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화 〉 23화 다른 도시로 가는 길 (2)
* * *
내가 선택한 마차는 덩치 큰 남자와 칼을 든 여자가 있는 마차였다.
물론 다른 마차를 선택할 수도 있었다. 귀부인들에게 둘러싸인 채로 하는 여행이라니, 나쁘지 않지.
하지만 그러기엔 칼을 든 여자 모험가의 얼굴이 너무 예뻤다.
그 앙칼진 목소리는 또 어떤가. 그런 여자를 암컷으로 길들이면 정복감이 어떨지 벌써부터 불알이 딱딱 떨린다.
게다가 모험가가 맞는다면 내 모험에도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했고.
“안녕하세요~”
마차에 올라탄 나는 바로 마차 안에 있던 두 사람에게 인사를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심드렁한 표정과 앙칼진 목소리뿐이었다.
“너 때문에 늦어졌잖아! 빨리빨리 좀 결정하지.”
“하핫, 죄송합니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반응이었기에 나는 그저 넉살 좋게 웃었다.
자리에 앉으려 하니 마차에 타기 위해 낑낑대던 릴리가 나를 불렀다.
“저, 주인님..! 저 좀 도와주세요..!”
아무래도 키가 작은 탓에 마차에 올라타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나는 팔을 뻗어 릴리의 손을 잡고 끌어올려 줬다.
“주인님이라고?”
덩치 큰 남자가 놀랍다는 듯이 말했다. 나는 별거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이 근처에 노예가 합법인 도시가 있던가? 적어도 수도에서는 노예가 불법인 걸로 아는데. 너 설마 불법으로 노예를 데리고 있는 건 아니지?”
아차. 아무 데서나 노예를 자랑해서는 안 되는구나. 이걸 뭐라고 변명해야 하지?
“불법으로 노예를 데리고 있다고?”
마차에 같이 앉아 있던 여자가 칼을 빼들며 말했다.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 그대로 칼을 맞을 기세였다.
“저… 그… 그게…”
“성기 씨가 노예였던 저를 해방시켜 주셨는데, 아직 노예 시절의 버릇이 남아 있어서 자꾸 주인님이라고 부르게 되네요. 그렇죠? 성기 씨?”
“어? 그, 그렇지.”
내가 우물쭈물하고 있으니 릴리가 나 대신 변명을 해 줬다.
다행히도 두 사람은 릴리의 말을 믿어주는 눈치였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내 옆에 앉은 릴리의 엉덩이를 툭툭 쳐줬다.
“자~ 출발합니다~”
삐그덕거리는 소리와 함께 마차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덜그덕거리는 마차 위에서 나는 끊임없이 여자 모험가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이름이 뭐예요?”
“나? 엘리자베스.”
“외모만큼이나 고급스러운 이름이네요. 찰랑거리는 금색 머리카락, 진한 속눈썹과 미형 얼굴, 거기다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까지.”
“그런 말로 띄워주려 해 봤자 소용없어.”
“모험가이신 건가요? 어디로 가고 계세요?”
“그래, 모험가야. 그냥 발 닿는 대로 정처 없이 움직이고 있어.”
“그 검은 어디서 구한 건가요? 검을 잘 다루시나요?”
“아 좀! 재잘재잘 그만 좀 물어봐!”
엘리자베스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던 덩치 큰 남자는 웃음을 터뜨렸다.
“이거 이거, 아주 호기심이 많은 친구구먼.”
덩치 큰 남자는 당연히 내 관심사가 아니었지만, 나는 엘리자베스에 대한 정보를 더 얻기 위해 일부러 덩치 큰 남자에게도 살갑게 굴었다.
“아이고, 저 여성분 너무 차가우신데요?”
“엘리자베스가 그렇지. 귀찮은 건 딱 질색인 성격이거든.”
“엘리자베스랑 같이 다니는 모험가이신가요? 혹시 성함이..?”
“아론.”
“아론 씨는 엘리자베스 양이랑 같이 모험을 한 지 얼마나 되셨나요?”
“그리 길지는 않아. 한 세 달 전쯤인가…”
세 달? 세 달이면 둘이 떡정을 쌓고도 남을 시간이다. 처녀가 아니라니 아쉽긴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아론 씨랑 엘리자베스 양은 어디로 가실 예정이세요?”
“딱히 목적지는 없어. 그저 발 닿는 대로 가고… 그곳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도와주고. 그게 우리 삶이야.”
“돈은 받고요?”
“그럼! 당연히 돈은 받아야지. 우리라고 풀 뜯어 먹고 사는 건 아니거든.”
아론과 내가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마차에 기대 눈을 감고 있던 엘리자베스가 입을 열었다.
“저런 놈이랑 이야기할 거 없어, 아론. 그냥 놔 둬.”
“왜? 마차에서 만난 사람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는데.”
“하여간 못 말린다니까…”
엘리자베스는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아론 씨는 어떻게 저런 차가운 여성분이랑 같이 다니게 된 건가요?”
“엘리자베스가 저래 보여도 생각보다 마음은 여려.”
“아론! 쓸데없는 말 하지 마!”
엘리자베스의 말에도 불구하고 아론은 계속 내게 이야기를 해 줬다.
“불쌍한 사람이 있으면 그냥 못 지나가는 성격이야. 저번에도 자기 돈을 털어서 불쌍한 아이들에게 먹을거리와 옷거리를 나눠줬어. 옆에 있던 나도 덩달아 지갑을 털어야 했고.”
“우와… 그건 의외네요.”
적당히 맞장구를 쳐준 나는 서서히 본심을 드러냈다.
“아론 씨랑 엘리자베스 양은 사귀는 건가요?”
“사귀다니, 우린 그저 동료야.”
“남녀 사이에 그냥 동료가 어딨어요?”
“엘리자베스는 사람들을 돕는 것을 좋아하고, 나는 그저 싸우는 것을 좋아하고… 어쩌다 보니 같이 할 수 있게 돼서 함께 다니는 것뿐, 자네가 생각하는 그런 건 아니야.”
“진짜 세 달 동안 같이 다니면서 섹스 한 번 안 했다고요?”
내 질문에 아론은 엘리자베스의 눈치를 봤다. 엘리자베스는 듣지 못한 건지 못 들은 척하는 건지 눈을 감은 채로 가만히 있었다.
“그래, 안 했어.”
“생각보다 쑥맥이시네요.”
“푸핫! 그런가?”
아론은 내 말을 그냥 웃어넘겼다. 물론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쑥맥이란 말을 듣고도 화가 안 나요?”
“뭐, 사실인 걸 어떡하나.”
“동료면 모름지기 이런 낭만은 있어야죠.”
나는 은근슬쩍 릴리의 가슴에 손을 올렸다. 릴리는 이미 익숙한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무슨 낭만을 말하는 건가?”
“이래도 모르겠어요?”
나는 릴리의 속옷 안으로 손을 넣어 릴리의 가슴을 주물럭거렸다. 언제 만져도 여자의 가슴을 만지는 건 기분이 참 좋다.
“자네… 그러고도 괜찮은 건가?”
“괜찮고 말고가 어딨어요? 동료인데. 그치, 릴리?”
내 질문에 릴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기세를 탄 나는 바지를 내리고 내 똘똘이를 꺼냈다.
아론은 내가 무엇을 하려는지 궁금한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나를 바라봤다. 엘리자베스는 잠이 든 건지 계속 눈을 감고 있었고.
“릴리?”
“네?”
“빨아.”
내가 말하자 릴리는 아론과 엘리자베스의 눈치를 살폈다.
“다른 사람들이 있는데…”
“그래서, 안 빨 거야?”
“우읏…”
릴리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내 쪽으로 고개를 숙여 내 자지에 입을 가져다 댔다.
혀를 내밀고 내 자지에 침을 몇 방울 흘린 릴리는 그대로 내 자지를 입에 넣었다. 마차가 덜컹거리는 탓에 가끔 이빨이 닿긴 했지만, 릴리의 입 안은 여전히 기분 좋았다.
“호오…”
아론은 신기하다는 듯 우리를 쳐다봤다.
쮸웁… 쮸웁…
릴리는 정성을 다해서 내 자지를 빨았다. 주위에 사람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내 자지는 순식간에 부풀어 올랐다.
다 릴리가 야한 입을 가진 탓이야.
나는 릴리의 머리 위에 손을 얹고 웃으며 아론을 쳐다봤다.
“어때요?”
“그… 놀랍긴 하군.”
“이 정도는 돼야 동료라고 할 수 있죠.”
내가 아론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릴리는 열심히 내 자지를 빨았다. 볼이 홀쭉해질 때까지 빨아들이면서도 혀로 기둥을 핥아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게다가 어느새 익숙해진 건지 덜컹거리는 마차 위에서도 이빨이 닿지 않도록 내 자지를 빨아줬다. 나는 그런 릴리가 대견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아론 씨는 여자랑 해 본 적 있어요?”
“내가 그렇게까지 꽉 막힌 사람으로 보이나? 나도 여자랑 뜨거운 밤을 보내 본 적이야 있지.”
“그럼 이게 얼마나 기분 좋은지도 알겠네요.”
“물론 알기야 알지만, 마차 위에서 해 본 적은 없지…”
아론은 약간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그래, 실컷 부러워해라. 곧 있으면 내가 너의 소중한 동료를 따먹어 줄 테니까.
그렇게 한창 릴리의 펠라를 받으며 가고 있으니, 눈을 뜬 엘리자베스가 우리를 보고 소리를 질렀다.
“꺄악!!! 지금 뭐 하는 거야!!!”
“제 동료에게 펠라 받는데 무슨 문제라도?”
“그게 무슨 얼토당토않은 소리야! 그런 걸 해 주는 동료가 어딨어!”
엘리자베스는 검집에서 검을 빼들었다. 하지만 나는 하나도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엘리자베스를 몰아붙였다.
“릴리가 지금 억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하지만 이건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상황이잖아!?”
“동료끼리 이럴 수도 있는 거죠. 당신도 모험을 하면서 다양한 상황을 봐 왔을 거 아니에요?”
“그, 그렇긴 하지만…”
“저와 릴리는 이렇게 서로의 유대감을 확인하곤 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 그런가…”
엘리자베스는 다시 검집에 검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새빨개진 얼굴까지 어떻게 할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하긴, 엘리자베스도 성격상 남자가 많았을 것 같지는 않다. 자주 보던 광경이 아니니 부끄러워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지.
위기를 넘긴 나는 마음껏 릴리의 펠라를 만끽했다.
릴리의 펠라가 워낙 정성스러웠던 탓일까, 나는 곧 사정감을 느꼈다.
“릴리?”
내가 말하자 릴리는 살짝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봤다. 그러면서도 혓바닥으로는 계속 내 귀두와 기둥을 핥아줬다.
“곧 쌀 테니까, 마차에 실례가 되지 않도록 다 삼키도록 해.”
릴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내 자지를 빨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마음껏 릴리의 입 안을 더럽혀줬다.
뷰룻, 뷰루룻.
엘레스티랑 섹스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나는 릴리의 입 안에 적잖이 아기씨를 뿌려댔다. 아마 이것도 능력의 일부가 아닐까?
“우움…”
릴리는 내 자지를 쭉쭉 빨아 마지막 남은 아기씨 한 방울까지 입 안에 머금고는 그대로 삼켰다.
“다 삼켰는지 내게 보여 줘.”
내 말에 릴리는 내 쪽을 향해 입을 벌렸다. 입 안 군데군데 하얗고 끈적한 액체가 남아 있긴 했지만, 말끔히 다 먹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후~ 시원하다.”
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바지를 올렸다. 엘리자베스는 아직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는지 마차 바닥만 바라보고 있었고, 아론은 새로운 광경에 빠진 듯해 보였다.
“엘리자베스 양?”
“왜, 왜 불러?”
“이런 게 익숙하진 않으신가 봐요?”
“그런 게 익숙한 사람이 어디 있어!”
엘리자베스가 빼액 소리를 질렀다.
“왜요? 동료라면 이 정도는 해 줄 수 있잖아요?”
“뭐, 내, 내가 아론한테 그렇게 해주기라도 하라는 거야?”
“못할 건 없죠?”
내가 싱긋 웃으며 말하자 안 그래도 빨갛던 엘리자베스의 얼굴이 한층 더 빨개졌다. 분명 아론의 자지를 빨아주는 상상을 하고 있는 거다.
나는 은근슬쩍 아론을 향해 엄지를 척 올렸다. 아론은 복잡한 표정을 짓다가 떨떠름하게 엄지를 올렸다.
바보 같긴, 내가 먼저 먹으려는 것도 모르고.
엘리자베스를 내 암컷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곰곰이 생각했다. 그러다가 떠오른 것은 내 페티시즘 능력이었다.
‘분명 페티시즘 능력으로 상대의 페티시즘을 알아낼 수 있었지.”
나는 머릿속으로 엘리자베스의 페티시즘을 알아내는 상상을 하며 마력을 집중하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갑자기 멈춘 마차 탓에 내 집중은 흔들리고 말았다.
“무슨 일이야? 갑자기 왜 멈춰?”
아론이 마부 쪽으로 소리쳤다. 그러자 겁에 질린 마부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 마물의 습격입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