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야한 만화가 합법인 세상에서-149화 (149/229)

〈 149화 〉 30권 ­ 이너 메르헨(3)

* * *

애플의 덱은 방금 유리아의 푸념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거짓말이 주축인 덱이었다.

손 패에 있는 카드 상태에 대해서 진실과 거짓을 말하고.

그걸 상대가 판별하면 효과가 약해지고, 실패하면 효과가 강해지는 식의 덱이다.

따라서 의외로 감정을 잘 숨기는 오르카가 사용하기에는 찰떡이었던 모양인지.

생각보다 그 효과를 톡톡히 보며 스노우볼을 굴려 갔다.

와 근데 3연속 거짓말에 성공해서 파괴 면역되는 건 무섭긴 하네.

애플 덱의 주요 캐릭터인 '과수원의 소녀'는 파괴되어야 하는 상황일 경우, 거짓말에 성공하면 1파워로 살아남는데.

이걸 이용해서 3번이나 파괴 상황을 버텨내는 모습을 보였다.

"카드 3장은 이득 봤네."

"아니, 이게 무슨...."

원래라면 이쯤 시간이 지나면, 버티기 원툴이던 유리아의 덱이 반격의 타이밍을 잡아야 하는데.

오히려 유리아의 덱보다 오르카의 덱이 빠르게 메르헨을 전개하고 있었다.

진짜 장난 아니네.

"응, 나는 여기서 메르헨이야!"

"엄청 빠르네...."

어느새 오르카의 메르헨은 오크에게 납치당해 버티는 과수원 소녀의 이야기가 되어 있었고.

메르헨의 효과가 강해져서, 이제 일부 효과가 상대방에게도 전해지는 중이었다.

여기부터는 유리아도 조건만 맞추면 황금 사과를 사용할 수 있던가?

이너 메르헨의 스타일상, 메르헨이 강해질수록 메르헨의 힘이 상대방도 침식하게 되는데.

그래서 메르헨의 특정 단계부터는 효과가 자기 진영이 아니라 전체 진영에 들어가게 된다.

그것을 통해 방해하는 때도 있지만, 반대로 상대방이 이용하게 하는 일도 있지.

"좋아. 그럼, 여기서 황금 사과 효과로 코스트 하나 무료로 사용 가능하니까...."

그리고 실제로 유리아는 그것을 토대로 마지막 반격을 노리는 중이었다.

'황금 사과'의 메르헨 효과상 매 턴 1코스트를 공짜로 사용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본래라면 1코스트가 부족해서 사용하지 못했을 '숙청의 시간' 메르헨을 사용해서.

더 카드 파밍 시간이 필요했던 메르헨 선언 타이밍을 당겼으니까.

"이제 한 턴만 버티면 되는데...."

그리고 그 이후의 메르헨 조건은 미리 다 맞춰둔 상황이라서.

그걸 빈약한 오르카의 필드로 처리하거나, 아니면 그 전에 게임을 끝내야 하는데.

문제는 오르카의 덱으로 처리하기에는 유리아의 필드가 꽤나 단단하게 굳어진 필드라는 것이었다.

"오르카가 뭘 노리고 있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에헤헤, 그걸 말해주면 재미없잖아."

둘은 되게 진지하게 게임에 임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보니까 무슨 작품에 있어야 할 샤프랑 애플이 현실에 나와서 싸우고 있는 것 같아서 묘한 느낌이었다.

아니 애플은 몰라도 샤프는 되게 진지한 캐릭터인데, 유리아는 이상할 정도로 나랑 뒹굴뒹굴하는 것에 진지해서 그런지 비슷하게 느껴져서 기분 되게 이상해.

"공격할게. 아무래도 저거 성가셔."

"오케이. 고마워 유리아!"

"어? 어?"

갑자기 방긋 웃는 오르카의 반응에 유리아의 표정이 굳는다.

유일하게 필드에 남아있던 오르카의 '과수원의 소녀'를 공격받는 순간.

오르카는 기다렸다는 듯이 들고 있던 '진실의 시간'이라는 지속 이벤트 카드를 꺼냈다.

발동 타이밍이 '거짓말' 키워드를 사용할 때인데, '과수원의 소녀'가 파괴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는 '거짓말' 키워드가 발현되니까.

"이걸 찾긴 했는데, 코스트로 쓸 카드 1장이 부족했거든."

진실의 시간은 간단히 말해서, 자신이 진실 이외의 것은 입에 담지 못한다는 자기 제약을 만드는 카드였는데.

엄청나게 큰 코스트까지 소모하는데, 그런 페널티만 붙은 이상한 카드다.

하지만 그 카드가 마지막 메르헨이 달성되는 조건이라고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하지만 유리아의 턴이면, 내가 황금 사과를 한 번 더 쓸 수 있잖아?"

황금 사과의 효과는 매 턴 각기 1코스트를 무료로 사용하는 것.

그러니 턴이 상대로 넘어가면서 1코스트가 부족했던 '진실의 시간'을 발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르카는 자신의 패 모두를 코스트로 지불하고는 '거짓말' 키워드를 사용했다.

"나는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아."

"...진실이야."

유리아가 정답을 맞히는 순간, 버티기에 실패한 '과수원의 소녀'가 파괴되었다.

하지만 정작 지속 이벤트를 파괴할 방법이 없었기에.

유리아는 그대로 턴을 종료하고 오르카의 메르헨이 완성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후, 유리아가 공격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싶었어. 그럼 그대로 지는 거였는데."

"아니, 저거일 가능성은 생각했는데. 표정을 보니까 버티기 카드를 들고 있는 것 같았단 말이야."

확실히 애플 덱에는 저 상황에서 유리아의 게임 종료를 틀어막는 카드도 있었다.

다만 그걸 쓰면 오르카가 코스트 압박이 심해지니까, 캐릭터를 정리해서 준비를 선언하지 못하게 만들 생각이었던 거다.

그러면 다시 유리아가 준비해서 메르헨을 달성할 때까지 코스트를 모으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니까.

"아쉽게도 그 카드는 아까 코스트로 써버렸어."

코스트로 사용한 카드는 뒷면으로 버리기 때문에.

상대로서는 뭘 버렸는지 알기 어렵다.

오르카는 그 점을 정확하게 이용해서 공격을 의도했다고 보면 되겠지.

...어떻게 이게 게임 첫판에 나올 수 있는 플레이인지 모르겠네.

"그럼 내가 이긴 거지?"

"응. 오르카가 '구출' 메르헨에 도착하면서 결말을 봤고. 오르카의 메르헨이 유리아의 메르헨을 집어삼키면서 종료."

"이럴 줄 알았으면 내기하지 말 걸 그랬나...."

"가슴 베개는 나중에 해주면 되는 거지. 오늘은 아쉽지만 혼자 자."

유리아는 강아지 같은 표정으로 오르카에게 같이 자면 안 되냐는 표정을 했지만.

오르카는 그러면 나중에 비슷한 게임을 할 때 재미가 없다면서, 단칼에 거절해버렸다.

나도 솔직히 가슴 베개는 아쉽긴 한데, 오르카랑 자는 것도 나쁘진 않지.

"조금 오래 걸렸네. 처음이라 더 그랬나?"

"그거야 어쩔 수 없지만. 처음치고는 빨랐다고 생각해."

"그래?"

"응, 게임도 되게 잘했고."

이 정도면 첫 플레이치고는 게임이 잘 굴러가는 느낌인데?

물론 고쳐야 할 점들이 아예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뭔가 마음이 편해지는 수준의 결과물이라는 것에는 다름이 없었다.

"게임은 재밌어?"

"응, 재밌어! 이거 다른 덱들도 해보고 싶은데? 이따 로자리아 오면 같이 하자."

"그러자."

지금 하자고 하지 않는 이유는 당연하다.

지금은 방금 게임의 결과에 따라서 낮잠을 자는 시간을 가져야 하니까.

내가 침대에 누웠더니, 어느새 따라 들어온 오르카가 웃으면서 몸을 나에게 기댔다.

유리아가 미친 듯이 클 뿐이지, 솔직히 오르카도 만만한 가슴 크기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기에.

육중한 촉감이 그대로 나에게 푹신하게 느껴지면서 안겨 왔다.

후, 저 젖탱이 존나 빨아서 맛있는 모유 쮸압쮸압 하고 싶어지네.

다만, 지금은 그런 식으로 격한 플레이를 해야 하는 타이밍이 아니라서 참기로 했다.

"그냥 잘까? 아니면 뭐라도 할까?"

"나, 그거 하고 싶어."

"그거?"

"알몸으로 껴안고 자는 거? 정확하게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한참을 고민하며 나에게 설명하기 시작한 오르카가 귀엽긴 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다가 결국 답답해진 오르카는 직접 몸으로 그것을 시연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옷을 벗는 게 먼저 해야 하는 일이야. 칼리도 그렇고."

"...그야 알몸으로 껴안고 잔다고 했으니까."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데."

당연히 알몸이니 오르카의 커다란 젖탱이는 그대로 드러나고.

그 상태로 오르카가 안기면서 보드랍고 꼴리는 촉감이 되어서 나에게 달라붙는다.

와, 쫀득 말랑한 촉감이 예술이긴 하네.

"자, 이렇게 하고 조금 더 붙으면.... 응, 이거다앗...."

되게 몽롱한 표정으로 행복해하는 오르카를 보고, 대체 왜 이런 자세를 좋아하나 싶었는데.

잘 생각해보니까 힘차게 발기한 자지가 오르카의 몸을 쿡 찌르고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오르카 가슴에 짓눌려서 행복한 것처럼, 오르카는 내 자지에 짓눌리면 행복한 건가?

'...그게 맞아?'

솔직히 좀 어처구니가 없긴 했는데.

정작 본인은 되게 진지하게 이 자세를 마음에 들어 하고 있고.

나도 자지가 오르카의 부드러운 배를 유린하는 감각이 좋았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좋은 자세 같다고 평해줬다.

"아, 그런데 이러면 자기에는 조금 힘들어 보이네."

"그야 그렇지."

"음, 그런데 그럼 또 발기가 풀려서 느낌이 약해지는데...."

한동안 그렇게 고민하던 오르카는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는 듯이 얼굴을 나에게 내밀었다.

뭐야, 뭘 어떻게 하려는 건데 갑자기 얼굴을 내밀지?

그런 생각을 하던 도중, 그대로 입술을 덮쳐져서 키스 당했다.

"하움...♡"

"읍...!"

아니 갑자기 내가 희롱당하는 느낌이 되어버렸는데.

갑자기 내 입안을 침범한 오르카의 혀는, 뭉클거리는 식감을 내 입 안에 잔뜩 남기며 범하기 시작했고.

엘프 특유의 달콤한 체향이 그대로 코끝을 찌르며 기분 좋은 행복감을 전해줬다.

그 와중에 기습을 당해서 나만 입 안을 범해지고 있는 것이 억울해졌고.

반격을 위해 그녀의 입 안에 혀를 집어넣는 순간, 그녀의 송곳니가 내 혓바닥을 살짝 찌르기 시작했다.

"으읍?!"

"하움, 하으음♡"

저릿한 감각과 함께 조금씩 몽롱해지는 정신이 느껴진다.

두둥실 떠오르는 듯한 부드러운 쾌감이 온몸을 감싸고.

마치 애매하게 잠든 듯한 쾌감이 온몸을 지배한다.

생각해보니까 송곳니에 미약이 있었는데, 완전히 잊고 있다가 당해버렸다.

"이렇게 칼리의 몸이 강제로 발정하면, 잠도 자면서 자지로 내 자궁 꾹꾹이 해줄 수 있겠지?"

"미, 미친...."

나는 그렇게 몸을 제대로 가누기 힘들 정도의 상태로.

오르카의 장난감이 된 것처럼 안겨서 천천히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무서울 정도로 기분 좋은 낮잠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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