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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딸감을 자처한다-14화 (14/74)

〈 14화 〉 벽에 끼인 여자를 도와줍시다 (5)

* * *

벽에 끼인 여자를 도와줍시다 (5)

“하으읏.”

세연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기분 좋은 쾌감이 몸을 덥힌 탓이다.

양손검의 뭉툭한 손잡이에 정이 들 정도였다.

이진현의 섹스를 보고 있을 때부터 젖어 버린 팬티.

손잡이가 그 위를 점점 더 빠르게 자극했다.

팬티는 이진현의 섹스를 보고 있을 때부터 젖어 있었다.

“하아……. 나보고 딸딸이 쳐……. 계속 쳐 변태 새끼야……. 흐으응……♡”

그러나 손잡이로 줄 수 있는 쾌락은 한계가 명확했다.

아무리 자위 기구처럼 생겼다고 해도, 결국 넣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일.

‘손가락만 살짝 넣을까……?’

여전히 배후신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세연이 팬티를 살짝 내려 보지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그때.

등골이 오싹하며 닭살이 오소소 돋아났다.

[마녀 사냥꾼이 두 눈을 의심합니다.]

“!”

갑작스러운 배후신의 등장.

너무나 놀라 어깨를 들썩인 세연이었다.

[마녀 사냥꾼이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냐 추궁합니다.]

“…….”

세연은 표정부터 굳혔다.

사실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미리 준비를 해 게 있었다.

[마녀 사냥꾼이 설마 자위를 하고 있었던 것이냐 추궁합니다.]

“아닌데요?”

바닥에 둔 수통을 번쩍 들어 올린 세연.

그녀가 당당하게 말했다.

“씻고 있었어요. 저는 제 소중한 부분을 늘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거든요. 순결을 지키자는 저만의 의식이랄까요?”

[마녀 사냥꾼이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칩니다.]

[마녀 사냥꾼이 당신의 순결성을 높게 평가합니다.]

배후신은 세연의 말에 홀랑 넘어간 듯했다.

‘다행이다…….’

세연이 바지를 올렸다.

손과 검 손잡이를 깨끗이 씻은 그녀가 발걸음을 옮겼다.

‘근데 순결 지키는 거랑 자위랑은 상관없지 않나?’

문득 억울해지는 세연이었다.

*

박건우의 제안에 따라 다 같이 힘을 합쳐 벽을 부숴보려고 했다.

하지만 벽이 너무 견고해서 실패했다.

우리가 힘을 얻게 되었다고는 해도, 아직은 인간의 범위 안에 있다.

오함마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날붙이 따위로 벽돌 벽을 허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결국 내일 다시 고민해 보기로 하고, 우리는 잠자리에 들었다.

벽에 끼어 있는 송다희를 생각한다면 한시라도 빨리 2층을 공략하는 게 좋겠지만, 무수면 상태로 싸우는 건 너무 위험했다.

“도저히 너랑은 한 방에서 못 자겠다. 나랑 다희 둘이 자게 해줘. 다희도 허락한 거니까.”

NTR 플레이어가 된 박건우의 부탁이었다.

딱히 기분이 나쁘다거나 걱정되지는 않았다.

이제 둘이 뭐 어떻게 되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다.

박건우도 송다희도 둘 다 질려 버렸거든.

우리는 복도 건너편의 다른 방에 모여서 자기로 했다.

적당히 거리를 유지한 채 딱딱한 바닥에 누웠다.

“커허어어엉­”

성훈이는 뒤통수가 닿은 지 10초 만에 코를 골기 시작했다.

시발. 코 막아버릴까.

“개시끄럽네…….”

“그러게.”

혼자 중얼거린 거였는데, 뜻밖에도 세연이가 대답했다.

화장실 다녀오고서 한마디도 안 하던 애가 갑자기?

“김세연. 너 삐져 있는 거 아니었어?”

“안 삐졌는데?”

“아까 나보고 변태 쓰레기라며. 말도 계속 안 하고.”

“……그냥 좀 충격적이어서 그랬어.”

충격적이라.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난데없이 야외 섹스하고 있는 동기의 모습을 봐야 했으니, 혼란스러웠을 수도 있지.

근데 그렇게 따지면 내 쪽이 더 충격이 크거든.

“그걸 보여줘야 하는 내 입장도 좀 생각해 봐.”

[마녀 사냥꾼이 고개를 젓습니다.]

[자신의 플레이어는 너무나 순결해서, 충분히 충격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귀축 용사가 비웃습니다.]

[눈 좀 똑바로 뜨고 김세연의 얼굴과 몸매를 보라고 말합니다.]

[저런 외모로 어떻게 순결을 지켰겠느냐 묻습니다.]

나도 비슷한 생각이긴 한데…….

왜 저 변태 배후신이 말하니까 기분이 나쁘지?

꼭 세연이가 돼지 오타쿠에게 희롱당하는 걸 보고 있는 기분이다.

[마녀 사냥꾼이 그 더러운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귀축 용사가 어쩔 거냐고 묻습니다.]

[마녀 사냥꾼이 후회하게 될 것이라 이릅니다.]

[귀축 용사가 혓바닥을 내밀어 허공을 핥습니다.]

[귀축 용사가 한손으로 동그라미를 만들고 손가락을 넣고 빼기를 반복합니다.]

[귀축 용사가 골반을 흔들어댑니다.]

[귀축 용사가 ‘섹스’라고 소리치며 신음합니다.]

[마녀 사냥꾼이 격분합니다!]

[배후신으로서 체통을 지키라 호통칩니다!]

[껍질 기사가 얼굴을 붉힙니다.]

[썩 나쁘지 않은 춤사위라고 중얼거립니다.]

글씨만 봤는데 기분 더러워졌어…….

대체 귀축 용사는 뭐하는 놈일까.

그때, 세연이가 돌아눕더니 조용히 내 이름을 불렀다.

“이진현.”

“왜?”

“나한테는 그거 하지 마.”

“그거가 뭔데.”

“삽입 버프…….”

어쩐지 불쌍한 눈을 하고 있는 그녀.

나랑 섹스하는 게 그렇게도 싫은 걸까?

“당연하잖아. 송다희도 어쩔 수 없어서 한 것뿐이라고.”

“그러니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돼도 나한테는 하지 마.”

“그럼 그냥 죽겠다고?”

“나 무섭단 말야…….”

평소 말투가 걸걸하고 기가 센 세연이였다.

소녀 감성을 뒤집어쓴 그녀의 모습은 썩 낯설어서, 어쩐지 전혀 다른 여자애처럼 느껴졌다.

예쁘고 순한 여자애.

아무것도 몰라서 내가 지켜줘야 할 것 같은 여자애.

나는 그 예쁜 여자애에게 물었다.

“너 진짜 처녀야?”

“…….”

다시금 가늘어지는 세연이의 눈.

내게 뻐큐를 날린 그녀가 휙 뒤돌아 누웠다.

[마녀 사냥꾼이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고 질책합니다.]

[딱 봐도 순결성 높은 처녀이지 않느냐 반문합니다.]

과연 세연이는 정말 처녀일까?

남자들이 저런 애를 24살이 되도록 가만뒀다고?

쟤 분명 남친도 있었을 텐데?

반응을 보면 진짜 처녀인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너무 쉽게 믿어서는 안 된다.

나는 웹소설 주인공에 빙의하여 추리를 시작했다.

역시…… 그런 건가?

마녀 사냥꾼이라는 배후신은 유니콘 같은 신.

김세연이 처녀가 아니라면 개 같이 버리는 걸 넘어 화형 시켜 버릴 기세였다.

힘의 원천인 배후신에게 버림받으면 플레이어는 죽은 목숨.

때문에 세연이는 고도의 연기를 펼치고 있는 거다.

배후신에게 사랑받기 위한 혼신의 처녀 연기를…….

나 천잰가?

알 거 다 알면서 나를 변태로 모는 김세연이 괘씸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연이는 내 친구이고, 좋은 딸감이기도 하니, 적당히 속아주는 척은 해주기로 했다.

*

그날 새벽.

모두가 잠에 든 것을 확인한 박건우가 벽에 끼인 여자친구의 앞으로 향했다.

‘다희 골반이 이 정도였나?’

질린다고 생각했던 여자친구가 오늘따라 예뻐 보였다.

물론 보이는 건 하반신뿐이었지만.

“흐음…….”

축 늘어져 있는 다희.

벽에 낀 자세가 불편했는지, 자면서도 신음을 흘렸다.

철컹­

건우는 그 앞에서 벨트를 풀고 바지를 벗었다.

한국형 금태양의 우람한 자지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송다희. 넌 내 거야. 너랑 마지막으로 섹스한 남자는 나여야만 해.’

건우가 다희의 치마를 내렸다.

많이 피곤했는지 다희는 불편한 자세였음에도 깨지 않았다.

건우는 그대로 팬티까지 내린 후 자지를 비비기 시작했다.

전혀 젖어 있지 않아서 느낌이 뻑뻑했다.

이대로 박으면 건우의 고추도 아프겠지만, 다희는 정말 많이 아플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고통을 신경 써줄 생각 따위는 없었다.

‘이건 나를 두고 다른 남자와 섹스한 것에 대한 징벌이니까……!’

꾸욱……!

자지를 억지로 눌러 넣었다.

벽에 끼인 채 자고 있던 다희는 난데없는 자궁 찌르기에 화들짝 놀라 깼다.

“흐엑?!”

“하아. 다희야. 깼어?”

“오, 오빠?”

건우가 천천히 엉덩이를 흔들었다.

다희가 어서 느껴 보지를 적실 수 있도록,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간지럽히기도 했다.

찌걱. 찌걱…….

“대체 뭐하는 거야 오빠? 아흑…… 나 아파!”

“뭐냐니. 섹스하지. 왜? 이진현 그 새끼랑은 해도, 나랑은 못 하겠어?”

“아파. 아프다고……!”

“우리 다희. 탑에 들어오더니 바깥 세상 기억은 다 잊었어? 다희는 누구 거지? 응? 다희 보지는 누구만 쓸 수 있지?”

“오빠. 개소리 말고 당장 빼! 너무 아프다고!!”

“말하라고 노예 년아! 네 보지가 누구 건지 말­”

“아악!”

퍽!

“컥……!”

참다못한 다희가 뒷발차기로 건우를 차버렸다.

고추를 발딱 세운 채 바닥을 구르는 박건우.

그의 인생에 이렇게 굴욕적인 순간이 또 있었을까?

아마 여친이 질싸당하는 걸 무력하게 바라본 것 다음일 것이다.

“이진현이랑 할 때는 기분 좋아서 앙앙거려놓고, 나는 발로 걷어차 버려?”

“아니, 오빠가 갑자기 넣으니까…….”

걷어차인 것도 빡쳤지만, NTR 당했다는 생각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끓어올랐다.

지금껏 NTR을 하면 했지, 당한 적은 없었다.

그것도 이진현 같은 찐따에게 당하다니!

“이 걸레 같은 년아!”

“오, 오빠. 지금 나보고 걸레라고 한 거야?”

“그래 씨발! 남친 앞에서 딴 남자가 질싸하도록 두는 게 걸레가 아니면 뭔데?!”

“그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잖아! 오빠야말로 이상한 거 알아? 어떻게 여친이 벽에 끼어서 아무것도 못 하고 있는데 잠자는 동안 섹스를 하려고 해? 진짜 세연 씨 말처럼 대가리에 그거밖에 없는 거야?!”

“뭐 이 걸레년아? 너 말 다 했어?”

“아직 할 말 많거든 양아치 새끼야! 너 내 친구랑 같이 3인플할 때 왜 나한테는 안 박고 유정이한테만 박았냐? 유정이 보지가 그렇게 좋았어? 그럼 걔랑 사귀어 개자식아!”

“안 그래도 너 빼놓고 세 번이나 만나서 떡쳤다!”

“뭐? 이런 씨발……. 유정이 그거 완전 썅년 아니야?!”

말싸움의 불씨는 순식간에 대형 화재로 번졌다.

욕은 기본.

과거사를 들추어 서로를 공격하기 바빴다.

“좀 제대로 씻고 다녀! 니 자지 빨 때마다 냄새 존나 나서 토할 뻔한 거 참느라 나 이제 토컨 달인 됐어!”

“너야말로 입 냄새 존나 나거든 걸레야?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양치를 하라고! 입에 향수 쳐뿌리지 말고!!”

“이 양아치 새끼. 너 어딨어? 걸리면 뒤져!!”

“뭐. 또 발로 차려고? 벽에 끼어 있는 주제에 잘도 차겠네. 차 봐! 차 봐 씨발련아!”

벽에 끼어 있는 다희가 불리한 상황.

잔뜩 약이 오른 그녀는 선을 넘다 못해 선을 두들겨 패고 불태운 뒤 나무에 걸어 전시해 버렸다.

“니 좆 존나 허접했어! 알아? 우리 진현 오빠 자지가 훨씬 기분 좋더라!”

“뭐…… 뭐라고?”

자지력.

그것은 남자의 자존심.

평생을 금태양으로 살아온 건우에게 좆이 허접하다는 말보다 심한 욕은 없었다.

“…….”

살의를 품은 건우가 조용히 다희의 엉덩이 앞으로 왔다.

그리고는.

짜악­

손바닥 풀스윙으로 커다란 엉덩이를 때렸다.

“아악! 미친놈아!”

“미친놈? 넌 좀 더 맞아야겠다.”

건우는 다희의 다리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밀착하고서는 양손으로 엉덩이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짝! 짝! 짝!

손바닥과 엉덩이가 만드는 찰진 하모니.

두들기다 보니 묘한 쾌감과 함께 리듬감이 느껴졌다.

무의식중에 교회 밴드부에서 드러머로 활동했던 건우의 특기가 발현된 것이다.

투두둥­ 투두둥­

“미친 새끼야! 내 엉덩이로 리듬 타지 마!!”

“악기가 말을 하네?”

투다다다다다다닷 짜­악!

“끄흣!”

풀스윙 심벌을 때릴 때마다 엉덩이에 맺힌 땀이 역동적으로 튀어 올랐다.

다희의 신음은 추임새가 되어 리듬의 흥겨움을 더했다.

‘존나 재밌다. 이걸 왜 지금 처음 해보지?’

몸으로 박자를 타며 엉덩이를 때려대니, 쌓여 있던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듯했다.

“어때? 존나 잘 치지? 박자감 개쩔지?”

“멈춰! 오빠! 멈추라고!”

“안 멈춰. 오늘 밤새도록 네 엉덩이로 리듬 탈 거야.”

“그게 아니라! 괴물이 나타났다고!!”

“?”

크오오오­

어딘가 이질적인 괴성.

이건 고블린의 울음소리가 아니었다.

“오빠. 괴물이 존나 커……. 무슨 헬창 같애…….”

“다, 다희야? 검 들고 있지?”

“어……. 근데 나 못 이길 것 같아. 어떡해…….”

참교육도 애정에서 우러나오는 법.

방금 전까지 엉덩이를 때려대고 있었지만, 다희가 죽는 건 싫었다.

그것도 이렇게 싸운 직후에 죽는다면, 건우는 평생 죄책감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었다.

“오빠. 내가 어떻게든 버텨볼 테니까…… 빨리 가서 진현 오빠 좀 깨워 와.”

“뭐?”

“이거 버프 없으면 못 이겨. 진짜 제발 부탁해. 응? 나 죽는 건 오빠도 싫잖아. 그치……? 꺅!”

“아, 알겠어! 잠시만 기다려!!”

고민할 시간도 없었다.

다희의 비명이 들려오자, 건우는 반사적으로 달리고 있었다.

“이진현! 이진현! 일어나 봐! 이진현!!”

“아으음…….”

“진현아! 정신 좀 차려 봐! 큰일 났어!”

“왜요…….”

눈을 비비적거리며 일어나는 진현.

큰 소리에 세연이도 깨어났다.

“다, 다희가! 다희가 공격받고 있어! 네 도움이 필요하대!”

“제 도움이요? 뭘 어떻게 도와달라는 거예요?”

“그, 그건…….”

순간이었지만, 건우는 진현의 얼굴에서 비릿한 미소를 보았다.

‘이 녀석……. 다 알고 있으면서 장난을 치고 있어!’

사람 목숨이 걸린 일에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싶지만, 지금은 건우가 절대 을인 상황.

그가 진현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주먹을 꽉 쥐고는 겨우 목소리를 냈다.

“내 여자친구, 다희한테…….”

“다희한테?”

“박아줘…….”

“뭐라고요? 작아서 잘 안 들려요.”

이를 꽉 깨문 박건우.

그가 절규하듯 소리쳤다.

“제발! 내 여자친구 다희한테 박아줘! 부탁…… 이다……!!!”

이미 자신의 여친을 따먹은 남자에게 다시 따먹어달라고 부탁하는 박건우.

짙은 패배감이 서린 눈물이 건우의 주먹을 적셨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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