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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용사의 무기는 암컷타락-61화 (61/157)

〈 61화 〉 60화 ­ 정의구현

* * *

“주인님!?”

놀라기는 릴리도 마찬가지였다.

알몸이었던 릴리는 팔로 가슴과 음부를 가리며 부끄러워했다.

“여기서 뭐 하고 있어!?”

“주인님은 여기서 뭐 하고 계신데요!?”

릴리와 서로 어이없어하는 동안 얼굴을 부여잡고 있던 남자가 고개를 털어내고는 도끼를 들어 올렸다.

“이런 싸가지 없는 계집이…”

“조심해, 릴리!”

남자는 릴리를 향해 도끼를 내리쳤다.

하지만 릴리는 남자를 제대로 보지도 않은 채로 도끼를 가볍게 피한 뒤 내 쪽으로 붙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에요?”

“무슨 상황이긴, 절체절명의 순간이지.”

릴리는 잠시 주위를 둘러봤다. 험상궂은 거한들이 우리를 향해 살기등등하게 무기를 들고 있는 모습과 싸울 준비가 된 우리를 본 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저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인 거죠?”

“정확해.”

“하아… 이 정도는 조금 힘든데…”

릴리가 살짝 난감하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썩을 놈의 계집! 어떻게 나온 거지?”

흰 수염의 남자가 씩씩대며 말하자 릴리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따위 허접한 밧줄로 절 묶어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혼자 힘으로 밧줄을 풀고 나온 거냐?”

“정확히는 밧줄을 뜯어냈죠. 아직도 살짝 근육이 땡기네…”

“밧줄을 혼자 힘으로 뜯어냈다고? 이거 생각보다 요물이었구먼.”

밧줄을 힘으로 뜯어내고 나오다니, 역시 릴리다. 하지만 그런 릴리도 이 많은 거한들을 혼자 감당하기는 무리인 모양이었다.

“주인님, 잠시만 마력을 빌려주실 수 있어요?”

“응? 어떻게?”

“제게 손을 대고 마력을 흘려 넣어 주시기만 하면 돼요.”

나는 곧바로 릴리의 몸에 손을 댔다. 이샤도 눈치 빠르게 릴리의 몸에 손을 대고 마력을 흘려 넣기 시작했다.

물론 그걸 보고만 있을 악당들이 아니었다.

“어딜 감히!”

거한 하나가 우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자 엘리자베스가 칼을 빼들고 그 앞을 막아섰다.

“당신들 원하는 대로 되진 않을 거예요!”

엘리자베스가 앙칼지게 외치며 거한과 칼싸움을 시작했다.

“빨리, 빨리…”

나는 혼자 중얼거리며 릴리에게 내 모든 마력을 쏟아 넣었다. 릴리의 몸에서 점차 파란빛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얘들아, 한꺼번에 달려들어!”

흰 수염의 남자의 말에 거한들이 동시에 우리에게 달려들었다. 엘리자베스가 혼자 다 막아내기란 역부족이었다.

“젠장..!”

나는 몸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내가 가진 마력을 전부 릴리에게 쏟아 넣었다. 어느 정도나 마력을 흘려 넣었을까, 릴리가 내 손을 잡았다.

“이 정도면 됐어요. 고마워요.”

릴리는 손을 푸는가 싶더니 그대로 거한들에게 달려들었다.

그 뒤의 일은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릴리는 거의 하늘을 날아다니다시피 하며 거한들을 하나씩 무너뜨렸다.

여러 번 주먹을 날리는 것도 아니라 거의 주먹 한 방에 거한 하나씩 쓰러지는 속도였다.

“우와…”

탄성이 절로 나오는 광경이었다. 넋을 놓고 릴리를 보고 있으니 옆에서 이샤가 나를 흔들었다.

“뭘 멍하니 있어요!? 빨리 릴리 양을 도와야죠!”

이샤의 닦달에 나는 자지봉을 다시 꺼내들었다.

자지봉보다는 고추칼리버를 쓰고 싶긴 했지만, 이미 내 모든 마력을 릴리에게 준 뒤라 고추칼리버를 꺼낼 마력이 없었달까.

하지만 도와준다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릴리는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해냈다.

“크어억!”

마지막 남은 거한이 쓰러지자 흰 수염의 남자가 도끼를 들어 올렸다.

“제법이군… 하지만 너도 마력을 다 쓴 것 같은데?”

남자의 말대로 릴리는 한쪽 무릎을 바닥에 꿇은 채로 헉헉대고 있었다.

“내가 옛날 같았으면… 너희 따위는…”

릴리가 말하자 남자가 코웃음을 쳤다.

“하!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해 봤자 소용없다네. 나는 마력을 다시 충전할 시간을 줄 생각이 없거든!”

남자는 순식간에 릴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윽고 도끼가 릴리의 머리를 내리치려는 순간,

쨍그랑!

이샤가 던진 포션 병이 남자의 얼굴을 맞추고는 그대로 깨졌다. 남자는 얼굴을 잡으며 고통스러워했다.

“크윽! 이건 또 뭐야!”

“뭐긴 뭐야! 눈이 멀어버리는 부작용이 있는 포션이지!”

이샤가 당당하게 외쳤다.

포션의 성능이 확실한지 남자는 눈을 가린 채로 허공을 더듬거렸다.

“내 도끼… 내 도끼가 어디 갔지?”

“지금이에요!”

엘리자베스의 말에 나는 자지봉을 들고 남자를 향해 뛰어들었다.

이윽고 도끼를 찾던 남자의 다리를 자지봉으로 강타하자 남자의 자세가 무너졌다.

“크허억!”

나는 엉덩방아를 찧은 남자의 온몸을 사정없이 자지봉으로 후드려 팼다.

“이 쓰레기 같은 자식!”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그렇게 당당했다는 것에 분노한 나는 계속해서 남자를 팼다.

퍽! 퍽! 퍽!

“사람이 우스워 보여? 그렇게 사람을 돈을 받고 파는 것도 모자라서, 억지로 범하기까지 해!?”

“자기도 처음엔 억지로 범했으면서…”

엘리자베스가 뒤에서 중얼거렸다. 나는 잠시 자지봉을 멈추고 엘리자베스를 돌아봤다.

엘리자베스는 황급히 고개를 돌리며 아무 말도 안 한 척을 했다.

물론 그런다고 한 말이 입 속으로 다시 들어가기라도 하나. 넌 오늘 밤에도 복종 훈련이다.

“참으세요, 성기 씨. 이제 더 때려 봤자 좋을 게 없어요. 빨리 경비병을 부르는 게 우선이에요.”

이샤가 나를 말렸다. 아직 분이 풀리진 않았지만 나는 이샤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하지만 그전에…”

이샤는 남자에게 다가가더니 남자의 따귀를 강하게 후렸다.

나보고는 더 때려봤자 좋을 게 없다며!?

“더러운 쓰레기… 변태 싸이코 새끼…”

이샤가 낮은 목소리로 남자를 욕했다.

“일단은 밧줄로 묶어 놓죠. 혹시라도 도망가면 안 되니까.”

엘리자베스가 상자에서 밧줄을 꺼내왔다. 우리는 흰 수염의 남자를 밧줄로 꽁꽁 묶었다.

“제가 가서 경비병을 불러올게요.”

“길은 기억하고 있어?”

“물론이죠. 금방 다녀올 테니 저 자식 못 도망가게 잘 지키고 있어요!”

이샤는 후다닥 큰 길 쪽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금방 올 거라는 내 예상과는 다르게 이샤는 꽤 시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이상하네, 이렇게 늦을 리가 없는데…”

내가 중얼거리자 묶여 있던 남자가 웃음을 흘렸다.

“푸흐흐… 정말 여기 있던 사람들이 전부였을 거라고 생각한 거냐?”

“뭐라고?”

“멍청한 계집, 혼자 내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뛰어가다니. 지금쯤 애들이랑 신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거다…”

아차, 그 생각을 못 했구나.

이샤가 중앙 도로로 나가는 골목에서 붙잡히기라도 했으면?

포션상이자 힐러인 이샤로서는 그 상황에서 빠져나가기 힘들 게 뻔하잖아!

“엘리자베스, 잠시 릴리랑 이 남자 좀 지켜보고 있어. 내가 갔다 올게.”

“하지만 주인님도 지금 마력을 다 쏟아부어서 힘드시잖아요! 차라리 제가…”

“아니, 내가 구해줘야만 해.”

나는 그대로 이샤를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로처럼 얽힌 골목에서 이샤를 찾기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소리에 집중하며 골목 사이사이를 계속해서 뛰어다녔다.

그렇게 얼마나 뛰어다녔을까.

“놔! 놓으라고!”

이샤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곧바로 이샤의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렸다. 귀퉁이를 돌자 이샤가 거한들 사이에 누워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미 몇 번 맞았는지 이샤의 얼굴에는 상처가 가득했다. 이미 옷이란 옷은 다 찢어져 있기도 했고.

“크큭… 네년은 얼마나 맛있을지 보자…”

거한 하나가 바지를 내리고 이샤의 보지에 고추를 들이밀었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고추였지만 이샤에게는 그것도 무서운 모양이었다.

“아, 안 돼!”

이샤는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삽입을 거부했다. 하지만 힘으로 찍어누르고 있는 거한 사이를 뚫고 나가기엔 역부족이었다.

“싫어, 싫어! 이런 자지는 싫어! 난 마음에 드는 다른 자지가 있단 말이야!”

이건 또 무슨 소리야.

하지만 지금은 저 말 뜻을 생각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조금만 더 시간을 지체했다간 소중한 이샤의 처녀막을 이름도 모르는 녀석에게 뺏길지도 모른다!

그것도 내가 뚫어야 할 아주 소중한 처녀막을!

나는 그대로 거한들을 향해 자지봉을 뽑고 뛰어들었다.

자지봉을 늘릴 만큼의 마력을 겨우 다시 채운 나는 그대로 자지봉을 늘렸다.

“에잇!!!”

나는 이샤에게 삽입하려 하는 거한의 머리통을 2 미터짜리 단단한 나무봉으로 냅다 내리쳤다.

“으얽!!!”

남자는 그대로 나가떨어졌다. 다른 남자가 내게 무기를 들고 달려와 봤지만 내 찌르기에 복부를 맞고는 무릎을 꿇고 말았다.

나 생각보다 잘 싸우는데?

“괜찮아요, 이샤?”

“저는… 저는 괜찮아요… 하지만 당신이 오면 그 남자는요..?”

“릴리랑 엘리자베스가 있으니 괜찮을 거예요. 일단 이거라도 둘러요.”

나는 내 옷을 벗어 이샤의 중요한 부위를 가려줬다. 이샤는 나름 감동받은 눈치였다.

“구, 구해주셔서 고마워요…”

“뭘요. 자, 그럼 빨리 경비병을 부르러 가죠!”

***

일은 어떻게든 일단락되었다.

흰 수염의 남자와 거한들은 줄줄이 체포되고, 우리도 체포될 뻔했지만 간단한 조사 끝에 풀려날 수 있었다.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조금 기다려야 한다네요. 그 뒤에 우리에게 어떤 보상을 줄지를 결정한다는 것 같아요.”

여관방에 있는 침대에 이샤가 앉으며 말했다. 나도 이샤 옆에 걸터앉으며 릴리에게 물었다.

“릴리, 여러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말이야.”

내가 말하자 이샤도 똑같이 내게 말했다.

“성기 씨, 저도 묻고 싶은 게 있어요.”

“그럼 누가 먼저 물어보는 걸로 할까요?”

“성기 씨가 먼저 하세요.”

이샤의 허락을 받은 나는 바닥에 누워서 쉬고 있는 릴리에게 질문했다.

“대체 왜 상자 속에 있었던 거야?”

“주인님께서 심심할 땐 한 번쯤은 놀아도 된다고 하셨잖아요. 저를 강제로 끌고 가길래 무슨 재밌는 일이라도 시켜주려나 했는데 그대로 상자 속에 들어가고 말았지 뭐예요.”

“그다음은?”

“상자 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들어보니 도시 안으로 간다는 것 같길래 가만히 있었죠. 근데 어디선가 주인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아서…”

“그래서 상자를 뚫고 나왔다?”

“그런 거죠. 저 안 왔으면 어쩔 뻔했어요.”

릴리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어쨌든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었다. 물론 릴리도 추방당할 수도 있지만…

“그럼 이젠 제 차례인가요?”

“네, 이샤. 마음껏 물어봐요.”

“기억나요? 당신과 엘리자베스 양을 처음 만났던 날, 당신은 엘리자베스 양을 알몸으로 엎드리게 한 채로 복도를 걷고 있었죠.”

“네. 그랬죠.”

“거기서 당신은 노예와 동료가 됐다는 말을 했어요. 엘리자베스 양의 각인은 노예 시절 생긴 거라고 말이에요.”

“그런데요?”

“그럼 왜 릴리 양은 주인님이란 말을 쓰고, 같은 각인을 가지고 있는 거죠? 릴리 양도 노예였던 건가요?”

“그게…”

“하지만 릴리 양의 과거사 어딜 들어봐도 노예 각인이 새겨질 만한 일은 없었잖아요.”

윽, 그게 그렇게 되나.

“대답해 줘요. 저 각인의 정체는 무엇이며, 왜 당신이 주인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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