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화 〉 성욕이 없는 엘프 마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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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욕이 없는 엘프 마을 (2)
우리는 진짜 엘프를 따라 이동했다.
뾰족 귀에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그녀는 우리를 매우 귀한 손님처럼 여겼다.
“근데…… 원래 엘프는 다른 괴물들에게 호의적인가요?”
“괴물? 무슨 괴물이요?”
“저희 같은 오크나 요정 말이에요.”
“이종족을 말하는 거군요. 당신들은 인간들처럼 말하네요.”
조금 뜨끔했다.
유리의 말에 의하면, 이들은 인간 마을을 약탈하는 녀석들이라고 했으니까.
그렇기에 귀축 용사도 엘프들을 토벌하려는 거겠지.
“우리가 특이해 보일 수도 있겠죠. 보통의 엘프는 이종족과 교류하는 일이 적으니까요. 하지만 우린 다릅니다. 바리쿰님의 축복이 있은 후로, 우리는 교류의 즐거움을 깨달았어요.”
거기까지 말한 엘프가 바닥에 뒹굴고 있는 성훈 슬라임을 번쩍 들어올리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슬라임이 많이 필요하거든요.”
“어어. 그거 성병 슬라임인데?”
“괜찮아요. 엘프들은 숲의 보호를 받기 때문에 질병에 걸릴 일이 없어요. 그리고 독 슬라임이기 때문에 필요한 거예요.”
뀨♡
엘프에게 안긴 성훈 슬라임이 가슴을 마구 파고 들었다.
슬라임인 상태로도 느낄 수 있는 걸까?
아무리 봐도 가슴보다 슬라임의 몸이 더 부드러워 보이는데…….
“도착했군요. 이곳이 바로 우리들의 마을입니다.”
“와아…….”
엘프 마을은 환상적이었다.
커다란 나무줄기와 나뭇잎 따위를 변형하여 집을 만들었고, 곳곳에 빛을 내는 커다란 꽃이 만발해 있었다.
자연 속 신비 그 자체.
그 모습에 나는 물론이고, 세연이와 유리도 도시에 온 시골 촌놈처럼 두리번거렸다.
내 눈은 한층 더 바빴다.
엘프 여자들도 살펴야 했기 때문이다.
남녀 비율은 4:6 정도.
엘프녀들은 내 상상처럼 아름다웠다.
가슴도 엉덩이도 전부 다 엄청나게 크고, 키도 모델처럼 컸다.
이목구비야 말할 것도 없고…….
“이진현.”
“으응?”
“침 닦아.”
“스읍. 아, 덧니가 적응이 안 되네. 하하…….”
세연이가 나를 한심한 듯이 바라보았다.
그런데 어째 평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다소 위축되어 있다고 해야 할까?
그러고 보니, 오크로 변한 세연이는 자신을 보고 못생겨졌다고 했지.
주변이 전부 모델 엘프들뿐이어서 그런지, 기가 죽은 것 같았다.
그래도 제일 꼴리는 건 세연인데.
이걸 말해줄 수도 없고…….
“엘시. 이자들은 누구지?”
“장로님. 우리 마을에 독 슬라임을 기증해주실 분들입니다.”
“오오. 귀한 손님이로군.”
잠깐.
독 슬라임을 ‘기증’한다는 말은 안 했는데?
“저기, 혹시 슬라임을 어디에 쓰려는 건지 물어봐도 될까요? 끓여서 먹거나 그러는 건 아니죠?”
정보를 수집한 결과, 염원의 층에서의 죽음도 똑같은 죽음이었다.
성훈 슬라임이 죽어 버린다면, 다음 대기실에서 성훈이를 만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럴 리가요. 저희는 생명을 사랑한답니다. 독 슬라임은 마을의 중심에서 길러질 거예요. 세계수를 병들게 하는 곤충들을 쫓아내 주거든요.”
“아, 다행이네요.”
“식사를 대접하겠습니다. 슬라임도 마을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같이 데리고 다녀야겠어요.”
뀨!
우리를 안내하던 엘시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주변을 살폈다.
“어라. 그런데 분명 요정 한 분도 함께 계시지 않았나요?”
“아, 그게…….”
“이진현. 유리 어디 갔어?”
“자, 잠깐 혼자 구경한다고 하더라고. 별일 없을 거야.”
“위험하게 혼자 어딜 돌아다닌다는 거야…….”
유리가 위험할 일은 없을 거다.
그녀는 내 팬티 안에 있으니까.
파르르릇!
“흣…….”
팬티 안에서 유리의 날개짓이 느껴졌다.
그녀는 빳빳이 선 내 자지에 몸을 비벼대고 있었다.
귀축 용사에게서 정보를 빼내기 전.
유리는 내게 부탁을 하나 했다.
‘오빠 팬티 안에 들어가게 해주세요♡’
대체 왜 그런 부탁을 한 건지는 알 수 없었다.
작은 몸으로 거대한 성기를 상대하는 페티쉬가 있었나?
어찌 됐든, 유리는 임무에 성공했고, 나는 그녀의 부탁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이진현…… 너 괜찮아? 아까부터 거기가 좀…… 떨리는 것 같은데”
“괜찮아! 아무 문제 없어! 하핫……!”
이거 들키면 좆된다.
쪽팔린 건 둘째치고, 세연이가 나랑 의절하려 할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해도 이건 너무 변태적이라고.
우리는 엘시와 함께 연회장으로 들어섰다.
커다란 나무 테이블 위로 먹음직스러운 고기들이 수북이 올라왔다.
엘프들은 예절이고 뭐고 게걸스럽게 고기를 먹어 치우고 있었다.
고기에 환장하는 엘프들이라…….
좀 이상한데?
“우리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죠?”
“네? 아. 조금요.”
“우리도 원래부터 이랬던 건 아니에요.”
엘시가 내게 닭다리를 권하며 말을 이었다.
“위대한 마법사, 바리쿰이라는 이름을 알고 있죠?”
“아뇨. 처음 들어요.”
“대륙에서 바리쿰의 이름을 모르는 자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크들에게는 유명하지 않은 모양이군요. 바리쿰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하고 유능한 마법사예요. 그는 세상의 온갖 것들에게 기쁨을 알려주기 위해 순례하고 있죠.”
“흣……. 그, 그렇군요.”
마법사고 뭐고, 집중이 하나도 안 됐다.
팬티 속 유리가 끝도 없이 내 자지를 자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확 싸 버릴까 생각도 들었지만, 그랬다간 엘프들이 나를 무자극으로 사정하는 허접 오크로 생각하겠지.
게다가 식사 자리에서 싸 버린다는 건 아무리 오크라고 해도 너무하잖아.
“바리쿰은 권태라는 저주에 걸린 우리 엘프들을 구했습니다. 그의 마법에 의해서 우리는 비로소 삶의 재미라는 것을 깨달았죠. 그것은 육식. 그리고 숲을 파괴하는 인간들에 대한 보복이었습니다…….”
“으잇! 예! 드, 듣고 있습니다.”
“?”
엘시가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았다.
더는 안 되겠다.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수밖에.
나는 순간적으로 괄약근을 조여 고기 몽둥이에 움직임을 주었다.
팅!
무언가 귀두에 처맞는 느낌이 들었다.
바지 속이 잠잠해진 것으로 보아 유리는 귀두에 처맞고 기절한 것 같았다.
후. 이제 살겠네.
“네네. 계속 말씀해 주세요.”
“……그 이후로 저희는 권태라는 저주에서 벗어나 즐겁게 살고 있답니다. 엘프가 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잘못된 건 아닙니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았을 뿐이죠.”
“그럼 흑프들을 노예로 삼은 것도 바리쿰인지 뭔지 그 마법사 덕분인가요?”
“아뇨. 흑프들은 전통적으로 노예였습니다.”
“아하.”
세연이와 나는 간만에 진수성찬을 즐겼다.
이전 층에서는 이런 고급 음식을 먹을 수 없었기에, 정신없이 식사했다.
엘시는 그런 우리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오늘 밤에 특별한 식재료가 들어올 거예요. 야간에 마을 사람들 모두와 파티를 벌일 생각인데, 여러분도 참가해주시면 좋겠군요.”
“특별한 식재료요?”
“네. 아주 맛이 좋은 고기죠. 여러분들에게도 익숙한 맛일 거라 생각합니다.”
“대접해주시면 저희야 감사하죠.”
식사를 마친 우리는 엘시를 따라 마을을 더 구경했다.
야간에 있을 잔치를 준비하는 건지, 저녁이었음에도 엘프 마을은 활기가 있었다.
꼭 축제를 준비하는 모습 같았다.
“엘시. 이방인들과 함께 왔구나.”
“네. 할머니.”
“할머니?”
엘시가 할머니라고 부른 엘프는 전혀 할머니가 아니었다.
섹시한 40대 미시처럼 보였으니까.
“이래 봬도 나이가 300살이 넘었답니다.”
“와. 동안이시네요.”
“호호호. 이리 앉아봐요. 점을 봐줄 테니까.”
엘시의 할머니는 점쟁이인 듯했다.
탁자 위에는 신비롭게 빛나는 수정 구슬이 있었다.
“자자. 어디 보자……. 당신은…… 평범한 오크가 아니군요.”
“!”
“아주 망측한 운명을 타고 났어요. 음란 악귀에 의해 휘둘릴 운명입니다.”
소름이 오소소 돋아났다.
그만큼 엘프의 점궤는 정확했다.
“당신의 가장 큰 걱정을 말해보세요. 조언을 드리도록 하죠.”
엘프의 말에 나는 잠시 고민했다.
가장 큰 걱정이라면 역시 탑을 나갈 수 있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건 플레이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걱정이다.
내 개인적인 걱정은 섹스와 사랑에 있었다.
“그 망측한 운명 때문에 저도 음란 악귀처럼 변해 버릴까 봐 고민이에요…….”
“흐음. 이상한 고민이로군요.”
“왜죠?”
“당신은 이미 음란 악귀처럼 보이거든요.”
“…….”
내가 이미 핑챙과 동급이라고?
진짜 리틀 고창복이라고?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쾌락에 끌려다니지 마세요. 당신에게 있어 쾌락은 생존의 도구일 뿐……. 쾌락을 하찮은 것으로 여겨야만 당신의 마음을 지킬 수 있을 겁니다.”
쾌락을 하찮게 여겨라?
섹스를 섹스로 생각하지 말라는 뜻인가?
뭔가 더 물어보려 했는데, 세연이가 수정구 위로 손을 올렸다.
“제 점도 봐주세요.”
“말해보세요.”
“그…… 사랑에 대해서 알고 싶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셔야 합니다.”
“그, 그냥 전체적인 사랑점을 알고 싶은 건데…….”
“흠. 마음을 숨기고 계시군요. 진심이 담기지 않는다면 점궤가 부정확해질 거예요.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네!”
엘프 점쟁이는 잠시 눈을 감고 명상했다.
번쩍! 눈을 뜬 그녀가 씨익 미소 지었다.
“당신은 옆에 있는 분을 좋아하는군요.”
“뭐, 뭔 소리예요?!”
“아니, 좋아한다기보다는 탐하고 있어요. 뒤틀린 성욕에 지배”
“그, 그런 거 아니거든요! 와, 완전 엉터리네요!”
버럭 소리친 세연이 쿵쿵거리며 자리를 떴다.
세연이도 나처럼 오크의 성욕에 지배당한 거겠지.
사실 오크의 몸에 빙의되었을 때부터 자지가 불끈거려 미칠 것 같다.
핑챙이 시원하게 20발 정도만 빼줬으면 좋겠을 정도다.
“저기, 다른 점도 좀 봐주실래요?”
“호호호. 그건 안 돼요. 하루에 하나만 조언할 수 있거든요.”
“아아.”
나도 일어서려는데, 엘프 점쟁이가 엘시에게 안긴 성훈 슬라임을 가리켰다.
“세계수를 건강하게 만들어줄 슬라임이로군요. 슬라임의 점도 볼까요?”
“슬라임의 점을요? 하하. 그거 재밌겠네요.”
엘시가 수정 구슬 위로 성훈 슬라임을 얹었다.
뀨?
성훈이놈은 조금 당황스러운 듯했다.
그래. 네가 지금 엘프들의 젖가슴을 희롱하고 슬라임 촉수로 교미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들키고 싶지는 않겠지.
하지만 성훈이는 고작 슬라임일 뿐이다.
엘시에게 저항할 방법은 없었다.
엘프들이 성훈이를 혐오하는 걸 볼 기회.
이건 못 참지.
“……?”
순간 엘프 점쟁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파르르 떨리는 그녀의 눈 밑.
그녀는 마치 두려운 것을 마주한 사람처럼 자리에서 일어나 뒷걸음질쳤다.
“할머니?”
“쿨럭”
점쟁이는 곧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할머니!”
“어서 슬라임을 치워요!”
엘시가 성훈 슬라임을 내동댕이쳤다.
나와 엘시는 점쟁이 엘프를 부축했다.
“괜찮으세요?!”
“대체 뭘 보신 거예요?”
성훈이의 심각한 변태성 때문에 내상을 입으신 건가?
대체 저 씹변태 새끼는 무슨 쓰레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야?
“저, 저 슬라임은…….”
뜻밖에도, 점쟁이가 쓰러진 건 성훈이의 변태성 때문이 아니었다.
그녀가 떨리는 동공으로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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