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5화 〉 21권 니아르(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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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했던 장소, 그러니까 수도에 있는 신상 앞에 도착하자.
그곳에서 얌전하게 걸터앉아 만화책을 읽고 있는 소녀가 눈에 들어온다.
어제 봤을 때도 많이 신기하게 느껴졌었는데, 확실히 니아랑 다른 사람 같다.
그냥 여동생이나 누나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로 다른 분위기야.
그리고 햇볕이 강하게 비쳐서인지, 은발의 머리카락과 분홍빛 끄트머리가 아름답게 빛나서.
마치 아름답게 그려진 작품 하나를 보는 듯 했다.
지금 니아가 읽고 있는 만화책이 '행복은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것입니다'라는 이름의 야한 책만 아니었다면.
분명 그렇게 생각했을 거다.
"니아, 아니지. 니아르였지."
"아, 어서 오세요. 흐응, 사복의 칼리님은 그런 느낌이군요."
"어제부터 왜 존댓말을...."
"이렇게 평소랑 다른 말투를 쓰면, 더 들키지 않을 거 같아서요. 별로인가요?"
"...아니야. 아주 귀여워."
"무, 무슨 소리예요. 갑자기...."
역시 귀엽다는 말에 부끄러워하는구나.
기숙사에서 야한 거 할 때도, 가장 약한 말이 귀엽다는 거긴 했어.
근데 기본적으로 니아가 남장을 풀었을 때, 스타일 자체가 귀여운 느낌인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오늘 뭐부터 할까.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거 있었어?"
"그, 그게.... 칼리님이랑 해야 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다른 친구가 없어서요."
"아, 여자애들끼리 같이해야 하는 일인가 보네. 괜찮아. 어울려줄게."
이미 동아리에 여자애들만 잔뜩 있어서 강제로 어울린 적이 많거든.
그리고 솔직히 여자애들 취미라고 해봐야, 단 거나 먹고 그런 거지 특별한 것도 잘 없다.
그나마 쇼핑이 좀 귀찮긴 한데, 그 정도야 내가 맞춰주면 충분히 해줄 수 있는 거고.
"옷을 사고 싶은데. 어울려주실 수 있을까요?"
"...가능이야 한데. 이게 남자가 보는 관점은 좀 달라서. 여자애랑 같이 쇼핑하는 기분은 나지 않을지도 몰라."
"그 정도는 알고 있어요. 그래도 칼리님이 좋아요."
갑자기 존댓말 하는 거 되게 적응 안 되네.
그래도 그만큼 니아의 목소리가 보여주는 귀여운 느낌이 더 잘 산다는 장점은 있다.
이 부분은 익숙해지면 기숙사에서도 오히려 존댓말로 해달라고 해야겠는데.
'부끄러워요....'라고 말하는 니아의 몸을 마구 희롱해주고 싶다.
"알았어. 뭐 사고 싶은데?"
"여러가지요. 근데, 일단은 속옷부터...."
"속옷?"
"일단 아무거나 구해서 입긴 했는데, 팬티야 맨날 입던 그거고요. 브래지어는 이렇게 다닐 때 입을 용도는 아예 없어요."
"그럼 지금 안 입었어?"
"...네."
그렇구나.
심지어 그 와중에 내가 그걸 물어보는 의도를 일부 알아차렸는지.
그녀는 자연스럽게 내 왼쪽 팔을 가져가서 가슴으로 껴안는 수준으로 붙잡아 매달렸다.
아무래도 함몰이라 유두의 감촉까지 전해지진 않지만, 푹신한 맨가슴의 느낌은 그대로 느껴져서 아주 보드라웠다.
얘는 갈수록 야한 만화를 많이 읽더니, 점점 하는 짓이 야해지네....
"헤헤.,..."
"그렇게 좋아?"
"혼자서만 몰래 다닐 때가 많았거든요. 그러다가 이렇게 같이 다닐 수 있는 사람이 생기니까 두근거려요."
"...그 옷은 혼자서 쇼핑하다 산 거고?"
"네."
대체 어디서 구한 건지, 가슴 중간이 하트 모양으로 뚫려있는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중간중간 분홍색 리본 같은 것으로 꾸며져 있는데, 이게 그녀의 머리카락 색이랑 비슷한 조합이라 그런지 그럭저럭 괜찮은 조화를 보여줬다.
다만 브래지어를 입지 않아서 그런지, 가슴이 너무 심하게 흔들리긴 하네.
'생각해보면 나도 속옷 쇼핑을 같이 오는 건 처음인가?'
옷은 같이 갔던 적이 몇 번 있긴 한데.
속옷 같은 걸 고르러 간다고 할 때는, 아무래도 내가 바빠서 참가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브래지어 자체가 나 때문에 퍼진 거라서, 가끔 동향이 어떤지 구경하러 나오긴 한다.
"그나저나 그 옷이랑 맞는 걸 사야 하잖아. 아래만 살짝 받쳐주는 얇은 게 아니면 힘들겠네."
"맞아요. 전에 왔을 때는 브래지어 없이 입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했었어요."
그럼 그걸 포기하고 다른 옷을 입으라고.
그래도 구멍이 말도 안 되게 크거나 한 건 아니라서, 잘 찾아보면 모양이나 사이즈가 맞는 녀석이 있을 것 같았다.
이걸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줄 몰랐네.
"이거 어때?"
"잠시만요. 입어보고 올게요."
그나마 좀 낮아 보이는 절반만 커버하는 형태의 브래지어를 추천해줬는데.
실제로 입어본 걸 보니까 영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렇게 구멍이 뚫려있으면 브래지어가 보이면 이쁘지 않아서 브래지어를 많이 타는 건데.
이건 하트 아래쪽에서 브래지어가 살짝 보이네.
"아쉽네요. 옷부터 사야 하나?"
"일단 더 찾아보자. 아마 예전에 없었던 거면, 신상 쪽에 나오지 않았을까?"
그리고 실제로 방금 그 브래지어보다 더 커버 영역이 작은 녀석이 존재했다.
다만 좀 작은 가슴을 위한 사이즈만 있어서, 니아의 가슴에 입히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는데.
괜찮을지 모르겠다.
"제일 큰 사이즈로 시도는 해볼게요."
그리고 잠시 낑낑거리면서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온 니아의 모습은, 훨씬 가슴이 치켜 올라가고.
가운데로 더 잘 모여서 확실하게 구멍 중앙이 닫혀있는 상태가 눈에 띄는 모습이었다.
당연히 브래지어를 입은 것도 크게 티가 나지 않았다.
"괜찮은데. 혹시 많이 조여?"
"길이 조절하는 걸로 했더니 그건 괜찮은데. 조금 버티기 힘겨워하는 것 같긴 해요."
아무래도 적은 면적으로 저 거유를 받쳐주는 거면 힘들긴 하겠지.
그래도 브래지어 이외에 옷도 어느 정도 잡아줄 수 있는 노출도 낮은 옷이니까.
저 정도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훨씬 보기 좋은데?"
"그래요?"
"응, 가슴이 더 커 보이는 것도 있는데. 딱 잡혀서 예쁜 모양인데? 그리고 원래 가슴 구멍은 그렇게 꽈악 닫힌 게 좋아."
"헤헤, 그럼 오늘은 이러고 다닐래요."
"일단은 그거 입고, 더 좋은 거 발견하면 갈아입자."
괜히 애매하다고 넘겼다가, 더 좋은 걸 찾지 못하면 낭패니까.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부분을 끝냈으니, 지금부터는 정말 우리가 꼴리는 대로 돌아다니면서 찾으면 된다.
"이쪽이요!"
"...야, 거긴!"
시발, 차라리 모르고 있었으면 별생각 없이 들어갔을 텐데.
저기가 야한 속옷만 전문적으로 모아서 파는 곳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나도 모르게 니아를 말렸다.
그랬더니 니아가 내 귓가에 입술을 가져다 대더니, 알고 있다고 말하고는 내 팔을 계속 당겼다.
와, 미치겠네.
"여기서 입어볼 때는, 원하면 둘이서 들어갈 수 있게 탈의실이 크더라고요. 알고 계셨어요?"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가끔 대체 뭔 미친 속옷이 나왔나 구경을 나오긴 해도, 내가 입어보는 게 아니니까 그런 디테일한 정보 모른다고.
너는 대체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 건데.
설마 여기 와본 적이 있다는 건가?
"혼자 돌아다니다가 왔다가, 잘 모르고 입어봤던 적이 있거든요. 그때는 깜짝 놀라서 그대로 도망쳤지만. 오늘은 달라요!"
"뭐가 다른데?"
"이제, 그런 옷을 보여줘야 하는 상대도 있으니까요."
"......."
방금 그거, 굉장히 파괴력이 강한 대사였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에 히로인이 속옷 바꿔입고, 이제는 벗은 모습을 보여줄 상대가 있어서 그렇다는 대사하는 거로 써먹어야지.
되게 괜찮네.
"이건 어때요?"
"밑 트임은 그다지...? 나쁘진 않은데, 입고 다니면 다치잖아."
"흐응.... 하긴 그러네요."
결국 니아는 방학 때 나랑 꽁냥거리다가 보여줄 팬티 아니면.
남장할 때도 몰래 안쪽에 입고 다닐 팬티를 고르는 건데.
그 어느 쪽에도 써먹기 힘든 것이 저런 팬티라고 생각한다.
"그럼 이건요? 트임이 있긴 한데, 다른 걸로 막혀 있잖아요."
"진주...."
저건 근데 말이 진주로 가리는 거지, 그냥 보지 구멍 사이에 진주를 끼우는 것 뿐이잖아.
마찬가지로 보호라는 의미에서의 실용성이 제로에 가깝다.
그나마 그냥 반투명하게 비치는 얇은 팬티 같은 것이 낫지 않나?
"이런 거요?"
"응, 한번 입어볼래?"
이거라면 아마 어느 정도 최소한의 보호 정도는 될 테니.
이 위에 옷을 입는 것 정도야 충분히 가능할 거다.
그리고 이상하게 트이거나 한 옷은 아니라서, 디자인적으로도 가장 예쁜 느낌이고.
"자, 잠시만...!"
"왜요?"
"아니, 그냥 바로 벗어버리네...."
"에이, 처음 보는 사이도 아니잖아요."
"그거야 그렇지만...."
그렇게 완벽하게 여자애처럼 꾸민 상태로 알몸을 보는 건 처음이거든?
솔직히 머리카락 빼고는 다 비슷하다고 해도, 완전히 다른 애 노출을 보는 기분이라서 좀 부끄러웠다.
여기가 우리만의 공간이 아니라 바깥인 것도 한몫하고.
"그럼 뒤돌아서 입을게요."
"어, 어...."
그래, 그나마 알몸은 빵댕이만 보는 게 덜하긴 해.
그렇다고 자지가 반응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보지를 적나라하게 보고 있는 것보다는 낫....
"와, 미친...."
다리 한쪽을 들어 올린 니아가 천천히 팬티를 잡아끌어서 벗기 시작하는데.
음부에 달라붙어 있던 팬티가 떨어지는 순간, 굉장히 찐득거리는 투명한 액체가 실처럼 늘어지며 뚝뚝 떨어졌고.
이제까지 나와 저런 기분으로 쇼핑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전율이 일었다.
꼴리는 걸 넘어서 행복하기까지 하네.
정확히 뭐라고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사랑받는다는 기분이다.
심지어 어느새 팬티를 갈아입은 니아가 얼굴을 붉히면서 뒤돌았는데.
이게 또 팬티가 굉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어, 어때요?"
"오...."
검은색 속옷 내부로 비치는 하트 모양의 흰색 보지털 때문에.
이게 대충 보면 그냥 하트 모양이 있는 팬티 같으면서, 자세히 보면 엄청 야한 거라는 걸 깨닫게 되는 적절한 디자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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