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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보스를연기하는법-19화 (19/229)

〈 19화 〉 미..미...미친 개에겐 몽둥이가 약이지!(1)

* * *

아무래도 최근 영 못미더운 행보를 벌인 탓에 루미너스 여신에게 신뢰를 잃은 모양이다. 돌이켜보면, 솔직히 내가 봐도 좀 심하긴 했다. 용사의 동료에게 손을 댄 것이 화룡정점이었고.

그러면 어떻게 해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그건 아주 간단하다. 내가 맡은 일을 잘 하면 된다.

내 일, 악당으로서의 역할을 말이다.

*

스륵, 스으윽.

".....으음."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길이다.

영원히 이대로 쓰다듬어지고 싶을 정도로 기분이 좋은, 그런 자상한 손길이다.

그리고 그녀는 이 손을 알고 있다. 어머니에게서 자주 느껴지던, 포근한 감각이다. 시원한 바람이 귓가를 간질이는 따스한 봄날, 포근한 햇빛 아래에서 자주 느꼈던 그 손길이다.

그러나 어머니의 그 손길은 다시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그 날, 소녀의 어머니는 엘헤임 왕국군에 의해 끌려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났으니까.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기에, 노란 털의 수인은 그 기분 좋은 온기를 오래 느낄 새도 없이 눈을 떴다.

언제나 보던 허름하고 낡은 천장이 아닌, 어딘지 알 수 없는 다소 고급스러운 느낌의 천장이 그녀를 반겼다.

"...으음?"

수인녀의 시야에 이윽고 한 남자가 들어왔다.그녀는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바로 어제, 기다리고 기다리던 끝에 마침내 적절한 남자 하나를 찾아 동족들과 머무르던 허름한 둥지로 데려온 그 날, 그들의 둥지에 나타난 남자.

바로 그 남자다.

눈 깜짝할 새에 나와 동족들을 이상한 기술로 제압하고, 자신에게 아픈 짓을 하던 그 무시무시한 남자들에게 던져 넣은 남자.

바로 그 남자였다.

자신을 그 무시무시한 남자들 사이에 집어 넣은 그 남자가 미웠지만,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어미를 떠올리게 하는 자상한 손길에 그 마음도 금새 누그러졌다.

사람의 감정이란, 그 행동으로 드러나는 법이다. 누군가를 위하는 척 하는 행동에는 진심이 담겨 있지 않으며, 감각이 예민한 수인들은 그것을 손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그렇기에 그녀는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내리는 그의 손길에는 분명히 애정이 담겨 있다고.

비록 자신에게 못된 짓을 한 인간이라도, 지금 자신을 향한 호의에 거짓된 마음은 조금도 담겨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도 그녀는 충분히 그를 믿을 수 있었다.

수인들은 오로지 자신이 보고 들은 것만을 믿으니까.

"일어났어?"

그녀가 눈을 떴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그는 자상한 목소리로 물었다. 검둥이 언니와 대화를 할 때와는 그 온도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났다.

"이젠 괜찮아. 나와 함께 있으면 괴로운 일을 당하지 않아. 그러니까 안심하고, 조금 더 자도 괜찮아."

오래간만에 느끼는 진심 어린 애정에, 그리고 푹신하고 포근한 시트의 감각에, 허름한 집에서 지내던 그녀는 언제나 긴장으로 뻣뻣하게 굳어 있던 몸이 편안함으로 녹아내리는 것을 느끼며 다시 두 눈을 감았다.

이 온기는 분명 익숙하지 않은 낯선 것이었다.

그래도, 썩 나쁘지 않았다.

*

"...라는 사정이 있거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다고 생각해?"

"으음, 그런 일이 있었군요."

여섯 명의 수인녀들을 제압하고 가볍게 한 번씩 질안을 맛본 나는 그녀들을 데리고 마차로 돌아왔다. 내 마차는 그 유명한 '안개의 마녀'의 마법이 걸린 특별한 물건이다. 겉으로 보기엔 그냥 평범한 마차지만, 안에 들어오면 어지간한 저택 남부럽지 않은 넓은 공간이 펼쳐져 있다.

일단 수인녀들을 데려오긴 했지만, 막상 데려온 후에 고민이 되었다. 이미 나에 대한 적개심으로 그녀들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물론 지금껏 여러 차례 여자들을 타락시키고 내 것으로 만든 적이 있지만, 그것은 그녀들이 루크의 동료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이라 대본에 그 정보가 표시되어 있던 덕이 컸다. 하지만 이 수인녀들은 다르다.

애초에 '대본'이라는 것은 내가 악당으로서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연극의 시나리오에 관련된 인물들에 한해서 사소한 정보까지 알 수 있게 도와주는 기능이다.

그렇기에 용사 루크의 여정에 등장할 예정이 아예 없는, 있는 줄도 몰랐던 엑스트라에 대한 정보까지 내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혼자서 머리만 굴린다고 해결될 문제는 또 아니었다.

일단 한 번씩 맛은 봤는데, 밝은 곳으로 데려와서 보니까 외모나 몸매가 썩 마음에 든다. 수인은 워낙 신체 능력 자체가 좋고, 자신이 직접 보고 들은 것만 믿는 성향의 연장선으로 자신이 충성을 바친 상대를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다는 충신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즉, 이 녀석들을 잘만 구워 삶으면 앞으로 더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거란 뜻이다!

게다가 저번에 미아가 일손이 부족하다고 칭얼거리기도 했고. 물론 그 때는 밤에 열심히 박아줘서 위로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다. 확실히 나도 저택의 일손을 늘려야 할 필요성을 느끼긴 했으니까.

하지만 믿고 고용할 사람이 없다. 병사들은 애초부터 우리 가문에 종속된 이들이었고 나의 참된 복지에 만족하고 있으니 배신당할 걱정이 없지만, 하인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저택의 주인인 나와 내 여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하인의 위치는 나에게 적대적인 세력에게 포섭당하기 쉬운 자리이기도 하다. 실제로 나를 암살하려고 했던 미녀 암살자 한 명이 저택의 하녀들에게 뇌물을 주고 무기와 약을 몰래 저택 안으로 들여온 전과가 있었다.

그 암살자를 따먹고 죽이는 과정에서 관련된 자들을 전부 숙청하고, 그 후에 고용했던 하인들을 일방적으로 계약 파기하여 쫓아낸 후 모든 일을 미아에게 맡겼다. 완전히 타락하지 않았을 당시의 그녀는 나를 배신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으니까 믿을 수 있었거든.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녀 한 명에게만 저택의 일을 전부 떠넘길 수는 없다. 요즘 미아가 일손이 부족하다고 칭얼대는 기간의 간격이 점차 짧아지기도 했고.

그런 내 앞에 나타난, 한 번 섬긴 주인을 배신하지 않는 종족이라니. 결코 놓칠 수 없다. 이건 그야말로 절호의 찬스.

그러나 홀로 이 수인녀들을 공략할 자신이 없었기에, 나는 도우미를 불렀다. 그게 바로 레이다. 이 여정에 나와 동행한 부하, 그리고 누구보다 뛰어난 마수 조련사.

비록 마수랑 수인은 다르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에 나는 그녀에게 사정을 털어 놓은 것이다.

"수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보단 눈에 보이는 것을 믿으며, 감각이 아주 예민하여 거짓을 쉽게 간파할 수 있는 종족이죠. 그러니 그녀들을 대할 때는 진실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인간과 달리, 그들에게는 허세 전혀 통하지 않으니까요."

진실된 태도라... 그럼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동족을 죽이겠다는 가장 쉬운 협박은 먹히지 않는다는 뜻이겠군.

"그 점만 잘 유의한다면, 수인을 조련하는 것은 인간을 길들이는 것보다 훨씬 쉬워요. 이미 인간을 몇 번이고 조교하셨던 주인님이시라면, 충분히 해내실 수 있을 거라 믿어요."

"흐음, 그런가. 알겠어. 도와줘서 고맙다."

"정 고마우시다면..."

슬쩍. 레이는 고혹적인 미소를 띄우며 옷깃을 당겨 숨막힐 것 같은 가슴골을 강조했다.

"오늘 밤... 어떠세요?"

유혹인가. 그러고보니 레이랑 관계를 맺지 않은 지 벌써 나흘이 넘었나?

"...정말로 괜찮겠어?"

"네?"

나는 유혹하는 그녀에게 다가가, 그 거대한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그녀의 귓가에 나지막히 속삭였다.

"앞으로 사흘 정도 더 참은 후에, 마을에 도착하면 숙소를 잡고 바로 너와 할 생각으로 만반이었거든. 생각해 봐. 무려 사흘 동안이나 육체 관계를 갖지 않은 나와 보내는 밤이 어떨지...?"

"헤윽...♡"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버릴 것 같았는지, 레이는 약에 취한 사람들이나 지을 법한 헤픈 표정을 지었다. 나는 빈 손으로 그녀의 아랫배를 쓸어내리며 다시 속삭였다.

"여기까지 밀고 들어올 거야. 일주일 동안이나 굶주인 네 보지에, 사흘간 참았던 내 자지가 있는 힘껏 질벽을 밀어내며 침입해 올 거야. 그리고 사흘 동안 숙성되었던 진한 정액을, 네 가장 깊숙한 곳에 싸내린다고 생각해 봐. 내 걸쭉간 정자를 단 한 마리도 낭비하지 않고, 오로지 네 소중한 자궁에 다이렉트로 때려박는 거야. 어떻게 생각해?"

"하, 하아, 하아아..."

귓가에 속삭이며 가슴과 아랫배를 동시에 건드린 것이 생각보다 자극적이었는지, 아니면 내가 속삭인 광경을 상상한 것만으로도 참을 수 없었던 것인지, 레이는 몸을 그대로 쓰러지듯 내게 안겨왔다. 몸을 가늘게 경련하는 것을 보니, 고작 이것만으로 가버린 모양이다.

"하아, 하아, 하아...!"

"어때, 레이? 오늘 밤에 상대해 줄까? 아니면, 사흘 뒤에?"

레이는 발정기가 찾아온 강아지마냥 달아오른 숨을 헐떡이며 자기 가랑이에 내 허벅지를 끼우고 비비기 시작했다.

"사, 사흘 뒤요. 사흘 뒤에 해주세요! 그 때까지 꾹 참고 또 참을 테니까, 레이의 음탕한 몸으로 쌓인 욕구를 마음껏 풀어주세요...♡"

개처럼 혀를 내밀며 헐떡이는 레이의 모습을 보니, 수인녀들의 조교에 대한 자신감이 샘솟았다. 그래, 뭐. 이미 인간도 이 정도로 조교해 봤는데, 동물이 섞인 인간이라고 내가 길들이지 못할 건 또 없잖아?

레이를 보낸 후, 나는 상세한 계획을 세웠다. 우선, 이 수인녀들에게 나와 자신들 사이에 얼마나 큰 격차가 있는지, 그 주제를 파악하게 할 필요가 있다.

나는 마차의 공간 안에 평소엔 감췄던 감옥방을 활성화시키고, 그 안에 수인녀들을 넣어 그곳에 준비된 구속구로 팔과 다리를 묶었다. 마법으로 만들어진 물건이라, 마법에 문외한인 수인들로서는 결코 끊을 수 없으니 혹시나 부숴먹을까 걱정할 필요 없다.

노예를 만드는 법은, 우선 노예의 자존감을 떨어트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자신이 상대와 동등한 인간이 아니라, 주인의 명령 하나로 처우가 바뀌는 서유재산이라는 것을 각인시키기 위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모두 깎아내는 것이다.

존엄을 부수는 데에는 여러 굴욕적인 방식이 많지만, 내가 우선 선택한 것은 윤간이었다. 수인은 강자와의 교미를 선호하며 주로 일부다처제를 이룬다. 그러니 사지를 결박당한 채 자기보다 한참 약한 남자들에게 무력하게 범해지는 것만큼 굴욕적인 일도 없다.

간단히 망해 존나 쎈 몬스터에게 수간당하는 건 '크윽...! 어쩔 수 없지...!'라며 받아들이지만 존나 좁밥인 고블린들에게 돌림빵 당하는 건 '내가, 내가 고작 이딴 놈들에게...!'라며 울고불고 저항한다는 소리다.

...음, 요즘 너무 좇대로 살아서 그런가, 갈수록 비유가 천박해지는 느낌이네.

"아마게돈 영주님 만세!"

"우리 영주님이 최고시다!"

"영주님께 평생토록 충성을 바치겠습니다!"

어쨌든 윤간을 선택한 덕분에 병사들의 열렬한 지지도 받으니 일석이조다.

"흐윽, 하윽...!"

"놔, 이거 놔아아앗...! 놓으란 말이야!"

"햑?! 자, 잠깐... 거긴 안 돼...!"

나는 병사들에게 철저히 범해지는 여섯 명을 지켜보며 그들을 공략할 방법을 세웠다.

우선 노란 털의 수인. 가장 어린만큼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약하다. 거기에 성에 대한 지식도 다소 없는 것이 확인되었다. 애는 그냥 다정하게 대해주면 금방 넘어올 것이다. 그야말로 공략 난이도 최하.

다음은 초록 털의 수인. 여섯 중에서 가장 반응이 약하다. 하지만 반응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육체적 자극에 꽤 강해보이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병사들의 허리 놀림이 굉장히 조잡하고 자기들의 쾌락만을 생각하니까 그렇다. 아마 내가 박아주면 굉장한 반응을 보여주지 않을까?

세 번째는 붉은 털의 수인. 목이 쉴 때까지 병사들에게 빌고 또 비는 걸 보니 육체적 자극에 굉장히 취약한 모양이다.

그렇다고 만만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런 유형은 불리한 상황에선 다 내려놓을 것처럼 굴면서, 막상 그 상황에서 벗어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를 떼고 자신은 지지 않았다며 자기 위로를 하니 어중간하게 대하는 것으로는 굴복시킬 수 없다. 괜히 머리 굴리지 못 하게 확실하게 끝까지 몰아붙여야 한다.

네 번째는 주황 털의 수인. 이쪽은 육체적으로 굉장히 튼튼해서 일반적인 자극은 통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타입은 정신적인 쪽, 특히 수치심에 약한 편이다. 그리고 그런 쪽은 또 내가 전문가지.

다섯 번째. 검은 털의 수인. 수인 무리의 우두머리이자 책임자.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가장 튼튼하다. 그런 험한 꼴을 당해도 눈빛이 조금도 죽지 않는 걸 보니, 병사들 상대를 혼자 시켜도 끝까지 무너지지 않으리라.

강하고 고귀한 정신... 하지만 난 그런 것을 타락시키는 것이 특기이기에 이미 그녀의 약점은 파악한 지 오래다. 그녀의 강함의 비결은 책임감. 부족의 존망과 얼마 없는 생존자들의 안전. 그것을 위해 무너지지 않은, 책임감이 강한 타입.

허나 반대로 말하자면 그 책임감이 바로 공략의 열쇠다. 그 누구보다 동료들을 지키고 싶어할 그녀의 앞에서, 동족 다섯이 애완견마냥 내게 아양을 떨며 앵겨붙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 고결한 정신은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못 했다는 무력감과 죄책감에 산산히 박살나리라.

아아... 생각만해도 불끈거리네.

결과적으로 그녀는 독자적인 공략 난이도는 공략 불가에 가깝지만, 다른 다섯을 공략한 상태라면 그냥 프리패스다.

그리고 마지막. 가장 큰 문제...

"윽, 이 년...! 지금 내 걸 물어 뜯으려고 했어!"

"그딴 더러운 거 들이대지 마! 다음엔 진짜로 뜯어버릴...크윽! 너, 너 당장 안 빼? 죽여버릴 거야!"

"이 년은 성격이 젤 더러워서, 함부로 입에 갖다대면 물려. 그러니까 그냥 아랫 구멍이나 맛보라고."

"쳇... 난 펠라를 시키고 싶었는데."

푸른 털의 수인. 이 년이 젤 문제다. 가장 호전적이고 폭력적이라, 병사들에게 몇 번을 박히든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분노를 이글이글 태운다. 혹시라도 입에 남근을 가까이 가져가려고 하면 물어 뜯으려고 덤벼드는 점은 덤이고.

어찌나 사납게 저항하는지, 병사들도 상대하기 귀찮아서 더 쉬운 다른 수인들에게 몰린다. 그나마 끈질긴 세 명이 달라붙어서 순서대로 괴롭히고 있지만, 흉포한 성격 탓에 기피되어 다른 수인들보다 상대적으로 덜한 자극을 받고 있다.

저 수인은 무식하다. 무슨 일이든 무작정 폭력으로 해결하려고 하고, 심하다 싶을 정도로 인간에게 적대적이라 회유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꼬드기는 것도 어느 정도 마음에 틈이 있어야 가능한 데, 저랗게까지 철벽을 치면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다.

"...역시 미친 개에겐 매가 답인가?"

광견병이라도 걸린 것인지 계속 으르릉거리는 푸른 털의 수인은 그냥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로 매가 필요해 보였다. 일단 상대하기 쉬운 두 놈을 먼저 조교를 완료한 후, 힘의 차이를 머리와 몸에 확실하게 새겨둬야 할 필요성이 보였다.

다른 애들은 채찍과 당근을 번갈아 주며 길들여야 하지만, 이 미친 년은 그냥 미친 개새끼라서 채찍을 줄 게 아니라 그냉 비오는 날 먼지 나도룩 두들겨 패야 겠다.

"아, 쓰러졌다."

결국 노란 털의 수인이 병사들의 윤간을 버티지 못하고 혼절한 것을 확인한 후, 나는 감옥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기절한 그녀를 구속구를 풀고 꺼내왔다.

감옥방 안을 확인하던 방으로 돌아온 나는 병사들의 백탁액과 폭력 등으로 지저분한 수인녀의 몸을 살펴보다 레이의 조언을 떠올렸다.

수인은 감각이 아주 예민해서 상대의 감정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했지? 그래서 본심을 숨기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고. 뭐, 어려운 일은 아니다. 내가 언제나 그랬듯, 솔직하기 행동하면 되겠지.

난 그녀를 욕실에 데려가서 따스한 물로 씻겼다. 아니 무슨 마차 안에 감옥이랑 감시하는 방도 모자라서 따뜻한 물 나오는 욕실도 있냐고? '안개의 마녀'에게 그 정도는 간단한 일이다.

어쨌든 노란 털의 수인.... 아, 귀찮아. 그냥 누렁이라고 부를 래. 마침 여섯 명 다 개 수인이기도 하고. 아니 늑대인가? 어쨌든 개과니가 상관 없지 뭐.

누렁이를 깨끗하게 씻긴 후, 나는 그녀를 부드러운 시트 위에 눕히고 담요를 덮어주었다. 그리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솔직히 다른 수인녀들은 그냥 따먹을 대상으로 밖에 안 보이는 데, 이 누렁이는 나이가 어린 탓인지 몸은 꼴리면서도 하는 짓은 귀여운 면이 있어서 애완견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진짜 애완견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랬다면 내가 애한테 박았겠냐?

느낌이 그렇다는 거지. 뭔가 사람을 잘 따르는 강아지 같은 느낌? 어쨌든 그런 느낌을 주기에, 나도 그렇게 대하였다. 그러니가, 애완견 대하듯이 대했다고.

근데 진짜 보면 볼수록 귀여운 애완견 같네. 나중에 목줄 채으고 산책도 시켜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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