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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보스를연기하는법-22화 (22/229)

〈 22화 〉 미..미...미친 개에겐 몽둥이가 약이지!(4)

* * *

엘프의 밝은 눈으로도 제대로 식별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지독하리만큼 어두운 공간. 보이는 것은 오로지 암흑 뿐이기에, 그 공간이 얼마나 넓은 지, 그곳에 무엇이 있는 지 조금도 알 수 없었다. 애초에 자신의 몸조차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보일 리가 없다.

[호크나.]

하지만 앞이 보이지는 않아도, 귀는 열려 있다.

"하아, 후우, 하아, 후우..."

마음 속을 깊이 파고드는 오싹한 목소리. 라그나 아마게돈, 그의 목소리다.

그녀는 이 목소리를 잊을 수 없었다. 귀를 틀어막아도 머릿속에서 들려오며, 그녀 자신조차 몰랐던 마음 속의 어두운 면을 자극하는, 그것은 그야말로 악마의 속삭임이었다.

[왜 그러지? 내가 두려운 건가? 그게 아니면...]

움찔. 누군가의 손길이 그녀의 음부를 어루만진다.

스륵, 스륵, 스륵, 스륵.

음부에서 맞닿은 그 오싹한 감각에 온몸이 소름이 돋는 것도 잠시, 곧 그 부분에서부터 시작된 기묘한 열기가 점차 몸 곳곳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흣...!"

[그 날의 일을 잊지 못한 건가?]

호크나는 그의 손길을 쳐내기 위해 자신의 음부에 손을 뻗었으나, 만져지는 것이라곤 벌써 끈적한 액을 내뿜기 시작한 그녀의 음부 뿐이었다. 분명히 누군가에 의해 만져지는 감각은 존재하지만, 막상 손을 가져다 대면 아무것도 만져지지 않았다. 마치, 귀신에 홀린 기분이다.

"하윽....?!"

그의 손길이 점차 대담해진다.

쯔북쯔북쯔북쯔북!

찔걱찔걱찔걱찔걱!

호크나의 하반신에서 나온 즙을 윤활유 삼아, 그녀의 손가락보다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안쪽을 침범해 왔다. 아무리 필사적으로 다리를 오므리고 양손으로 질의 입구를 가려도, 그의 손가락의 침입을 저지할 순 없었다.

오히려 그는 그런 그녀의 무의미한 저항을 비웃듯, 더욱 과격하게 그녀의 질안을 쑤셔대기 시작했다. 질 주름을 밀어내며 안으로 들어오고, 질벽을 누르며 밖으로 나오고, 그것이 계속 반복되니 뜨거운 열기가 결국 머리에까지 도달하여, 호크나는 제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굳건했던 이성이 녹아내리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기분 좋은 쾌락을 향한 뜨거운 열망이 머리를 가득 메운다.

그 날의 일. 그녀의 동료인 루크가 쓰러트려야 할 목표, 바이올렌스가 지배하는 엘페임 왕국에서 도망쳐 온 여자 수인들이 그녀의 동료인 전사 고든을 납치한 날.

호크나는 고든을 납치한 범인이 라그나일 것이라 오해하여 그에게 몰래 공격을 감행하였다가 되려 사로잡혀, 협박에 가까운 제안을 거부하지 못하고 그와 육체 관계를 맺었다.

...그래. 그게 시작이었다. 압도적인 적에게 패배하고 몸을 농락당한 그 날, 오래간만에 남자의 강렬한 욕망에 부딪힌 그녀의 육체는 잊고 있었던 여성으로서의 열망이 다시금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이제는 누구도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자신의 몸을 어엿한 한 명의 여자로서 원했다는 사실이 기뻐서, 거의 희석되었던 쾌락이 살아나며 그녀는 인생에서 가장 큰 절정을 맞이했다.

"흐으윽...♡"

그리고 그 쾌락을 맛 본 이후, 그녀의 몸은 이따금 기묘한 열기에 휩싸였다. 수시로 다리 사이의 음부가 뜨겁고 간지러워져서, 모두가 잠든 시간이 되면 자신의 손으로 그곳을 매만지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너, 너 때문이야...! 너 때문에, 내 몸이 이상해졌어...! 네가, 전부 너 때문에...!"

[그래? 전부 나 때문이라고? 그렇다면...]

움찔. 호크나는 몸을 떨었다. 그녀의 안을 과격하게 들쑤시며 아찔힌 쾌락을 선사하던 손가락이 문득 움직임을 멈춘 것이다. 본인도 모르게 그 손길을 즐기고 있던 호크나는 그것이 이해가 되지 않아 멍한 얼굴로 어둠 속을 응시했다.

"...왜?"

[네가 이렇게 변한 것이 나 때문이라고 했지? 그럼 하나만 묻겠다. 너는, 너를 이렇게 변하게 한 내가 싫은가?]

"..."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좋을 리가 없다. 언젠가 죽여야 할 적의 손에 소중한 곳을 만져지며 기분 좋다는 듯이 교성을 토해낸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호크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정말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의 행동은 기분 좋았다.

이제 누구도 매력적으로 보지 않는 자신의 몸을 욕망 가득한 시선으로 훑는 것도.

여자 여럿을 상대해 본 듯한 익숙하리만큼 음탕한 손놀림으로 자신의 몸 곳곳을 애무하는 것도.

그리고 오크에게나 달려 있을 법한 흉악한 양물로 자신의 질안을 거칠게 쑤셔대는 것도.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참을 수 없을 만큼 기분이 좋았다. 용사가 동료이지만 않았어도, 평생 그의 곁에서 사랑받고 싶다는 정신 나간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

[그래서, 대답은?]

손길이 다시 움직인다. 그러나 조금 전처럼 안쪽을 거세게 쑤시는 대신, 바깥 쪽을 빙빙 돌려가며 그녀를 애태우듯 자극했다.

...조금만 더, 아주 조금 더 그대로 있었으면 가버릴 것 같았는데. 지금 이 손길은 기분이 좋지만, 좋지 않다. 마치 가려운 곳을 직접 긁지 않고, 그 주변만을 간지럽히는 느낌.

애태우지 말고, 얼른...

"..좋...지..."

[뭐라고? 잘 안 들렸는데? 다시 말해주겠어?]

"기분 좋으니까... 멈추지 말라고! 저번에 그랬던 것처럼, 기분 좋게 해달란 말이야!"

호크나는 보이지 않는 어둠 속 어딘가에 있을 그를 향해 외쳤다. 이윽고 그녀의 머릿속에 유쾌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자기 입으로 자신의 몸을 농락해 달라는 천박한 요청을 비웃는 듯한 웃음에, 호크나는 고개를 숙여 붉게 물든 얼굴을 감추었다.

[그것이 소원이라면야.]

이윽고 거대한 자극에 파도치듯 몰려왔다.

안 돼. 잠깐, 이거, 너무 좋아. 사정을 조금도 봐주지 않는, 거친 손가락의 움직임이, 안쪽을 너무 자극해서...!

"아아...! 가, 가아아, 가아버...!"

*

"...려어엇?!"

움찔, 움찔...!

가시지 않는 여운에 가늘게 몸을 부르르 떨며, 호크나는 가늘게 눈을 떴다. 그곳엔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짙은 어둠이 없었다. 별들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밤하늘만이 있을 뿐이었다.

호크나는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아직 잠에서 덜 깨서 그런지, 머리가 멍했다. 그녀는 찝찝한 감각에 자신의 하반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순식간에 붉어진 얼굴을 자신의 두 손으로 가리며 스스로를 자책했다.

미친 년, 미친 년, 미친 년!

이제는 스스로 자기 위로를 하다 못해, 그 나쁜 놈한테 농락당하는 꿈을 꾸면서 가버리냐? 맨 정신으로 자위를 하다가 절정에 이르는 것도 아니고, 야한 꿈을 꾸며 자던 중에 절정에 이르다니. 세상에 이런 미친 짓이 또 있을까?

"....그래도."

비록 꿈이었지만, 솔직히 기분 좋았다. 꿈속에서 그의 손가락이 하반신을 격렬하게 들쑤시던 생생한 감각에 며칠 전 그와 육체 관계를 나누었던 기억이 합쳐지며, 호크나의 가랑이는 이미 애액으로 홍수가 난 상태였다.

"...이대로는, 안 돼."

그와 관계를 맺은 탓에 그동안 알게 모르게 억눌러 왔던 욕구가 깨어났고, 그것을 스스로 해소하지 못하는 탓에 이런 정신나간 꿈까지 꾸기에 이르었다. 이대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조금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무언가, 만족할 만한 것이..

호크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무언가에 홀린 듯, 라그나 아마게돈 남작의 마차로 걸어가 마차의 손잡이를 붙잡았다.

...딱 한 번만. 나중은 나중이고, 지금은 지금. 일단은 전투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홀로 억누를 수 없는 이 몸의 열기를 가라앉히는 것이 우선이다.

그걸 위해선, 강렬한 쾌락으로 깨어난 욕구를 해소시킬 필요가 있었고, 그녀가 알고 있는 한해서 지금 자신의 말 못 할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인간은 단 한 명 뿐이었다.

한 번만, 딱 한 번만이야.

호크나는 마차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광경에 잠시 넋을 잃었다. 병사들이 머무는 야영지에는 모습이 보이지 않길래 마차 안에서 잠이 든 것이라 생각해 문을 열었는 데, 그 안에 펼쳐진 광경은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

분명 그녀가 연 것은 마차의 문이다. 그러나 그 안의 공간은, 마차의 안에 존재하는 것이라기엔 명백히 이상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마차 문을 열었더니, 이 정도로 넓은 공간이 펼쳐질 수 있는 거지?

호크나는 혹시 자신이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싶어 눈을 비벼보았지만, 이 광경은 틀림 없이 현실이었다.

"아니, 이게 무슨..."

성에 가까운 넓이, 그리고 미로에 가까운 구조. 무수히 많은 문과 계단이 물리 법칙을 무시하고 이곳저곳에 늘비한 그것은 상식을 아득히 벗어난 광경이었다.

...그 많은 병사들과 수인 여성들이 다 어디갔는가 싶었는데, 설마 마차에 이런 비밀이 숨어 있었을 줄이야. 도대체 무슨 마법을 쓴 거고, 거기에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갔을지 호크나로서는 도저히 감도 오지 않았다.

"어쨌든... 녀석은 이 안에 있다는 뜻이겠지. 이 많은 방 어딘가에..."

하나 하나 일일히 열어서 찾기에는, 문과 계단이 지나치게 많았다. 그것들마저도 멀쩡한 상태로 있는 것은 일부일 뿐, 대다수가 벽이나 천장 같이 이상한 곳에 달려 있다던가 얼음이 녹아내린 것처럼 일그러져 있다던가, 무슨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반투명한 주제에 안 쪽은 보이지 않는 등의 기상천외한 것들 투성이었다.

이런 거대한 몽환의 미로 한 가운데에서 라그나 아마게돈, 그가 있는 방을 확실히 알아낼 수 있을까? 일반적인 사람에겐 불가능하다.

"...."

하지만 그녀, 호크나에게는 가능했다. 그녀는 용사의 동료이기 이전에, 적을 찾고 추격하는 능력 하나 만큼은 누구도 감히 따라잡을 수 없는 엘프 레인저였으니까.

호크나는 눈을 감았다. 이곳의 풍경은 보는 자를 혼란기키기에, 그녀는 시각을 포기하는 대신 다른 감각에 집중했다.

그녀의 귀가 소리를, 미세한 공기의 진동을 감지한다. 거의 들리지 않는 미세한 소리 사이에서, 그녀는 원하던 것을 찾아냈다.

라그나 아마게돈, 그의 목소리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 그 내용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의 목소리라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상대의 내면을 꿰뚫어 보고 가장 어두운 면을 자극하는 듯한 이 불길한 목소리를 잘못 알아볼 리가 없으니까.

"....여긴가?"

목소리를 따라 어떤 방 앞에 도착한 호크나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살며시 문을 열어 안쪽을 살폈다. 그리고 방안에서 벌어지던 광경에 할 말을 잃었다.

"히야아아아아악♡"

그녀의 동료 고든을 납치했던 여섯 명의 수인 여성. 그 중 한 명인 녹색 털의 수인녀가 아마게돈 남작의 손길에 무참히 희롱당하고 있었다.

쾌락으로 흐릿해진 눈동자, 꼴사납게 늘여트린 혓바닥, 언어를 이루지 못하는 천박한 외마디 교성, 그녀는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거대한 쾌락에 무자비하게 농락당하고 있었다.

"...하아."

호크나는 저도 모르게 라그나와 보냈던 밤을 떠올렸다. 그의 손길에 극상의 쾌락을 맛보며, 그리고 그의 거대한 물건을 받아들이며 반 즈음 미쳐버렸던 그 뜨거운 밤을.

그 때의 기억이 눈앞의 풍경에 오버랩되며, 호크나는 라그나의 손 하나에 미친듯이 울부짖는 수인녀의 자리에 자신의 모습을 대조하였다. 억누르던 몸의 열기가 한층 강해지며, 가랑이 사이에서 떨어진 야한 애액이 바닥을 적신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그런 상태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방안의 광경에 정신을 집중했다.

저 수인녀, 굉장히 기분이 좋아 보였다. 직접 양물을 삽입을 한 것도 아닌 데, 그저 손가락으로 애무를 받는 것만으로도 저 정도로 기분 좋아 하다니.

하긴, 그럴 만도 하다. 그의 희고 가는 손가락은 혼자서는 자극할 수 없는 깊숙한 곳까지 확실하게 만져주기에, 자기 위로를 할 때와는 깊이가 다른 쾌감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게다가 여자를 많이 상대 한 영향인지 그녀보다 더 그녀의 약점을 잘 파악하였다.

그는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자신이 원하는 곳을 충분히 자극시켜 주었기에, 비록 한 번 뿐인 경험이라 하여도 몸은 그것을 결코 잊지 않았다. 지금도, 다른 여자의 체내를 쑤시는 저 손가락을 보며 그녀의 몸이 제멋대로 달아오르고 있었다.

"....하아, 하아♡"

쯔북쯔북쯔북쯔북...

마치 뭍에 던져진 물고기마냥, 음탕한 교성을 터트리며 몸부림치는 모습을 지켜보며 호크나는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자기 손으로 달아오른 몸을 진정시키려고 하고 있었다. 물론, 그녀의 손가락만으로는 자신의 몸을 만족시키는 것이 무리였기에 그 열기는 더욱 강해질 뿐이었다.

그 때, 녹색 수인녀를 완전히 보내버린 그가 이내 노란 수인녀를 상대하기 시작했고, 그는 어디에서 기묘한 물건을 하나 가져왔다. 그것은 전체적으로 새카만 색에, 길이와 두께가 그녀의 팔보다 아주 조금 얇은 정도였다. 끄트머리가 뭉특하고, 곳곳에 돌기 같은 곳이 돋아난 기묘한 형태였다.

곤봉인가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길이가 조금 모자라다. 더 물건은 용도가 무엇일까? 그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밝혀졌다. 아마게돈이 그 물건을 수인녀의 하반신에 가져가는 순간 그녀는 물건의 용도를 깨들았다.

호크나는 그가 손애 든 검은 물건을, 그리고 활짝 벌려진 수인녀의 가랑이와 자신의 음부를 번갈아 바라보며 숨을 삼켰다.

저걸, 거기에 넣는 다고? 저, 저 두꺼운 물건을...?

저렇게 크고 두꺼운 것을 안 쪽에... 거기다가 곳곳에 돋아난 저 돌기, 저 흉악한 것이 안쪽을 긁어낸다고 생각하면...

"하읏, 흐으, 하아...♡"

저 물건의 용도를 깨닫고 자신의 몸에 사용하는 상상을 하는 순간, 몸의 열기가 한층 강해졌다.

"...나, 나도..."

아마게돈 남작이 손에 든 굵은 것을 노란 수인녀의 보지에 꽂는 것과 동시에 호크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바닥에 꼴사나운 자세로 엎드리며 두 손으로 자신의 질안을 거칠게 쑤시기 시작했다.

저건 흉악한 것이 안쪽을 마구마구 긁어낸다면, 틀림 없이 엄청나게 기분 좋겠지...♡ 물론 그의 양물보다는 작겠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몸에 오는 부담이 덜해서 훨씬 편하게 즐길 수 있겠지? 정신을 잃지는 않는 손에서 최고로 기분 좋을 거야.

아, 아아... 나도 저걸로 안쪽을 마구마구 후벼파줬으면... 내 안 깊숙한 곳까지 넣었다가 빼기를 반복해 준다면...♡

"하아, 하아, 하아...♡"

"음? 흐음...?"

"흠...!"

눈이, 마주쳤다. 눈앞의 굉장한 광경을 놓치지 않으며 몸의 열기를 가라앉히는 데에만 집중한 나머지 소리를 참지 못 했고, 그대로 방 안의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의 눈에는, 내가 어떻게 보일까?

서로 죽여야 하는 적인 사이인데, 반강제로 겪었던 육체 관계를 잊지 못하고 찾아와, 그가 다른 여자와 즐기는 것을 몰래 훔쳐보고 있다가 그것을 발각당하다니.

정말로, 최악이지 않을 수 없다.

"아..."

그의 날카로운 눈이 둥글게 휘었다.

푸우욱!

"히야아아아아아아악♡"

아마게돈 남작이 손목을 비틀며 손에 든 것을 수인녀의 질 안 쪽 깊숙히 박아 넣었고, 절정에 다다른 그녀의 음란한 교성을 터트리며 몸이 활처럼 휘었다. 그 소리가 신호가 되어 호크나도 가볍게 한 번 가버렸다.

"흥읏, 흐윽...!"

다리에 힘이 풀려 일어날 수가 없다. 지금 여기서 도망치지 않으면 붙잡혀서 무슨 꼴을 당할 지 알 수 없었다. 물론 그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것이긴 하나, 지금 그와 만나면 결코 가벼운 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에 그녀는 엉금엉금 기어서 문으로부터 떨어지려고 했다.

텁!

"어딜 그리 열심히 가시나?"

"아, 아..."

질질질... 아마게돈 남작은 호크나의 발목을 잡고, 그녀를 방 안으로 끌어 당겼다. 호크나는 당장 벗어나려 했으나, 그가 자신의 몸을 뒤에서 끌어 안자 몸이 굳었다.

전해져오는 따스한 온기와 심장박동, 그리고 비부에 닿은 심상치 않은 물건의 감각에, 호크나는 자신의 머리가 돌이 된 것 같았다.

그가 내 몸을 원해. 다른 사람은 나를 여자로 봐주지 않는 데, 그 만큼은 나를 이토록 격렬히 원하고 있어. 하아...! 비부에 맞닿은 양물의 감촉...!

뜨겁고, 단단하고, 굵어...♡

불과 며칠 전 내 안을 엉망진창으로 헤집고 내가 잊고 있던 여자의 쾌락을 내 몸에 다시 새겨준 그 물건이, 지금 내 가장 소중한 곳에 닿고 있어...♡

"제 발로 여기까지 다시 찾아왔다는 건, 나와 보냈던 밤을 잊지 못했다는 건가?"

"무슨... 헛소리를..."

찔걱찔걱찔걱찔걱.

"윗입과 달리, 아랫입은 솔직하군. 내 자지를 먹고 싶어서 벌써부터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 꼴이라니..."

"시..끄러...워...♡"

그가 말한대로, 입으로는 거부하고 있지만 이미 몸은 그의 것을 받아들일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네가 원하는 것을 말해 봐. 내가 어떻게 해 줬으면 하지?"

"..."

그런 거, 말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냥 육체 관계를 맺자고 하면 끝이다. 그 한 마디만 하면, 그는 다시 자신의 몸을 안아줄 것이다. 애초에 이곳에 온 것도, 그것을 기대하고 온 것이 아니었던가?

분명 꿈속에선 쉽게 나왔던 말인데, 막상 그의 앞에서 말하려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와 관계를 맺고 싶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자신의 입으로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호크나가 입을 꾹 다물고 있자, 뒤에서 그녀를 안고 있던 아마게돈 남작은 한숨을 쉬며 그녀를 놓아주었다.

"하... 흥미가 떨어졌다. 내 손으로 쫓아내기 전에 알아서 돌아가. 난 뭐... 하던 일이나 마저 해야 겠으니."

....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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