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 ‘딸감’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뜻이 절대로 아닙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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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감’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뜻이 절대로 아닙니다 (3)
던전에 들어가기 전.
나는 아무도 없는 구석으로 향했다.
이쯤이면 사람들이 그 쪽팔린 메시지를 볼 수 없겠지.
[사정 후 많은 시간이 지나 현자 타임 버프 발동이 불가능합니다.]
현자 타임 버프.
싸고 나면, 버프를 받아 강해진다.
그러나 지금은 싼 직후가 아니라서 버프 발동은 불가능했다.
[사정 점수를 계산하시겠습니까?]
그런데도 이 같은 메시지가 떴다.
버프를 받든 말든 그 좆 같은 보고서를 봐야 한다는 것 같아서 몰래 구석탱이로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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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 보고서☆★]
[나의 만족도: ♥♥♡]
[나의 피로도: ♥♥♥♥]
[파트너의 만족도: ♡]
[파트너의 피로도: ]
[사정 평가]
새로운 취향에 눈을 떴다!
딸감이 꼴리지 않아 발기가 한 번 풀렸다…….
너무 많은 피로가 쌓였다…….
딸딸이가 제법 즐거웠다.
내 딸감이 전장을 지배했다!
내 딸감은 전혀 즐거워하지 않았다…….
딸감의 동의 없이 얼굴과 몸에 사정했다!
[사정 점수: 1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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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보다 만족도가 조금 올랐다.
사정 평가에서도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그리하여 사정 점수가 좀 높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13점이면 낮은 숫자 같았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파트너의 만족도’ 부분에 하트가 박혀 있던 것이다.
하트 반 개니까 턱없이 낮은 수치이긴 하지만, 지난번에는 분명 아예 없었다.
내 딸딸이에 세연이가 만족했을 리가 없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지금은 분명히 하트가 있었다.
설마 세연이가 내 딸딸이를 보며 조금 흥분했다는 뜻인가?
[사정 점수가 10점을 넘었습니다.]
[현자 타임 스킬, ‘정액 딱총’이 개방되었습니다.]
[본 스킬은 사정 점수가 10점을 넘어섰을 때, 현자 타임 버프가 유지되는 동안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점수가 올라서 그런 건지, 스킬까지 부여받았다.
정액 딱총이라.
이름만으로도 쓰레기 같은 냄새가 풀풀 풍기는 스킬이네.
현타 버프가 유지되는 동안만 사용할 수 있다는 걸 보니, 상시 사용 가능한 스킬은 아닌 듯했다.
그래도 어떤 스킬인지는 알아둬야겠지.
설명을 자세히 확인하려는 찰나.
“이진현.”
“히이이익!”
뒤에서 세연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황급히 상태창을 치워 버렸다.
“반응이 왜 그래? 야동 봤냐?”
“여기 그런 게 있겠어?”
“하긴. 스마트폰도 안 되니까……. 그건 그렇고, 배후신한테 말 없었어?”
배후신?
아, 칭호 얘긴가?
“어. 다른 애들한테도 물어보니까 대기실에서는 배후신이랑 말 못하는 것 같더라.”
“환장하겠네 진짜……. 이거 어떡할 거냐고.”
자신의 머리 위를 가리키는 세연이.
[★☆하급 딸♡감이 되어 동료를 구한 김세연☆★]
저급한 칭호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얘기해도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어.”
“넌 소설 많이 읽어서 이런 상황에 익숙하다며. 난 상태창이란 것도 네가 말해서 알았다니까? 그 소설에 칭호 없애는 법은 안 나와 있었어?”
칭호를 없애는 법?
그건 소설마다 너무 제각각이라서 말이지.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있었다.
“아마 새로운 칭호를 얻으면 사라질 거야.”
“새로운 칭호는 어떻게 얻는 건데?”
“네 배후신한테 물어봐야지. 내 배후신이 줘봤자 ‘고급 딸감이 되어 무쌍을 찍은’ 같은 칭호나 줄 텐데.”
“이씨. 쪽팔려 진짜…….”
얼굴에 수심이 가득해 보였다.
저런 칭호를 달고 다닌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그나마 세연인 여자라서 망정이지, 남자인 내가 저런 걸 달고 있었다면 아마 모든 여자에게서 경멸 200%의 시선을 받았겠지.
근데 그건 나름 장점일지도……?
쓸데없는 상상을 하고 있는데, 세연이가 어깨를 들썩였다.
마치 우는 사람처럼.
그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풉. 뭐하냐 너? 웬 연기?”
“…….”
도발에도 고개를 푹 숙인 채 꿋꿋이 열연을 펼치는 세연이.
나는 그녀의 고개 밑으로 얼굴을 쑥 들이밀었다.
“야. 우냐?”
“……꺼져.”
또르륵.
세연이의 매끈한 턱선을 타고 투명한 눈물이 톡 떨어졌다.
시발.
진짜 우네.
갑자기 왜 울어?!
누가 걸레라고 놀렸나?
“그…… 세연아. 미안해. 울지마. 넌 잘 싸우니까 금방 새로운 칭호를 얻을 수 있을 거야. 좋게 좋게 생각하자고. 대기실에서 봤잖아? 아무도 칭호 없더라! 네가 그만큼 대단한 일을 한 거야! 뭐가 됐든 동료를 구해냈다는 게 중요한 거 아니겠어?!”
위로 이렇게 하는 거 맞냐?
씩씩하던 세연이가 눈물을 보이니 적잖이 당황스러운 게 사실이었다.
사실 던전 안에서는 세연이에게 많이 의존했었는데, 지금껏 너무 장난식으로만 대하긴 했지.
“칭호 때문에 우는 거 아니야.”
“그럼 왜 우는데?”
옷 소매로 눈물을 슥슥 닦은 세연이.
호흡을 진정시킨 그녀가 나를 바라보았다.
붉어진 눈시울의 세연이는 평소보다 청순가련해 보였다.
내 앞에서 이런 애가 울고 있으니, 엄청난 대역죄인이 된 기분이다.
“고블린 킹이 나 겁탈하려고 했을 때…… 그때 왜 너 다시 섰어?”
“…….”
망가 내용이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그만 서 버렸어.
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대체 어떤 미친놈이 친구가 괴물에게 강간당하게 생긴 상황에 망가를 떠올려?
근데 그게 나다.
“넌…… 내가 강간당하는 게 좋아?”
“그럴 리가 없잖아.”
세연이에게 큰 실수를 했다는 생각이 들자, 지금까지의 언행이 후회되기 시작했다.
아무리 살기 위해서라지만 친구 보고 ‘젖탱이 좀 까보든지.’라고 말하는 건 좀 심했지.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쓰레기 같은 생각을 하며 고추를 세웠고,
바로 이 고추 녀석 덕분에 우리 셋 모두 살아 있는 것이다.
그러니 내 행동이 후회스러울지언정,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미안해 세연아. 네가 겁탈당할 뻔한 거 보고 세워서 진짜 미안해. 근데 어쩔 수 없었어. 그 와중에 세워야 한다는 게 나도 현타가 와서 진짜 싫었는데, 그래도 널 살리려면 그 방법밖에는 없었어.”
“나도 아는데…… 난 네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혼란스러워서…….”
“난 네가 불행하기를 바라지 않아. 네가 당하고 있을 때, 그걸 보면서 자위해야 했을 때, 기분이 너무 안 좋았어.”
이건 진심이다.
내 고추는 생각이 다르겠지만.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아니야. 당연한”
내가 말을 마치기 전이었다.
세연이가 내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등에서 느껴지는 세연이의 손길.
그녀가 내게 안긴 것이다.
순간 사정 보고서가 뇌리를 스쳤다.
[파트너의 만족도: ♡]
별안간 생겨난 하트 반 개.
입으로는 싫다고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면서도, 그녀 역시 아주 조금은, 발톱 때만큼은 딸감이 되는 것을 즐겨 버린 게 분명했다.
어쩌면 그건 나에 대한 호감이 아닐까?
나는 세연이를 가볍게 안았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이건 딱히 그린라이트라고 할 수는 없었다.
원래 친구 사이에 위로하다 보면 가볍게 포옹 정도는 할 수 있는 거잖아.
물론 나는 처음 겪는 거고, 드라마 보면 그러던데?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세연이의 푹신한 살결이 느껴졌다.
특히 가슴.
나의 갈비뼈를 부드럽게 압박하는 가슴의 촉각이 진짜 미친 듯이 꼴렸다.
은은하게 풍겨오는 꼬릿한 머리 냄새는 마치 페로몬이라도 되는 양 나를 자극했다.
결국 벌떡 서버린 내 주니어가 세연이의 허벅지에 닿아 버리고 만 것이다.
“…….”
움찔하는 그녀.
나의 본능을 느낀 것이다.
“흐흠.”
그녀는 어색하게 기침을 하며 내게서 떨어졌다.
기분 나쁨과 부끄러움 사이에 있는 어떤 반응이었다.
민망하다.
일단 화제를 돌리자.
“근데 세연이 너 왜 나랑 다시 파티해준 거야? 아까 보니까 인기 많던데.”
“인기 많은 게 하루 이틀이냐.”
“갑자기 재수없어지네.”
“우리보다 강한 사람들도 있더라. 레벨이 벌써 5인게 말이 돼?”
현재 우리의 레벨은 3.
5레벨이 같이 가자고 했다면 제법 솔깃했을 법도 한데.
“그런데 왜 같이 안 갔어?”
“뭐 때문이겠어?”
내 물음에 세연이가 손가락으로 머리 위를 가리켰다.
“네가 마킹해놨잖아. 그러니까 제대로 책임져라.”
마킹?
책임?
이거 프로포즈인가?
“책임지라는 건…… 나, 나랑 너랑…… 뭐, 이렇게…… 같이 계속 함께하자는…… 그런 뜻?”
“너 또 이상한 생각했지?”
책임지라는 말에 어떻게 이상한 생각을 안 해?
그거 임신한 여주인공 단골 대사잖아?
“이거 지울 방법 알아내라고!”
“아, 오키.”
임신한 여사친을 책임지는 것보단 업적 지우는 게 쉽지.
그때, 멀리서 스윗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연아! 이진현! 얼른 와! 시간 됐어!”
곧 탑 2층으로 이동할 시간이 된 모양이었다.
우린 성훈이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박건우와 그의 여친과도 처음 인사했다.
“형. 오랜만이네요.”
“그래 진원아. 반갑다.”
“진원 아니고 진현이에요.”
“아, 미안미안. 내가 사람 이름을 잘 까먹어.”
생글생글 웃으며 넉살을 부리는 박건우.
여자애들 이름은 귀신 같이 기억하던데?
하여튼 정이 안 가는 인간이다.
그 옆에 있던 여자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안녕하세요. 송다희라고 해요.”
“안녕하세요…….”
알파메일 박건우의 여친, 송다희.
세연이의 복수를 위해 NTR의 대상이 될 그녀였다.
1초가 채 되지 않는 사이에 그녀의 얼굴과 몸매를 스캔했다.
그 결과는…….
우효~ 초미소녀 겟또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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