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화 〉 20권 살인멸구(5)
* * *
어쩌다가 이런 상황이 되어버린 걸까.
자그마한 욕조에 따뜻한 물을 틀어놓으며, 나는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서 머리를 열심히 회전시켰지만.
확실한 건 니아가 존나 용감한 인간이라는 걸 내가 망각했다는 거다.
이 기 싸움에서 포기를 안 하고 알겠다는 소리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네.
"이, 이 온도면 적당할까?"
"으, 응! 나는 크게 상관없어...!"
아무리 실내라 온도가 좀 유지된다고는 해도, 살짝은 따뜻한 정도는 되어야 감기에 걸리지 않겠지.
나는 최대한 욕탕의 옆에 서있는 니아에게서 시선을 돌리며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다.
아까까지는 그래도 보고 자지를 발기시키는 정도로 버틸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보고 있지 않아도 자지가 터질 것처럼 발기하는 건 물론이고, 점점 크기를 키우려고 까딱거리면서 추가적인 힘이 들어가는 상황이라.
지금 그녀를 보면 나도 모르게 선을 넘을 것 같았다.
'진정해. 여기서 덮치면 진짜 죽을 수도 있어.'
사실 덮치는 것까지야 니아가 착하니까 용서해줄 수 있다지만.
실수로 임신이라도 시킨다?
시발 남장해서 버텨야 하는 니아가 임신하면, 진짜로 큰일 난다.
그렇다고 아기를 지웠다가 잘못 걸리면 신성 모독이라고 난리가 날 것이고.
내 눈앞에 있는 것이 차기 황제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아무리 내가 얼마 전에 그녀와 약조를 하면서 친 황태자파로 확정되었다지만.
그거랑 황태자를 따먹는 건 이야기의 결이 다르다고.
'시발....'
그렇게 이성을 최대한 차리면서 자지를 죽이려고 하는데.
야속한 욕조의 물은 벌써 들어가도 될 정도로 많은 양이 차올랐고.
슬슬 우리 둘이 들어가야 하는 타이밍이 되었다.
니아가 우선 좁아터진 1인용 욕조에 몸을 붙이며 들어갔고.
커다란 가슴 때문에 엄청난 압박감이 전해져 오는 상태가 되었다.
그나마 가슴 때문에 보지에는 시선이 좀 덜 가기도 하고, 물이 찰랑거려서 잘 보이지 않는 것도 있어서 다행이었다.
'사실, 문제는 지금부터지.'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내가 들어오길 기다리는 니아의 모습을 보는 순간.
거의 최대치로 발기한 자지가, 자신이 검이라도 된다는 것처럼 힘찬 모습으로 치솟아 올랐고.
나는 니아의 꼴리는 몸과 내 자지의 거대함을 의식하면서, 다리를 올리고 천천히 욕조에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그 순간 내 자지에 살짝 얼굴이 가려진 니아의 모습을 보고 말았고.
덕분에 당장이라도 그녀를 잡고 범해버리고 싶다는 뇌리의 욕망이 튀어나와,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한참을 힘겨워하면서 욕조로 들어갔다.
아니, 시발 아무것도 안 했는데 자지로 얼굴을 모자이크하니까 머릿속에서 임신 절정 질싸까지 다 시뮬레이션을 돌려버리네.
심지어 그 뒤로는 욕조에 들어왔더니, 워낙 좁은 탓에 서로의 신체가 닿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고.
물의 따뜻한 온기를 지나서 서로의 다리와 같은 맨살이 마찰하거나 부딪히는 감각이, 자지가 발기하면서 민감해진 피부를 통해 전해져 뇌리를 강하게 뒤흔들다.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려고 눈을 뜨면, 바로 눈앞에 있는 것 같은 거대한 유방이 시야를 점령하고.
그 덕분에 바로 아래에 있는 내 자지가 껄떡거리면서 물을 첨벙거린다.
"저, 저기 칼리...? 많이 힘들어 보이는데. 괜찮아?"
"괜찮.... 나? 잘 모르겠네."
"어디 아파?"
너 때문에 자지가 아파 시발년아.
이 와중에 내가 이상하니까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게 어이가 없었다.
물론 그녀도 계속 내 자지나 알몸을 힐끗거리면서 얼굴을 붉히는 걸 보면, 수치심이라는 게 존재는 하는 모양인데.
이걸 아직도 포기 안 하고 버틴다는 게 정말 놀라웠다.
"무, 물 온도 괜찮지?"
"응.... 따뜻해서 피로가 풀리는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졸린 것 같기도 하고...."
나도 비슷한 감각이 있긴 한데.
졸리기보다는 이성의 끈을 끊어버리는 취하는 감각에 가까워서 가까스로 참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지, 점점 숨이 가빠지면서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발 멈춰...!'
문제는 그 몸에 닿아 있는 게 나라는 거다.
발부터 허벅지까지 이어지는 하반신 정도만 서로 부딪히는 중이지만.
겨우 그런 부위라도, 니아의 부드러운 여체가 닿아온다면 느낌이 훨씬 다르다.
그녀가 발과 다리로 의도치 않게 내 허벅지를 더듬을 때마다, 찌르르한 쾌감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고.
자지의 끝에는 더 강한 욕정이 깃들고 만다.
"기분이 이상해...."
"어, 어?"
"아바마마를 제외하고는, 이렇게 알몸을 보여주는 경우는 거의 없거든. 그나마 아바마마랑 아주 친한 샤론 할아버지 정도."
시발 어른들 말고는 아무도 안 보여주던 몸을 나한테만 허락하고 있다는 거잖아.
아니 무자각으로 하는 소리인 건 알겠는데, 진짜로 내 이상의 끈에 대놓고 커터칼을 휘두르는 것 같아서 무섭다.
긴 시간을 남장하며 살아왔어도, 본능적인 여자의 남자를 꾀는 행동이 각인이라도 되어 있는 건가?
시발 그게 아니면 대체 왜 저렇게 꼴리는 말만 하는 거야?
'아니지....'
자꾸 내 뇌가 자지한테 굴복해서 그렇게 받아들이는 거지.
잘 생각해보면 저 발언은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굳이 남자한테 몸을 보여주는 것이 처음이라는 것이 아니라.
동성 친구에게조차 자신의 성별을 들키면 안 되기 때문에, 그녀는 이런 경험 자체를 하지 못한 거지.
이성 친구라고는 해도, 동성 친구로 경험할 수 있었을 것을 뒤늦게 경험해서 행복하다는 의미일 거다.
"하지 못한 게 많았겠네."
"...그렇지."
"방학하면, 몰래 남장 풀고 같이 놀러 다닐래?"
"어, 어!?"
가슴의 제한을 해제하고, 가발을 착용한다면.
아무도 니아라는 걸 알아보지 못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데이트 신청이긴 한데, 그 이전에 여자애로서 친구들이랑 못했던 걸 대신해주고 싶다.
"같이 브래지어도 고르러 가주고, 옷도 고르러 가주고 하게. 그런 경험은 없는 거잖아?"
"...응."
이번에는 지금 상황이 부끄럽다는 것조차 잊었는지, 되게 환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저건 순수하게 예쁘게 웃는 느낌인데, 이제까지 니아에게서 본 적이 없는 표정이라 신기했다.
평소에 니아가 잘 웃지 않는 편이긴 해도 웃는 건 자주 봤는데.
저렇게 진심으로 기뻐하는 걸 보니까 기분이 묘했다.
"왜, 왜 그래?"
"...예쁘다 싶어서."
"에? 에에? 갑자기 무슨 소리야."
"그렇게 진짜로 신나서 웃는 거 처음 봐."
"......."
니아는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떨궜는데.
그곳에 직격타로 보이는 자지의 흉물스러움을 봤는지 깜짝 놀라서 다시 고개를 쳐들었다.
시발 슬슬 진정되나 했는데 어림도 없이 굳건한 거 보소.
"더, 더운데 슬슬 비누칠하면서 닦을까?"
"그러자...."
일단 어떻게든 진행해서 끝을 내야겠다 싶어서 대답은 했는데.
다음이 비누칠이라는 사실에 굉장히 막막함을 느꼈다.
왜 이 세상은 중세 판타지인데 비누가 존재하는 걸까.
오늘따라 당연하던 것들이 거슬리는 느낌이야.
"아, 내가 칼리 몸에 비누칠해 줘도 괜찮아?"
"어, 어!?"
화신정열에서 아이들이 서로에게 등에 비누칠해 주는 장면을 봤다면서, 그걸 꼭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욕조에 서로 달라붙어서 낀 상태로 물만 흘려보낸 상태 아니었나?
등을 닦아주려면 일단 욕조를 나가야....
"흑?!"
"괘, 괜찮아? 간지러워?"
시발 간지러운 게 아니라, 지금 그 자세 그대로 나를 덮쳐서 비누칠해 줘서 놀란 거야.
내가 만화에 그린 건 등 밀어주기였잖아. 비누칠을 핑계 삼아서 덮치는 게 아니라...!
물론 그 두 개의 차이점을 잘 모르는 무지한 눈빛을 보니, 나도 모르게 나쁜 생각이 들어서 입을 다물었다.
이, 이대로 입만 다물면 엄청난 걸 받는 셈이잖아?
"가만히 있어 봐. 구석구석 깨끗하게 닦아내야 하니까."
"어, 어...."
이쪽으로 엄청나게 가깝게 다가온 니아가, 내 어깨부터 목까지를 비누 거품을 낸 수건으로 어루만져 주기 시작했고.
바로 눈앞까지 달려든 니아의 커다란 가슴이 이리저리 흔들려서 최면에 걸릴 것 같다.
그리고 부드럽게 내 몸을 어루만지는 그녀의 손길에, 찌릿찌릿한 쾌감이 찾아왔다.
"윽...!"
"많이 간지러워?"
간지러운 게 아니라 다른 게 문제인데.
니아는 아직도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는지, 거의 나한테 안기는 수준으로 다가와서 등을 밀어주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거의 그녀의 가슴에 코를 박은 듯한 상황이 되었는데.
내 숨결이 그녀의 가슴에 닿는 감각은 참기가 어려웠는지, 빠르게 등을 문지르고 뒤로 물러났다.
"흐읏...♡"
얼굴이 새빨갛게 변한 니아가 자신의 가슴을 팔로 붙잡으면서 부르르 떨었다.
방금 나도 당황해서 좀 숨이 거칠어졌는데, 그 덕분에 여러모로 감촉이 강하게 다가왔나 보다.
이쯤 되면 포기할 법도 하지만, 니아는 포기하지 않고 내 몸에 비누칠을 계속했다.
"아, 악!?"
"아, 미안. 여기는 민감하다고 했었지...."
수건으로 자지를 문지르려고 하다가, 내가 통증을 호소하니까 금방 멈췄다.
그리고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더니, 손에 최대한 거품을 묻혀서 맨손으로 자지를 붙잡았다.
...시발 이게 진짜 되네.
"윽...!"
"아파?"
"아, 아니. 기분 좋아...."
"이렇게 해주는 편이 시원하게 닦이려나? 아무래도 수건처럼 시원하게 닦아낼 수가 없으니까 얼마나 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네."
그렇게 말한 니아가 내 자지를 열심히 손으로 쓸어내리면서 닦아내 주는데.
그것의 감각도 장난이 아니었지만, 나에게 이걸 해주겠다고 하는 자세의 꼬락서니가 장난이 아니었다.
엉덩이를 최대한 하늘로 들어서 일어난 덕에,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위태로운 모습으로.
힘껏 허리를 숙여 팔과 얼굴을 내 하반신에 처박은 채로 자지를 이리저리 어루만져 주는 니아라니.
"윽!?"
"꺄악!?"
후두두둑!
말 그대로 완벽한 상황에, 나는 결국 쾌감을 참지 못해서 사정하기 시작했고.
내 자지의 바로 앞까지 얼굴을 가져갔던 니아는, 그녀의 고운 얼굴에 내 정액을 잔뜩 뒤집어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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