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화 〉 13화 암컷 각인과 피임 마법
* * *
처음 보는 빛에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내 능력의 일부인가? 아니면 뭔가 잘못되고 있는 건가?
당황한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릴리는 빛이 나는 자기 배를 손으로 가리며 허둥지둥거렸다.
“이, 이게 뭐예요!?”
“나도 몰라.”
“모르면 어떡해요!”
릴리의 뽀얀 뱃살에서 나오는 핑크색 빛은 갈수록 밝아졌다.
“으으… 우으…”
릴리는 배를 부여잡고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왜 그래, 릴리? 아파?”
“아픈 건 아닌데, 근데… 자궁이 큥큥대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으응…”
그 사이 릴리의 배에서 나는 핑크빛은 무언가 문양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 문양을 자세히 본 나는 그게 뭔지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자궁 문신..?”
핑크색 빛은 릴리의 배에 예쁜 자궁 문신을 새겨주고는 사그라들었다.
“뭔가요, 이 음탕해 보이는 문양은…”
릴리가 자기 배를 빤히 내려다보며 말했다.
“잘 어울려.”
“그런 말 하지 말아욧!”
“음란한 여자한테 음란한 문양이 있는 게 뭐가 나빠?”
“그, 그건… 전 음란한 여자가 아니에요…”
바로 그때, 내 귀에 익숙한 음성이 들려왔다.
[암컷타락 능력의 레벨이 증가합니다]
[암컷타락 능력의 레벨이 증가합니다]
[암컷타락 능력의 레벨이 증가합니다]
[암컷타락 능력의 레벨이 증가합니다]
[암컷타락 능력의 레벨이 증가합니다]
[말자지 능력의 레벨이 증가합니다]
[멈출 수 없는 힘 능력의 레벨이 증가합니다]
아니, 뭐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길래 이렇게 레벨이 쭉쭉 올라?
[암컷 각인 능력이 추가되었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능력까지? 이거 땡잡았구먼.
아무래도 저 핑크색 자궁 문신은 새로 생긴 암컷 각인 능력과 관련이 있는 모양이었다.
자기 배에 생긴 핑크색 문양을 보고 있던 릴리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이, 이게 뭐예요..?”
“잠깐만 기다려 봐.”
나는 정신을 집중하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상태창.”
…
[아이덴티티 스킬]
[암컷타락]
Lv.???
여자를 자기 욕망에 충실한 한 마리 암컷으로 타락시키는 능력. 이 능력의 희생양은 주인님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몸으로 봉사하는 충실한 성노예가 된다. 누군가를 암컷타락시킬 때마다 레벨이 오르며,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
[부가 스킬]
[암컷 각인]
Lv.1
암컷타락시킨 상대에게 암컷 각인을 새긴다. 각인이 새겨진 상대는 주인님에게 충성하고 복종하게 되며, 각인이 있는 한 주인님의 허락 없이 피임 마법을 받을 수 없다. 능력의 레벨이 증가할수록, 상대를 더 잘 암컷타락시킬수록 각인이 새겨진 상대의 복종심이 증가한다.
나는 손뼉을 탁 쳤다. 그러니까 내가 릴리를 암컷타락시키는데 성공해서 릴리에게 암컷 각인이 새겨진 거구나!
나는 곧바로 성능을 실험해 볼 심산으로 릴리에게 명령했다.
“릴리, 똥구멍 벌려.”
“네, 네? 그게 갑자기 무슨…”
“내 쪽으로 엉덩이 향하고 똥구멍 벌리라고.”
릴리가 머뭇거리는 사이 릴리의 배에 있던 각인이 빛났다. 릴리는 몸을 움찔거리더니 몸을 돌려 내 쪽으로 엉덩이를 향하게 했다.
“읏… 주인님, 꼭 이래야 해요..?”
“지금 주인님 말에 반항하는 거야?”
“우으…”
릴리는 팔을 뒤로 뻗어 자기 엉덩이에 가져다 댔다. 릴리가 끝까지 머뭇거리는 것 같길래 나는 릴리의 엉덩이를 한 대 찰싹 쳐 줬다.
“꺄으응!”
“벌리라고.”
“네, 네엣…”
릴리는 결국 양손으로 괄약근을 잡고 옆으로 벌렸다.
이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인가, 다른 사람 앞에서 똥구멍을 벌리고 있는 꼴이라니. 하지만 릴리는 그걸 해냈다. 나를 위해서.
마음속 깊은 곳에서 배덕감을 동감한 쾌감이 올라왔다. 그 쾌감만으로도 한 발 뽑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주, 주인님…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해요..?”
“기다려, 거기다가 자지 쑤셔 박아 줄 테니까.”
나는 자지로 릴리의 맨 엉덩이를 톡톡 쳤다. 그러자 릴리는 똥구멍을 벌리고 있던 손을 탁 떼고 몸을 돌렸다.
“주인님, 제발, 그건 안 돼요…”
“주인님한테 복종해야지?”
“아무리 그래도 그건… 그건 아직 안 돼요…”
릴리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말했다. 뭐지, 릴리는 내게 복종하는 게 아니었나?
그 순간 떠오른 문구.
‘능력의 레벨이 증가할수록, 상대를 더 잘 암컷타락시킬수록 각인이 새겨진 상대의 복종심이 증가한다.’
아무래도 아직 암컷 각인의 효과가 적어 릴리의 저항심이 남아 있는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릴리를 더 말 잘 듣는 암컷으로 만들 일만 남은 거군. 나는 릴리에게 다가가 배를 쓰다듬어 줬다.
“둘이 뭐 하고 있어?”
쪽방에서 나온 엘레스티는 알몸이 된 채 꼭 붙어 있는 나와 릴리를 보고는 한숨을 쉬었다.
“정말이지, 성기 씨는 못 말린다니까… 손님도 없으니, 슬슬 딜도를 만들 준비나 하죠. 릴리, 준비해.”
“아, 네!”
릴리는 배 위에 있던 내 손을 치우고 속옷을 입을 준비를 했다. 덕분에 은은한 핑크빛이 도는 암컷 각인이 엘레스티에게 보인 모양이었다.
“어라..?”
엘레스티는 릴리에게 다가와 릴리의 배를 쳐다봤다.
“이게 뭐야..?”
“저도 잘 모르겠어요.”
릴리가 말하자 엘레스티는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릴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죠..?”
“무슨 짓을 하다니, 그렇게 말하면 내가 나쁜 일이라도 한 것 같잖아. 그저 릴리를 조금 더 솔직하게 만들어 줬을 뿐이야.”
“그렇다기엔 이건 노예 각인에 가까워 보이는데요.”
엘레스티는 릴리의 배에 손을 올리고 눈을 감았다. 이윽고 피임 마법을 쓸 때처럼 엘레스티의 손에서 보라색 빛이 났다.
하지만 전에 피임 마법을 쓸 때와는 다르게 릴리의 배에서는 핑크색 빛이 반발하듯이 번쩍거렸다.
“피임 마법이 안 통해.”
“네? 그, 그게 무슨..?”
릴리는 자기 배를 보다가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주인님,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어떻게 된 일이긴. 내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거지.”
“말도 안 돼요..!”
릴리는 주먹으로 자기 배를 콩콩 두드렸다. 엘레스티도 살짝 질린다는 표정으로 내 쪽을 돌아봤다.
“진짜 임신시킬 생각이에요?”
“왜, 안 돼?”
“당신, 정말..!”
“엘레스티도 언젠간 임신시켜 줄 테니까 기대해.”
내가 자지를 내밀며 말하자 엘레스티는 내 자지를 바라보며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흔들고는 릴리가 옷을 입는 것을 도와줬다.
“일단 방에 가 있으세요. 어차피 벗을 거, 옷은 굳이 입을 필요 없어요.”
“알았어.”
쪽방으로 가서 기다리고 있으니 릴리와 엘레스티가 딜도를 만들 재료를 가지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성기 씨의 딜도는 고급화 전략으로 갈 거예요. 흔한 목재 딜도 같은 게 아닐 거란 말이죠.”
“오, 그건 꽤 기분 좋은데.”
“하지만 그 전에!”
엘레스티가 앙칼지게 말하고는 릴리의 웃옷을 살짝 들어 올렸다. 여전히 릴리의 배에는 큼직한 자궁 문신이 남아 있었다.
“릴리 피임부터 시켜줘요. 안 그러면 내쫓을 거예요.”
“릴리도 내 아이를 임신하기를 바라고 있을걸?”
내 말을 들은 릴리는 고개를 저었다.
“주인님께 복종하겠다고는 했지만 아기는 너무해요… 부탁드려요, 주인님.”
릴리가 꾸벅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이렇게까지 나오는데 계속 고집 피울 수는 없는 일이지. 혹시라도 릴리가 다른 마음을 먹으면 안 되니까.
“근데 나는 피임 마법 쓰는 법 모르는데.”
“네!?”
“그런 무책임한!”
릴리와 엘레스티가 동시에 소리쳤다. 특히 엘레스티는 화가 꽤 많이 난 모양이었다.
“여태 피임 마법 쓸 줄도 모르면서 그렇게 안에다 싸고 다녔다는 말이에요!?”
나는 ‘내가 원래 살던 세계에는 피임 마법 같은 거 없었어.’라고 말하려다 입을 꾹 닫았다. 굳이 이세계 사람이라는 것을 알릴 필요는 없지.
“엘레스티가 가르쳐 주면 되잖아?”
“후… 좋아요. 일단 따라 해 보세요.”
엘레스티는 내 손목을 잡고는 자기 배 쪽으로 끌어당겼다.
“자, 전에 릴리가 끼고 있던 딜도에 마력을 넣을 때처럼 마력을 흘려 넣으면 돼요.”
“그냥 마력만 흘려 넣으면 돼?”
“물론 안 되죠. 원래 모든 마법은 마음속으로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상상하는 게 먼저예요.”
그러고 보니 상태창도 먼저 머릿속으로 상태창을 띄우고 싶다고 생각하랬지.
이 세계의 마법이 어떤 원리로 이뤄지는지 대충이나마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자, 그럼 이제 엘레스티의 뱃속에 마력을 흘려 넣어 볼까!
나는 엘레스티의 배에 있는 정자를 죽이는 것을 상상하며 정신을 집중했다.
“잠깐, 아직 설명 안 끝났..!”
엘레스티가 다급하게 소리쳤지만 내 손에서 반짝 빛이 나는 게 빨랐다.
“꺄아악!!!”
엘레스티는 비명을 지르며 내 손을 밀쳐냈다. 뭔가 큰 잘못을 한 건가 싶어 멀뚱멀뚱 있으니 엘레스티가 배를 부여잡고 끙끙대며 말했다.
“무턱대고 마력을 넣는 게 아니라 부드럽게, 그것도 아주 천천히 정신을 집중해서 흘려 넣어야 한다고요… 아이고, 내 배야…”
“점장님, 괜찮으세요?”
황급히 다가온 릴리가 엘레스티의 배를 문질러줬다.
“아니, 하나도 안 괜찮아… 자궁 펀치를 세 대는 맞은 기분이야.”
엘레스티가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말했다. 괜히 미안해진 나는 엘레스티에게서 멀찍이 떨어져 상황을 지켜봤다.
“릴리, 치유 마법 쓸 줄 알아?”
“아, 네. 조금은요.”
“잘 됐네. 내 배에 치유 마법 조금만 써 주지 않을래? 아무래도 자궁 펀치를 너무 세게 맞은 것 같거든…”
릴리가 엘레스티의 배에 대고 손바닥을 문지르자 연두색 빛이 났다. 동시에 엘레스티는 한숨 덜은 듯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이 마력이란 게 어떤 방향으로 흘려 넣는가에 따라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손가락을 꼼지락대고 있으니 엘레스티가 다시 나를 불렀다.
“뭐 해요? 마저 피임 마법 연습해야죠.”
“괜찮겠어?”
“안 괜찮으면 어쩔 건데요? 일단 릴리 피임은 시켜줘야 할 거 아니에요.”
그 뒤로도 엘레스티와 나의 피임 마법 연습은 계속되었다. 계속해서 엘레스티의 배에 자궁 펀치를 날리려는 나와 그걸 막으려는 엘레스티의 싸움이 이어졌달까.
그렇게 교습이 끝나고 나는 릴리에 배에 손을 대고 정신을 집중했다. 릴리의 자궁 문신이 분홍색으로 잠시 빛나더니 순식간에 보라색으로 바뀌었다.
“다행히도 주인님은 알아보나 봐요…”
릴리가 한결 편안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게 귀엽게 말하지 말라고, 다시 박아서 임신시켜 주고 싶잖아.
어쨌든 무사히 릴리에게 피임 마법을 시전해준 나는 벽에 기대앉았다.
“자, 그럼 이제 딜도 본을 떠 볼까?”
엘레스티가 고무장갑을 촥 끼며 말했다. 릴리도 똑같이 장갑을 끼고는 내 자지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왔다.
“저, 저기. 진짜 내 자지 본만 뜨는 거 맞지? 다른 거 하려는 거 아니지?”
불안해진 내가 물었지만 내가 더 말하기도 전에 엘레스티와 릴리는 내 자지를 와락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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