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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용사의 무기는 암컷타락-120화 (120/157)

〈 120화 〉 119화 ­ 용사의 능력을 보고 놀란 월영

* * *

왕궁 마법사들은 이미 마법진을 연성해놓고 릴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왕궁 마법사들의 로브는 여태 봤던 수수한 로브와는 다르게 화려했다.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마법사 하나가 릴리를 안내했다.

“괜찮을까요..?”

릴리는 살짝 겁먹은 눈치였다. 릴리의 마력샘이 고장 난 건 마왕이 직접 한 일이었고, 그 주박을 풀다가 잘못될지도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괜찮을 거야. 다른 마법사들도 아니고 여왕의 마법사들이잖아?”

릴리를 안심시켜 보려고 해도 릴리는 계속 미세하게 손을 떨었다. 나는 릴리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보지 정화 받아야 개처럼 따먹히지? 안 그러면 오늘부터 자지 압수야.”

“…고맙네요. 제가 들었던 어떤 위로보다 안심이 되는 것 같아요.”

릴리는 웃으며 마법진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릴리를 눕힌 뒤 마법사들은 각자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얼마나 걸릴까요?”

“빨라야 반나절, 길면 하루를 꼬박 써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귀빈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계시지요.”

우리 파티는 시종을 따라 귀빈실로 갔다. 귀빈실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화려한 장식들과 은은한 향기가 나를 맞이했다.

“릴리 양, 괜찮겠죠?”

이샤가 침대에 누우며 말했다.

“릴리 양은 강하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마왕의 저주도 그만큼 강력한 게 문제입니다. 반나절이 넘게 걸리는 정화는 처음 봅니다.”

“릴리가 잘 되기를 기도해 주자고.”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 파티원들도 나를 따라 릴리를 위해 기도했다.

짧은 기도 시간이 끝나고 나는 침대에 풀썩 쓰러져 누웠다.

“일어나세요. 하고 싶은 게 있어요.”

“미안하지만 이샤, 지금은 섹스를 할 타이밍이 아니…”

“누가 섹스하고 싶대요? 물론 그것도 하고 싶은 건 맞지만… 저 왕궁을 구경해 보고 싶어요. 왕궁에 오는 건 처음이거든요.”

“저도요! 저도요!”

이샤와 엘리자베스는 왕궁을 구경할 생각에 한껏 들떠 있었다.

“월영은 왕궁 구경 안 해도 괜찮아?”

“아, 저는 영주님을 호위하며 몇 번 와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럼 엘리자베스랑 이샤 둘이 갔다 와. 무턱대고 돌아다니면 안 되니까 시종에게 안내를 부탁하는 거 잊지 말고.”

“네! 그럼 저희 다녀올게요!”

엘리자베스와 이샤는 방실방실 웃으며 귀빈실에서 나갔다. 나와 월영만 남은 상황에서 월영이 내게 먼저 말을 걸었다.

“성기 님. 혹시 영주님과 무슨 대화를 하셨습니까?”

“그건 비밀이야.”

“소음 차단 마법까지 쓸 정도로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바로 말씀해 주시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습니다만, 궁금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도 안 돼.”

나는 눈을 감고 영주가 했던 말을 다시 떠올렸다.

‘힘으로 취할 생각이더냐?’

‘나를 위해서라도, 그리고 그 아이를 위해서라도 그러지 않으면 안 되겠느냐?’

다시 생각해도 참 착한 영주다. 내가 월영을 어떻게든 범할 것을 미리 알고 힘으로 처녀를 가져가는 것을 제지했으니.

하지만 월영과 둘만 남겨져 있으니 월영과 섹스하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런 내 속마음을 모르는 월영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나를 쳐다봤다.

“월영, 배고프지 않아?”

“약간 허기가 지긴 합니다.”

“그럼 밥 달라고 하자. 분명 왕궁이니까 좋은 음식이 나올 거야.”

나는 시종을 불러 식사를 주문했다. 시종은 곧바로 식사를 대령하겠다고 말하고 어딘가로 뛰어갔다.

용사인 게 편하긴 하구먼. 식사가 귀빈실에 도착하길 기다리는 동안 잠이나 자야겠다.

“저는 몸을 씻고 오겠습니다.”

“응? 그냥 여기 있는 욕조에서 씻지그래.”

“하지만 성기 님이 계시지 않습니까.”

“뭐 어때, 우린 이미 서로의 알몸을 본 사이잖아?”

“그렇다고 해서 부끄러움이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그때 일은 웬만하면 꺼내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월영은 그냥 여기서 씻으라는 내 말을 극구 거절하고 다른 방으로 씻으러 갔다. 방 안에 혼자 남겨진 나는 월영의 알몸을 떠올렸다.

잘 익어 있는 유두와 깔끔한 음모. 옷을 벗어서 더 잘 보이는 11자 복근과 탱탱한 허벅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발기가 멈추질 않았다.

‘질질 끌 필요 없지. 어떻게든 당장 월영을 따먹어야겠어.’

이샤와 엘리자베스가 없는 지금이야말로 기회다.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서 옷을 벗고 귀빈실에 있던 욕조로 들어갔다.

뜨끈한 물이 온몸의 긴장을 풀어준다. 게다가 고급스러운 입욕제까지 있으니 남부러울 것이 없었다.

그렇게 몸을 씻고 있으니 월영이 들어오다 깜짝 놀랐다.

“죄송합니다. 다른 방에 가 있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어.”

“성기 님은 자신의 것을 보여주는 데 부끄러움이 없으신 겁니까?”

“이걸 부끄러워한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내 자지가 얼마나 자랑스러운 자지인데.”

“그렇습니까…”

“하긴, 월영은 다른 남자의 자지를 가까이서 본 적이 없으니까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모르겠구나?”

욕조에서 몸을 일으키자 물이 내 자지를 타고 뚝뚝 떨어졌다. 월영은 곧바로 수건을 내게 건네줬다.

“고마워.”

“별말씀을.”

수건으로 몸을 닦은 나는 그대로 침대로 가서 누웠다.

“옷은 안 입으시는 겁니까?”

“응. 할 게 있어서.”

“그게 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뭐긴 뭐야, 사랑의 교미지.

“월영, 이리 와서 앉아 볼래?”

내가 침대 옆구리를 툭툭 치며 말하자 월영은 잠시 주저하다가 내게 다가와 침대에 걸터앉았다.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어.”

“무엇입니까?”

“내 수련을 도와줬으면 좋겠어.”

“검술 수련 말씀이십니까, 아니면 마력 수련 말씀이십니까? 검술은 이런 곳에서 하기는 무리지만, 마력 수련이라면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아니, 둘 다 아니야.”

나는 상체를 일으켜 침대 끝에 등을 기댔다.

“용사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거 알고 있어?”

“들어본 적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직접 본 적은 없습니다.”

“그럼 내 능력을 보여줄까?”

“궁금하던 참이었습니다.”

나는 정신을 집중해 상태창을 켰다.

“자, 한번 읽어 봐.”

월영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내 상태창을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서서히 월영의 얼굴에 당혹감과 경악이 피어났다.

“이, 이게 뭡니까?”

“뭐긴 뭐야. 내 능력이지.”

“저를 놀리시려고 가짜 상태창을 띄우신 게 아닙니까? 정말이지 짓궂으십니다.”

“가짜 상태창? 그런 거 만들 줄도 몰라. 나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 거야.”

“이런 능력은… 정말 생각도 못 했습니다…”

월영은 심히 놀란 눈치였다. 하긴, 용사의 능력이 암컷타락과 말자지인 걸 보면 누구든 그럴 수밖에 없나.

“그나저나, 수련을 도와달라고 하신 것은..?”

“응. 나 월영이랑 섹스하려고.”

“절대 안 됩니다!”

월영은 곧바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왜 그래?”

“제가 묻고 싶은 말입니다. 그런 희롱은 멈춰 주십시오.”

“하지만 월영이 나를 도와주지 않으면 내가 곤란해지는걸?”

“섹스라면 다른 분들과 하시면 되지 않습니까.”

“하지만 내 능력은 새로운 사람과 섹스를 해야만 강해져.”

이건 사실이다. 여태 릴리나 엘리자베스, 이샤와 많이 섹스했음에도 불구하고, 능력이 증가했다는 소리는 처음 섹스할 때밖에 들려오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저는 못합니다.”

“월영이 자꾸 그러면 곤란해질 사람이 한둘이 아닌데…”

“제가 섹스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곤란해질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나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청산유수로 말을 이어나갔다.

“일단 내가 곤란해져. 용사라면 능력을 갈고닦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면 용사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거나 다름없지.”

“그 능력을 갈고닦지 않아도, 마력과 검술을 단련한다면 용사로서의 할 일을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두 번째로 월영이 곤란해질 거야. 용사인 내가 능력이 부족해 패배하고 만다면, 월영도 좋은 꼴로 살아나가긴 힘들 테니까. 어쩌면 릴리처럼 마물들에게 범해지는 신세가 될지도 모르지.”

“그것 또한 마력과 검술을 갈고닦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지 않습니까.”

“이 나라의 백성들도 곤란해질걸. 용사가 마왕에게 당한다면 남은 건 죽음뿐일 테니까.”

“애초에 그 능력을 갈고닦으면 마왕을 이길 수 있는 겁니까?”

월영이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야 당연하지.”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는 묻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성기 님과 섹스하는 것에 여전히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응, 나도 네가 동의하지 않을 줄 알고 있었어. 그래서 비장의 수를 남겨놨지.

영주가 한 말이 다시 머릿속에 떠오른다.

‘월영은 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아이다. 나를 위해서라면 말이지…’

“아직 곤란해지는 사람이 한 명 남았어.”

“그게 누구든…”

“검사들의 도시의 영주.”

월영의 눈썹이 눈에 보일 정도로 꿈틀거렸다. 결정타가 되겠다고 생각한 나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영주는 월영이 내게 도움이 되기를 바랐어.”

“이런 방법 말고도 당신을 도울 방법은 많습니다.”

“하지만 월영이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면 나도 영주에게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어. 월영이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고 말이야.”

“그러니까 도움의 방법이 그것밖에 없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역시, 영주 이야기가 나오니까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영주뿐만 아니라 여왕에게도 사실대로 말해야겠지. 그 영주가 보낸 조력자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그럼 영주는 여왕에게 어떻게 보일까?”

“…”

“여왕의 미움을 사는 정도면 다행이고, 어쩌면 영주 직을 박탈당할지도 몰라.”

“겨우 그 정도로 영주 직을 박탈당할 일은 없을 겁니다.”

“내가 영주가 일부러 나를 방해했다고 여왕에게 말한다면 어떨까?”

“저를 협박하시는 겁니까?”

“협박이라… 나는 그저 사실을 말한 것뿐인데.”

월영의 표정이 굳어졌다. 월영도 알고 있을 거다, 내가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만에 하나 진짜로 그렇게 된다면? 영주에게 잘 보이려던 계획은 엉망이 되고, 오히려 영주가 잘못되면 영주에게 미움을 살 수도 있겠지.

물론 내가 아는 영주는 겨우 그런 것으로 월영을 미워할 사람은 아니지만, 감정적이 된 월영이 과연 그런 것까지 생각할 수 있을까?

“선택은 네 몫이야, 월영. 나를 도와주든가, 아니면 영주를 곤경에 처하게 하든가.”

내 말에 월영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잠시 동안의 침묵 뒤, 월영이 입을 열었다.

“제가 성기 님을 도와드리면… 그럼 영주님은 곤경에 처하지 않으셔도 되는 겁니까?”

“그렇고말고. 오히려 월영이 나를 잘 도와주면 자연히 월영을 소개해 준 영주도 좋은 평가를 받게 되겠지.”

월영이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하겠습니다.”

“잘 안 들려.”

“성기 님과 섹스, 하겠습니다.”

“그럼 빨리 옷 벗어. 이샤와 엘리자베스가 오기 전에 끝내야지? 아니면 섹스하는 걸 이샤와 엘리자베스에게 보여주고 싶은 거야?”

월영은 원망 가득한 눈으로 나를 노려보며 옷을 한꺼풀씩 벗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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