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9화 〉 36권 절대로 섹스하지 않을거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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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긴 하네."
원래 사람이 살아가는 집단의 가치관에 따라, 그 문화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긴 한데.
그걸 공부하고 있는 처지에서는 굉장히 신기하고 재미있을 때가 있는 법이었다.
팬티 대신 반창고를 붙이고 다니는 문화라니, 솔직히 상상만으로도 발기할만한 내용이잖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계획엔 없던 거긴 하지만, 꼭 신작의 복장 부분에서 적용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긴 해도, 이런 리얼리티를 적용하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이 또 없잖아?
당장 서큐버스들이 내 만화를 보면서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고.
"그나저나, 저런걸 입고 다니니까 맨날 의자에 애액을 뿌리고 다니지."
그렇다고 팬티를 입자니, 축축하게 젖어버린다는 점에서 선택한 방향 같은데.
진짜 야한 것이 오히려 그런 행동이라는 걸 모른다는 점이 조금 귀여웠다.
알게 되었을 때 난리 치는 건 좀 재밌을 것 같은데?
"그럼 이건 챙겨둘까."
지금은 굳이 보여주면 인식만 나빠질 테니, 나중에 친해지면 보여주면서 놀려야지.
후배한테 악질 짓을 하는 나쁜 선배가 된 기분이지만.
솔직히 걔 때문에 내가 귀찮은 상황을 꽤나 겪은 걸 생각하면, 이 정도는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나저나, 이런 반창고는 오랜만에 보네."
어차피 효율이 떨어져서, 이 반창고로 처리될 상처는 마법으로 해결이 되는지라.
마법사나 성직자는 잘 사용하지 않는 허접한 물건이다.
아마 애액이 질질 흐르는 건 상처는 아니니, 어떻게든 성스러운 힘으로 막겠답시고 한 선택 같은데....
'사실 말도 안 되는 소리지.'
일단 서큐버스가 성스러운 신에게 의지한다는 것도 좀 웃기긴 한데.
그 이전에 주신 미지아의 교단이 임신과 생명의 탄생이 신의 성스러운 축복이라며 출산을 장려한다.
그럼 오히려 애액 분비를 막는 게 아니라 배란 촉진 효과가 있어야 하는 거잖아.
너희들 바보냐?
"뭐, 정액이 없는 서큐버스는 지능에서도 잃는 게 있다고 했으니.... 어쩌다 이상한 문화가 자리를 잡아도 놀랄 건 없나?"
뭐, 그런 것 하나하나 따지는 것이 더 이상한 걸지도 모른다.
당장 지구에서도 선풍기 틀고 자면 죽는다는 이상한 미신 같은 게 있었잖아?
꼭 지능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어쩌다 보니 그런 문화가 정착되었을 수도 있지.
애초에 서큐버스가 죄다 정액을 얻지 못하는 상황도 아닐 테고.
'방해꾼도 사라졌겠다. 슬슬 작업이나 해볼까.'
일단 서큐버스 고증에 도움이 된 건 된 건데, 최근 자꾸 쟤가 쳐들어와서 작업하지 못하던 걸 슬슬 시작해야 한다.
이번에 내가 준비했던 특별한 부록에 대한 부분도 전부 성공적으로 가능하다는 답을 받은 데다.
어떤 식으로 스토리를 구성할 것인지나, 캐릭터 디자인도 완성해버린 상태다.
이렇게 준비가 다 끝났는데, 만화를 못 그리던 중이라서 굉장히 답답할 수밖에 없지.
사실 정 시간이 없으면 기숙사에 가서 작업하면 되긴 하는데, 그럼 정말로 평생 아모리의 오해를 풀지 못할 거 아니야.
아무래도 아모리가 코코아의 절친인 만큼, 코코아를 책임지기로 한 이상 그 관계를 아무렇게나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아, 시발 꼴려서 집중이 안 되네."
다만 아까 서큐버스한테 너무 강렬한 유혹을 당한 탓인지.
자지가 아파서 작업에 집중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이럴 때 코코아의 모유라도 쯉쯉 빨면서 진정하면 좋을 텐데, 아무래도 요즘엔 그게 힘드니까....
그걸 그나마 대체할 수 있는 거라면, 오르카나 로자리아의 모유가 있긴 한데.
나중에 그 둘한테 부탁해봐야 하려나?
나는 그렇게 굉장히 쓸데없어 보이는 생각을 하며, 천천히 원고 작업에 들었다.
『야한 만화가 합법인 세상에서』
'이상해....'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상황은 명백히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열심히 선배에게서 코코아를 지켜주고 있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너무 그걸 내버려 두는 것 아닐까 싶었다.
내가 아는 칼리 선배라면, 자신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무슨 수를 써서든 코코아를 잔뜩 범해버릴 것 같은 사람이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코코아를 데려갈 때마다 얌전히 봐주는 것이 이상했다.
그럴듯한 말로 나를 반박하거나 할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방치하는 수준이라니....
"하으.... 아모리 너무해...."
"미안하다니까. 하지만, 지금은 진짜 위험하단 말이야."
오히려 코코아가 너무 욕구 불만이라 날뛰려고 해서 곤란할 정도였다.
이미 코코아는 칼리 선배의 손에 개발 당해, 그 사람의 자지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몸이 되어서 저러는 거겠지.
하지만 지금 모든 진실을 코코아에게 밝힌 칼리 선배가, 대체 어떤 끔찍할 짓을 할지 모르는데도 방치할 수는 없었다.
'역시, 뭔가가 있어.'
지금 만화 동아리에는 뭔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위험한 계획이 준비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만약 내가 코코아와 선배의 야한 짓을 방해하는 것이, 그 준비를 위한 시간이라 무시당하고 있는 거라면?
지금은 코코아를 막는 것에 안심할 것이 아니라, 그 계획이 뭔지 알아내는 게 더 중요했다.
'그, 그나저나 무슨 계획이려나.'
혹시 선배들끼리 마법으로 야한 용도로 쓰는 촉수를 개발하는 중이라던가.
아니면 엄청나게 흉악한 절정 고문 마법이나 장치를 만드는 중이라던가....
그것도 아니면 어떤 위험한 섹스를 코코아에게 하기 전에 다른 선배들로 테스트 중이라던가!?
"코, 코코아. 혹시 동아리 방 열쇠 있어? 지금 시간이 많이 늦어서 아무도 없을 것 같은데."
"...열쇠? 일찍 도착했을 때를 대비해서 하나 받아놓긴 했는데."
"그것 좀 빌려줄래? 내가 놓고 온 게 있어서."
"어, 그럴게. 근데 왜 그렇게 흥분한 표정이야?"
"흐, 흥분!? 전혀!?"
아, 아마 내가 선배가 코코아를 그렇게 대한다고 생각한 것 때문에 화가 난 걸 보고 착각한 모양이다.
그, 그런 무지막지하게 야한 걸로 흥분을 한다면 그런 것 말곤 없잖아?
절대로 내가 다른 의미로 흥분했을 리 없다.
'...낮이랑 크게 다를 건 없네.'
동아리 방은 평소와 다름이 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물론 야한 내용의 만화책이 잔뜩 있는 데다, 한쪽에는 애널 플러그를 비롯한 야한 섹스 용품도 즐비했지만.
매일 같이 보다 보니, 그것도 이제 그다지 이상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아니지, 익숙해지면 안 되는 거야. 정신 차려 아모리.'
결국 이런 식으로 당연하다는 듯이 침투해오는 것이 선배의 계략일 거다.
이런 부분에는 조금 더 주의하자고 다짐하면서, 나는 천천히 동아리 방 내부를 살폈다.
아마 기숙사에 가져가기 애매한 것이 있다면, 여기 보관해놓았을지도 모르니까.
"음, 아무것도 없네."
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희망 사항일 뿐이었는지, 숨겨져 있는 듯한 물건이 존재하지는 않았다.
그나마 평소와 다르게 눈에 들어온 것은 구겨진 종이가 들어 있는 쓰레기통이었는데.
왠지 신경이 쓰여서 그 안에 들어있는 종이를 펼쳐서 확인해봤다.
"...히익!?"
그리고 그 안에는 엄청난 얼굴로 뒷치기를 당하며 가버리고 있는 서큐버스 캐릭터나.
자신이 원한다는 듯이 자지를 조르는 듯한 서큐버스 캐릭터가 잔뜩 그려져 있었고.
그 그림이 '시우'님, 즉 칼리 선배의 것이라는 것을 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서, 설마 지금 노리고 있던 건 코코아가 아니라...."
서큐버스인 나였던 건가!?
그래서 나한테 할 행위들을 그림으로 그리면서 계획하고 있었던 거고?
나도 저렇게 칼리 선배의 자지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몸으로 만들어버릴 생각이라면!?
"어, 엄청나 보이는 표정.... 굉장히 기분 좋아 보여. 대, 대체 어떤 일을 당하면 저렇게 되는 거지?"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칼리 선배의 커다란 자지가 그려지기 시작하고.
그 자지를 목구멍이 찢어질 정도로 입에 박히는 내 모습이나, 애널 구멍을 끔뻑거리며 자지를 조르는 내 모습 같은 것이 함께 그려졌다.
심지어 마지막으로는 잔혹하게 찢어진 처녀막 안, 아무것도 모르는 처녀 자궁에 진득한 정액을 터질 때까지 부어 넣는 장면을 상상하며.
나는 두려움에 가까운 묘한 감각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읏.... 위, 위험해.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아니 마음의 준비가 아니라 그런 위험한 상황에 가면 원래 안 돼!"
순간 상상만으로도 칼리 선배의 커다란 자지에 굴복할 뻔했다.
이 얼마나 무시무시하고 위험한 사람인지, 이제는 자신의 그림만으로도 여자를 발정시키는 거야?
그렇게 나를 꾀어서 마구 범해버릴 계획이겠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왜 그런 눈으로 봐?"
그 뒤로, 나는 코코아를 보호하는 것과 더불어서 칼리 선배가 나에게 접근하는 것까지 조심하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저번에 팬티를 보겠다며 치마 내부를 보려고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면서 그런 이야기로 야한 것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고, 단번에 분위기를 타서 범해버릴 작전이었을 터.
"히익! 다가오지 마세요!"
"응...? 아니, 가는 거 같길래 의자나 좀 닦으려고 했었지."
"그, 그런 식으로 말 돌리지 마세요. 갑자기 이쪽으로 다가와서 저를 벽에 밀어붙인 다음에 강압적으로 범해버릴 생각이었죠!?"
한숨을 쉬는 것이, 분명히 나에게 계획을 들켜서 실망하는 것 같았고.
드디어 선배가 본심을 드러냈다는 생각에, 놀라서 급하게 동아리 방을 나왔다.
조금만 늦었어도 따먹힐 뻔했어....
"조심해야 해. 자칫하면 바로 선배의 자지에 타락해버릴 거야."
우리한테는 야한 건 절대 안 된다고 하면서, 정작 결혼 이후로는 야한 것에 푹 빠져 살던 마을의 어른들이 떠오른다.
자칫하면 나도 그렇게 변해버릴지도 몰라, 당장 최근 내 몸도 굉장히 이상하고....
조심스래 보지 근처를 만지자, 끈적한 애액이 손가락에 달라붙는 것이 느껴졌다.
"흣.... 건드리지 않고도 사람을 이렇게 만들다니, 역시 선배는 무시무시한 상대야."
나는 허리를 타고 올라오는 묘한 감각에 몸을 부르르 떨며, 후들거리는 다리를 애써 옮겨가며 기숙사로 도망쳤다.
최대한 이 음기를 억누르려고 성스러운 붕대를 붙이고 다니는 중인데.
그런데도 날이 갈수록 이리 심해진다니, 선배가 나를 조교 하는 미지의 방식에 대한 두려움이 마구마구 솟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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