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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딸감을 자처한다-73화 (73/74)

〈 73화 〉 기생충 게임 (2)

* * *

기생충 게임 (2)

“미, 미안하다……. 나도 내가 기생충일 줄은 몰랐어…….”

“순순히 인정했으니 죽이진 않을게. 우리 파티를 떠나라.”

“크윽…….”

성훈은 추방되었다.

한동안 산기슭을 떠돌며, 그는 고뇌에 빠졌다.

‘난 대체 뭐지? 나 자신조차 속이는 기생충이라니?’

정황상 자신이 기생충인 걸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그에 대한 기억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기억을 되찾고 싶어. 내게도 따뜻한 가족이 있고, 어딘가엔 짝도 있겠지……. 어머니를 만나야겠어.’

그 길로 성훈은 미친 듯이 산을 올랐다.

자아를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물론 산꼭대기에 다다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목숨을 잃을 뻔한 것만 해도 수십 번.

그때마다 기적 같은 탱킹 능력으로 살아남은 성훈은 악착 같이 산을 올랐다.

마침내.

꼭대기에 있는 어머니의 둥지에 들어설 수 있었다.

둥지를 지키던 충인이 독침으로 성훈을 위협했다.

“키깃……! 멈춰라!”

“고, 공격하지 마! 난 네 형제야!”

“킷?”

“난 기생충이야! 용사 파티에 기생하다가 쫓겨났고, 지금은 기억을 잃었어……. 단지 어머니를 만나보고 싶어서 왔을 뿐이라고…….”

“네가 내 형제?”

“그래. 너도 어머니로부터 태어났지? 그러니 우린 형제야.”

“키히히히힛!”

호위 충인들이 숨이 넘어가도록 웃어댔다.

기생충에게 세뇌당하여 정신이 나가 버린 용사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적이 있었다.

개중 멍청한 녀석들은 자신이 진짜 기생충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는 모양이었다.

아무리 멍청하기로서니, 그게 가능할까 싶었지만, 그 증거가 눈앞에 떡 나타난 것이다.

“킷. 멍청한 놈. 네가 진짜 내 형제라면, 왜 네겐 독침이 없지?”

“도, 독침? 엉덩이에 달린 그거 말하는 거야?”

“그래. 우린 이렇게 긴 독침이 있어서 적과 싸울 때 무기로 쓰지.”

“스읍……. 나는 조금 퇴화된 게 아닐까? 엉덩이에 잘 찾아보면 있을지도……. 네가 좀 확인해 줄래?”

“킷?! 바, 바지 벗지 마 미친놈아!”

그때, 충인의 머릿속에 음성이 울렸다.

어머니의 소리였다.

­그자를 내게 데려와라.

­어머니! 이자는 인간입니다!

­나도 안다. 생각이 있어서 그러니 데려오거라.

­키잇!

성훈은 충인의 안내를 받아 둥지 안으로 들어섰다.

커다란 동굴 같은 모습의 둥지.

그 안은 끈적한 실과 고치로 가득했다.

한참을 들어가자, 곧 실로 된 왕좌가 나타났다.

충인이 성훈의 오금을 걷어찼고, 성훈은 강제로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잘도 여기까지 왔구나.”

“어, 어머니! 전 기억을 모두 잃어버렸습니다! 진짜 저를 되찾고 싶어요!”

“내가 도와주마. 아이야.”

성훈이 슬쩍 고개를 들어 어머니의 모습을 살폈다.

여왕벌레는 매우 아름다웠다.

첫인상은 충인이라기보다는 곤충 느낌의 수트를 입은 여자처럼 보였다.

늘씬한 팔다리와 미형의 얼굴.

다리를 꼬고 앉아 성훈을 내려다보는 여왕의 카리스마까지.

성훈의 자지는 자연스럽게 발딱 섰다.

‘어머니를 보고 꼴리다니! 나란 새끼는 대체 뭐란 말인가……!’

커다란 죄책감에 휩싸인 성훈이었다.

여왕벌레가 성훈에게 다가갔다.

마치 성훈을 유혹하듯, 손가락을 그의 몸을 더듬었다.

“넌 진정한 나의 아이로 거듭날 것이다.”

둘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여왕벌레는 어느새 성훈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

단단해진 자지가 여왕벌레의 아랫배를 꾹꾹 눌렀다.

“어, 어머니…….”

“가만히 있거라.”

“저는 사실…… 섹스할 수 없는 저주에 걸려 있어서…… 어머니와 섹스할 수가 없습니다…….”

“…….”

여왕벌레의 얼굴이 구겨졌다.

아무리 세뇌당한 상태라지만, 엄마와 섹스할 생각을 하다니.

충인의 상식으로 봐도 그건 역겨운 일이었다.

표정을 숨긴 그녀가 작업을 계속했다.

스스스슷.

“어머니?”

정신을 차려보니 성훈의 발이 묶여 있었다.

여왕벌레가 실을 뿜어 휘감은 것이었다.

“걱정 말거라. 넌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자, 잠깐­”

“키히이이이잇!”

여왕벌레가 천장으로 달라붙었다.

실에 묶인 성훈이 딸려 올라갔다.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재빠른 다리의 움직임.

성훈은 순식간에 고치가 되어 버렸다.

*

“세연 씨. 잠시 드릴 말씀이…….”

“무슨 일이에요 제니퍼 씨?”

“사실, 유리 씨가 어제 세연 씨를 욕하더라고요……. 이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지만, 그래도 우리 파티를 지키기 위해서는 말하는 게 맞는 것 같아서요…….”

성훈을 쫓아내는 데에 성공한 제니퍼였다.

이제 하나씩 파티원들을 쫓아내어 파티를 완전히 붕괴시켜야만 했다.

“그냥 내비두세요.”

“예?”

“유리는 어리기도 하고…… 기생충이긴 했지만, 오빠라고 믿었던 강성훈을 잃었잖아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죠.”

“아아. 네.”

어쩐지 세연은 너그러워져 있었다.

제니퍼는 이번에 유리에게로 향했다.

“유리 씨. 글쎄 세연 씨가 유리 씨를 질투하는 거 있죠? 진현 씨를 독차지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둘이 뭐 했어요?”

“그, 그게…… 어제 같은 텐트 안에 들어가더라고요……!”

“엥? 아닌데? 어제 제가 하루종일 진현 오빠 감시했는데?”

“새, 새벽에 봤어요!”

“아닌데? 오빠한테 스킬 걸어놔서 움직이면 바로 알 수 있는데?”

“…….”

유리에게는 도통 거짓말이 잘 통하지 않았다.

세뇌로 억지 갈등을 만드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제니퍼는 이번에 진현에게로 향했다.

“진현 씨. 아무래도 샌즈가 사악한 마법을 꾸미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샌즈가 그럴 리가 없습니다! 샌즈랑 제 우정이 얼마나 깊은데요!”

“?”

전에는 쉽게 통하던 세뇌도 더는 통하지 않았다.

제니퍼는 이런 경우를 경험한 적이 있었다.

파티원들 간의 신뢰가 돈독하고, 개개인에게 스트레스가 적을수록 세뇌가 어려웠다.

‘갑자기 왜 세뇌가 안 통하게 된 거지?’

곰곰이 이유를 생각하던 제니퍼는 깨달았다.

‘강성훈을 추방하고 스트레스가 낮아진 건가?!’

아무래도 짐작 가는 이유는 그것 하나뿐이었다.

그러고 보니, 파티의 분위기는 전에 비해 훨씬 밝아져 있었다.

“세연 언니. 이거 먹어 봐요. 제가 만들었어요.”

“우와. 맛있는데? 설거지는 내가 할게.”

“얘들아! 이 앞에서 토끼 잡았어!”

“대박! 역시 진현 오빠야!”

“이제 사냥도 잘하네?”

‘왜 저렇게 사이들이 좋은 거냐고?!’

강성훈.

그는 정말로 파티의 또 다른 기생충이었을까?

그가 사라진 파티는 놀랍도록 화목했다.

.

.

.

그로부터 약 2주가 더 지났다.

진현의 파티는 아직도 산 중턱을 헤매고 있었다.

“제니퍼. 정말 이 길이 맞는 거예요?”

“무, 물론이죠!”

“하지만 여긴 내려가는 길이잖아요.”

“아까 그 길로 올라갔으면 충인들의 공격을 받았을 거예요! 절 믿으세요!”

“흐음…….”

제니퍼는 파티가 산꼭대기에 다다르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에 부딪치고 있었다.

파티원들의 세뇌 수준이 낮아진 탓이다.

‘이대로라면 내가 쫓겨날지도 몰라…….’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할 때였다.

제니퍼는 그들을 유인하기로 했다.

야만적인 충인들의 힘이 느껴지는 곳으로.

‘나도 같이 공격받을 수 있겠지만, 이제 남은 방법은 그것밖에 없어……!’

이 산의 모든 충인들은 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그렇다고 그들 모두가 한 편인 건 아니었다.

오히려 강한 충인일수록 서로를 경계했다.

유능한 형제는 자신의 공적을 가로챌 수 있는 경쟁자였으니까.

산속에서 형제 살인이 벌어지는 건 그리 특별한 일도 아니었던 것이다.

‘온다!’

마침내 충인들이 습격해왔다.

나무 위에 숨어 있던 그들이 여기저기 실을 쏴대기 시작했다.

“매복이야! 조심해!”

“심판의 불꽃……!”

화르륵­

세연의 불꽃 검이 실을 불태웠다.

“화살 독수리!”

유리의 화살이 커다란 독수리가 되어 충인들을 노렸다.

날개 달린 충인들은 유리의 신들린 사격 솜씨에 날아오르는 족족 격추되었다.

덜그럭!

퍼서석!

리치가 손짓하자, 땅속에서 수많은 해골병들이 소환되었다.

공포를 모르는 군대가 충인들과 달라붙어 싸웠다.

“이진현! 딸딸이 쳐!”

“이미 치는 중!”

진현은 딸딸이를 쳤다.

그의 버프를 받은 세연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충인들을 썰어 버렸다.

그러나 그녀의 활약도 잠시.

채앵­!

“크윽!”

세연의 검을 받아내며 등장한 충인.

위풍당당한 모습의 사마귀 충인이었다.

놀라운 것은 그의 얼굴이었다.

“가, 강성훈이잖아?”

성훈의 얼굴이 떡하니 붙어 있었던 것이다.

“키잇! 난 강성훈이 아니다! 사마귀 충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키키킷!”

파슷!

성훈 사마귀가 쇄도했다.

그의 활약으로 전장의 판도가 단번에 뒤집혔다.

“당랑검!”

샤샤샤샤샥!

성훈의 사마귀 낫에 해골 병사들은 우후죽순 쓰러졌다.

빠른 스피드 때문에 해골병사들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성훈이 전장을 가로질러 세연과 유리를 노렸다.

“꺄악! 이 기생충 새끼!”

“키히히힛! 그래 난 기생충이다! 강유리 너 같이 무식한 녀석의 오빠가 아니라 어머니의 위대한 자식이다!”

“그거 참 듣기 좋네! 애초에 너처럼 못생긴 거랑 피가 섞였다는 설정이 웃긴 일이었지!”

“있어봤자 쓸모없는 대가리! 잘라내어주마!”

“그럼 넌 꼬추부터 떼 병신아!”

치열한 전투가 펼쳐졌다.

그러나 유리한 쪽은 성훈이었다.

전투에 적응하면서, 그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었다.

“진현 오빠! 저에게 삽입 버프를 써주세요……!”

유리의 외침이었다.

이제 유일한 희망은 삽입 버프.

그러나 진현은 고개를 저었다.

“넌 1초만에 기절할 거야.”

진현은 알고 있었다.

이중에서 삽입 버프를 쓸 수 있는 자는 한 명뿐이라는 것을.

유리는 개허접 보지라서 안 된다.

세연이는 처녀 잃으면 능력도 잃을 것이기에 안 된다.

리치에게는 보지가 없다.

남은 건 제니퍼뿐.

“제니퍼!”

“네?”

“넣을게!”

“에? 뭐, 뭐라고요?”

한편, 제니퍼는 이 상황이 몹시 당황스러웠다.

딸감 버프는 알았지만, 삽입 버프 같은 게 있다는 건 처음 들었기 때문이다.

어느새 자신의 뒤에 붙은 진현이 그녀의 곤충 배와 엉덩이를 훑었다.

“꺄악! 대체 어딜 만지는 거예요?!”

“젠장! 보지가 어디야?!”

“뭐, 뭐라고요?”

“보지! 수컷이랑 교미할 때 쓰는 구멍!!!”

“허, 헛소리 말고 당장 떨어져욧!”

진현을 떨쳐내려 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제니퍼는 사실 신체 능력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다.

그녀의 강함은 신체가 아닌 세뇌에 있었으니까.

“찾았다!”

“자, 잠까안­”

쑤컹!

“키힛……♡”

진현의 자지는 무차별적으로 보지를 쑤셔왔다.

제니퍼가 쾌감으로 여섯 개의 다리를 파르르 떨었다.

“제니퍼! 느끼는 건 적당히 하고 날아올라!”

“엣?”

“어서 날아오르라고!”

찔꺽찔꺽찔꺽!!

“흐잇……?!”

진현이 거칠게 받아댔다.

자지가 너무 커서 그대로 있으면 질내가 부숴질 것 같았다.

결국 제니퍼는 순순히 날아올랐다.

진현이 제니퍼의 머리카락을 붙잡아 길게 당겼다.

“왼쪽 당기면 왼쪽으로, 오른쪽 당기면 오른쪽으로. 오케이?”

“???”

어느새 핸들까지 만들어 버린 진현.

제니퍼는 자지 찌르기 한 방에 진현의 탈 것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좀 더 오른쪽으로! 이대로 강성훈에게 돌격할 거야! 제니퍼는 엄청 강해졌으니 쫄지 말고 싸워! 나도 같이 싸울 테니까!”

“흐엑! 헷! 헤읏!”

박히면서, 날면서, 조종당하면서, 공격을 준비한다.

‘대체 이게 뭔 개지랄 같은 일이야?’

제니퍼의 상식이 진창 속에 처박히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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