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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 만화가 합법인 세상에서-99화 (99/229)

〈 99화 〉 20권 ­ 살인멸구(3)

* * *

"흐읍...."

"누가 보면 네가 죽을 뻔한 줄 알겠다."

"미안해, 미안해 칼리...."

"미안한 거 알면, 울지 말고 평소처럼 대해줘. 불편하다."

솔직히 저 몸은 반칙이잖아.

뭔가 커다란 젖탱이를 들이밀어서 푹신푹신하게 달라붙는데.

심지어 떨어트려 놓으려고 하면, 싫다는 듯 더 달라붙으면서 문질문질거린다.

이런 걸 당해버리면 사람이 자지에 피가 쏠려서 화를 낼 수가 없다니까?

이젠 머리가 아니라 자지가 화를 내기 시작하잖아.

"내가 죽는 게 그렇게 싫었어? 하긴 몇 번이고 주저하긴 하더라."

"그, 그걸 말이라고 해? 카, 칼리는.... 칼리는 내...."

내가 뭐가 있는데.

그냥 룸메이트고 친구밖에 말할 것이 없다는 걸 깨달았는지.

그녀는 결국 대답하는 걸 포기하고 내 어깨에 고개를 묻었다.

아니 근데 진짜 목소리 적응 안 되네.

"이렇게 목소리도 예쁘면서, 맨날 낮은 목소리 내려고 얼마나 힘들었대."

"...이제는 익숙해서 별생각 없어."

하긴 얘가 남자라고 주장하고 다니면서 자란 건 어릴 때부터니까, 변성기 전부터 그걸 고민하면서 만들어온 두 목소리니.

이제는 마치 성우라도 되는 것처럼 두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겠지.

그런 의미에서 가끔 신음을 들으면서 예상했던 그대로, 니아의 여자 목소리는 굉장히 귀염상이라서 듣고 있으면 치유되는 느낌이다.

되게 자그마한 고양이나 강아지 같은 동물이 내는 소리 같아서 좋아.

적응은 어렵지만, 저 목소리로 음탕한 소리를 내면서 앙앙거릴 생각을 하니까 자지가 더 아파지네.

아니 솔직히 친구로 이런 상상을 하면 안 되는데.

니아가 저렇게 알몸으로 내 자지를 괴롭히는 걸 보면,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니아의 문제다.

"언제까지 달라붙어 있을 거야."

"조금만 더.... 왠지, 그런 거 있잖아. 평소엔 소중한지 몰랐는데, 없어질 뻔했다고 생각하면 더 소중한...."

지가 일부러 죽이려고 해놓고 하는 소리가 그거냐.

나는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튀어나왔다.

하긴 은근 얘가 꽉 막힌 구석이 많아서,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된다고 속이 말이 아니었겠지.

"그래서 만족스러운 결정은 했어?"

"...아마도."

나는 니아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 내려주며, 그녀가 진정할 수 있게 도와주기 시작했다.

뒤질뻔한 건 나인데 위로해주는 것도 나네.

이게 진짜 어처구니가 없긴 한데, 정작 나도 그녀의 음탕한 몸이 전해주는 황홀한 감각에 치료가 되고 있었다.

후, 진짜 무자각으로 야한 짓 하는 보이쉬한 거유 여캐 같은 느낌이라서 좋네.

"무방비하다니까...."

그렇게 한참을 나에게 매달려 있더니, 니아는 자신이 알몸이라는 것도 잊었는지 그대로 나에게 안겨서 잠들었고.

나는 그녀를 침대에 내려놓고, 자세히 몸을 구경한 다음에 이불을 덮고 재웠다.

아까는 몰랐는데 가슴 쪽에 살짝 멍든 자국 같은 것이 있는 걸 보면, 붕대 압박 같은 걸 하긴 하나 보다.

"좋아, 니아도 처리했으니. 이제부터는 차기작 설정부터 짜볼까."

일단 아까 니아와 이야기한 걸 생각하면, 나는 작품에서 여자들이 기존 남자들만 하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했다.

근데 이건 굳이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내 작품에 녹아들 수밖에 없다.

내 남캐 혐오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은 계속 그럴 거다.

'다만, 성별을 바꿔서 남들을 속인다는 것에 대해서. 나쁜 여론을 좀 지우고 싶긴 해.'

아무리 여자가 왕이 되는 것이 가능하다는 여론이 되더라도.

니아가 계속해서 모두를 속여가면서 자신이 남자라고 해왔다는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니아가 자신의 성별을 공개하고, 평범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런 니아를 모두가 용서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거지.

물론 굳이 여론을 다스리려고 작품을 그리는 것은 좋지 않지만.

원래 그리려고 했던 작품 설정 중에서 우선 선택을 하는 정도는 해도 괜찮겠지.

'그럼 일단 정확한 장르는 더 고민하더라도, 여장 남자 캐릭터가 주인공인 건 첫 아이디어에서 유지해야겠네.'

어차피 여성이 왕이 되면 안 된다는 논리를 펼치는 이들은 대부분 남성이고.

그런 남성들이 작품에 몰입하려면 아무래도 주인공이 남성인 것이 좋다.

물론 여장을 한다는 시점에서 꽤나 장벽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이유를 만들어야겠지.

"여자 캐릭터들은...."

이 부분에서는 내가 기존 작품에서 설정하던 느낌과는 조금 다른 걸 추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여리여리하고, 일반적인 사회에서 보는 아름다운 여성상을 충족하는 캐릭터들.

그런 순수하고 무구하며 아름다운 백합꽃 같은 새하얀 캐릭터들을 그려낼 생각이다.

'기본적으로는 여자가 가득 찬 곳에서, 혼자 남자인 애가 다 따먹고 다니는 떡타지를 베이스로 하지만....'

그러면서 주인공이 굳이 여장해가면서 여학교에 들어간 이유를 잘 설득해야 한다.

그게 남심에 불을 붙일만한 뜨거운 이유고, 나쁜 것이 아니라 옳은 선택처럼 보이게 해야지.

그리고 그렇게 여장하고 다니면서 하는 고생 같은 것도 넣어서, 성별을 숨기고 사는 것에 대한 고충을 알게 해서.

최대한 이런 상황에 대해서 관대한 마인드를 가지게 의도한다.

'...자연스럽게 의도를 넣고 기획을 훑어보는데. 의도 넣기 전이랑 다를 바가 없네.'

사실 나는 그냥 이 작품을 그리고 싶었는데, 그 핑계로 니아를 대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아니 근데 내가 오토코노코나 여장물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이 설정이 진짜 주변에 여자애만 가득해서 잔뜩 따먹을 수 있는 치트키 설정이라서 포기하기 어려웠다.

솔직히 이런 무지성 하렘 떡타지도 좀 그려보고 싶었거든.

"장소는 더 고민하려고 빼놨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처음 아이디어처럼 아카데미만한 것이 없네."

이쪽 세상의 대학만 가는 성인용 아카데미가 아니라.

성인이 다니는 아카데미기도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여자들만 모아서 숙녀의 아름다움을 배우는 소학교가 존재하고.

그 소학교를 졸업하여 성인이 된,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여자애들이 아카데미로 넘어가는 식이 국룰이다.

그리고 주인공은 아카데미를 통해서 입학하게 되는 거지.

입학생 대부분이 소학교의 출신인지라, 그게 아닌 주인공이 차별을 받고.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착한 아이들과 하나씩 친해져 나가는 거다.

'진부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게 참 좋다니까.'

이번에 니아가 나에게 여자인 걸 들켰던 것처럼.

주인공은 아카데미를 다니다가, 자신이 남자라는 것을 들키는 에피소드를 경험하게 된다.

당연히 주인공에게 흥미가 있거나 친분이 있던 여자애들한테 들키는 거지.

하지만 평생을 야한 것이라고는 알려주지 않는 아카데미에서 살아온 여자애들이.

자지고 섹스고 남자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남자라는 존재에 처음 접근할 때 느끼는 호기심을 그려내고.

그 호기심에서부터 시작된 야한 행위로 인해 쾌락의 노예가 되어가는 섹스 판타지가 완성된다.

이게 사실상 이 설정에서 메인이 되는 에피소드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 주인공의 불쌍함을 보여주는 척하는 걸로 정당화를 하고....'

한 번 쾌락의 맛을 본 여자애들은 더는 자지를 포기할 수 없는 음탕한 아이들이 되어버리고.

주인공의 정체를 약점으로 삼아서 강제로 섹스를 하는 상황이 계속해서 나오게 될 거다.

솔직히 말이 억지로 협박해서 섹스한다는 거지.

자기가 꼴려서 박은애가 저절로 다시 박히고 싶다고 찾아오는 건데, 진지하게 생각하면 그냥 꼴리는 상황일 뿐이다.

하지만 읽은 사람들에게 여장했다는 걸 들켰다는 이유로 여자애들한테 협박당했다는 사실은 남아서 고생한 것의 일부가 되겠지.

그리고 아무래도 여장은 사람의 원래 신체를 고려하지 않는 옷을 입어야 하는데.

그중에서 자지 같은 경우에는 여자애의 팬티로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평소엔 그래도 치마에 가려지지만, 발기할 때마다 들킬까 봐 조마조마하는 것이 중요하지.

'그리고 발기할 수 있게, 무방비한 여자애들의 꼴리는 모습을 그려내는 것도 중요하고.'

만화를 보는 남자애들의 자지가 주인공에 공감할 수 있도록 여자애들이 꼴리게 나와야 한다.

그래서 같이 발기했는데, 발기한 것 때문에 고생하는 걸 보면 절로 주인공이 불쌍하게 느껴질걸?

물론 섹스하는 장면 자체는 굉장히 기분 좋아 보이게 그려서, 그때만큼은 부러움을 느껴서 몰입도를 올려야지.

그 배분이 되게 중요하다고 본다.

하여튼 여장은 기존의 남성성을 짓밟는 듯한 고통의 시간인데, 그걸 버티면서까지 주인공은 자신이 이루고 싶은 목표를 이루려고 노력한다.

아니, 결국은 그 목표를 달성해서 행복해져야겠지.

그가 목표를 이루는 성취감을 보는 사람이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몰입도의 배분을 잘 해줘야 한다.

그것으로 주인공의 여장은 자연스럽게 필요했던 행위로 정당화되는 거다.

'확실히 괜찮은데.'

정확한 주인공의 입학 이유라든가, 아니면 여자 캐릭터들이 각기 어떤 컨셉이라든가 하는.

아주 기본적인 설정 중에서 아직 결정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지만.

그래도 일단 기본적인 흐름 정도는 완벽하게 짜낼 수 있었던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역시 소재를 떠올리게 된 계기가 니아라서 그런가, 여러 부분에서 니아 때문에 몰입이 되는 설정이 많네."

이제까지 무자각하게 내 자지고 알몸이고 다 보여줘 왔는데.

그 상대가 사실은 여자였다는 사실에서 오는 성적 수치심이라든가.

평소에 무엇보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있었는데.

갑자기 그 친구가 여자라는 걸 알게 된 뒤로 어색하게 느껴진다든가.

이런 감각을 성별만 바꿔서 써 내리면, 훨씬 리얼리티가 좋은 작품을 그려낼 수 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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