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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보스를연기하는법-20화 (20/229)

〈 20화 〉 미..미...미친 개에겐 몽둥이가 약이지!(2)

* * *

수인녀의 조교는 생각보다 훨씬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내가 그녀들을 원하는 것은 내게 필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기 때문. 그것은 호의적인가 적대적인가를 구별하면 호의에 속하는 편이었고, 누렁이는 내 손길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

수인들은 예민해서 허세를 섞어 봤자 통하지 않으니 진심으로 대하라고 했었나? 나는 그래서 누렁이를 진심으로 대했다. 진심으로, 애완동물 대하듯이 말이다.

애완견 보살피듯 머리를 쓰다듬고 목욕을 시켜줬다. 먹이와 물을 주고, 심심해 할 때는 놀아줬다. 배변 훈련을 시켜줄 필요가 없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조금 덩치가 크다는 것 외에는 단점이 없는 애완동물이었다.

"손."

"여기!"

누렁이는 내 순수한 호의에 마음을 열었다. 이제 손을 달라면 손을 주고, 앉으라면 앉고, 일어 서라면 일어 선다. 하지만.

"끄응..."

내게 마음을 열었음에도, 성적인 일에는 거부감을 보인다. 아무래도 그쪽 지식을 갖고 있지 않는 상태에서 병사들 사이에 집어 넣은 탓에, 성 행위에 대한 일종의 공포감이 생긴 모양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런 짓을 당할 경우 인생이 망가지겠지만 몸이 튼튼하고 인간과는 정조의 관념이 다른 수인이라면 문제 없겠가니 싶었는데, 이렇게 될 줄이야.

그럼 누렁이의 조교는 이쯤 해두고, 다음은 그 초록이 차례인다. 애써 강한 척을 하고 있는 그녀를 어떻게 무너트릴지, 내 머릿속에서는 이미 계획이 다 세워져 있었다.

*

"...무슨 속셈이야?"

무시무시한 병사들 사이에서 빠져나온 초록 털의 수인이 자신을 꺼내준 남자에게 처음으로 내비친 감정은 감사가 아니라 경계였다. 자신과 동족들을 그 끔찍한 곳에 던져 놓고서, 이제와서 무엇을 위해 자신을 거기서 꺼낸 거지? 그리고 제일 처음 데려간 막내는 어디에 있고?

묻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그녀는 말을 아꼈다. 괜히 쓸데없이 먼저 입을 놀렸다가 약점을 잡히고 싶지 않았으니까.

"속셈이라... 별 거 없으니까 그리 경계하지는 마. 이건 너희들에게도 좋은 이야기일 테니까."

"헛소리."

"헛소리인지 아닌 지는, 일단 들어보고 판단하는 게 어때? 자, 마실 것. 목 마르지?"

녹색 수인녀는 그가 건넨 찻잔을 곧바로 입에 가져가지 않고 유심히 내용물의 냄새를 맡았다. 그 모습에 그는 헛웃음을 흘렸다.

"걱정하지 마. 이상한 건 타지 않았으니까."

"..."

확실히 그가 건넨 적갈색 액체에서는 수상한 약물의 냄새는 나지 않았다. 위험한 냄새는 커녕, 오히려 은은하게 풍기는 향긋한 과일 향이 입맛을 돋구었다. 그녀는 손에 든 음료를 조심스레 맛보았다.

"....!"

그건, 생각보다 괜찮았다.

달짝지근한 과즙 같으면서 상큼한 맛이 나고, 당도가 그리 강하지 않으며 목넘김도 아주 깔끔했다. 더군다나 최근에 마신 것이라곤, 그 잔인한 인간 남자들이 양물을 입안에 억지로 쑤셔 넣고 싸지른 쓰고 비린 정액이 전부였던 지라 그가 내준 음료의 맛이 각별히 더 맛있게 느껴졌다.

"차 뿐만 아니라 케이크도 충분히 준비되어 있으니, 마음껏 들어."

남자는 빈 찻잔에 다시 차를 따라주며 친절히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의 호의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

"...다시 한 번 묻지. 무슨 속셈이야?"

지나친 호의에는 응당 숨겨진 속셈이 있기 마련. 녹색 수인녀는 태어나서 한 번도 맛 본 적 없는 달콤한 디저트와 몇 잔이고 더 마시고 싶은 차의 유혹을 억누르며 그의 의중을 떠보았다.

그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렇지 않아도 날카로운 눈매였는데, 눈가를 좁히니 그야말로 먹잇감을 노려보는 뱀의 눈빛이 따로 없었다.

"뭐, 간단한 이야기야.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이런 거지. 너희들이 내 사람이 되어준다면, 이보다 좋은 것들을 얼마든 제공할 수 있어."

"..."

"너희들은 부족의 대가 끊이지 않기 위해 그 녀석을 납치했던 거잖아? 너희가 내 사람이 되어 준다면, 내가 너희들의 의식주를 전부 해결해 줄 수 있어."

"너의 사람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거지?"

"말 그대로. 다른 사람이 아닌 오직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는 사람이지."

초록 털의 수인은 한숨을 쉬었다.

"이해할 수가 없군. 이 정도의 능력을 가진 인간이라면, 더 좋은 조건의 사람을 고용할 수 있지 않나? 우리 여섯을 데려가는 것보단, 인간을 고용하는 편이 더 싸게 먹힐 텐데."

"내가 원체 인간 불신이라서 말이야."

그런 말을 하는 본인도 결국 같은 인간 아닌가? 녹색 털의 수인녀는 차를 홀짝이며 눈앞의 남자를 한심하게 바라보았다.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 사이에서 살면서 인간을 믿지 못하는 인간이라니.

"우리가 그런 제안을 수락할 것 같아? 긍지 높은 수인은 결코..."

벌컥. 문이 열리는 소리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 녹색 털의 수인은 문가로 고개를 돌렸고, 이윽고 그녀의 눈이 당혹으로 물들었다. 문을 열고 들러온 사람은 그 끔찍한 지옥에서 가장 먼저 빠져나갔던 막내였다.

"어? 초록 언니네? 언니도 이제 거기서 나온 거야?"

"아니, 아직이야. 내 제안을 승낙한다면 다른 녀석들과 같이 꺼내주겠지만, 거절한다면 다시 그 안으로 보낼 생각이거든."

그 말에, 녹색 털의 수인녀는 몸을 움찔 떨었다. 애써 괜찮은 척을 하고 있긴 하지만, 솔직히 그 감옥은 제 아무리 수인이라도 제정신으로 있을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병사들의 비웃음과 고함, 욕설 등이 귓가에서 메아리친다. 그들이 자신의 몸에 행한 온갖 행위들이 떠오르며, 점차 목이 타기 시작했다. 그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그녀는 시원한 차를 단숨에 들이켰다.

그녀가 찻잔을 비울 때마다 남자는 주전자를 기울여 찻잔을 다시 채웠다. 그렇게 세 차례 정도 차를 들이키고 나서야 어느 정도 갈증이 해소된 그녀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확실히 그 안은 고통스럽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남자에게 무릎을 꿇을 생각은 없다. '내 사람이 되라'라니. 그건 한 마디로 말해 자신에게 충성을 바치라는 뜻이 아닌가?

수인은 아무에게나 충성을 바치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이 인정한 존재만을 맹목적으로 따를 뿐이다. 그리고 눈앞의 남자를 주인으로 인정하고 따를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기에, 그녀는 이 자리에서 동료들을 대표하여 그의 제안에 거절의 말을 내뱉으려 했다.

어차피 모두 자신과 같은 생각일 테니까. 긍지 높은 수인으로서, 이런 인간을 주인으로 섬길 마음은 단 1도 없을 테니까.

그러나.

"누렁아, 이리 온."

"응! 알았어, 주인님!"

"...막내, 너 지금 뭐하는...거야?"

긍지 높은 수인이어야 할 막내가, 남자가 시키는 대로 다가가 그의 앞에 무릎 꿇고 앉았다. 남자는 그런 막내의 행동을 칭찬하듯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막내는 눈을 감으며 그 손길을 즐겼다.

그것은 긍지 높은 수인이 아니라, 이미 어엿한 한 마리의 애완동물의 모습이었다.

"...너, 막내에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침착함을 가장한 가면이 깨어졌다. 피가 이어져 있지는 않지만, 친동생처럼 대했던 막내가 고작 저런 남자에게 애교를 부리고 있는 모습은, 그녀의 감정을 동요시키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광경이었다.

"무슨 짓을 했냐니, 별 거 안 했어? 난 그냥 진심을 다해 그녀를 예뻐해줬고, 그녀가 내게 마음을 열었을 뿐이야."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주인님..."

철렁. 막내의 입에서 나온 '주인님'이라는 낯선 호칭에, 수인녀는 심장이 내려 앉았다. 주인님이라고? 긍지 높은 수인이, 오직 자신이 인정한 상대에게만 충성을 바치는 수인이, 저런 남자를 주인님으로 섬긴다고?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다. 이건 분명 뭔가 착오가 있는 것이리라. 저 남자가 이상한 수작을 부렸고, 아무것도 모르는 막내는 그 속임수에 홀랑 넘어갔을 뿐이다. 그래, 분명 그런 것이다.

그러니, 저 남자를 없애면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

녹색 수인녀는 어지간한 단검 부럽지 않은 길이와 예리함을 자랑하는 발톱을 드러내며 눈앞의 남자를 향해 달려 들었다. 이런 무방비한 인간 남자 따위,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충분히 죽일 수 있다!

그녀가 휘두른 팔이, 그녀의 날카로운 손톱이 남자의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 같은 얇은 목을 내려치려는 순간.

"소용 없어."

카아앙! 그녀의 발톱은 보이지 않는 장벽을 후려치며, 그녀의 팔이 뒤로 튕겨져 나갔다.

"크읏...?!"

다시 공격하기 위해 그녀가 공격의 반동으로 무너진 자세를 다시 고쳐잡으려는 순간, 바닥과 천장에서 새카만 손들이 튀어나왔다. 전에 머물던 둥지에서 남자가 자신들을 사로잡을 때 껐던 그 이상한 기술이었다.

그녀는 자세를 고쳐잡는 대신, 넘어지려는 자세 그대로 다리에 힘을 주어 바닥을 박차며 자신의 몸을 옆으로 내던졌다. 쇄도하는 검은 손들을 피해 바닥을 구른 그녀는 곧바로 일어나 다시 남자를 향해 덤벼드려 했지만, 무언가가 그녀의 발목을 붙잡았다.

"읏...?!"

그것은, 손이었다. 조금 전까지 그녀가 있던 허공을 휘잡던 것들과 같은, 생기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은 말라붙은 검은 손.

...읽혔다. 그녀 자신도 순간적으로 본능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피했던 것인데, 그는 그녀의 불규칙적인 회피의 궤도를 미리 읽고 도달할 바닥에 미리 함정을 깔아둔 것이다.

발목을 붙잡은 손을 뿌리치기도 전에, 사방에서 뻗어나온 손이 그녀의 팔과 다리를 붙잡았다. 그대로 사지가 결박당한 채, 그녀의 몸은 허공에 박제되었다.

"크읏...!"

"몇 번을 시도해도 소용 없어. 이 목은 이미 임자가 있으니까, 이런 곳에서 쉽게 끊어지지는 않아. 그리고... 슬슬 괜찮으려나."

그는 테이블 위에 놓아둔 찻주전자를 들고 그녀에게 걸어왔다. 그리고 차를 따르는 구멍으로 그녀에게 내용물을 강제로 마시게 하려 들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거나 입술을 악무는 등의 저항을 했지만, 그것은 무의미한 일이었다.

꾸욱...!

"흐악...!"

이미 어엿한 한 명의 성체 수인이었던 그녀의 육체는 쉬지 않고 이어지는 폭력적인 육체 관계 속에서 몸을 보호하기 위해 원치 않아도 애액을 발산하는 상태였다. 즉, 지금의 그녀는 성적인 자극에 민감한 상태라는 것이다.

"흐윽, 하으윽...?!"

설령 그 상대가 죽이고 싶은 남자라고 할 지라도 말이다.

병사들의 거친 폭력과는 다른, 굉장히 상냥하며 자극적인 손놀림이 음부를 어루만지는 순간 그녀는 참지 못하고 신음을 토해냈다. 그리고 남자는 그녀가 입을 벌린 순간, 그 틈을 노려 주전자의 내용물을 강제로 주입했다.

꿀꺽, 꿀꺽, 꿀꺽.

주전자의 내용물은 그녀가 조금 전까지 마셨던, 수상한 약물 따위는 조금도 들어 있지 않은 향긋한 차였다. 하지만 이것을 강제로 마시게 한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만한 이유가 있으리라. 물론 그 목적이 무엇인지는 짐작도 되지 않지만 말이다.

*

수많은 마법 손에 의해 허공에 결박당한 지 어느덧 세 시간 째, 그녀에게 반응이 왔다. 몸을 가늘게 떨며 다리를 모으려는 자세를 보니, 슬슬 신호가 오는 모양이다.

"자, 잠깐... 이것 좀 잠시 풀어줘..."

"응? 왜?"

"....어서. 볼일이 급하단 말이야...!"

내가 그녀에게 내준 차에는 특별히 아무것도 타지 않았다. 그건 그저 내가 즐겨 마시는 평범한 고급 과일차다.

물론 차라고 해도 액체고, 그것을 잔뜩 마시면 아랫쪽에 신호가 오는 것은 당연한 생리 현상이다. 녹색 털의 수인녀는 터져나오려는 소변을 필사적으로 참으며, 나를 노려보며 어서 풀어달라고 외쳤다.

나는 뭘 하고 있냐고? 그야 당연히 그녀의 음부와 아랫배를 손으로 자극하며 반응을 즐겼지.

"놔, 놓으라고...! 거, 거기 만지지 마! 만지지 말란 말이야! 이거 풀어! 어서!"

무감정한 가면을 완전히 벗어던진 채, 그녀는 다급히 몸부림쳤지만 그녀를 구속한 손길은 그런 어설픈 저항으로 벗어날 수 있을 만큼 무른 것이 아니었다. 그 와중에 내 손가락이 음부를 벌리며 소음순을 간지럽히고, 반대쪽 손이 가득 차서 고통스러운 아랫배를 자꾸 누르며 자극을 주는 탓에 아마 미칠 지경일 것이다.

"화장실, 가고 싶지?"

"....어서, 보내줘..."

다급하게 윽박지르는 것이 역효과라는 것을 깨달은 그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내게 자신을 풀어줄 것을 요구했지만... 어림도 없지!

"마려우면, 그냥 싸면 되잖아?"

"그게 무슨...!"

"걱정하지 마. 뒷처리는 병사들한테 시키면 그만이니까."

"....!"

그제서야 그녀는 상황을 파악한 듯 했다. 그래, 내가 그녀에게 억지로 차를 마시게 한 이유는 이거다. 물을 계속 마시면, 언젠가 배출할 때가 오기 마련. 차를 한 병이나 통채로 비웠으니, 슬슬 타이밍이 되었지.

그리고 당연히도, 난 그녀를 화장실에 보내줄 생각이 없다. 그녀가 내게 험악한 욕설을 쏟아내든, 손발을 싹싹 빌면서 애원하든, 난 이대로 그녀를 묶어둔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소변을 참는 데에도 한계가 있지. 특히 지금처럼 누군가 그곳을 계속 자극한다면, 수인이든 뭐든 결코 못 참는다.

미워하는 인간과 그 인간에게 순종족인 동족 앞에서, 긍지 높은 수인이 오줌을 참지 못하고 싸지르는 꼴이라니. 수인으로서의 높은 자긍심을 가진 그녀에게 있어서, 이만큼 수치심을 자극하는 일도 별로 없으리라.

윤간과는 다른 방향의 자극. 가장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을, 가장 보이고 싶지 않은 상대에게 보여진다. 프라이드가 강하면 강할수록, 이로 인해 받게 될 수치심도 커진다. 자존심에 금이 가다못해 가루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사지를 묶어든 채 오줌을 싸지르게 하는 것은 단순히 수치심을 주는 것 뿐만 아니라, 상대에게 무력감을 심어준다는 목적도 포함되어 있다.

대소변을 누는 것과 같이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을 것을 강제로 보여지는 수치심과 그것을 자신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합쳐지며, 그녀가 그런 꼴을 당하고서도 애써 태연한 척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자긍심을 박살낸다. 이것이 내가 세운 그녀의 공략법.

"아, 안 돼....!"

"돼!"

따악!

결국 그녀의 인내도 한계에 다다른다. 그에 맞춰 나는 손가락을 튕겨 그녀를 붙잡은 손을 움직여, 애써 오므려 보던 다리를 활짝 벌렸다. M자로 활짝 벌려진 다리, 가장 은밀한 부분을 내게 보여지는 자세 그대로...

"아, 아앗....!"

쏴아아아아...

황금색 액체가 시원한 소리와 함께 뿜어져 나온다.

"보, 보지... 마... 제발..."

쏴아아아아아....

그것도 엄청난 기세로, 멈추지 않고 한참 동안이나. 가죽을 꿰어 만든 조잡한 하의는 얼룩이 번지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흠뻑 젖어 버렸다.

"보지...마... 흑, 흐윽... 보지 말란 말이야... 흑...."

쉬이이이이....

"흐아아앙...! 히끅, 흑... 보, 흑흑... 보지, 마... 흑...!"

눈물과 함께 그녀의 몸에서 배출된 누런 물이 바닥에 고여 이내 웅덩이를 이루었다. 더 없을 거대한 수치심과 자괴감에, 그녀는 얼굴은 이미 자포자기에 가까운 상태다.

뺨을 타고 뚝뚝 흘러내리는 눈물. 그리고 민망하리만큼 활짝 벌려진 다리 사이로 떨어지는 소변 방울.

눈물을 글썽이며 실금하는 수인녀라... 내가 원래 그쪽 계열의 특이 취향은 아닌 데, 이건 좀 꼴리네.

담아두었던 것을 모두 배출한 녹색 털의 수인녀는 마법 손에 붙잡힌 채 그대로 축 늘어졌다. 그녀의 얼굴은 굉장히 중요한 무언가를 잃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존심을 박살냈지만, 아직 부족하다 느낀 나는 그녀에게 추가타를 날리기로 했다.

"칠칠맞게 오줌이나 질질 흘리긴..."

마치 오줌도 못 가리는 어린애 다루듯, 난 그녀의 얇은 가죽 하의를 벗긴 후 축축하게 젖은 그녀의 음부를 수건으로 닦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녀는 수치심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붉게 충혈된 눈으로 나를 노려보며 그만두라고 악을 질렀지만, 나는 그녀의 외침을 무시하며 그녀의 뒷처리를 했다.

보여지는 걸로도 모자라 이런 짓까지 당하니, 단순히 자존심이 무너지는 정도가 아니라 당장이라도 혀를 깨물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으리라. 그럼 이제 결정타를 날릴 차례다. 나는 그녀가 만들어 낸 바닥의 웅덩이를 힐긋 바라보고, 코를 쥐어잡으며 얼굴을 찡그렸다.

"어휴, 무슨 냄새가..."

"......! ........"

그녀의 마음에 난 큰 상처를 후벼파는 치욕적인 말에, 초록 털의 수인은 금방이라도 큰 소리로 울음을 터트리려는 듯 싶다가, 이내 고개를 떨구며 작은 소리로 끅끅거리며 눈물을 글썽였다.

나는 그 마무리 일격을 끝으로, 그녀의 마음의 방어막인 자존심이 흔적도 없이 무너져 내렸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럼... 채찍은 충분히 준 모양이니, 다시 당근을 중 차례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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