든요."

자연 마력을 순도 100퍼센트로 조절한다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는 거다.

고유 마력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그 고유 마력을 트리거로, 쉽게 자신의 명령을 마력이 듣게 할 수 있는데.

자연 마력만 있으면 야생의 마력이나 마찬가지라서, 조절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사실상 이번 방식의 핵심이 그겁니다. 어떻게든 뒤섞이려는 두 마력을 분리하고, 그 분리된 상태로 다루기 힘든 자연 마력으로 마법 문자를 그리는 것."

괜히 마법 기초학의 공부를 테스트한다 어쩌고 했던 게 아니었다.

이 자연 마력의 반발의 패턴은 이제까지 우리가 감당하던 마력의 반발과는 전혀 달라서.

따로 공부를 해가면서 원리를 찾아, 손에 그 원리를 적용해야 하는 수준이었고.

이게 마치 완전히 새로운 도구로 마법을 그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거다.

"마력의 순도 조절이야, 유지하는 것은 익숙하잖아요? 사출 자체를 분리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을 테니, 금방 적응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금방이랑, 우리가 아는 금방의 의미는 조금 다른 것 같긴 했지만.

대충 저번에 다른 강의에서 배운 중첩 문자라는 녀석들을 배울 때 정도의 감각으로.

어렵다고 느껴지긴 해도, 연습하면 충분히 되겠다 싶은 수준이었다.

일단 내가 움직이기 쉬운 고유 마력을 100%로 끌어내고 나면, 그 반발력 때문에 다른 손에서는 자연 마력만 100%로 나온다.

이렇게 성질을 이용하고 나면, 문자를 그리는 동안은 이게 계속 유지가 되니까.

양쪽 문자의 사출 정지를 번갈아 가면서 한다면, 비율의 유지를 신경을 쓰지 않고 마법을 그릴 수 있게 된다.

원리를 파악하고 나면, 실수하지 않는 이상 적응할 수 있는 부분이야.

'문제는 이거지.'

교수님이 직접 공언한 '자연 마력'의 다루기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했다.

나는 그래도 마력이 내 손에서 벗어나려는 반발을 이용해가며, 단번에 원을 그릴 수 있을 정도의 감각이 있었는데.

이건 그 정도의 반발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였다.

손을 가만히 있고 싶어도, 힘을 역방향에 강하게 주지 않으면 흔들림이 심해서 날아가 버릴 정도인데.

왜 이런 방식으로 마법을 그려낼 생각을 이전에 하지 못했는지 알 것 같았다.

누가 이딴 미친 거로 그림을 그릴 생각을 해.

"이번 논문에서도 이 반발을 잡아내는 공식이나 방법에 대해서 꽤나 주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뭐, 기초적인 것들은 강의에서 모두 알려드리기도 했죠? 직접 경험해 보셨을 테니,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제 다들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법 기초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최대한 빨리 익숙해질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결국 그게 필요한 경우가 이런 마법의 사용법이 등장할 때라는 거다.

실제로 과거에는 한 붓 그리기 도중에 같은 선을 중첩해서 지나는, 흔히 말하는 중첩 문자도 그릴 줄 몰랐고.

그 방법에 관해서 연구가 나오면서, 그것도 함께 그리기 편한 것을 고안하다가 지금의 마법 그리기가 보편화되었다고 한다.

"나중에는 이 듀얼 캐스팅이, 전투 마법에서는 주류가 될지도 모릅니다. 일단 다른 것보다 대응 속도가 매우 빠르니까요."

하지만 여러분이 만약 이 방법을 익히지 않았다면, 이걸 익히고 치고 올라오는 신진 마법사들에게 그대로 당할 겁니다.

같은 마법 실력이라도, 이렇게 최신 트랜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뒤처지는 것이 마법의 세계죠.

다시 한번 마법의 기초인 '그리기'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며, 듀얼 캐스팅을 연습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오늘 강의는 조금 일찍 끝나긴 했지만, 사실 지금부터 필요한 건 제가 아니라 여러분들이 적응하는 시간이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지금부터 여름 방학이 시작되기 전까지 론도 교수님에게 직접 찾아가서 듀얼 캐스팅을 보여주는 것이 시험이다.

다른 거 없이 성공하기만 하면 가산점으로 점수 랭크를 한 단계 올려준다고 했다.

근데 어차피 지금 나는 A0라서, A+를 노리는 게 아니라면 굳이 할 필요가 없긴 한데.

'솔직히 결국 해야 할 거긴 해.'

동아리 방에 와서도, 일단 이게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 찜찜해서.

계속해서 도전을 하는 중이었다.

근데 진짜 아무리 봐도 자료를 통해서 공부할 게 많네....

"아오, 솔직히 손가락만 아니어도 진작 성공했을 텐데."

100%의 순도를 위해서는 굳이 마력의 사출을 손가락으로 해야만 했고.

안 그래도 자연 마력의 반발력을 규칙이나 전조, 주변 상태에 맞춰서 예상하고 움직이며 그려야 하는데.

그걸 익숙하지도 않은 손가락으로 하려니까 죽을 맛이었다.

솔직히 옆에서 손가락을 완벽하게 다루고 있는 유리아가 부럽게 느껴졌다.

쟤는 손가락을 대체 어떻게 저리 붓처럼 다루는 건지 모르겠네.

"와, 꽤 많이 그렸네. 그 정도면 유리아는 금방 성공하겠는데?"

유리아는 중간고사 탓에 점수가 좀 떨어져, B+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하니, 이번에 무조건 A+로 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교수님이 준 자료 그대로만 하면 문제는 없다.

특히 자연 마력으로 그려야 하는 문자를 좀 쉬운 걸 하면 되는 거니까.

'근데 자연 마력이 컨트롤하기 어려워서, 주 손으로 작업해야 하니까. 쉽다고 해도 고유 마력 쪽은 익숙하지 않은 손으로 그려야 하네.'

여러모로 힘든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머리를 싸맸다.

사실 교수님도 말씀하셨지만, 이런 건 그냥 연습해서 몸에 체득하는 게 최고긴 해.

하다가 실수해야 기억에 남아서 점점 실수도 줄어드는 법이고.

"어, 칼리. 이러면 된 걸까?"

"미친.... 빨리도 성공하네."

그 와중에 유리아는 벌써 성공하더니, 조금 더 어려운 마법으로 연습해 보겠다면서 자기 혼자 빡공 모드로 전환했다.

나는 오히려 조금 전에 가슴 개발한다고 민감하게 달아오른 상태에서 저게 가능하다는 게 더 신기했다.

이게 진짜 천재의 힘인가?

"후, 피곤한데.... 나 오늘은 좀 일찍 들어가서 잘게."

어지간하면 유리아한테 가슴 베개라도 해달라고 요청할 텐데.

저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방해하는 것은 너무 놀부 심보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솔직히 어제까지 신작 설정 짠다고 못 잔 게 컸거든.

'세계 최고의 마법 아카데미가 여학교라, 여장하고 다니는 남학생의 하렘 이야기.'

정도가 지금 고민 중인 플롯의 베이스였다.

아무래도 여초인 마법부를 남자인 내가 다니면서 느끼는 점을 풀어볼 것도 많을 것 같고.

슬슬 순애물 말고 하렘물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좀 낡긴 했지만 하렘물 하면 금방 떠오르는 설정이기도 하니까.

다만 일반적인 아카데미와 다르게, 남자와의 교류가 전혀 없던 완전무결한 소녀들의 아카데미여야 한다.

그리고 남자라는 존재 자체에 신기해하며, 주인공의 비밀에 접근한 애들이 하나씩 자지에 박혀서 음탕하게 타락해가는....

하여튼 그런 식의 하렘물을 생각해보는 중이었다.

'솔직히 다 니아 때문이야.'

최근에 일이 힘들어질 때마다 이상할 정도로 여자애처럼 행동하고, 심지어 여자애에 가까운 몸매까지 있잖아?

그걸 볼 때마다 내가 게이가 아니다를 수십 번씩 외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진짜로 그런 고찰을 하는 캐릭터가 나오는 만화를 그려보고 싶어졌거든.

"뭐야, 니아는 자나? 신발은 있는데 안 보이네."

별생각 없이 그냥 자려다가, 갈아입을 실내복을 아침에 욕실 옆의 탈의실 안에 두고 온 것이 떠올랐고.

그것만 가지고 나와야겠다 싶어서 욕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으흥, 으흥흥.... 음? 에? 에에엑!?"

"니, 니아?"

그렇게 별생각 없이 연 탈의실 안에는.

커다란 유방을 흔들면서 나체를 드러내고 있는 니아가 있었다.

...뭔데 시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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