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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딸감을 자처한다-63화 (63/74)

〈 63화 〉 귀축 여신의 야한 염원 (1)

* * *

귀축 여신의 야한 염원 (1)

아케찰파의 밑으로 들어가면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생사를 뛰어넘는 리치와의 우정 역시 이어갈 수 있다.

제안을 무시하면 핑챙과 함께 야한 여행을 하게 된다.

난 계속 세연이와 유리를 보며 딸딸이를 칠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세연이와 있었던 일 때문에 딸딸이에 현타가 세게 왔다.

나는 고창복 같은 쓰레기가 되고 싶지 않다.

그보다는 더 멋진 사람이 되어, 세연이와 유리를 지켜주고 싶다.

게다가 나의 이득과 성장을 위해서도 아케찰파를 선택하는 것이 옳았다.

하지만…….

배신하기에는 핑챙한테 너무 미안한데?

아씨. 웹소설 주인공들은 안 이러던데.

[껍질 기사가 허겁지겁 달려옵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냐고 묻습니다!]

어라.

껍질 기사?

성훈이는 먼저 26층으로 보낸 상황이라서, 껍질 기사가 나타날 이유는 없었다.

[귀축 용사가 사정을 설명합니다.]

[껍질 기사가 광분합니다!]

[플레이어 이진현에게 실망합니다!]

[어찌 기사도 정신을 저버리려 하는 것이냐 호통칩니다!]

“음……. 핑챙님과의 우정도 중요하지만, 그럼 리치와의 우정은요?”

[껍질 기사가 말을 더듬습니다.]

[리치와는 우정을 쌓은 기간이 짧지 않냐고 되묻습니다.]

“그건 그렇지만, 우정을 꼭 기간으로 비교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보다 껍질 기사님은 왜 갑자기 나타나신 거예요?”

[껍질 기사는 명령을 받아 달려왔다고 말하다가 황망히 입을 가립니다.]

명령?

껍질 기사는 배후신인데, 배후신에게 명령을 내릴 만한 자가 있다고?

혹시 누구의 지배를 받는 상황인 건가?

[껍질 기사가 전해줄 물건이 있다고 말합니다.]

[껍질 기사가 플레이어 이진현에게 아이템을 선물합니다.]

허공 위로 빛무리가 어떤 형체를 이루었다.

그건 괴물을 담는 주머니였다.

──────

[보라색 괴물 주머니]

­눈물 나는 이별! 괴물과 헤어지기 싫으셨죠?

­이젠 걱정하지 마세요! 보라색 주머니는 종족을 초월한 우정도, 변태 같은 사랑도 지지합니다!

[효과]

­괴물을 25층 바깥으로 데려갈 수 있습니다.

­※주의! 주머니는 오직 25층에서 잡은 괴물만을 담을 수 있습니다.

──────

[아케찰파가 광분합니다!]

[껍질 기사에게 자신을 방해하고도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묻습니다!]

[껍질 기사가 위축됩니다.]

[자신은 기사도를 지킨 것뿐이라며 말을 더듬습니다.]

말을 더듬으면서도 아케찰파에게 맞서는 껍질 기사.

이유야 어찌됐든, 내게 선물까지 줬는데 배신할 수는 없었다.

[껍질 기사가 당신에게 조언합니다.]

[파티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생각하라 말합니다.]

[김세연과 강유리와 야한 짓을 하며 좋지 않았느냐고 묻습니다.]

음…….

그냥 자기가 야한 거 보고 싶어서 이러는 것 같기도 하고…….

껍질 기사 녀석은 기사도를 운운하지만, 매번 세연이와 유리를 훔쳐 보곤 했으니까.

어쨌든 결정했다.

귀축 용사, 리치와 함께 26층으로 가기로.

“리치! 넌 내 거야!!”

덜그럭♡

*

그 시각.

탑의 50층에서는 학살이 벌어지고 있었다.

후웅! 후웅!

잔근육이 선 여자의 팔뚝.

그녀가 쉬지 않고 도끼를 던져 댔다.

콰지지직­

도끼는 리자드맨의 머리통을 관통하여 한 번에 5마리의 리자드맨을 쓰러뜨리고 있었다.

후우웅!

멀리 날아갔던 도끼는 다시 돌아온다.

여자는 여섯 개의 도끼로 끊이지 않는 투척술을 선보이고 있었다.

처억!

여자가 도끼날을 겹쳤다.

눈 깜짝할 새에, 주변에는 리자드맨의 시체밖에 남지 않았다.

그중에는 왕관을 쓴 리자드맨도 있었다.

“나도 모르는 새에 리자드킹도 같이 죽였군.”

[50층을 클리어하셨습니다!]

50층을 돌파한 천부적인 재능의 플레이어, ‘무한 도끼’ 임선빈.

그녀는 길드의 지원을 받는 상위 플레이어이자, 아케찰파의 총애를 받는 플레이어기도 했다.

그때, 퀘스트 창이 떠올랐다.

──────

[플레이어 암살]

­광전사 아케찰파가 플레이어에게 모욕당했다고 주장합니다.

­아케찰파는 가장 유능한 플레이어인 당신에게 임무를 맡겼습니다.

[공략 조건]

­ATJ­25층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플레이어 이진현을 굴복시키시오.

──────

“귀찮군.”

임선빈이 툭 말을 뱉었다.

그러자 아케찰파가 허둥지둥 보상을 준비했다.

[아케찰파가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면 커다란 선물을 주겠다고 보장합니다!]

“딱히 기대가 안 되는군.”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를 보상이라 단언합니다!]

“어떤 보상인지 궁금하군.”

[전설적인 도끼를 선물하겠다고 고백합니다!]

“조금 기대가 되는군.”

[어서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마침 ATJ­25층과 이곳의 거리가 멀지 않다고 알립니다!]

“운이 좋군.”

복수에 미친 웹소설 주인공처럼 무뚝뚝한 임선빈.

그녀가 피의 발자국을 남기며 걸음을 옮겼다.

*

“진현 오빠!”

“유리야!”

대기실로 이동되자, 제일 먼저 나를 발견한 유리가 내게 폭 안겼다.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요?”

“겨우 이틀이었잖아.”

“이틀이나 된 거죠!”

뒤이어 나타난 세연, 성훈이와도 인사를 나누었다.

대기실에 있는 동안 푹 쉰 건지, 파티원들의 얼굴은 좋아 보였다.

“대박인 거 알려줄까? 우리 파티원이 하나 늘었어!”

“파티원이?”

나는 주머니를 던져 리치를 꺼냈다.

딱딱!

“이 해골을 왜…….”

“샌즈년…….”

리치를 바라보는 두 여자의 눈이 싸늘했다.

왜지?

설마 리치를 질투하는 건 아니지?

반면, 성훈이는 음흉하게 웃었다.

“흐흐. 리얼돌 뼈대를 데려왔구만.”

“리얼돌 아니고 리치라고.”

“그게 그러지.”

딱!

리치가 성훈을 보며 공격적으로 이를 부딪쳤다.

당분간 성훈이 놈 앞에서 리치를 꺼내두지 않는 게 좋겠다.

“오빠. 이 샌즈년 말이에요. 혹시 남자인 건 아닐까요?”

“응? 이렇게 귀엽고 깜찍한 애가 남자일 리가…….”

“하지만 골격도 제법 크잖아요? 이거 봐요. 장군감인 세연 언니랑 비교해도 더 크다고요.”

“누가 장군감이야! 네가 잼민이스러운 거지!”

이제 보니, 리치의 골격은 제법 컸다.

나랑 거의 비슷해 보일 정도.

설마…….

내가 남자였던 해골을 보고 딸딸이를 쳤다고?

덜그럭♡

“…….”

씨발.

갑자기 오만 정이 다 떨어지네.

그냥 여기 버리고 갈까?

[잠시 후 탑 26층으로 이동합니다.]

“어라? 벌써?”

“응. 꾸물거릴 시간이 없어. 필요한 건 우리가 다 사놨으니까, 이동할 준비만 하면 돼.”

“다음 층은 인원 제한이 몇 명이야?”

“없어.”

“없다고?”

“염원의 층이거든.”

아하. 염원의 층이구나.

젠장. 염원의 층이라니…….

마녀 사냥꾼, 엘리자베스 때를 생각하면, 도무지 염원의 층을 좋게 생각할 수가 없었다.

차라리 몬스터 잔뜩 때려잡는 퀘스트가 쉬운데 말이지.

“어서 손잡아.”

나는 세연이와 유리의 손을 잡았다.

이번엔 어떤 배후신의 염원을 이루어주어야 할까?

엘리자베스는 한 번 했으니 아닐 테고.

귀축 용사의 염원?

아니면 껍질 기사?

독수리 부족장?

어느 쪽이 되었든 어떤 임무가 될지 예측하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귀축 용사의 염원은 아니었으면 한다.

보나마나 개변태 같은 짓을 해야 할 테니까.

[탑 26층으로 이동합니다.]

[플레이어 여러분들의 행운을 빕니다.]

파앗!

강렬한 빛과 함께, 우리는 새로운 세상으로 이동되었다.

*

스스스스…….

풀잎들이 스치는 소리에 눈을 떴다.

어딘지 알 수 없는 숲속.

키 큰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나는 송장처럼 누워 있었다.

몸을 일으키려는데, 너무 무거웠다.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진짜로 내 몸이 엄청 무거웠다.

갑자기 육중한 근돼가 되어 버린 듯한 느낌.

그러나 그건 단지 느낌으로 그치지 않았다.

“으아악! 씨발 내 몸!!”

손을 보니 피부가 초록색이었다.

팔다리, 몸통도 모두 초록색의 근육질.

입에서는 튀어나온 덧니가 느껴졌다.

설마…….

나는 인근에 있던 연못에서 조심스럽게 내 얼굴을 확인했다.

“오크잖아.”

나는 오크가 되어 있었다.

지난번에는 하인이긴 했지만, 그래도 인간이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괴물로 만들어 버리네?

근데 왜 오크에 빙의한 걸까?

우리 파티의 배후신들 중에 괴물 출신이 있었나?

핑챙은 일단 아니고.

활을 잘 쏘는 독수리 부족장이 오크일 리도 없고…….

그럼 껍질 기사가 오크였나?

스스슷!

“!”

풀숲이 흔들렸다.

나는 재빨리 전투 자세를 취했다.

빙의 되면서 전부 털려 버린 건지, 아이템이나 무기조차 없었다.

얼른 바닥에서 짱돌을 주워 들었다.

스륵.

풀숲을 헤집고 나타난 건 또 다른 오크였다.

“크오오오오!!!”

나도 모르게 입에서 오크의 괴성이 흘렀다.

본능적으로 돌부리를 들고 여자 오크에게로 쇄도했다.

빠각!

“크오옥?!”

그러나 나는 너무나도 쉽게 제압당하고 말았다.

뭐지……?

아이템뿐만 아니라 스탯까지 초기화 당했나?

이 망할 놈의 시스템 같으니라고…….

“‘크오오’ 이 지랄……. 정신 차려 이진현.”

“크오?”

목소리가 익숙했다.

자세히 보니, 여자 오크는 무척 섹시했다.

세연이를 닮은 얼굴에 세연이보다 훨씬 큰 가슴과 엉덩이.

아니, 이건 가슴과 엉덩이라고 부를 수 없었다.

젖탱이와 빵댕이라고 해야 맞지.

“세연이 너야?”

“그래.”

나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오크 버전의 세연이는 굉장히 색다른 미인이었다.

덧니가 튀어나와 있었지만 정도가 심하지 않아서 귀여웠고, 찰랑이는 긴 생머리와 예쁜 이목구비는 그대로였다.

탄탄히 잡힌 근육은 뒤틀린 성욕을 자극했고, 업그레이드 된 젖탱이와 빵댕이는 참는 게 어려울 정도로 꼴렸다.

“너, 너무 빤히 보지 마! 못생겨졌단 말야…….”

얼굴을 붉히는 오크 세연이.

그 반응이 귀여워서 나는 그녀를 더욱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보지 말라고!”

“억!”

그러다가 맞았다.

역시 하지 말라는 건 하지 말아야 한다.

“성훈이랑 유리는?”

“못 봤어. 이 인근에 있지 않을까?”

“같이 찾아보자.”

아마 그 둘도 오크가 되었겠지?

유리는 또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네.

큰 가슴을 얻게 되었으려나?

글래머 유리라니.

너무 좋잖아.

아니, 아냐. 더 이상 세연이와 유리를 성적인 대상으로 보지 말자.

난 고창복이 되고 싶지 않다고.

“야 이진현…….”

“응?”

“너…… 그거…… 괜찮아?”

“뭐가? 아!”

세연의 눈이 내 좆을 보고 있었다.

나는 치마 같은 걸 입고 있었는데, 벌떡 선 자지가 무릎까지 오는 치마를 들추어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었다.

“씨발. 존나 크다.”

30cm? 아니, 40cm?

내 거였지만, 내가 보기에도 징그러울 정도였다.

“애초에 그런 걸 박을 수나 있는 거야?”

“오크 여자의 보지도 엄청 큰 가 보지.”

“하아. 쓸데없는 질문을 했네.”

얼굴을 구긴 세연이가 앞장섰다.

우리는 멀리 가지 않고 인근을 배회했다.

그러다가 또 다른 인기척을 느끼고 멈춰섰다.

“앞에 누가 있어.”

“나도 느껴져. 유리일까?”

“일단 확인해 보자. 아이템은 없어도, 육체 능력은 그대로인 것 같으니까, 웬만해서는 지지 않을 거야.”

스륵!

세연이가 수풀을 해쳤다.

그러자 그 뒤에 있던 자의 정체가 드러났다.

“어머♡”

귀여운 얼굴에 핑크색 머리.

전형적인 망가 속 여자 모험가의 복장을 한 핑챙.

[염원을 이루고자 하는 배후신이 등장했습니다.]

귀축 용사.

그녀가 바로 이번 층의 주인공이었다.

한껏 가슴을 모은 그녀가 내 자지를 보며 히죽 웃었다.

“찾았다♡ 일회용 딜도♡”

씨발.

착정당하다가 죽는다.

도망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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