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6화 〉 33권 너를 더럽히는 나의 색(5)
* * *
"...물량이 딸려요?"
"예상치를 아득하게 넘는다고 해야 하나? 물론 로터처럼 가벼운 장난감은 충분해. 애초에 네가 그럴 거라고 예상했잖아."
"그렇죠. 스승님 작품 여파를 생각하면 그럴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 스승님 여파라는 걸 네가 너무 과소평가 했겠지, 좀 하드한 녀석들까지 죄다 불티나게 팔리고 있어."
"허...."
'너를 더럽히는 나의 색'이 성공적으로 발매되고.
책 자체에는 딱히 특별한 점이 없음에도, 워낙 작품 후반에 나오는 반전이 이쪽에서는 꽤 신선해서인지 최근 화제작으로 떠오르는 중이었다.
다른 신작도 매번 잘 된 느낌이지만, 솔직히 내 다른 작품들이랑 비교해도 좀 잘나가는 느낌이었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이게 책으로 보는 거랑 실제 SM까지 하는 건 다르다고 생각해서 하드한 SM 물품들은 많은 수량 준비하질 않았는데.
이게 쓰질 않더라도 굿즈 느낌으로 사는 사람이 많았는지, 엄청난 수량이 팔린 모양이다.
이건 내 작품이랑 콜라보도 없이 그냥 비슷한 단독 제품들인데도 이러네.
아나루 마을이 괜히 성공한 것이 아닌가 보다.
"아 그리고 이거 챙겨가."
"네?"
"물량이 딸리긴 하는데, 그래도 너희 동아리에서 만든 건데 너희도 하나씩은 최종 제품을 가지고 있어야지."
"아, 감사합니다."
...동아리 방에 이런 거 전시해두는 곳이 있긴 하니까, 거기 은근슬쩍 끼워둬야겠다.
아무래도 쓸 일이 있을까 싶은 것이 많긴 한데, 일부는 정말 요긴한 것들이 많으니까.
솔직히 로터나 재갈 같은 건 쓸 일이 자주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있어.
재갈 달아 놓고 마구 박기 같은 건 꽤나 꼴리는 시츄에이션이잖아?
"아, 그게 아니지."
자주 있는 일이지만, 자꾸 이상한 쪽으로 생각이 흘러가서 큰일이다.
작품 집필이 겨우 끝나서, 그 후에 생긴 시간을 죄다 공부에 때려 박아서 겨우 성적을 적당히 받아냈는데.
이렇게 자꾸 묘한 상상을 하다 보면 또 후속작을 시작해버릴 것 같다.
지금은 조금 쉬면서 로자리아랑 니케한테 신경을 쓸 때야.
"어, 로자리아 있었네. 니케는?"
"오늘은 완전히 맡겼어. 시험도 끝났고, 칼리가 다 끝났을 것 같아서 데이트라도 하자고 하려 했지?"
"아하. 그래서 나 확인하러 나갔던 걸 기다린 거야?
"응."
흠, 이거 가져다 놔야 해서 딴 길로 안세고 동아리방에 와서 다행이네.
그나저나 오늘따라 로자리아가 자꾸 내 시선을 피한다거나, 불안한 것처럼 몸을 떠는데 왜 저러지.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아니, 나도 시간이 없어서 신작 이제야 다 읽어봤거든."
"아, 그랬구나. 근데 왜 그래?"
혹시 로자리아가 갑자기 SM에 눈을 뜬다거나 그런 건 아닐까 싶어서, 살짝 두려움이 섞인 상태로 물었는데.
로자리아에게서 돌아온 답은 조금 의외의 방향이었다.
근데 두려운 건 마찬가지라는 점이 참 무섭네.
"루, 루비 말이야. 역시 나를 모티브로 한 거지? 카, 칼리도 참. 그렇게 공개적으로 사랑을 속삭이지 않아도 되는데."
"......."
그건 또 어디서부터 시작된 오해인지 잘 모르겠는데.
그러니까 로자리아가 느끼기에는 루비가 자신과 비슷하다고 느꼈다는 거지?
근데 그렇게 느낄만한 부분이 있다?
'설마 그 고의로 작전 써서 임신하려고 한 거?'
그건 루비랑 수준 차이가 너무 나는 거 아닌가.
루비는 자기 가문을 박살을 낼 생각으로 사파이어의 노예가 되기 위한 작전까지 펼치는데.
로자리아는 그래도 그 정도로 심각한 짓은 하지 않았잖아.
'하긴 모티브 정도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나.'
그나마 저렇게 미친 듯이 달려드는 집착의 성격을 가진 건 로자리아 정도니까.
그나마 비슷하다고 하면 코코아도 집념이 좀 심하긴 한데, 아무래도 그나마 얀데레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게 로자리아잖아?
확실히 이렇게 보니까 로자리아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나를 저렇게 거칠게 다루면서 사랑해주고 싶었으면 말하지. 칼리가 원하는 건 다 해줄 수 있는데."
"무슨 소리야...."
이제 갓 애 낳아서 요양하는 애가 SM플레이를 하자고 하네.
물론 그것이 아니더라도, 나도 굳이 이렇게 진심인 SM이 현실 취향이거나 하지는 않았다.
걍 만화에 나오면 꼴리는 소재라 애용할 뿐이지.
"그러니까, 이런 로터 같은 거 끼고 수업 들어가면. 칼리가 원할 때 키면서 반응을 보고 그러는 거지?"
"같은 학년도 아닌데 말이 되냐?"
"예시지. 데이트하다가 할 수도 있잖아!"
...처음에는 분명 현실은 다르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왠지 이상할 정도로 세세한 예시를 들어가며 나를 유혹하는 로자리아의 말을 듣다 보니 이상하게 그럴듯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이거 생각보다 꼴리는 것 같은데....
"왜, 싫어?"
"로자리아랑 그런 거 하는 거야 좋긴 한데. SM은 몸에 무리가 가는 플레이가 많단 말이야. 가뜩이나 방금 애를 낳은 임산부가 왜 그런 플레이를 해."
"그런가...?"
"응, 나는 그런 순간적인 것보다 아주 오래 볼 로자리아의 건강이 더 소중해."
그래도 이 정도면 어떻게든 설득이 되겠지.
최대한 좋게 말할 방법을 고민해서 한 답변이니, 아마 로자리아도 이쯤에서 포기할 거다.
"아니, 그렇게 배려할 필요 없어. 나 벌써 다 나았다니까?"
"......."
소용이 없는 모양이다.
그리고 미리 애들한테 부탁해서 자리를 비우게 했는지, 동아리 방에는 그녀와 나 둘밖에 없고.
하필이면 내가 챙겨온 물건들이 그 실제 SM도구라는 점이 걸리네.
"자, 옷도 벗고 이렇게 누울 테니까.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해."
"끙...."
이건 그거다.
의외로 이쪽 장르가 로자리아가 마음에 든 거랑 하필 자신과 루비를 동일시하면서 비슷한 경험으로 사랑받고 싶은 거.
실제로 작품에서도 마지막에 SM을 사랑을 의미하는 도구로 사용하니까, 마냥 틀린 건 아닌데....
"정말 내 마음대로 해도 괜찮아? 후회하지 않겠어?"
"당연하지."
근데 이 부분과 비슷한 장면이 작품에 있었을 텐데, 로자리아는 그걸 간과한 모양이다.
이렇게 마구 달려드는 게 무섭긴 했는데, 저 허술한 말을 보니까 살짝 놀려주고 싶네.
나도 은근 이런 부분에서 S끼가 있긴 하다니까.
"그럼 이거 장착하자."
"응...? 이게 뭔데?"
"이번에 완성품이 나왔거든. 착용감이 혹시 불편하진 않지?"
"팬티...? 금속으로 만들어진 건가?"
"정조대라는 녀석이지."
이건 이번 작품에 나오지 않은 거라서 모를 만 해.
근데 이것도 SM 플레이에서는 국룰에 가까운 녀석이긴 하거든?
나는 아직 상황을 깨닫지 못한 로자리아를 보며 약간 웃음을 참고 설명을 이어갔다.
"이 열쇠가 있어야만 열 수 있는 거야. 물론 부수면 되긴 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모든 SM장난감이 의미가 없고."
"설마 이거 마법으로 소변이랑 대변만 처리하고, 강제로 못 풀게 되어 있는 거야?"
"정답."
이쪽은 마법이 있는 만큼, 정조대에 굳이 구멍을 뚫는 난리를 치지 않아도 구현할 수 있었다.
보지나 애널을 쓰는 자위조차 원천 차단할 정도로 완벽한 덮는 크기를 보여주는 정조대가 참 둔탁해 보인다.
이러면 남는 건 오로지 가슴으로 자위하는 방법뿐이다.
'뭐, 그것까지는 어쩔 수 없지.'
거길 막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로자리아는 니케한테 모유 수유를 해야 해서 무리다.
그리고 애초에 유리아 수준으로 가슴을 개발한 것이 아닌 이상, 가슴 만져서 보지 근질근질해져도 문질문질 못하는 것부터 미쳐버릴걸?
아, 시발 이건 역시 상상만으로도 풀발기 해버리네.
"자, 잠깐만! 이건 그럼 섹스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잖아!"
"응, 아무거나 하고 싶은 거 하라며. 이러다 너 폭주해서 엄청 하드한 거 하자고 할까 봐 일부러 막았는데?"
"진짜 못됐어."
"그러니까 나는 하지 말자고 했잖아...."
"그게 칼리다워서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생각보다 금방 긍정적인 판단으로 넘어가긴 했는데.
사실 정조대는 찬 직후가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지.
아무리 자위를 하고 싶어도 자위를 하지 못하는 그 감각이 사람을 미치게 하는 법이다.
'그렇게 성욕과 감도가 한계까지 늘어난 보지에 단숨에 자지 쑤셔 박으면 을마나 맛있게요.'
처음에는 그냥 하드한 섹스를 틀어막으려고 했던 생각인데.
아무래도 이게 꼴리기까지 하다 보니, 추후에 진짜로 저렇게 맛있게 익을 로자리아의 보지를 상상하니 군침이 돌기 시작했다.
『야한 만화가 합법인 세상에서』
"칼, 칼리.... 제발...."
"오...."
그리고 실제로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일주일 만에 로자리아의 눅진눅진 숙성 보지가 완성되었다.
자동으로 주기적인 내부 청소를 해주게 되어 있는 정조대임에도, 그 청소 이후로 얼마나 보짓물을 흘려댔는지 질척거렸고.
나한테 매달려서 보지랑 자지만 연호하는 로자리아가 굉장히 꼴렸다.
이게 그냥 딸 안치는 거랑 저런 거로 강제돼서 계속 의식되는 게 전혀 다르긴 하네.
엄청난 효관데?
'아니면 뭐, 평소에 로자리아가 나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 한정으로 엄청나게 음탕한 녀석이었을 수도 있고.'
하여튼 이제 맛있게 잘 익었으니까, 그걸 자지로 음미하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다.
솔직히 나도 어지간하면 이 감동을 즐기려고 일주일 동안 최대한 금욕했어서 더 흥분되는 중이었다.
후, 과연 얼마나 괜찮은 녀석이 탄생했나 한 번 볼....
"아, 으.... 몰라! 도저히 못 참아!"
"어? 어어!?"
정조대를 풀기 직전에 로자리아를 살짝 놀렸는데.
하필이면 그 타이밍에 로자리아가 잡고 있던 이성의 줄이 완전히 끊어져 버렸고.
마법으로 정조대를 산산조각 낸 로자리아가, 그대로 나에게 다가오더니 마법으로 내 몸을 결박하고는 아주 격한 숨을 내뱉으며 광기에 가득 찬 표정으로 내 풀발기 자지를 바라보았다.
"하아, 하아...♡"
"자, 잠시만 로자리아!?"
내, 내가 생각했던 건 이게 아니었는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