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여자들이 딸감을 자처한다-42화 (42/74)

〈 42화 〉 정조대 혁명 (1)

* * *

정조대 혁명 (1)

검은 든 세연.

그녀가 겹겹이 쌓인 서큐버스의 시체 옆에서 스킬을 영창했다.

“순결의 불꽃.”

화르르륵!

검이 불꽃으로 타올랐다.

땅에 검을 댄 그녀가 원을 그리며 천천히 걸었다.

검에서 시작된 불꽃은 음마들의 시체로 옮겨붙었다.

불꽃은 더러운 음마의 시체와 만나 눈부시게 점화되었다.

마치 악마의 춤사위도 같은 거대한 불꽃이 도시의 중심에서 활활 타올랐다.

“무, 무슨 일이야?”

“글쎄 저 여자가…….”

“훠이훠이! 신경쓰지 마세요! 음마들의 시체를 태울 뿐입니다!”

성훈이 구경꾼들을 몰아냈다.

이제부터 성훈과 세연은 이 불꽃을 지키기만 하면 된다.

그것이 그들이 맡은 임무의 전부였다.

화아아아아­

뜨거운 불길 옆에서, 세연은 멀리 보이는 성을 바라보았다.

진현과 유리, 박설화 교수님이 다치지 않기를 기도했다.

*

도시의 주인, 고창복.

와인 잔을 손에 든 그가 성 꼭대기 집무실에서 도시를 내려다보았다.

도시에 적응한 플레이어들은 시민이 되어 평범한 삶을 영위한다.

정조대를 얻지 못한 불가촉천민들은 노예처럼 부려 먹히며 목숨을 구걸한다.

도시의 꼭대기에서 고창복은 와인으로 입술을 적신다.

‘이번엔 쌔끈한 년들이 없군.’

정조대 없는 천민 대부분은 정조대를 구걸하며 노예 생활을 자처한다.

혹은 난동을 부리다가 수비대에게 살해되거나, 오기를 부리다가 음마들에게 모든 것을 빨리고는 죽어 버린다.

그러나 고창복의 눈에 든 플레이어라면 얘기가 달랐다.

츄릅…… 쮸웁…… 쯉…….

고창복 앞에 한 여자가 무릎을 꿇고 있다.

알몸의 여성은 열심히 자지를 빨았다.

어리고 피부가 흰 여성이었다.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구만……. 넌 나에 대한 존경도 없는 게냐?”

“재성합니다…….”

“치워라.”

고창복이 여자의 얼굴을 밀쳤다.

집무실 안에는 다섯 명의 여성이 대기하고 있었다.

역시나 모두 알몸인 상태.

바닥에 이마를 대고 엎드린 그녀들은 숨소리도 함부로 내지 않고 쥐 죽은 듯 명령을 기다렸다.

“3번. 엉덩이 들어라.”

“서, 선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창복의 말 한마디에 세 번째 여성이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오오옷…….”

골반을 흔들기 시작하는 고창복.

창문 너머로는 정의의 여신상이 보였다.

그에게 힘을 준 여신상.

이곳의 플레이어들은 수비대와 맞서 싸울 힘도, 동상을 쓰러뜨릴 힘도 없다.

고창복의 황제 같은 생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똑똑.

“들어오게.”

정장을 차려입은 여성이 등장했다.

고창복의 비서였다.

“박설화 교수 일행에 대한 보고입니다.”

“계속하게.”

“정조대의 개수가 모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밤 서큐버스들의 공격을 버텨냈다고 합니다.”

“사상자가 없었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재주도 좋군……. 놈들에게 암살자를 붙여라.”

“남자만 죽일까요?”

“그래. 여자들은 죽일 필요가 없지. 코인이 떨어지면 제 발로 내 밑에 들어와 궁둥이를 들이밀 테니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걸 꼭 내 입으로 말하게 해야 성이 풀리나?”

“……죄송합니다.”

“이만 나가 봐.”

고개를 숙인 비서가 집무실을 나섰다.

고창복이 다시 섹스를 즐기고 있는데, 똑똑­ 하는 노크 소리가 들렸다.

“젠장할! 들어오게!”

고창복의 목소리에 날이 서 있었다.

그는 돌아보지도 않고 비서를 힐난했다.

“용무가 있으면 한 번에 끝내란 말이야! 귀찮게 하지 말­”

“무슨 헛소리세요 학과장님?”

“읏?!”

뒤를 돌아보니, 김비서가 아닌 박설화 교수와 진현이 있었다.

당황한 고창복이 자지를 빼내곤 바지를 찾아 입었다.

“멋대로 집무실에 찾아오다니! 무례하기는!”

“여기가 집무실이라고요? 어린 여자들의 성을 착취하는 게 학과장님의 일이라는 뜻인가요? 그것 참 역겹고 볼품없는 일이네요.”

“박교수. 수비대를 어떻게 뚫고 들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후회하게 될 걸세.”

고창복이 책상 위 법전을 들어 펼쳤다.

책장을 몇 번 넘기더니, 그가 말했다.

“도시법 제2조 5항. 성에 무단으로 침입한 자는 발가락을 모두 자르는 형벌에 처한다. 혹은 도시의 주인의 재량으로 그에 상응하는 벌을 내린다.”

“어머. 그런 법이 있었나요? 몰랐네요.”

“똑똑한 척은 혼자 다 하더니, 결국 스스로 넘어지는구나! 이제 자네의 엉덩이는 내 거라네. 하하하하!”

고창복이 호탕하게 웃었다.

“호호호호호.”

박설화도 따라 웃었다.

“흐흐흐흐.”

그 옆에 있던 진현도 함께 웃었다.

아주 께름칙하게.

“뭐, 뭘 처웃는 게냐!”

“웃기니까요.”

“멍청한 놈들! 경비병! 침입자들을 구속해!”

문 앞에 선 두 명의 경비병.

그들이 검을 빼 들고 박설화와 이진현에게 다가섰다.

*

“남자 놈은 목을 베고, 여자는 포박해라! 어서!!”

고창복 교수가 소리쳤다.

검을 든 경비병들이 위협적으로 다가왔으나, 나는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어차피 싸움이 벌어질 일은 없다.

“…….”

잠시 멍을 때린 경비병들은 곧 칼을 집어넣고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뭐, 뭐하는 거야?! 도시의 주인인 내가 명령하잖나! 남자를 죽이고 여자를 포박해! 어서!!”

“…….”

경비병들은 응답이 없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를 도시의 주인으로 만들어주는 아이템이 망가지고 있었으니까.

“교수님. 뒤를 좀 보시죠.”

“뭐, 뭣?!”

식은땀을 흘리는 고창복이 뒤를 돌아보았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것은 기우뚱한 채 녹아내리고 있는 여신상이었다.

“여신상이…… 녹고 있어……?”

여신상은 녹고 있었다.

활활 타오르는 순결한 불꽃에 의해서.

“마, 말도 안 돼……. 대체 무슨 수로 저 거대한 동상을 녹인다는 거냐! 그런 힘을 가진 놈이 있을 리가…….”

“그런 힘을 가진 플레이어는 없죠. 근데 불이랑 잘 타는 땔감은 있거든요.”

이곳에 오기 전, 우리는 음마들의 시체를 모아 여신상 근처에 쌓았다.

간밤에 죽은 음마가 약 100여 마리.

세연이가 사용하는 ‘순결의 불꽃’은 음마들을 번개탄마냥 태워 버린다.

음마의 시신 100구가 동상을 녹이고도 남을 만한 화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여, 여신상이 없어도 난 이 도시의 주인이야! 칭호는 멀쩡하다고!!”

[도시의 주인 고창복]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여신상이 녹아 버렸음에도, 그 칭호는 멀쩡했다.

그러나.

“권력은 칭호가 주는 게 아니에요.”

도시의 주인을 먼치킨으로 만들어주는 건 강력한 수비대와 그가 통제하는 정조대다.

그 권력을 부여해준 것은 칭호가 아닌 여신상.

“칭호는 그저 겉보기일 뿐. 진짜 권력은 여신상으로부터 나오죠.”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는 권력자를 상대하는 법은 간단하다.

“그리고 여신상은 저희가 막 불태웠습니다.”

시스템을 파괴하면 된다.

“이, 이 개념 없는 놈들이……! 감히 누구 앞에서 설쳐대는 줄도 모르고!!”

고창복이 무기를 들었다.

커다란 양손 도끼가 그의 무기였다.

배 나온 아저씨치고 너무 터프한 거 아니야?

지금 세연이와 성훈이는 여신상 앞을 지키고 있다.

이곳에는 나와 교수님뿐.

2 대 1로 유리한 싸움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다.

“무지막지한 힘!!”

부웅!

고창복 교수의 도끼가 날아들었다.

재빨리 옆으로 몸을 날려 피해냈다.

콰아아아아아─────!!!

도끼는 벽을 가격했다.

벽에는 지름이 2m도 넘는 구멍이 뚫렸다.

“……?”

고개가 갸웃해지는 위력.

말 그대로 ‘무지막지한 힘’이었다.

“하하하하하! 난 길드 소속이다 이 멍청이들아! 너희 같은 잡종 신의 선택을 받은 잡놈들과는 태생부터가 다르단 말이다!!!”

길드?

잡종 신?

탑 등반물에서 길드가 있는 건 국룰이긴 하지.

근데 지금껏 길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

[귀축 용사가 발끈합니다!]

[자신은 잡종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아케찰파가 등장합니다.]

[귀축 용사가 몸을 움츠립니다…….]

아케찰파.

지금껏 만난 배후신들이 별명 같은 걸 가지고 있었던 것과는 달리, 그는 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귀축 용사가 단번에 쫄아 버리는 걸 보니, 지금껏 봐온 배후신과는 격이 다른 듯했다.

그러니 고창복의 말이 전부 허세만은 아니라는 거지.

[아케찰파가 플레이어 고창복을 축복합니다.]

[저들에게 실력을 보여주고,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라 명합니다.]

“죽어라 잡종들아!”

이번엔 교수님께 달려가는 고창복.

교수님과 나의 시선이 마주쳤다.

“진현 학생! 어서 자위를……!”

“알겠습니다!”

나는 바지를 내렸다.

마침 주변에 딸감이 널려 있어서 자지는 벌떡 선 상태였다.

[★☆이진현의 딸♡감이 된 박설화☆★]

“끄윽……!”

“박교수! 포기해! 넌 내 여자로 사는 수밖에 없다고!”

“더러운 소리 마세요!”

퍼엉……!

교수님이 마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근접 거리에서 마법을 맞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고창복이 교수님을 향해 도끼를 마구 휘둘렀다.

기회를 엿보던 교수님이 도끼를 붙잡았다.

“힘으로 내게 될 것 같아?!”

“큭……. 배 나온 아저씨 주제에 허세 부리지 마세요! 전 필라테스를 10년이나 했다고요!”

“이제 와서 운동 같은 게 무슨 소용이지? 스탯이 전부인 세상이야!”

버티고 있던 교수님이 순간적으로 힘을 빼고 몸을 숙였다.

자신의 힘을 버티지 못한 고창복이 기우뚱했다.

교수님이 뒤로 드러누우며 고창복을 발로 넘겨 버렸다.

“어이쿠!”

벽에 부딪힌 고창복.

그가 허리를 짚으며 몸을 일으켰다.

교수님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필라테스를 안 배웠으면 이런 동작은 못 했을 걸요?”

“이이…… 닥쳐!”

고창복이 쇄도했다.

고창복은 마치 한 마리 곰 같았다.

살이 많이 찐 곰.

후웅! 후웅……!

마구 휘둘러대는 도끼를 다시 한번 잡아내신 교수님.

다시 한번 둘의 힘겨루기가 시작되었다.

교수님의 필살 필라테스 카운터는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후회하게 될 걸세 박교수!!”

“끄윽…….”

살찐 곰도 곰이다.

고창복은 힘으로 교수님을 밀어냈다.

“켁!”

마침내 교수님을 벽까지 밀어붙인 고창복.

도끼 자루가 교수님의 목을 압박했다.

숨이 막히는지, 교수님은 매우 괴로워했다.

입에서는 침과 가래가 질질 흘렀다.

“걱정하지 말게! 죽이진 않을 테니까! 기절시킨 뒤에 성노예로 만들어 내 좆을 애원하는 암컷이 될 때까지­!?”

퍼석!

집무실의 창에서 화살이 날아들었다.

화살은 정확히 고창복의 옆통수에 박혔다.

한눈에 봐도 화살이 파고든 깊이가 상당했다.

“끅……. 끄르륵…….”

뇌가 망가져 버린 고창복은 가래 끓는 소리를 내더니 털썩­ 쓰러졌다.

“교수님. 괜찮으세요?”

“휴우. 괜찮아요. 유리 양을 대기시키길 잘했네요.”

화살을 날린 건 성루에 있던 유리였다.

유사시에 고창복을 저격하기 위해 그녀를 대기시켰다.

교수님은 고창복을 훌륭히 유인했고, 상황은 우리의 뜻대로 흘렀다.

모든 게 끝난 줄 알았던 그때, 배후신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아케찰파가 놀라워합니다.]

[이 작전을 짠 게 누구냐고 묻습니다.]

음.

대답해도 되는 건가?

눈치를 보고 있는데, 교수님이 대신 답했다.

“비밀이에요.”

[아케찰파가 호탕하게 웃습니다.]

[당신의 파티를 모두 기억하겠다고 전합니다.]

[아케찰파가 당신의 파티를 축복합니다.]

[아케찰파가 이곳을 떠납니다.]

아무래도 유력 배후신의 눈에 든 것 같다.

근데 이거 좋은 거야 나쁜 거야?

감이 안 오네.

“후우. 큰 산을 하나 넘었네요. 다 진현 학생 덕분이에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다 했어요?”

“저 천재인가 봐요.”

차마 웹소설을 많이 읽어서라고는 말할 수 없었다.

교수님은 미소 지으며 나를 꼭 껴안았다.

말랑한 가슴의 압박이 느껴졌다.

“그렇다면 대학원에 올 생각은 없을까요? 우리가 함께라면 큰 업적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학문에서도, 밤일에서도……♡”

고추가 벌떡 섰다.

그러나 나는 강성훈처럼 고추에 영혼을 팔아넘기는 인간이 아니다.

“전 취업을 하고 싶습니다.”

“아쉽네요!”

아무리 박설화 교수님이라지만, 그래도 대학원은 선 넘었지.

“그럼 이제 다음으로 넘어가 볼까요?”

“네!”

도시의 주인은 죽었다.

그러나 이 층의 공략 조건은 도시의 주인을 죽이는 게 아니다.

서큐버스 군대를 무찌르는 것이지.

*

철컹!

커다한 성문이 열렸다.

플레이어들이 커다란 수레를 줄지어 끌고 나갔다.

모두 고창복의 밑에서 핍박받던 플레이어들이었다.

“뭐야? 성에서 수레가 나오는데?”

“무슨 일이래. 곳간이라도 여는 건가…….”

“고창복 그 개새끼가? 말도 안 되지.”

“그럼 뭔데?”

“글쎄. 따라가 볼까?”

본 적이 없는 수레의 긴 행렬에 도시의 플레이어들이 따라붙었다.

행렬은 광장에 도착했다.

박설화 교수님의 지시에 따라, 플레이어들이 고창복의 시신을 나무에 묶어 높이 들어 올렸다.

“도, 도시의 주인이잖아?”

“도시의 주인이 죽었어!”

“망할 새끼! 잘 죽었다!!”

술렁이는 플레이어들.

박설화 교수님이 커다란 목소리로 플레이어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여러분! 이 도시는 우리의 집이 아닙니다! 우리의 집은 이 세상 바깥에 있습니다! 그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는 탑을 올라야 합니다!”

박설화 교수님을 아는 자들이 있었는지, 동조의 목소리가 나왔다.

광장에 모인 플레이어들이 교수님의 말을 따라 소리치고 있었다.

“이 도시의 주인은 죽었습니다! 저희는 모든 노예를 해방하고! 성에 있는 모든 정조대를 보급할 것입니다!”

“저, 정조대?”

“정조대를 무료로 나눠주겠다는 겁니까?”

플레이어들은 아직 의심하는 듯했다.

오래도록 지독한 주인인 고창복의 밑에서 지내왔으니 무리도 아니었다.

딱!

박교수님의 신호가 있었다.

우리는 일제히 수레를 덮고 있던 천을 당겼다.

마침내 플레이어들 앞에 수천 개의 정조대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우리에겐 정조대가 충분합니다! 정조대를 차고 우리와 함께 싸웁시다!!!”

“지, 진짜 정조대다!”

“엄청나게 많잖아?!”

“와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아!!!!”

촤르륵­

정조대가 흩뿌려졌다.

사람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아무렇게나 범람하던 환호성은 곧 하나의 파도가 되어 광장을 휩쓸었다.

“정조대! 정조대!! 정조대!”

“정조대! 정조대!! 정조대!!”

광장을 둘러싼 사람들이 목이 터져라 외쳤다.

웃음과 눈물이 교차했다.

도시의 주인의 장례식은 시민들의 축제가 되었다.

“정조대!! 정조대!! 정조대!!! 정조대!!!”

이것은 정조대로 이룬 혁명.

대대손손 전해질 역사의 현장.

그 중심에 우리가 있었다.

“와아아아아!”

“…….”

그러나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해가 지고 있었다.

곧 음마들이 들이닥칠 터였다.

“정말 고마웠어요 학생들.”

“저희도 감사했습니다 교수님.”

“피 터지게 싸우고 다시 만나자고요.”

“꼭이요.”

악수를 나눈 우리는 정조대를 채웠다.

곧 벌어질 전쟁을 대비해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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