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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딸감을 자처한다-50화 (50/74)

〈 50화 〉 처녀를 지키기 위해서는 섹스하는 수밖에 없잖아? (1)

* * *

처녀를 지키기 위해서는 섹스하는 수밖에 없잖아? (1)

이른 아침.

눈이 퉁퉁 부은 유리가 거울 앞에서 졸고 있었다.

유리의 시녀들이 그녀의 뒤에 서서 머리를 빗겼다.

“공주님. 일도 좋지만 건강에도 신경 쓰시는 게 어떨까요?”

“우웅…….”

“늘 저희보다 일찍 일어나셔서 준비하시더니, 요새는 도통 기상을 힘들어하시는 것 같네요.”

“하아아암……. 무슨 사람이 6시에 일어나……. 6시면 새벽인데…….”

유리는 공주의 일정을 소화하느라 죽을 맛이었다.

결국 졸음을 이기지 못한 유리는 다시 졸기 시작했다.

단장이야 시녀들이 알아서 해줄 것이었다.

유리가 다시 잠들자, 시녀들은 저들끼리 떠들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말소리가 귓구멍을 맴돌다가 튕겨 나갈 뿐이었지만, 어떤 말은 귀에 쏙쏙 골인하기도 했다.

“……그럼 십자처녀단이 변질됐다는 말이야?”

“그래. 마을 처녀들을 잡아다 싹 다 죽이고는 모른 체했다잖아. 음문도 없었는데 말이야.”

“왜 그런 끔찍한 짓을 했을까?”

“수장이 미쳤다는 소문이 있어.”

유리가 눈을 비비적거리며 겨우 잠을 쫓았다.

“십자처녀단 수장이라면…… 엘리자베스?”

“어머. 공주님. 듣고 계셨군요?”

“응. 그 소문 진짜야?”

“글쎄요. 소문은 소문일 뿐이니까요……. 준비 끝났습니다. 이제 이동할까요?”

“하아. 오분만 더 자면 안 될까?”

“기껏 만진 머리가 망가질 거예요.”

“수능 볼 때도 이렇게까지 열심히 안 살았는데……. 이래서 공부가 제일 쉽다는 거구나…….”

“수능이요?”

“그런 게 있어…….”

유리는 천근만근인 눈꺼풀을 부여잡고 터덜터덜 방을 나섰다.

*

황실의 하루는 평소와 다름없이 흘러갔다.

유리는 유능한 공주인 척하느라 다리가 찢어질 지경이었고, 세연은 하루 종일 차 끓이기에 시달렸다.

진현은 낮에는 정액을 짜내어 세연에게 전달했고, 저녁부터 새벽까지 귀부인들의 방에 불려 다니며 착정당했다.

그렇게 다시 밤이 되었다.

유리와 세연, 성훈이 황실 건물 지붕에서 모였다.

“진현 오빠는 왜 안 오죠?”

“또 불려간 거겠지.”

“불려가다니요?”

“그런 게 있어.”

후웅­

공중제비를 돌며 어디선가 날아든 장신의 여자.

온몸을 검은 가죽옷으로 가린 그녀는 마녀 사냥꾼, 엘리자베스였다.

“임무의 현황을 보고해라.”

“황제의 시녀가 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목욕 시중을 따로 두지 않아서 아직 음문을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공주는?”

“저도 딱히…….”

“유능한 공주라길래 기대했는데, 실망스럽군. 결국 제대로 된 건 저 꼬맹이뿐인가.”

“?”

엘리자베스가 아기 성훈을 가리켰다.

성훈은 팔짱을 낀 채 우쭐해져 있었다.

“꼬맹이가 제보한 마녀가 벌써 일곱 명에 이른다. 그에 비해 나머지는 실적이 없군.”

“이, 일곱 명이나……?”

성훈은 그 누구보다 마녀 사냥에 재능을 보이고 있었다.

그가 마녀를 사냥하는 비법은 아주 간단했다.

“별거 아니었습니다. 제 유혹에 넘어오는 여자들은 100% 마녀였거든요.”

“…….”

듣고 보니, 이건 성훈에게 아주 유리한 임무였다.

성훈은 걸어 다니는 마녀 판별기였으니까.

“한 명이 보이지 않는군. 어디서 뭘 하길래 내 명을 무시하는 거지?”

엘리자베스가 쏘아붙였으나, 누구도 대답할 수 없었다.

*

“갑니다 황제님!”

“오거라……! 어서 내 안에 들어오거라……!!”

쑤컹!

“오곡……♡”

이것으로 세 번째.

나는 황제의 보지에 두 번이나 질싸하고서 세 번째 질싸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황제가 질싸를 허락한 이유는 간단했다.

그녀는 질싸당한 후 엎드려서 재채기를 하면 피임이 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세계의 그릇된 상식인 듯했다.

“싼닷……! 황제 보지에 무책임한 질싸한닷……! 사생아 만들어 버렷……!!!”

뷰르르릇­ 뷰릇­!

노콘으로 개쩌는 미시 여황제와 생 섹스.

책임감 없이 황제 자궁에 정액을 꽉 채우는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황제 섹스’가 아닐까?

“그대의 자지는 정말로 기분 좋구나…….”

“황제님의 보지도 마찬가집니다.”

“감히 날 평가하는 것이냐?”

“죄, 죄송합니다.”

“말을 조심하거라.”

정신 차리자.

나는 섹스를 하러 온 게 아니다.

황제의 음문을 확인하러 온 거지.

놀랍게도, 황제는 세 번 질싸당할 동안 단 한 번도 상의를 벗지 않았다.

꼭 무언가를 감추려는 사람처럼 아랫배를 절대 사수했다.

그렇게 꽁꽁 감추고 있으니, 그녀의 아랫배에 음문이 있으리란 것은 확정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확신을 원했다.

──────

[탑 15층]

­염원의 층: 황제와 마녀 사냥꾼

­배후신이 생전에 이루지 못한 염원을 대신 이루어 주세요! 배후신의 힘이 더욱 강력해질 것입니다!

­십자처녀단의 수장인 엘리자베스는 마녀로 의심되는 황제를 처단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그녀의 숙원을 도울 차례입니다.

[공략 조건]

­마녀 사냥꾼, 엘리자베스의 임무를 완수하세요.

­※주의! 엘리자베스의 인정을 받아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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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무려 제국의 황제.

‘세 번 질싸 당해도 배를 보여주지 않는 것을 보니, 마녀가 확실합니다!’ 따위의 말로 엘리자베스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 리 없었다.

무조건 내 두 눈으로 확인하고, 증거까지 만들어야 했다.

“폐하. 한 번 더 박히시겠습니까?”

“넌 지치지도 않는 게냐?”

“폐하가 너무 꼴리는 걸 어떻게 한단 말입니까?”

“후후후. 과연 보는 눈이 있도다.”

나는 다시 황제와 뒹굴었다.

그녀와 살결을 뒤섞으며, 귀에 대고 속삭였다.

“폐하의 속살을 보고 싶습니다.”

“……그건 안 되느니라.”

“저는 괜찮지만, 제 자지가 삐질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샬롯은 갈등하고 있었다.

셀레나는 내게 박히자마자 조교가 완료되었는데, 샬롯은 좀 까다로운 상대였다.

아무래도 샬롯은 성욕이 약하고 상대적으로 덜 느끼는 몸인 것 같았다.

“잠깐이라도 안 되겠습니까?”

“참으로 날 곤란하게 하는군…….”

말과는 달리, 어투는 부드러웠다.

볼이 새빨개진 황제가 잠옷을 들추어 젖가슴을 드러냈다.

빨통 개쩐다…….

가슴을 볼 때가 아니다.

나는 그녀의 아랫배를 살폈다.

예상대로 문양이 선명했다.

마녀의 음문이 아닌, 화상 자국이었지만.

“상처가 있어서 벗지 않으려 했던 것이다. 이래도…… 내 몸이 예뻐 보이느냐?”

“너무 예쁩니다. 잠깐 그대로 계셔주세요.”

나는 유리에게 빌려온 스마트폰을 켰다.

그리곤 나체로 가랑이를 벌리고 있는 황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찰칵­

“그게 무엇이냐?”

“그냥 제 부적 같은 겁니다. 황제님의 알몸을 보니 너무 떨려서 잠시 기도했습니다.”

“그대는 귀여운 구석이 있군.”

[귀축 용사가 키득거립니다.]

알몸인 상태로 질싸 당해서 좆물이 질질 흐르는 보지가 박제되는 줄도 모르고 흡족하게 웃는 황제.

개꼴려서 금방 쌀 수 있을 것 같다.

빨리 싸고 마녀 사냥꾼을 만나러 가야지.

이제 이 지긋지긋한 생체 딜도 생활도 끝이다.

*

진현은 후들거리는 다리로 건물 외벽을 올랐다.

다행히도, 엘리자베스와 파티원들은 아직 떠나지 않고 있었다.

“빨리도 오는군.”

“늦어서 죄송합니다!”

“빈손으로 오느라 늦은 건 아니겠지?”

진현의 태도는 당당했다.

빈손이었다면, 애초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황제의 알몸을 확인했습니다.”

진현의 말에 엘리자베스의 눈썹이 꿈틀했다.

“그게 정말이냐?”

“네.”

“네 까짓 게 무슨 수로?”

엘리자베스는 진현을 의심했다.

십자처녀단의 일원이라고는 하지만, 그는 검증된 단원이 아니었다.

평범한 시종으로 이제 막 임무를 시작한 초짜에 불과했다.

그러니 그의 말을 의심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황제의 알몸을 확인하는 쪽은 유리 공주가 되리라고 생각했었으니까.

“황제와 섹스했습니다!”

“?!”

엘리자베스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슬슬 진현의 정신 상태가 의심스러워지고 있었다.

“정말입니다. 제 자지가 좀 훌륭해서 황제의 귀에까지 들어갔거든요.”

“퍽이나 그렇겠군.”

엘리자베스는 진현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세연과 유리는 달랐다.

“저, 정말로 황제랑 했다고?”

“오빠. 진짜예요? 진짜 우리 엄마랑 섹스했어요?”

“어? 그렇게 말하니까 좀 이상한데……? 아무튼 황제의 배에 음문 같은 건 없었어요. 안 믿으실까 봐 증거까지 가져왔다고요.”

진현은 엘리자베스에게 스마트폰을 건넸다.

황제의 알몸이 찍힌 사진이었다.

“…….”

가만히 바라보던 엘리자베스는 금방 스마트폰을 돌려주었다.

그녀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대체 이딴 그림이 무슨 증거라는 거지?”

“아, 이건 그냥 그림이 아니고 사진이라는 건데…….”

“믿을 수 없다. 다시 확인해라.”

“예? 아니 진짜로 섹스했다니까요? 저 황실에서 유명해요! 기적의 좆으로!”

“네놈이 좆을 얼마나 잘 놀리는지를 못 믿겠다는 게 아니다. 황제의 배에 음문이 없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 거지.”

엘리자베스는 황제가 마녀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녀가 원하는 증거는 화상 자국이 아닌 음문이었다.

“다시 잠자리를 가졌을 때, 칼날로 황제의 피부를 벗겨라.”

“그, 그게 무슨 소리세요?”

“피부 위에 없다면, 피부 밑에 있을 것이다. 대단한 마녀라서 음문이 속살에 각인되었는지도 모르지.”

“아니, 그건 말이 안 되잖아요. 무슨 문신이 피부 밑으로…… 컥!”

엘리자베스가 진현의 목을 움켜쥐었다.

[귀축 용사가 경악합니다!]

그 순간 세연이 엘리자베스에게 달려들었다.

퍼걱!

“크윽!”

엘리자베스가 세연의 복부를 걷어 차 날려 버렸다.

세연은 데굴데굴 굴러 지붕의 끝에서 겨우 멈췄다.

“오빠를 놓아주세요!”

유리가 단검을 꺼내 겨누었다.

그 순간 배후신의 메시지가 떴다.

[독수리 부족장이 나서지 말라고 명령합니다.]

[한 발자국 앞에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고 알립니다.]

“…….”

그녀도 알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미친 사냥꾼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쏴아아아아…….

콰르릉!

갑작스레 소나기가 내리며 하늘에서 천둥이 쳤다.

새하얀 엘리자베스의 얼굴이 일순간 빛났다.

그녀의 눈은 광기로 빛나고 있었다.

“황제에게 음문이 없을 리가 없다! 그 창녀 같은 여자에게 문신이 없을 리가 없단 말이다!”

진현을 내팽개친 엘리자베스가 단검을 빼들었다.

그녀가 팔뚝을 걷더니, 자신의 살점을 잘라냈다.

스으윽……!

마치 포를 뜨는 것처럼 스스로의 피부를 벗겨낸 엘리자베스.

[귀축 용사가 무서워합니다.]

[껍질 기사가 마녀 사냥꾼의 태도를 비난합니다.]

팔뚝이 덜덜 거렸다.

칼날이 지나간 자리로 새빨간 근육과 혈관 따위가 드러났다.

그녀가 자신의 속살을 들이밀며 소리쳤다.

“다시 확인해라! 이렇게……! 그년의 피부 밑에는 반드시 음문이 있다! 찾아내라! 목숨을 걸고 찾아내라! 십자처녀단으로서 의무를 다해라!!”

콰르르릉­!

순간 유리의 뇌리에 시녀의 음성이 스쳤다.

‘십자처녀단의 수장이 미쳤다는 소문이 있어.’

유리는 깨달았다.

탑 15층의 적은 마녀 따위가 아니다.

황제는 더더욱 아니다.

눈앞에 있는 마녀 사냥꾼.

배후신의 과거를 재현한 존재.

십자처녀단의 미쳐 버린 수장인 엘리자베스야말로 그들이 극복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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