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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딸감을 자처한다-23화 (23/74)

〈 23화 〉 합법 여고생, 마조 변태 암퇘지, 섹스의 신 (2) ­ 삽화

* * *

합법 여고생, 마조 변태 암퇘지, 섹스의 신 (2)

“진현 오빠. 잠깐만요. 저기에 오크가 있어요.”

앞서가던 나는 유리의 경고에 멈춰섰다.

오크가 있다는 말과는 달리, 복도 너머로는 어둠뿐이었다.

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성훈이 역시 아무것도 보지 못한 듯했다.

“오크? 안 보이는데? 혹시 너 본인을 말하는 거냐?”

“있다니까 병신아?”

복도를 향해 활시위를 당기는 그녀.

집중을 방해하려는 듯, 스산한 바람이 불어와 단발머리가 휘날렸다.

그러나 유리의 손은 흔들리지 않았다.

피이잉──

퍼석!!

어둠 속으로 화살이 쇄도했다.

적중하는 소리가 분명히 들려왔다.

곧이어 가슴에 화살이 꽂힌 오크가 위태로운 발걸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구어어어…….

털썩.

내 앞에서 쓰러지고 마는 오크.

우리는 유리의 시력과 사격 실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유리 너 대단하다.”

“아녜요……. 그냥 스킬인걸요…….”

내 칭찬에 수줍은 듯 몸을 배배 꼬는 유리.

그녀에겐 여고생다운 귀여운 매력이 있었다.

물론 그런 유리도 친오빠에겐 매정했다.

“와. 강유리 너 다시 봤다? 제법인데?”

“뭐라는 거야.”

“뭐냐니? 칭찬이잖아?”

“아 짜증나니까 말 걸지 마 그냥.”

“?”

아무래도 성훈이의 담당 일진이 생긴 것 같다.

[독수리 부족장이 흡족해합니다.]

[자신의 플레이어가 이 파티에 합류하여 큰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유리의 배후신은 ‘독수리 부족장’.

아직 성향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활뽕을 거하게 맞은 놈이라는 것.

[독수리 부족장이 역시 파티에는 활쏘기에 유능한 사냥꾼이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활이야말로 세계 최강의 무기이자, 진정한 멋이 깃든 무기라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겐 기사뽕에 취한 자가 있었다.

[껍질 기사가 독수리 부족장의 말에 반박합니다.]

[창이야말로 역사상 최강의 무기라고 주장합니다.]

[그것은 모든 세계의 역사가 증명한다고 말합니다.]

[독수리 부족장이 껍질 기사를 비웃습니다.]

[무거운 갑옷을 입은 채 커다란 창까지 들고 참 잘도 싸우겠다며 비꼽니다.]

[껍질 기사가 불편해합니다.]

[비겁한 활쟁이 주제에 입을 나불대지 말라고 호통칩니다.]

[독수리 부족장이 활을 선택하는 건 비겁한 게 아니라 똑똑한 것이라 말합니다.]

그 뒤로도 활뽕과 기사뽕의 말싸움은 계속되었다.

대체 배후신이라는 놈들이 왜 이렇게 속이 좁고 유치한 거지?

[귀축 용사가 끼어듭니다.]

[엉뚱한 걸로 싸우지 말고 그냥 둘이 섹스하라고 주장합니다!]

[독수리 부족장이 저 머저리는 뭐냐고 묻습니다.]

[껍질 기사가 헛기침을 합니다.]

[딱히 친한 사이는 아니라고 해명합니다.]

배후신들 사이에서도 귀축 용사는 부끄러운 존재구나.

섹스밖에 모르는 음란한 녀석이니 그럴 만도 하지…….

잠시 휴식 시간.

우리는 칙칙한 벽돌 벽에 기댄 채 이야기를 나누었다.

“진현 오빠. MBTI 뭐예요?”

“아, 그거 안 해봤는데.”

“헉. 진짜요? 요즘 MBTI 모르는 사람도 있구나! 신기하다!”

주변에서 하도 호들갑을 떨어서 안 했다.

유리야 평범한 고등학생이니 그런 데에 관심이 많겠지.

안 그래도 여자애들한테 더 인기 많은 주제니까.

“근데 왜 안 해봤어요?”

“그냥. 별로 맞을 것 같지도 않고.”

“아닌데! MBTI 진짜 대박 정확한데! 전 엔프피(ENFP)거든요? 근데 진짜 딱딱 맞아요! 재기발랄한 활동가!”

“그래. 그렇구나.”

탑까지 들어온 마당에 MBTI가 웬말이냐.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있는데, 어느새 가까워진 유리가 다소 끈적한 목소리로 말했다.

“근데 오빠는 아마 인티제(INTJ)일 거예요. 왠지 알아요?”

“……왜?”

“엔프피랑 인트제랑은 천생연분…… 오빠랑 나랑도 천생연분이니까♡”

“???”

이건 뭐지?

MBTI로 유혹?

요즘 애들은 이렇게 연애하나?

아니, 그보다 강성훈 동생이 대체 왜 나한테 이러는 건데?

“야 돌대가리. 너 지금 설마 이진현 꼬시는 거냐?”

“오빤 좀 닥쳐.”

“꿈 깨라 꿈 깨. 얘 눈 엄청나게 높거든?”

“……뭐 얼마나 높길래.”

“세연이 정도는 돼야 만족하는 애야.”

“그 틀딱 꼰대 언니? 참나. 가슴만 커서 둔해 보이더만.”

작은 목소리로 궁시렁거리는 유리.

성훈이 놈이 내게 말을 툭 던졌다.

“이진현. 네가 이해하라. 유리가 여중­여고 테크를 타서 대가리가 상태가 좀 이상해. 너도 남중­남고니까 알잖아?”

아. 난 또 뭐라고.

그런 거라면 충분히 이해하지.

그때였다.

퍼석!!!

“으아아악!”

난데없이 날아든 화살이 나와 성훈이 사이에 처박혔다.

우리는 곧장 일어서서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고블린이다!”

상대는 고블린 무리.

대략 10마리 정도였으나, 우리에게 크게 위협을 가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유리야! 활 쏘는 놈들을 처리해줘!”

“알겠어요!”

나와 성훈이는 검과 창을 들고 싸웠다.

그 사이 유리의 신들린 사격 솜씨로 고블린 대다수를 정리할 수 있었다.

[귀축 용사가 강유리의 화살 솜씨에 놀랍니다.]

“하아. 진짜 깜짝 놀랐네.”

“아무도 안 다쳤지?”

“다행히도 멀쩡……!?”

강성훈의 대답이 끊겼다.

그와 동시에 위로 솟구치는 녀석.

정수리가 천장에 부딪치며 깡­ 소리가 났다.

“커헉!”

“뭐, 뭐야?!”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성훈이는 마치 염동력에 당하는 것처럼 공중에서 휘둘렸다.

[독수리 부족장이 어둠을 주시합니다.]

[멀지 않은 곳에 고블린 주술사가 있다고 알립니다.]

“유리야! 넌 보여?!”

“아 그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야이 돌대가리 년아! 보이면 보이는 거지 같은 거는 뭔데?! 나 좀 살려…… 커허헉!?”

깡­ 깡­ 깡­

보이지 않는 손에 붙잡힌 채로 계속해서 천장에 처박히는 성훈이.

피는 흘리고 있지 않았지만, 상당히 아파 보였다.

한편, 유리는 방과 이어진 네 개의 복도를 둘러보며 주술사를 찾는 듯했다.

“아아. 잘 안 보이네? 어쩔 수 없다…….”

톡.

난데없이 교복의 단추를 풀기 시작하는 유리.

풀어헤친 교복 셔츠 사이로 풋풋한 살결이 드러났다.

그녀가 양팔을 밀착시켜 한껏 가슴을 모았다.

“진현 오빠의 딸감이 되는 수밖에……♡”

“미안한데, 딸감 버프는 스킬 효과는 못 올려줘.”

“될지도 모르잖아요.”

“귀축님. 안 돼죠?””

[귀축 용사가 흥분한 목소리로 될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배후신 말은 무시해. 안 되는 게 확실하니까.”

“…….”

유리는 내 말에 어깨를 늘어뜨리며 고개를 떨구었다.

솔직히 유리가 꼴리지 않는 건 아니었다.

아니, 꼴렸다.

존나 꼴렸다.

단발머리에 가녀린 체형.

세연이만큼 크지는 않았지만, 적당히 부푼 가슴과 엉덩이.

청순함과 풋풋함이 묻어나는 도내 최상급 외모.

거기다가 현직 고등학교 3학년이지만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스무 살.

이런 애가 대놓고 꼬시고 있는데, 안 좋을 남자가 어디 있어?

하지만 그녀는 강성훈의 여동생이다.

친구가 보는 앞에서 가족을 건드리는 건 선 넘었지.

“오빠는 제가 싫으세요?”

“그게 아니고,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딸감으로 삼는 건 좀…….”

“야 이 개잡놈들아! 나 죽는…… 크허헉!”

“오빠는 좀 조용히 해봐. 우리 얘기하고 있는 거 안 보여?”

“미친…… 컥! 년아…… 꾸엑!”

깡­ 깡­ 까앙­

성훈이의 대가리는 계속해서 깨져가고 있다.

그가 조용해지자, 우린 대화를 이었다.

“그래도 소용없어요. 저, 오빠의 딸감이 되기 위해서 이렇게 예쁘게 자랐는걸요?”

“아니, 그러니까 그게 무슨 말이야? 나랑 얼마나 봤다고 내 딸감이 되겠다는 거냐고?”

“이렇게 예쁜 여고생이 딸감이 되어주겠다고 하면 그냥 고맙습니다~ 하면 되지, 대체 왜 그래요? 누가 인티제 아니랄까 봐 의심 엄청 많네.”

아무래도 그 이유밖에 없다.

도내 최고 미소녀 여고생인 유리가 나한테 이렇게까지 해주는 이유는 오직 하나뿐.

“알겠다.”

“이제야 제 진심을 알아주­”

“너 신천지지?”

“에……?”

독하다 독해.

어떻게 탑에 들어와서까지 포교 활동을 하냐?

[껍질 기사가 어서 강성훈을 도와주지 않고 무얼 하느냐고 고함칩니다!]

[독수리 부족장이 창을 쓰는 플레이어는 쓸모 없으니 그냥 죽게 두라고 조언합니다.]

“어흑! 사, 살려줘 진현아! 끄악……! 유리야! 오빠가 미안해! 다 잘못했으니까 제발 도와…… 끼에에엑!!”

비명이 점점 이상해지네.

이쯤 되니 성훈이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둠에 가려진 복도를 향했다.

방과 이어진 복도만 네 개나 되니, 4분의 1의 확률로 고블린 주술사가 여기 있겠지.

그리고 나는 운이 좋은 남자였다.

스걱!

케르륵?!

단번에 고블린 주술사를 찾아내는 데에 성공.

더 이상 성훈이의 비명이 들려오지 않는 걸 보니, 위기는 넘긴 듯했다.

하지만 다시 원래의 방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성훈아? 유리야?”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원래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고요했다.

스윽.

뒤에서 느껴지는 기척.

휘릭­

기분 나쁜 촉감이 목을 감쌌다.

“케겍…….”

숨이 막혀온다.

발버둥 칠 수조차 없게 세게 목을 조이는 미상의 물체.

정신을 잃는 것은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

꿀럭­ 꿀럭­

기분 나쁜 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천천히 눈이 떠졌다.

“으으…….”

온몸에 ‘촉수’가 휘감겨 있었다.

마치 거대한 문어의 다리와 같은 보라색 촉수.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성훈이와 유리 역시 마찬가지인 상태였다.

“유, 유리야! 성훈아!”

“진현 오빠! 우리 오빠가…….”

유리는 의식이 있었다.

하지만 성훈이는 검은자위가 보이지 않았다.

그의 입을 비집고 들어간 촉수.

꿀럭­ 하는 소리를 내며 성훈이에게 무언가를 주입하고 있었다.

“으으…… 젠장! 안 풀려!”

“오빠! 이제 어떡해요! 꺄아악!”

이제 유리까지 노리는 괴물.

촉수가 그녀의 교복 치마 밑으로 들어갔다.

설마 이것도 변태 괴물이냐?

[귀축 용사가 당신이 깨어난 것을 반가워합니다!]

[이 괴물은 최음문어라고 불리며, 적에게 강력한 최음제를 먹여 몇 번이고 절정시킨 뒤에 체액을 빨아먹는…….]

“씨발신아! 공략법을 알려줄 거 아니면 아가리 닥치고 있어!!”

[귀축 용사가 삐집니다.]

[사지가 묶인 마당에 공략법을 알려준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냐고 반문합니다.]

“그러니까 닥치고 있으라고!”

진정하자.

방법이 있을 거다.

나 웹소설 많이 봤잖아?

이럴 때 어떻게 하더라?

그래. 숨겨둔 비장의 아이템을 쓰자.

근데 나한테 그런 게 있었나?

……씨발 세연아 도와줘!

[귀축 용사가 아이템을 쓰라고 조언합니다.]

“그딴 거 없다고!”

[1층 최고의 플레이어 보상으로 받은 아이템이 있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그래.

있긴 있다.

아이템 꼬라지가 영 좆 같아서 그렇지.

“오, 오빠……. 촉수가…… 안으로 들어올 것 같아요옷……. 지금 겨우 허벅지로 막고 있는데에에에으으…….”

이대로라면 성훈이도, 유리도 위험하다.

나는 결국 인벤토리에 넣어둔 아이템을 꺼냈다.

──────

[강림!★오나홀!]

­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오나홀!

­위기에 처해 계십니까? 오나홀에 박으세요!

­이 오나홀은 배후신의 정신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당신이 오나홀을 사용할 동안 배후신이 대신해서 싸워줄 것입니다!

[효과]

­오나홀을 사용하면 일정 시간 동안 배후신이 강림합니다.

──────

아이템의 이름은 [강림!★오나홀!]

무려 배후신의 ‘정신’과 연결되어 있는 오나홀이라고 한다.

그게 대체 뭔데 씨발.

잘 모르겠으니 일단 박자.

안경 돼지 오타쿠 변태인 귀축 용사라는 놈이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일단은 용사니까.

근데 혹시 싸우지는 않고 촉수에 묶인 우리들을 따먹는 건 아니겠지?

이 씹변태 신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은데?

“오, 오빠! 이제 진짜 못 버텨요오! 오빠한테 주려고 아껴둔 제 처녀가…….”

“거의 다 됐어!”

나는 유리와 등지고 있었기에 그녀에게 자지를 보여줄 일은 없었다.

몸이 묶여 있었지만 다행히 손은 자지에 닿는 거리.

아직 서지도 않은 자지를 오나홀 안에 밀어 넣었다.

뜻밖에도 오나홀은 너무 기분이 좋아서 자지가 금방 서버렸다.

배후신의 정신…… 왜 이렇게까지 기분이 좋은 건데?

쿠구구구구궁……!

“으읏?!”

난데없이 진동하는 벽돌 던전.

천장에서 벽돌 가루가 후두둑 떨어졌다.

내 앞에서는 핑크색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비치는 왜소한 실루엣.

아마 저 안에 귀축 용사가 있겠지.

이게 뭐라고 이렇게 긴장되냐?

“이진현…… 나의 플레이어여…….”

“?”

뜻밖에도 목소리가 얇았다.

안경 돼지의 목소리치고는 너무나 맑은 미성이었다.

터벅­

마침내 연기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 아니, 그녀.

작은 입술이 빙긋 웃었다.

“그대…… 나의 진짜 모습을 보니 어떠한가?”

핑크색 머리.

귀여운 베이비 페이스 얼굴.

그와는 완전히 상반되는 커다란 가슴과 탱탱한 엉덩이.

보지와 유륜만 겨우 가리는 V자 수영복 같은 야한 옷차림까지.

“꼴리는가?”

“……존나 꼴립니다.”

“그대가 그렇게 말해주니, 나는 참으로 기쁘구나­♡”

귀축 용사는 여자였다.

그것도 존나게 꼴리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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