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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 만화가 합법인 세상에서-109화 (109/229)

〈 109화 〉 22권 ­ 마녀 아카데미(3)

* * *

"와, 이게...."

서로 서툰 손길로 몸을 어루만지면서 기분 좋아지는 장면을 보고 있으니, 왠지 주인공과 여자애인 루시의 행복이 전해져 오는 것 같아서.

남자는 되게 이상한 기분이 든다고 생각하면서 만화에 계속 집중했다.

'그냥 벗은 그림이나 사진이랑은 다르네.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 이야기가 있으니까, 정말 두 사람을 지켜보는 것 같아....'

그리고 이제까지 항상 모두에게 친절하고 귀엽던 루시가.

점점 주인공과 관계를 맺는 것에 중독되어 빠지게 되면서, 그 특유의 착한 성격이 이상하게 발현되는 것이 보이게 된다.

마치, 행복 전도사처럼 야한 걸 전도하고 싶어진 느낌인데.

그렇다 보니 자신의 친구인 비네를 둘의 관계에 끌어들일 계획을 세우게 된다.

"착한 성격인 건 맞는데, 그게 그...."

생각했던 거랑은 전혀 다른 광기에 가까운 성격으로 변형되고.

그 변형된 성격은 그 이후에 비네를 자신과 마찬가지로 섹스의 향락에 빠뜨리기 위한, 엄청난 장면들로 연계되어간다.

아무것도 모르던 비네를 납치해서, 주인공과 함께 정사를 치르게 하고.

정사를 치르는 것도, 더 기분 좋을 수 있도록 옆에서 가슴이나 성기 등을 같이 자극하면서 도와준다.

"비네는 좀 불쌍하네."

하지만 그 억울하게 당하면서도, 점점 쾌감에 굴복하는 비네의 모습이 되게 마음에 들었다.

심지어 주인공을 제외하면 가장 재능이 좋다고 알려진 마법의 천재인 것이 바로 비네다.

그런데 그런 천재가 자지만 보지에 쑤셔 들어오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앙앙거리는데.

이 부분이 주는 충족감이 대단했다.

"애들이 다 매력적이야...."

그렇게 비네도 야한 짓에 대한 것을 처음 알게 되면서.

루시와 마찬가지로 푹 빠져버리게 되지만.

그래도 대응하는 방식은 조금 달랐다.

자기가 좋아하는 다른 사람을 이 상황에 끌어들이려고 한 루시와 다르게, 비네는 속으로는 좋아하면서도 겉으로는 부끄러워서 야한 거 안 된다고 외치는 식으로 대응했다.

다만 워낙 머릿속에 야한 게 중요해졌는지, 별것도 아닌 걸 다 야한 망상으로 이어가는 게 문제였지만.

야한 거 싫다면서, 사실은 굉장히 좋아하는 그 이중적인 모습이 그는 마음에 들었다.

"분명 비네가 그려진 표지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푹 숙인 상태로, 주요 부위를 벌리고 있는 거였지."

지금 나한테 있는 건 아니라서 확인하긴 어렵지만, 표지랑 되게 어울린다는 느낌이네.

물론 그때는 그냥 보지 벌려 보여주는 야한 애라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요구받아서 어쩔 수 없이 보여주느라 엄청나게 부끄러워하는 모습으로 느껴졌다.

그러다가 그럼 왜 더 야한 것에 대놓고 집착하는 루시의 그림이 그렇게 얌전한 느낌이었나 싶어서, 책을 덮고 표지를 다시 확인해 보는데.

그는 이제야 느껴지는 그 특유의 루시 느낌의 섬세한 감성에 감탄을 참기 어려웠다.

'되게 쑥스러워하면서 가리려고 하고 있지만, 전혀 가려지지 않았다는 게. 사실은 일부러 유혹하고 있다는 점에서 악질이야.'

심지어 손을 비롯한 몸 부분에 질척한 애액이 튀어서 젖어있는 걸 보면, 이미 누구 하나 절정 하는 걸 도와준 이후 같기도 하다.

작품을 보기 전과 후에서 느껴지는 등장인물의 표지 그림에 대한 감상이 되게 달라지네.

와, 그나저나 정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도 모르는 애들을 백탁액으로 물들이면서 야하게 만들어 버린다니.

그는 책에서 전개하고 있는 이야기가 참 남자들이 원하는 즐거움을 잘 표현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서 여자애들이 만화를 보는구나. 재밌네."

팬티를 강하게 누르는 성기의 감각에 고통을 느끼면서도.

그는 만화를 보는 즐거움에서 손을 떼어내지 못하고, 계속해서 다음 이야기를 읽어나갔다.

분명히 이 둘 말고도 두 명이나 더 있었는데, 그 두 명은 대체 어떤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줄까 궁금했다.

아니, 그걸 떠나서 이제까지 보여준 둘의 모습이 귀여워서 계속 보고 싶기도 했고.

"어, 쟤가 아미였나?"

아미는 자신의 마법 실력을 끌어올릴 방법을 찾기 위해, 성적 톱인 주인공을 계속 따라다니는데.

그러다가 우연히 주인공과 여자애들이 야한 짓을 하는 것을 보고.

주인공이 그런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만 그게 주인공이 남자라거나 이런 건지는 모르고, 어디까지나 저런 행위가 섹스라고 불린다는 것만 알고 있다.

그리고 그건 정사할 때마다 루시가 '섹스 좋아♡'라는 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주인공이 즐긴다는 걸 알고.

혹시 그걸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줄 테니까, 마법을 알려줄 수 있냐는 말을 하고.

남자라는 개념도 모르는 채로 섹스를 대가로 마법을 배우기 시작한다.

하지만 가면 갈수록 마법이고 뭐고, 주인공과의 섹스만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결국은 주인공이 이쯤 배웠으면 알려줄 게 없다며 섹스를 멈추자.

반대로 자신이 뭔가를 해줄 테니 섹스 제발 해달라고 매달리는 아이가 된다.

아주 순종적으로 주인공이 섹스만 해주면 하라는 것은 다 하는 아이라서 그런지, 엄청 강력한 이미지는 없어도 포근하게 다 해주려는 엄마의 느낌이 강해졌다.

"내조 잘해주는 느낌이라, 평범하게 좋은 부인이네."

확실히 이런 분위기의 여자애도 좋다고 생각한다.

강렬한 이미지는 없어 보여도, 본래 대가를 요구하다가 푹 빠져서 반대로 대가를 내게 되었다는 스토리가 잘 기억될 수 있게 되어있는 편이기도 하고.

그래서 별거 없어 보이는 순종적인 타입이라는 설정인데도, 충분히 매력이 느껴지는 느낌이다.

그런 식으로 처음에는 좀 전전긍긍하면서 뭐든 해주려고 하는, 자신의 섹스 중독 때문에 어쩔 줄 몰라 하는 바보의 느낌이 강했는데.

갈수록 주인공이 그녀를 착하게 대해주면서, 진심으로 자신의 모든 걸 바치고 싶어 하게 변화해가는 에피소드들이 많아졌고.

비슷하게 세 캐릭터 모두 진지하게 주인공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모습이 꽤나 보기 좋았다.

"어, 저게 릴리인가?"

마지막 캐릭터인 릴리는, 어느 날 주인공의 치마폭에서 자지가 발기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아주 예전에 집에 있는 관능 소설로 남자에 대해서 접했던 릴리는, 남자의 몸에 대해서 아주 많은 흥미를 느끼고 있었지만.

정작 남자가 없는 학교라서 그걸 분출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의 눈앞에 남자가 여장해서 들어온 것이 보였으니.

그녀에겐 당연히 기회라고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접근해서 자신도 주인공의 몸을 구경하기 위해 협박을 한다.

몸을 보여주지 않으면 남자라는 사실을 알리겠다는 협박으로 시작한 관계는, 어느새 분위기를 타고 정사까지 이어지고.

첫 정사에서 몇 번이고 기분 좋은 쾌감에 녹아서 가버린 릴리는, 이것이야말로 자기 삶의 의미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그 뒤로 주인공이 남자라는 사실을 퍼트리겠다고 협박하며, 몇 번이고 주인공과 교접을 하는 등장인물이다.

그래서 본인이 상위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주인공은 그녀의 몸이 기분 좋아서 굳이 협박 안 했어도 섹스를 해줄 생각이었기에.

그는 그 부분에서 착각이 생기는 것이 좀 재밌다고 느꼈다.

"되게 자기가 머리 좋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마법 머리도 그렇고 되게 멍청한 애네...."

아미가 부탁한 걸 다 들어주는 착한 애라면, 얘는 시킬 걸 그럴듯하게 속이면 자기가 이득인 줄 알고 신나서 하는 바보였다.

비슷한 결과인데 그 방식이 너무 다르다는 점이, 둘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줘서 되게 귀여웠다.

저 잘난 척하는 표정이나, 속았다는 걸 깨닫고 울상이 되는 표정이 너무 귀여워.

"약간 괴롭히고 싶은 게 매력인 애네."

아미는 지 혼자서 우울해하면, 그걸 달래 주면 와락 안기면서 풀어지는 걸 보는 게 제일 좋았는데.

얘는 살짝 울상이 될 때까지 괴롭히고 싶어지는 느낌이다.

하긴 비네도 워낙 야한 거 안된다고 외치니까, 살짝 놀리고 싶어지는 매력이 있었지.

그는 넷이 다 서로 다른 매력이 있다 보니, 어느 쪽이든 여자친구로 삼고 섹스하고 싶어지는 애들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성기를 흔들었다.

이 만화를 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성욕을 해결하기 위해 자위행위를 해야 할 정도였으니.

처음에 간단하게 궁금함을 가질 때보다, 그는 훨씬 더 작품에 몰입해 있는 상태였다.

"이상하다. 분명 정사 장면을 보려고 시작했던 것 같은데."

그는 어느새 자신이 주인공이 마녀가 되어 부모님을 구하려는 목표까지 응원하게 되어버린 것을 보고 기분이 묘해졌다.

하긴 항상 그가 착하게 자신의 연인들을 지키거나 도와주려고 하는 모습이 멋지기도 했고.

아무래도 주인공이 여자애들이랑 정사를 가지다 보니, 주인공 시점에서 몰입하게 되는 부분 때문에 그런 것도 있었다.

이제까지 대부분은 가볍게 웃으면서 보다가, 정사가 나오는 정면에만 몰입했는데.

후반부에 주인공이 대단한 마녀만 할 수 있다는, 주인공의 부모님을 구할 수 있는 마법을 발현하는 것에 성공할 때는.

그는 집중을 넘어서 자신까지 그 결과에 행복해져서, 얼굴에 미소까지 띠며 신나게 다음 페이지를 읽어나갔다.

"어, 근데 부모님 구한 뒤에는...."

예전부터 주인공이 여자애들에게 했던 말이 있다.

아무리 부모님을 구하기 위해서라지만, 자신이 했던 것은 거짓말인 만큼.

부모님을 고친 다음에는 모든 것을 공개하고 사죄하겠다고.

실제로도 주인공은 그렇게 아카데미 모두와 세상 모두에게 사과하게 되고.

정말 오랜만에 탄생한 줄 알았던 좋은 실력의 마녀가, 사실은 남자였다는 것에 다들 충격에 빠진다.

그리고 당연히 마녀는 여자가 해야 한다던 여론은, 남자여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여론으로 바뀌기 시작하고.

결국은 마녀 아카데미가 모든 성별을 가르치는 곳으로 바뀌는 것이 작품의 마지막 이야기였다.

'마지막은 조금 비현실적일 정도로 좋은 이야기긴 한데. 그래서 더 좋은 것 같아.'

약간 예전에 그의 부모님이 들려주던 동화의, 왕자님과 공주님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엔딩처럼.

비현실적일 정도로 밝은 마지막이 보고 싶을 때도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그는 그렇게 아주 만족스러운 얼굴로 '마녀 아카데미'라는 이름의 만화책을 덮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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