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7화 〉 66화 릴리와 마법사 (2)
* * *
두 마법사는 멍한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나는 가슴을 쿵쿵 두드리며 다시 한번 말했다.
“릴리의 보지는 제 겁니다!”
“그게 대체 무슨 말씀…”
“당신들이 그렇게 막 할 수 있는 보지가 아니란 말입니다!”
내 당당한 태도에 두 마법사는 할 말을 잃고 서로를 쳐다봤다.
“전 다시 릴리를 보러 가야겠어요.”
내가 자리를 뜨려고 하자 남자 마법사 헤켄이 나를 붙잡았다.
“죄송하지만, 말씀드렸다시피 동의하지 않으신다고 해도 검사는 진행됩니다.”
“파티장인 제가 거절해도요?”
“거절하신다면, 마물과 동맹인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헤켄을 노려봤다. 하지만 헤켄은 물러나지 않았다.
“당신이 어떤 말을 하든, 저희는 검사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동의를 구하고자 한 것이 아닙니다.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할 것입니다.”
“대놓고 협박을 하시는군요.”
“최대한 예의를 갖춘 겁니다.”
나와 헤켄이 당장이라도 싸울 듯이 자세를 잡자 옆에 있던 미나가 사이에 끼어들며 우리를 말렸다.
“죄송합니다.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미나가 나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릴리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릴리는 여전히 침대에 누워 끙끙대고 있었고, 이샤가 옆에서 힐을 해주며 간호해 주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 하고 오셨어요? 표정이 안 좋아 보이셔요.”
엘리자베스가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엘리자베스, 이샤, 잠시 나가 있어야 할 것 같아.”
“왜요?”
“릴리의 상태를 조금 더 면밀히 살피기 위해서 몇 가지 검사를 해야 한다는 것 같아.”
“그럼 더더욱 릴리 양의 곁에서 지켜봐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릴리의 손을 잡고 있던 이샤가 내게 물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이샤. 하지만 릴리를 위해서라도 잠시 나가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잠시 나가 있는 정도는 어렵지 않지만, 여전히 이해가 잘 안되네요.”
이샤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두 마법사가 방으로 들어왔다.
“아, 마법사님? 대체 무슨 검사를 하길래 밖에 나가 있어야 하나요?”
이샤는 곧바로 헤켄에게 물었다.
“여성기를 이용하여 검사를 진행할 겁니다.”
헤켄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다. 이샤는 그 말을 듣고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아, 아니, 왜요? 몸 밖에서도 충분히 검사는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도대체 왜요?”
“배려심도 없는 거예요? 여자의 몸을 그렇게 막 다뤄도 돼요?”
옆에 있던 엘리자베스도 강하게 항의했다. 둘 다 같은 여자라서 더더욱 화가 난 모양이었다.
“저희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나가 상황을 이야기하며 설득하려 하자 옆에 있던 헤켄이 막아섰다.
“굳이 설득할 필요 없어, 미나. 여러분께 다시 말합니다. 이건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반대하신다면 무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말도 안 돼!”
이샤가 소리를 빽 질렀다. 얼마나 크게 소리를 질렀는지 주위에 있던 경비병들이 달려올 정도였다.
“그딴 짓을 하려거든 우리를 다 죽이고 해!”
엘리자베스가 칼을 꺼내들었다. 헤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여기 있는 모든 경비병들, 영주님, 그리고 저와 미나를 정말로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이기고 말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지.”
나는 자지봉을 꺼내들고 헤켄을 겨눴다.
“우리가 여기서 죽으면, 너흰 마물을 잡는다는 이름 아래 무고한 사람을 죽인 범죄자들이 되는 거야. 이 성의 영주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겠지.”
“함부로 영주님을 입에 올리지 마라.”
“그 대단한 영주라는 분이 너희가 이러는 걸 알고도 좋아하실까?”
경비병들과 두 마법사, 그리고 우리 파티의 대치 상태는 한동안 이어졌고 결국 영주가 등장하고 말았다.
“이게 무슨 소란이더냐?”
영주가 머리를 쓸어넘기며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별일 아닙니다, 영주님.”
두 마법사는 영주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마물과 관련이 있는지를 검사하려는 과정에서 말다툼이 있었을 뿐입니다.”
“왜 말싸움이 발생했는지 말해 줄 수 있겠느냐?”
나는 곧바로 영주를 향해 달려갔다. 옆에 있던 수많은 경비병들이 나를 향해 무기를 겨눴지만 나는 주저하지 않고 달려가 영주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게 무슨 일이더냐?”
“도와주십시오, 영주님.”
“무슨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이냐?”
“지금 저들이 제 동료를 욕보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욕보이다니?”
나는 내가 들은 사실을 그대로 영주에게 이야기해 줬다. 릴리가 마물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릴리의 성기를 마구잡이로 헤집어놓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이야기해 놓고 보니 사실 그대로는 아니긴 하지만 뭐 어쨌든.
“이 자의 말이 사실이더냐?”
영주가 헤켄에게 물었다. 헤켄은 고개를 저었다.
“저 자의 말에는 과장이 다분합니다. 저희는 필요한 검사 이외에 아무런 행위도 하지 않을 것을 맹세할 수 있습니다.”
“말로만 그렇게 할지는 어떻게 알고?”
나는 곧바로 헤켄을 노려보며 말했다.
“어허, 내가 신뢰하는 마법사들이다. 그들을 욕보이지 말거라.”
영주가 나를 타일렀다. 영주 앞에서 나는 한동안 마법사들과 옥신각신했다. 그 모든 이야기를 듣던 영주는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
“남성기.”
“네, 영주님.”
“그대에게는 정말 미안한 일이나, 이 검사는 반드시 이뤄져야만 하는 것이다.”
“이런 게 어떻게 반드시 이뤄져야만 하는 것..!”
“나도 그 검사를 받았느니라.”
영주의 충격적인 발언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마 자궁을 이용하여 마물의 무언가를 알아내는 검사인 모양이지.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필요한 것만 할 뿐, 여성기를 마구잡이로 다루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리고 헤켄과 미나의 맹세는 믿을 만하다. 헤켄과 미나는 필요한 검사만을 진행할 것이며, 그 이상은 하지 않을 것을 맹세하지 않았느냐.”
영주의 설득 앞에 나는 할 말을 잃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 걱정된다면, 네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될 일 아니더냐.”
“그래도…”
“이번 일에 대한 위로의 보상은 잊지 않으마.”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반대할 수는 없었다. 나는 결국 고개를 숙이고 알겠다고 대답했다.
나는 다시 방 안으로 들어왔고, 이샤와 엘리자베스는 방 밖으로 나갔다. 여전히 두 여자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나는 릴리 근처에 있는 의자에 앉아 두 마법사가 뭘 하는지를 지켜봤다.
두 마법사는 열심히 검사 준비를 했다. 수정구에 마법을 불어넣고, 수정을 가져오고, 릴리가 있는 침대 밑에 마법진을 그리는 등…
“이게 무슨 일이에요..?”
겨우 눈을 뜬 릴리가 내게 물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릴리의 손을 꼭 잡아 줬다.
“별거 아닐 거야, 릴리.”
“이 사람들 지금 뭘 하려는 거예요..?”
“네 몸을 검사해 보겠대.”
“안 돼요..!”
릴리는 아픈 몸을 이끌고 침대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 검사가 어떤 검사인지 아시잖아요..!”
“하지만 검사를 막을 힘이 없었어.”
“저한테 마력을 흘려 넣어 주시면… 탈출할 수 있을지도…”
“그랬다가 이렇게 상태가 안 좋아졌다는 거 까먹었어?”
“그래도…”
릴리도 어지간히 검사를 받기 싫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별 수 있겠는가. 릴리를 다독여주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자, 이제 어느 정도 준비는 끝났습니다.”
헤켄이 마지막 수정을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저는 나가 있겠습니다.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입니다.”
헤켄은 문을 쿵 닫고 밖으로 나갔다. 내가 뭐 씹은 표정으로 앉아 있으니 미나가 내게 다가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
“헤켄 저 사람, 원래 무뚝뚝하고 사람을 잘 못 대해서 그래요. 이해해 주세요.”
“미나는 그런 걸 어떻게 알고 있는 거죠? 헤켄이랑 연인이라도 되나요?”
“연인… 비슷한 관계죠.”
그럼 내 다음 타겟은 너다, 미나. 너를 따먹어서 헤켄에게 복수를 해 주고 말겠어.
그런 내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미나는 내게 친절하게 말했다.
“최대한 안 아프게, 그리고 빨리 끝낼게요. 약속해요.”
미나는 릴리에게 다가가 릴리의 옷을 한꺼풀씩 벗겼다. 릴리는 처음에는 저항했지만 결국 속옷만 남은 차림이 되었다.
“이제 속옷을 벗겨야 하는데…”
“속옷까지 벗길 필요가 있어요?”
“옷에 무슨 마법이 묻어 있을지 몰라서 벗기고 해야 돼요. 하지만 제가 벗기는 건 좀 무례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성기 씨라고 하셨나요? 저 좀 도와주실 수 있으실까요?”
“제가 대신 속옷을 벗기라고요?”
“네. 그 편이 릴리 양한테도 더 편할 것 같아서요.”
속옷을 몇십 번 벗겨 본 나한테 속옷 벗기는 것쯤은 일도 아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릴리의 속옷을 벗겼다.
“주인님… 싫어요…”
릴리가 울먹이며 말했다. 그 모습에 나도 짠해졌지만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자, 그럼 자세를 잡을게요.”
미나가 주문을 외우자 마법으로 된 수갑과 족쇄가 릴리의 몸을 침대에 묶었다.
릴리는 본디지를 당하는 것처럼 다리를 벌려 보지를 보여주면서도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힘 푸세요.”
미나는 릴리의 어깨를 가볍게 톡톡 두드려 주는가 싶더니 스태프 하나를 가져왔다.
잠시 미나가 주문을 읊자 바닥에 있던 마법진에서 빛이 올라왔다. 스태프를 내려놓은 미나는 수정을 가져왔다.
수정은 척 보기에도 꽤 커 보였다. 거의 내가 주먹을 쥔 것보다 살짝 작은 정도?
저걸 릴리의 보지에 넣는다고?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미나에게 다가갔다.
“미나, 꼭 이렇게 큰 걸로 해야겠어요? 다른 수정은 없어요?”
“네… 죄송하지만 이게 제일 작은 거예요.”
“이걸 릴리의 보지에 넣는다고요?”
“보지… 여성기라고 하는 게 낫지 않나요?”
“호칭이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검사에 필요한 과정이에요.”
미나와 대화를 하고 있으니 릴리가 울먹이는 소리가 났다. 고개를 돌려 릴리를 보니 릴리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싫어요… 주인님… 도와주세요…”
“저렇게까지 싫어하는데 꼭 해야겠어요?”
“…”
미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단지 수정을 들고 릴리에게 다가갈 뿐이었다.
“주인님…”
릴리가 마지막으로 내게 애원했다.
“미나, 정말로…”
“죄송해요!”
내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미나는 눈을 꼭 감으며 릴리의 보지에 마나 수정을 가져다 댔다.
그러자 믿을 수 없을 만큼 수정에서 강한 빛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일이죠?”
내가 물었지만 미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심각한 표정으로 수정을 릴리의 보지에서 뗐다.
“무슨 일인지 설명 안 해 주실…”
“기다려요.”
미나는 내 말을 끊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심호흡을 했다. 잠시 뒤 릴리는 수정을 릴리의 보지에 가져다 대는가 싶더니 그대로 릴리의 보지 속으로 수정을 밀어 넣었다.
“흐그으으윽!!!”
릴리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더 이상 릴리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기 싫었던 내가 그만두라고 소리치려는 순간,
수정은 강렬한 빛과 함께 쩌저적 소리를 내며 쪼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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