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화 〉 마조 변태 육변기는 떨고 있다 (4)
* * *
마조 변태 육변기는 떨고 있다 (4)
“정액 기관총…….”
파파파파파파파팟!!
기관총을 발사했다.
희멀건 정액탄이 날아가 날쌘돌이의 몸에 구멍을 냈다.
케륵?!
덩치가 너무 커진 탓에 녀석은 정액탄을 피할 수조차 없었다.
고통 때문에 흥분이 가라앉았는지, 크기가 줄어드는 녀석.
나는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쏴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여고생들이 경악했다.
“꺄악! 저 오빠 대체 뭐야?!”
“꼬추로 총을 쏘잖아!”
“저질…….”
“풉…… 푸힛! 푸하하하핫!!”
개중에는 이런 개그 취향이 있는 건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래. 웃어라 웃어.
이제 쌌으니까 마음껏 비웃어도 괜찮다.
세연이를 살릴 수만 있다면, 더 쪽팔린 짓도 해주마.
정액탄을 모두 소모했음에도, 날쌘돌이는 쓰러지지 않았다.
전신 발기 스킬 때문인지 맷집이 대단했다.
아직도 그 키가 3m에 달하는 상태.
하지만 나 역시나 강해진 건 마찬가지.
굳이 상태창을 열지 않아도 느껴진다.
현자 타임 버프가 내게 엄청난 힘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우선 윗옷을 벗어 세연이를 감쌌다.
“세연아. 수고했어. 이젠 나한테 맡겨.”
“응…….”
케무르! 내 암컷! 케르케르! 내 암컷!!
날쌘돌이는 내가 세연이를 챙기자 화가 난 모습이었다.
네놈의 행패도 여기까지다.
곧장 녀석에게 쇄도하며 새로운 스킬명을 외쳤다.
아니, 조용하게 읊조렸다.
“……조, 좆창.”
아. 쪽팔려.
[귀축 용사가 새로운 스킬을 기대합니다.]
새롭게 개방된 현자 타임 스킬, 좆창.
최대한 작게 말했지만, 느낌이 온다.
놀림 받는 걸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게.
부우우우웃……!
내 좆이 갑자기 커졌다.
발기했다는 뜻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커졌다. 존나게 커졌다.
[독수리 부족장이 당신의 꼴을 보며 박장대소합니다.]
[껍질 기사가 당신이 최고의 무기인 창을 모욕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창에 대한 모욕이라고?
솔직히 부정을 못하겠다…….
스킬, 좆창.
내 좆은 말 그대로 창이 되었다.
길이 약 60cm.
강직도는 인간의 살덩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였고. 귀두는 창날처럼 뾰족하고 날카로워졌다.
사실 더 이상 남근의 모습은 남아 있지가 않았다.
이건 그냥 창 그 자체다.
푸슉!
케르륵?!
녀석의 허벅지에 좆창을 찔러넣었다.
그 파괴력은 상상 이상이어서, 단박에 녀석의 뼈를 부러뜨렸다.
역시 현자 타임 스킬.
스킬 명도 비주얼도 진짜 좆 같지만, 성능 하나는 끝내준다.
나는 그대로 골반을 튕기며 연속 찌르기를 시전했다.
괴물의 허벅지에 박고 있자니, 내가 발정난 강아지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이상했다.
왜, 주인 팔다리에 막 이러는 애들도 있잖아…….
하지만 지금 내 좆은 생식기가 아니니까 이상해지지 말자!
케륵! 켁! 케르윽……!!
“으으. 더러워.”
“가지가지 한다…….”
“푸하하하하! 푸히힛! 저 오빠 개웃겨 씨발!”
“허리 힘 뭐야…….”
여고생들의 각양각색의 반응 속에서 내 좆창은 날쌘돌이를 무참히 난도질했다.
녀석은 주먹을 휘둘러 반격했다.
그 주먹을 맞으면서도 나는 계속해서 골반을 튕겼다.
문득 다희, 정연이랑 섹스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좆창 찌르기는 섹스할 때의 동작과 완벽히 일치해서, 섹스가 곧 좆창 찌르기 훈련이라고 볼 수 있었다.
마침내 녀석의 한쪽 다리가 떨어져 나갔다.
더는 저항하지 못하고 바닥을 기는 날쌘돌이.
바닥에 떨어진 검을 들어 녀석의 목을 쳤다.
서걱!
켁…….
목이 잘린 날쌘돌이는 입을 끔벅거리다가 죽어 버렸다.
[귀축 용사가 박수를 칩니다!]
[독수리 부족장이 좆창은 세계 최고의 창이라며 칭찬합니다.]
[껍질 기사가 분노합니다!]
[창을 모욕한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 경고합니다!]
어이 스윗 창뽕 기사.
그래도 내 덕에 다들 살았는데.
분위기 좆창 내지 말고 좀 웃자.
*
진현의 파티는 대기실로 이동되었다.
3층을 클리어했음에도, 파티의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이번에도 기절한 강성훈.
자지와의 대면에 멘탈이 박살 난 강유리.
믿었던 세연 언니가 변태였다는 사실에 충격에 빠진 여고생들.
그리고 세연과 진현은 새로운 칭호를 얻게 되었다.
[★☆야한 낙서로 동료를 발기시킨 김세연☆★]
[★☆풀발기 자지로 보스몹을 찌른 이진현☆★]
“…….”
“…….”
서로의 칭호를 바라보며 침묵했다.
환장의 콜라보.
아무래도 함께 다니면 곤란할 것 같다고 생각한 둘이었다.
“……나 먼저 좀 들어가서 쉴게.”
낙서를 들킨 세연은 후다닥 여관으로 향했다.
이상하게도 이번 마을에는 NPC가 보이지 않았다.
대기실에 일찍 온 편인 그녀는 화장실이 딸린 방을 선점할 수 있었다.
물을 가득 채운 나무통에 들어가 몸에 그려진 낙서를 지우기 시작했다.
‘빨통’, ‘마조 변태’, ‘암퇘지’, ‘허접 보지’ 등의 글씨가 흐릿해졌다.
다시 봐도 참으로 천박한 낙서였다.
‘너무 오바했어…….’
세연은 남자를 꼬셔 본 경험이 없었다.
굳이 꼬시지 않아도 좋다는 남자가 줄을 섰었으니까.
이런 일은 세연에게 너무 낯선 일이었고, 모두에게 수치스러운 낙서를 보이는 것 역시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었다.
마치 순결을 잃어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건 아니야. 난 순결해. 내 처녀는 아직 멀쩡하다고.’
단단히 정신을 재무장하려 했다.
그러나 이번엔 쉽지가 않았다.
‘하아…….’
말로 다 할 수 없는 현타에 젖은 세연.
다희는 또 어찌나 낙서를 많이 적었는지, 지울 데가 한두 곳이 아니었다.
그나마 손 닿지 않는 곳은 없어서 다행이었다.
살을 빡빡 문대며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목욕을 마친 세연이 옷을 입었다.
급한 대로 여고생들에게서 빌려 입은 체육복이었다.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말리고 있는데,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나야. 진현.”
“…….”
세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문을 열었다.
“무슨 일이야?”
“이거…….”
진현이 천으로 덮힌 바구니를 건넸다.
고소한 빵 냄새가 방안 가득 찼다.
“너 빵 좋아하잖아. 여기 괜찮은 빵집이 있더라고.”
“갑자기 웬 빵?”
“너 주려고 사왔지.”
“…….”
세연이 바구니를 받았다.
곧장 빵을 입에 넣고 먹기 시작했다.
여지껏 탑에 들어와서 먹은 빵 중 가장 맛있었다.
“그…… 세연아.”
“……?”
“고맙다고.”
“뭐가.”
“비키니도 그렇고, 낙서도 그렇고, 네가 그렇게까지 노력해줄 줄은 정말 몰랐거든.”
“켁……! 됐거든!”
부끄러워진 세연은 기침을 하면서도 괜히 빵을 입에 욱여넣었다.
양쪽 볼이 빵빵해진 그녀가 우적우적 빵을 씹으며 딴청을 피웠다.
한편, 진현 역시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평소와는 달리 볼이 발그레해서는 눈도 잘 마주치지 못했다.
세연도 그걸 느끼고 있었기에 분위기는 더욱 어색해졌다.
“솔직히 감동했어. 난 네가 좀 깐깐하고 그런 성격인 줄 알았는데, 탑에 들어와서 너에 대한 인상이 정말 많이 바뀌었어. 넌 진짜 착하고, 똑똑하고, 헌신적인데다가, 엄청나게 꼴리기까지 한…….”
“그, 그만해! 대놓고 칭찬하니까 이상하잖아!! 너 나 놀리는 거지?!”
“아니. 절대 아니야.”
그렇게 말한 진현이 성큼 세연의 앞으로 다가왔다.
다짜고짜 두 팔을 붙잡는 그.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웠다.
히끅!
갑작스러운 상황에 세연은 딸꾹질을 시작했다.
동공은 갈 곳을 모르고 흔들렸다.
‘고, 고백하는 건가?!’
고백을 해본 적은 없어도, 받아본 적은 무수히 많은 세연이었다.
이건 100% 고백 각이었다.
두근두근.
멋대로 나대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애쓰며, 진현의 말을 기다렸다.
“세연아.”
“응.”
“널 진짜로 좋아해.”
“나, 나도…….”
“넌 최고의 친구야. 내 딸감이 되어줘서 정말 고맙다.”
“?”
진현이 세연을 와락 안았다.
찐한 포옹이었으나,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는 게 어째 우정의 포옹 같았다.
‘시발.’
자신이 착각했다는 걸 알아차린 세연이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나도 네가 딱히 좋다거나 그래서 그런 건 아니야! 사, 살려면 어쩔 수 없는 거지! 안 그래?!”
“그렇지. 그래서 네가 진정한 리더라는 거야. 자신을 희생할 줄 아니까.”
“마, 말하는 거 보니까 뭐, 나를 다시 본 것 같은데! 나는 너한테 마음 1도 없으니까! 멋대로 오해하거나 하지 마! 나 짝사랑하거나 그러지 말라고! 알겠어?!”
“당연하지. 나 너 안 좋아해. 앞으로도 그럴 일 없을 거야. 약속함.”
“…….”
진현이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뾰로통한 얼굴을 애써 감춘 세연이 자신의 손가락을 걸었다.
“근데 세연아.”
“또 왜.”
“그 낙서 말이야. 꼴리긴 했는데, 다음엔 내 전용 낙서로 해주면 안 될까? ‘이진현 전용 육변기’ 같은 느낌으로.”
“…….”
세연이 가는 눈으로 진현을 노려보았다.
곧 작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심판의 불꽃.”
화르륵!
먹고 있던 길다란 바게트에 불꽃이 붙었다.
“세연아?”
“죽어라.”
“으아아악!”
진현은 그날 불타는 바게트로 처맞았다.
*
플레이어들의 피로를 고려하기라도 한 건지, 시스템은 하루가 지나도록 조용했다.
그 덕에 플레이어들은 편히 쉴 수 있었다.
조금 찝찝한 점도 있기는 했다.
이 마을의 NPC들은 어쩐 일인지 전부 죽어 있었다.
쓰러진 채 흥건히 피를 흘린 주점 주인.
이마에 나이프가 꽂혀 죽은 잡화점 주인.
팔다리가 기괴하게 꺾여서는 닭장에 처박힌 소년 등등…….
마을은 습격이라도 당한 것처럼 처참했다.
처음 시체를 발견한 플레이어들은 화들짝 놀랐으나, 시간이 지나며 적응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플레이어는 NPC의 시체를 건드릴 수가 없었다.
그저 홀로그램처럼 통과해 버릴 뿐.
시체들은 냄새를 풍기지 않았다.
코인을 내지 않고 이것저것을 챙길 수도 있었다.
그렇게 플레이어들은 텅 빈 마을을 자신들의 것인 양 사용했다.
한편, 세연은 유리와 함께 잡화점에 방문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유리야. 너 진현이 꼬추 보자마자 기절했다며?”
“누, 누가 그래요? 진현 오빠가 말했어요?”
“응. 어제 내 방에서 같이 얘기했거든. 꼬추로 어퍼컷 맞고 기절했다니……. 풉. 딸감이 되겠다고 선언해놓고 그래서야 되겠어? 하긴. 남자 꼬추도 본 적 없는 애송이가 딸감은 무슨.”
세연은 은근히 유리를 놀려 먹었다.
유리와 함께 지내면서 몇 가지 알아낸 사실이 있었는데, 유리는 닉값을 제대로 한다는 것이었다.
유리 멘탈.
성인이니 뭐니 해도, 아직은 어린 유리였다.
“하! 참나! 언니도 진짜 웃긴 거 알죠? 제 친구들한테는 순결이니 어쩌니 틀딱 꼰대처럼 굴어놓고, 정작 본인은 그딴 낙서나 하고 다니는 거요!”
“그건 코스프레였을 뿐이야. 이진현이 그런 거 좋아하거든. 너도 좀 그려보든지.”
“진짜 코스프레 맞아요? 다른 남자랑 막 몸 험하게 굴리고 다니는 거 아녜요?!”
“야. 선 넘지 마.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게 걸레야.”
“언니가 먼저 놀렸잖아요!”
둘의 시선이 부딪치며 스파크가 튀는 듯했다.
한 발자국도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 팽팽한 기 싸움.
그러나 오늘의 승자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어쨌든 유리 네가 진 건 확실해. 이진현이 나 보면서 쌌으니까.”
“으으…….”
“너무 걱정하지 마. 예쁜 옷으로 골라줄게. 후후후.”
3층에서 누가 딸감으로 쓰일 것인가?
둘은 그것으로 내기를 걸었다.
내기에서 진 사람은, 이긴 사람이 골라준 옷을 입어야만 한다.
승자는 세연이었다.
“예쁜 옷 많네? 유리 너한테 어울릴 것 같은 옷도 진짜 많아. 물론 이런 걸 골라줄 생각은 없지만.”
세연이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옷을 골랐다.
그녀는 유리에게 최악의 코스튬을 선사할 예정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