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2화 〉 45권 성인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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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술은 어떻게 확보.... 아, 생각해낸 사람이 너였지. 그럼 할 줄은 안다고 쳐도. 학교 축제에서 이런 고급 과자를 몇 개나 팔려고 하는 소리야?"
"아, 그렇게 들렸겠구나."
하긴, 내가 너무 뜬금없이 솜사탕을 만들자는 이야기를 던졌네.
얘들은 지금 방법에서 더 개선될 수 있다는 걸 모르니까, 갑자기 고난이도의 수제 디저트를 만들어 팔자는 소리로 들렸을 것이다.
이게 가능한 이유부터 설명해야겠다.
"일단 요정의 실을 만드는 방법은 지금보다 더 개선될 수 있어."
"...그래?"
"응. 그래서 말한 건데, 상황 설명이 너무 없었네."
"개선된다고 하면, 어떤 느낌인데?"
"오르카가 5분 만에 배울 수 있을 정도."
"...뭐?"
마법을 굳이 쓸 필요도 없다.
물론, 마법을 쓰는 편이 이쪽에서는 더 안정적이고 돈도 아끼지.
정확히는 마법사가 직접 마법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는 거다.
"이렇게 통을 만들어서, 구멍을 뚫어. 그리고 이 통을 마법으로 회전시킬 거야"
원리 자체는 마법으로 솜사탕을 만들 때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굳이 마법이 없어도 되는 형태 부분을 이용하는 거다.
지금은 설탕이 날아가지 않도록 마법으로 붙잡고, 그 상태로 녹여서 당기는 식으로 허공에서 늘려 굳히는 방식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그냥 통을 뜨겁게 가열한 다음, 그걸 회전시킨다.
그리고 구멍이 있으니까 그 구멍 사이로 나온 설탕 액체가 바로 굳으면서 요정의 실이 되는 거지.
그럼 간단한 마법 두 가지만 동작해도 되므로, 적당한 가격에 기계로 만들 수 있었다.
"확실히 이론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네. 가끔 칼리가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면 기발하다니까."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알아서 개발될 부분이었을 거야."
아직 초반이니까 일단 마법으로 꼬라박아서 만드는 거지.
냉장고 같은 걸 만드는 이쪽 시스템을 생각하면, 금방 그쪽도 알아차렸을 거다.
나는 답지를 보고 말한 셈이라 빨랐던 거고.
"다만 이거에 적당한 장치 디자인은 코코아가 시행착오를 거쳐서 만들어 줘야 해."
"재밌을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할 줄 알았지."
코코아는 이런 장비 제작에 재미를 느끼는 편이니까.
그리고 마법 위주로 하면 할 것이 없어지는 오르카도 충분히 만들 수 있고.
회로 쪽을 코코아의 주문대로 수정할 인력도 꽤 많은 터라 걱정이 없었다.
"아모리는 코코아가 각도나 형태 계산 같은 걸 할 때 도와줘. 그편이 빠를 거야."
"알았어요."
"로자리아랑 유리아는 나랑 같이 마법진 쪽을 작업하면 되겠고."
어쩌다 보니까 찬성한다거나 이런 과정도 거치지 않고, 당연히 이걸 하는 느낌으로 흘러갔는데.
다들 아무런 불만 없이, 그걸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부터 이야기하고 있었다.
마음에 든 것 같아서 다행이네.
"그나저나 칼리, 저번에는 작품에 나오는 것들의 원리를 아는 건 아니라고 하지 않았어?"
"응, 대부분 그렇긴 해. 이번이 특이한 거고."
"흐음...."
그냥 너무 간단한 원리라서 알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로자리아는 굉장히 미심쩍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아니, 나 너무 억울해.
"사실 전부 아는데, 자연스럽게 개발되게 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야?"
"아니라니까."
"저번에 브래지어 때도, 계속 답을 못 찾으니까 답지 줬잖아."
"그건...."
그때는 어쩌다 보니까 그림 디테일 때문에 알고 있던 정보를 풀었을 뿐이야.
속옷 그림을 그리는 건 꽤 좋아했으니까.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일 뿐, 로자리아한테는 조금 다르게 비쳤을 수도 있긴 하지.
"크흠, 전부 모른다는 건 아니잖아. 그리고 애초에 로자리아가 말한 것 같은 이유면, 내가 굳이 만들지도 않겠지."
"하긴 그렇긴 한데...."
"자연스럽게 넘어가긴 했는데, 그래서 요정의 실을 만든다는 계획은 어떻게 생각해?"
"나는 좋아."
"저도요. 재밌을 것 같아요."
일단 확인은 하고 결정을 내려야 하니까 말했는데, 역시 다들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그리고 다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열의가 있어서 놀랐다.
내가 너무 축제를 신경 쓰지 않은 건지, 아니면 축제보다는 솜사탕 쪽에서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건지....
"그래서, 요정의 실에 필요한 마법진은 이거면 될까?"
"잠시만, 우리 일단 설탕부터 사 오자. 아마 설탕 종류별로 테스트를 해봐야 할 테니까, 시장을 털어봐야 할 거야."
솜사탕에 맞는 설탕 종류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확히 그게 어떤 것인지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일단 시중에 유통되는 설탕들을 다 테스트해보면 되겠지.
하여튼 설탕을 구해야, 어떤 온도가 적당한지 실험하게 괜찮을 거고.
회전 속도 같은 경우에도 실제로 녹은 설탕으로 실을 뽑아내 보아야 적당한 수준을 알 수 있을 거다.
그나저나 그러면 코코아가 설탕 그릇부터 만들어 줘야겠네.
"그래서, 그릇의 형태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 거예요?"
"가열할 거니까 열에 잘 버티는 소재여야 하고, 중간에 구멍도 뚫을 수 있어야 해. 그러면서 먹을 걸 만드는 거니까, 식기 소재기까지 하면 좋겠네."
"오.... 엄청나게 조건이 까다롭네요."
그래서 힘들다는 건가 했는데, 오히려 코코아는 즐거워하면서 자신의 메모장을 열심히 확인했다.
솔직히 저번에 로터를 만들 때 좋아하면서 완벽하게 일 처리를 하길래, 앞으로도 내가 만들자는 거에 흥미를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신나서 제작에 들어가는 걸 보니까 인심이 되었다.
"그럼 나는?"
"오르카 너는 기계가 완성되면, 그거로 요정의 실을 만들 거야."
"그때까지는?"
"음...."
뭔가 오르카가 할만한 일이 있을 것도 같은데....
이 부분은 당장 떠오르지 않길래, 내가 조금 더 고민해 보고 말해주기로 했다.
『야한 만화가 합법인 세상에서』
"아, 생각났다."
"응? 뭐가?"
"오르카가 해야 할 일."
"오.... 그걸 설탕 태워 먹다가 생각한 거야?"
생각보다 온도 조절이 어려우니까, 초반에 실수해서 설탕을 태워 먹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거든?
아무튼 이 아이디어는 오히려 그것 때문에 떠오른 것이었다.
설탕의 색이 갈색으로 변한 걸 보면서, 다른 색의 설탕이 생각났거든.
기본적으로 요정의 실은 흰색 설탕으로 만들어서 새하얀 솜의 이미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그런 솜사탕보다는, 색소가 들어간 설탕이 나왔다.
여러 색의 설탕을 이용해서, 파스텔톤의 그라데이션이 들어간 솜사탕이 되게 예뻤지.
"일단 우리가 설탕은 찾았잖아?"
"응, 이 굵은 녀석이 가장 잘되는 느낌이었지."
일단은 설탕은 마법으로 솜사탕을 만들면서, 적합한 녀석을 찾았다.
물론 실제로는 다를지도 모르지만, 내 기억에도 이런 설탕을 썼던 것 같으니까 맞겠지.
아무튼 이 설탕은 지금 그냥 새하얀 설탕이라, 이거로 만들면 흰색 솜사탕이 나올 뿐이다.
"먹을 수 있는 것들에서, 색소 위주로 추출하는 거야. 그래서 그걸 설탕에 섞은 다음에 말리는 거지."
그럼 설탕 자체가 물든 상태가 되는데, 이거로 솜사탕을 만들면 솜사탕의 색이 변화하게 된다.
오르카는 우리가 솜사탕 기계를 만드는 동안, 이런 색들을 여러 가지 테스트용으로 만들어두고.
후에 시제품이 나오면, 그걸 개선하는 동안 실제로 만들어 보면서 예쁜 결과를 찾아내면 된다.
"...설탕을 물들인다니, 그런 생각은 또 어떻게 했어?"
"응? 실제로 디저트는 알록달록하게 잘만 만들잖아?"
"그야 반죽 자체에 섞는 게 대부분이잖아."
"우리한테는 설탕이 반죽이니까."
물론 오르카한테 많은 걸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색소 같은 걸 조사하고 만들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그걸 오르카가 대신해준다면 엄청나게 시간 절약이 되거든.
뭣하면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색깔 설탕이지만, 그래도 생각이 났는데 하지 않는 것도 찝찝하거든.
"응, 해볼게. 시장 돌아다니면서 물어보면 되려나?"
"아마? 색이 잘 드는 재료 중에 먹을 수 있는 거랑 색을 잘 빼내는 방법 같은 걸 아는 사람이 있겠지. 아니면 아예 정제해서 파는 사람을 찾으면 제일 좋고."
솔직히 누가 대신해주면 가장 편한 부분이지.
원재료를 한 단계라도 추가 가공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귀찮은 일이야.
물론 이것도 우리가 솜사탕을 만들기 시작하면 생겨날 시장이지만,
'아마 유행 좀 할 수 있겠지?'
당장 로터를 비롯한 성인용품 들도 엄청나게 잘 팔리고, 심지어 그런 원리를 이용한 제품이 쏟아지는 중이다.
그런데 자위 용품도 아니고 먹는 거라면, 그 이상으로 인기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온도는 이 정도면 적당히 녹지 않아?"
"좋아, 이대로 넣고 돌려보자."
일단 임시로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는 깡통 그릇은, 꽤나 괜찮은 느낌으로 설탕 실을 뽑아냈고.
우리는 그걸 막대를 흔들어 뭉치면서, 솜사탕이 잘 생성되는지 확인했다.
와, 단숨에 진보한 듯한 느낌이 드는데?
"된다!"
"와, 요정의 실이 손만 흔드는데 만들어져!"
"속도 좀 조절해 볼게."
지금은 좀 빠른 것 같아서, 적당하게 솜사탕이 만들어지는 속도를 찾아 나갔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바르게 진행되는 작업에, 다들 신나서 현재 마법진을 기록하고 있었다.
후, 이러면 대충은 답이 나오네.
"어때, 내 생각이 맞지? 충분히 성공할 것 같았다니까."
"응...!"
"그러게."
오늘따라 로자리아가 애처럼 기뻐해서 귀엽게 느껴졌다.
너 진짜 애 엄마치고는 너무 귀여운 거 아니냐?
나도 모르게 완성된 솜사탕을 로자리아의 입에 넣어줄 정도로, 그 귀여움에 매료되어 버렸다.
"유리아 너 뭐하냐?"
"이 솜사탕도 젖꼭지 자위에 적합한지 테스트해 보려고."
다만 그런 포근포근한 분위기는, 유리아의 미쳐버린 소리로 인해서 단숨에 증발해버렸다.
...그래, 그래야 유리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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