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화 〉 이게 야스지...(1)
* * *
"어, 어서 오세요. 주인님...♡"
"..."
결투 재판에서 존나 두들겨 패서 반송장이 된 수인녀를 대충 감옥방에 처 넣고 평소에 쉬던 방으로 돌아오니, 레이가 기대가 넘치는 얼굴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거리에서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단단히 발기하여 존재감을 드러내는 유두, 손도 대지 않았는데 애액으로 축축하게 젖은 보지, 그리고 눈동자에 떠오른 음란한 하트.
당장 자기를 존나게 개따먹어달라고 온몸으로 외치는 듯한 그녀의 모습에 내 자지도 아플 정도로 빳빳하게 발기했다. 너만 굶주렸냐? 나도 엄청 쌓여 있다고.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침대방으로 데려갔다. 그동안 수인녀들을 딜도로 조교할 때 쓰던 방이라 그 흔적이 남아있기에 불쾌하게 느낄 법도 한데, 레이는 나랑 떡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관심이 없는 눈치였다.
"후..."
"하아, 하앍...♡"
나는 레이를 침대 위에 앉혀둔 후 먼저 탈의했다. 바지를 벗고 내 자지가 모습을 드러내자, 곧바로 그녀의 시선이 꽂혔다. 그녀는 내 다리 사이에 솟은 물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이제는 최상급 먹이를 앞군 개처럼 혀를 내밀고 침을 뚝뚝 흘렸다.
얼른 자지를 쑤셔달라고 축축하게 젖은 보지, 자지를 애타게 바라는 음탕한 얼굴, 그리고 성불구자도 발기시킬 것 같은 이 에로한 신음. 와, 씨발 이것 못 참지.
"레이, 약속은 지켰다. 네가 바라던 대로, 3일 동안 한 번도 안 쓴 자지다. 다른 여자의 안에 들어간 적도 없고, 스스로 해소한 적도 없다. 오직 네 안에 싸지르기 위해, 내가 무려 3일이나 참으며 쌓아둔 정액이라고."
"하아, 하아, 하아...♡ 얼른, 얼른 제 안에 넣어주세요...♡ 주인님의 딱딱하게 발기한 자지로 제 굶주린 보지를 배부르게 만들어 주세요...♡"
...와, 진짜 개꼴리네.
다른 건 몰라도, 레이는 음어로 나를 흥분하게 만드는 것 하나는 진짜 원톱이다. 다른 애들은 차마 말하기 부끄러워하는 천박한 단어들을 아무런 망설임 없이 내뱉으며 나를 적극적으로 요구해 오기에, 그 때마다 저 쫄깃한 보지에 몇 번을 사정했는지...
"소원대로!"
푸우우우욱!
"하, 하아아아아아앙!"
깊게 한 번 쑤셔박아 준 것만으로 가볍게 가버리다니, 도대체 얼마나 기대하고 있었던 거야? 절정과 함께 떨려오는 질주름이 내 자지를 꼬옥, 꼬옥하고 조여와서, 벌써부터 쌀 것 같은데...!
꽈아아아아아악♡
...아, 잠시만. 이거 너무 조여 오잖아...! 이래선 사정을 참을 래야 참을 수가 없어! 원래부터 명기인 것은 알고 있었는 데, 어늘따라 상태가 장난이 아니야! 아무리 자주 해서 섹스가 늘었다지만, 이건 그건 걸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흡!"
"흐윽! 호오옥! 하아앙...!"
씨발, 호기롭게 박았다가 이대로 아무것도 못하고 그대로 찍 싸지르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어차피 사정을 참을 수 없다면... 사정하기 전에 레이를 몇 번이고 더 보내버리면 그만!
찌걱!찌걱!찌걱!찌걱!
쭈봅!쭈봅!쭈봅!쭈봅!
"큿, 으읏, 흣...!"
"하윽! 헤윽! 호오오오옥!"
민감해질대로 민감해진 그녀의 보지는 방어력이 낮아진만큼 강렬한 조임으로 나를 공격해왔다.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 같지만, 반대로 레이 또한 그만큼 더 느끼고 있다는 뜻!
푸욱! 쯔걱! 푸욱! 쯔걱! 푸욱! 쯔걱!
꼬옥♡ 꼬옥♡ 쭈와아아아아아아아악♡
자지를 있는 힘껏 쑤셔박고, 질벽을 긁어내듯 뽑아낼 때마다 레이의 질이 더욱 강렬한 기세로 나를 조여왔다. 가, 간다...! 가버려, 가버린다...! 나랑 섹스하고 싶어서 3일동안 성욕을 참아온 굶주린 보지에, 정자 싸버린다...!
한 번 더, 그리고 또 한 번 더! 사정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많이! 남자의 자존심을 걸고, 절정해라! 마구마구 절정해 버려라, 레이!!
푸샤아아아아아악!
"큿, 그으읏...!"
"하아아아아아아아악!"
울컥, 울컥, 울컥....!
찌르르르르... 쭈봅....!
꼬옥, 꼬옥...! 왈칵....!
마침내 다다른 사정, 동시에 미친 듯이 조여오는 질압에, 나와 레이는 누구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절정에 이르었... 아, 잠깐. 쥐어짜인다, 쥐어짜여! 가버리면서 질압이 한층 강해져서, 불알이 텅텅 빌 때까지 쥐어짜인다...!
이건 그냥 엄청나게 조이는 정도가 아니다! 수십 개의 손이 동시에 내 자지를 강하고 부드럽게 주무르는 느낌...! 아니 무슨 놈의 질 벽이 이렇게 자유자재로 자지를 조여오는 건데?!
"큿...!"
이대로 가다간 한 번 하고 끝나버릴 것 같아... 그건 싫다고! 난 더 즐기고 싶은 데, 이렇게 한 번으로 끝낼까보냐!
"햐윽?! 하, 하앙...!"
그녀의 따끈따끈한 질 안에 정액을 왈칵왈칵 쏟아내며, 나는 다시 허리를 움직였다. 앞뒤가 아니라 양옆으로, 그리고 위 아래로 말이다.
"그, 그거...! 위험해욧...♡"
정액을 싸지르며 자지로 안쪽을 마구 휘저어주자, 레이는 자지러지는 신음을 토해내며 몸을 비틀었다. 윽, 이거 꽤 기분 좋네. 정액을 싸지르며 꽉 조여오는 질 내부를 자지로 휘젓는 거, 생각보다 기분이 좋아서 중독될 것 같다.
"하아, 하아, 하아...."
불꽃처럼 정열적인 섹스...! 엄청 짧은 순간이지만, 만족도는 최상이다. 오히려 이런 뜨겁고 과격한 섹스를 평소 하던 시간만큼 해버린다면, 레이와 나 둘 중 하나가 먼저 복상사해버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갱...장햇....! 주인님의 자지 엄청나게...! 불끈불끈...! 정액 무척 뜨거워서...! 계속 가버려허어어...♡"
...그치만, 역시 이대로 끝내기엔 아쉽다. 쌓아둔 정액의 대부분이 방금의 사정으로 빠져나갔지만, 내 자지는 여전히 딱딱하게 굳은 상태로 그녀의 쫄깃한 보지를 맛보고 있다.
사정의 쾌감과는 별개로, 넣고 있기만 해도 너무 기분이 좋아서 발기가 풀리질 않아...! 이 정도면 정액이 바닥이 나도 계속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자지로 보지 안을 쑤시는 쾌감과 안에 정액을 싸지르는 쾌감은 엄연히 별개이며, 정액을 다 싸지른 상태라도 발기하는 것은 가능하다. 단지 사정을 할 수 없을 뿐이지.
남자가 딸딸이를 치고 나서 자지가 바로 수그러들지는 않으니까. 사정을 한 후에 발기가 수그러드는 데에도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단 말이지. 그리고 그 전에 강렬한 자극을 주면 발기를 지속시킬 수가 있고.
레이의 보지가 지금 딱 그 상태다. 뜨끈뜨끈한 질벽이 강렬하게 조여오는 것이, 내 자지의 발기 상태를 결코 풀지 않겠다는 집념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그와 별개로 레이는 방금 전의 그 격렬한 섹스로 거의 탈진한 상태였지만.
"후우, 후우, 후우...!"
푸욱! 푸욱! 푸욱! 푸욱!
팡! 팡! 파앙! 팡! 팡! 파앙!
하반신이 녹아내릴 듯한 쾌락에 온몸을 맡기며 미친 듯이 허리를 놀린다. 살과 살이 맡부딪히는 천박한 소리가 울리며 내 밑에 깔려 자지를 박히는 레이는 존나 야하게 헐떡이며 음탕한 단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흐앗...! 바, 방금 가버렸는데...! 또 가버려욧...♡ 안 쪽에 뜨거운 정액이 한가득인데도...! 늠름란 자지가 전혀 수그러들지 않아서...! 하아...♡ 이거, 이거 위험해욧.....! 자지로 죽어버렷...! 너무 기분 좋아서...♡ 섹슈로 쥬거버려허어....!"
아, 진짜...! 그렇게 섹시한 목소리로 저속한 음어를 계속 내뱉으며 보지를 조여오면 발기가 풀릴 래야 풀릴 수가 없잖아...! 자지를 화나게 하는 데 아주 천재잖아?너무 기분이 좋아서 마지막에 혀까지 풀리는 그런 목소리를 내니 그렇지 않아도 최근 쌓여 있던 정욕이 한층 강하게 끓어오른다.
나는 다시 허리를 열심히 움직이며 피스톤질을 시작했다. 오늘은 그동안 참아온 만큼, 그녀의 몸에 확실히 풀어둘 생각이다.
수인녀들을 조교할 때마다, 그녀들이 야릇하게 숨을 헐떡일 때마다 자지가 괴로울 정도로 빳빳하게 발기했지만, 오직 이 순간을 위해 참고 또 참았어! 이 정도로 만족할 순 없다고!
"또... 싼닷...!"
"햐아아아앙!!!"
푸슈유우웃! 왈칵...! 퓨붓, 퓨뷰븃...!
또 한 번의 힘찬 질내사정과 함께, 레이의 몸이 활처럼 휘며 하반신에서 애액이 분수마냥 뿜어져 나왔다. 너무나 격렬한 정사에 체력이 다해, 나와 레이는 그대로 침대에 엎어졌다.
"후우, 후우, 후우..."
"하아♡ 하아♡ 하아♡"
레이는 아랫쪽에 내 두꺼운 자지를 꿰뚫린 채 내 몸 위에 힘없이 널부러졌다. 그녀가 숨을 헐떡일 때마다 위아래로 솟아오르는 가슴의 움직임에, 간신히 시들려던 자지가 다시 빳빳해졌다. 너무 야해서 곤란한 몸뚱아리가 아닐 수 없다.
"하아♡ 하아♡ 쥬, 인님...♡"
"후우, 후우, 왜...?"
내가 되묻자 레이는 자지에 박힌 상태로 허리를 움직여, 내 자지를 자극하며 싱긋 웃었다.
"설마 벌써... 끝은 아니죠오오...? 그쵸...♡"
.........
"이 씨발련... 그래, 오늘 너 죽고 나 죽자!!!"
"하아아아앙! 거칠어어어어! 너무 좋아아아아아! 가버려어어어어어어어엇!"
숨 넘어가기 직전의 상황에서도 끝까지 나를 도발하는 그 모습에,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미친 듯이 그녀의 눅눅한 보지에 자지를 존나게 처박았다.
"하앙♡ 하앙♡ 가, 가버려어어어어! 또, 또 가버려어어어어어!"
박고, 박고, 또 박고, 미친 듯이 존나 쑤셔박고...
"흐아앙♡ 주거어어어어! 진짜로 쥬거어어어어어어!"
"죽어어어어! 그냥 섹스로 뒤져어어어어!"
"하아아아아아앙!"
그만큼 쑤셔댔으면 질 안의 열기와 자지가 드나드는 마찰열 때문에 내 자지나 그녀의 보지 중 하나가 부어서 쓰라릴 법도 한데, 쉴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애액 덕분에 아무리 박고 또 박아도 아프기는 커녕 기분만 좋았다.
"흐그으으으으읏?! 하윽, 흐아아아아앙!"
"때려주니까 좋냐? 좋아? 엉덩이 맞으면서 가버리는 개변태년아!"
"죠아요오오오오오! 엉덩이이이이이♡ 아픈데도오오 기분죠아요오오오오오옷!"
중간중간 탐스러운 엉덩이를 찰싹 찰싹 때렸더니, 안쪽의 질압이 더 강해져서 놀랐다. 아니, 거기서 더 조일 수 있다고..?
"흐기이이이잇! 자지로 안쪼글 휘젓는 거어어...! 너무 조아서 또 가버려요오오오오오옷....!"
"하아, 하아, 씨발... 싼다! 또 싼다...!"
"하아아아아아아앙! 또 가아아아아아앗!"
...그렇게 수백 번 허리를 흔들다보니, 어느 순간 필름이 끊겼다.
"...실화냐."
얽ㅋㅋㅋㅋㅋ 술을 퍼마시다가 쓰러진 것도 아니고, 섹스를 하다가 기절하다니, 진짜 내 인생 레전드다.
대낮부터 광란의 시간을 보낸 영향인가? 분명 빠구리를 시작했을 때는 해가 중천에 떠 있었는데, 지금 창문 너머 밖의 풍경은 해가 떠오르려고 하는 새벽이었다.
고개를 돌려 레이를 찾아보니, 그녀의 상태는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베계에 고개를 박은 채 두 다리를 활짝 벌리고 고양이가 기지개 키듯 엉덩이를 쭈욱 내민 자세로 기절해 있었다. 거기에 온몸에 뒤덮인 새하얀 백탁액과 다물어지지 않은 보지에서 뚝뚝 흘러나오는 하얀 정액까지...
아마 레이가 먼저 혼절하고, 나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그녀의 허리를 잡고 미친듯이 범하다가 체력이 바닥나서 쓰러진 모양이다. 여기 온 이후로 내 성욕이 조금 강해졌다는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저 상태로 내버려두면 힘들어 보이기에 나는 그녀를 침대 위에 똑바로 눕혔다. 고개를 박고 있어서 몰랐는 데, 레이는 두 눈을 뒤집어 깐 채 황홀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지간히도 기분좋았던 모양이다.
"으음... 슬슬 그 수인녀를 확인하러 가면 되려나?"
파란 털의 수인녀는 건방지게 내게 결투 재판을 걸었다가 존나 두들겨 맞아 쓰러졌고, 나는 그녀를 끌고 와서 감옥방에 던져넣었다. 전에 수인녀들을 다 처넣고 병사들에게 돌림빵 당하게 했던 바로 그 방 말이다.
"허허..."
감옥방의 문을 열자, 그곳엔 기대한 것 이상의 결과물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푸른 털의 수인녀는 병사들의 거센 윤간과 음담패설 속에서도 꿋꿋이 저항하던 그 사람과 동일인물이 맞는 걸까 싶을 정도로 안쓰럽게 떨고 있었다
방 구석에 두 팔로 다리를 감싸고 쭈구려 앉아 있는 그녀는 텅 빈 죽은 눈으로 아무것도 없는 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리 그녀가 끔찍한 고통에 스스로 굴복했다지만, 그렇다고 바로 잘 대해주면 자신은 그렇게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잡아 땔 것이 분명하다. 원래 사람이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 생물이니까.
그러니 그녀가 스스로 현실을 자각할 수 있도록, 이 어두컴컴한 감옥방에 혼자 내버려 두었다. 그것도 병사들의 흔적이 치워지지 않아 퀴퀴한 냄새가 진동하는 이 차가운 방에 혼자서 말이다.
코를 틀어막고 싶은 악취, 차갑고 딱딱한 바닥은 그녀가 자신이 얼마나 비참한 상황에 처해 있는 지 깨닫게 해 줄 것이며, 온몸에 난 상처와 그로 인한 통증은 자신이 겪은 일이 악몽 따위가 아니라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임을 자각시킨다.
믿을 수 있는 동족도 없이 홀로, 끔찍한 기억만이 있는 이 방에 외롭게 방치해 둠으로서 그 마음에 좌절과 무력함을 심어주고, 얼마 남지 않은 전의를 완전히 꺾는다.
서로의 입장의 차이를 명확히 하는 것. 나는 갑이며 너는 철저한 을이라며 그 몸에 새겨두는 것. 네가 무슨 수를 써도 내게 거스를 수 없다는 것. 그것을 그녀의 몸에 새긴다.
마음이 무너진 사람은, 아주 자그만한 자극에도 큰 반응을 보이지. 그 자극이 고통과 공포라면 평생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나 결코 극복할 수 없는 약점이 되지만 만일 그것이 호의라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발견한 한 줌의 빛처럼 그것에 의존하게 되지.
"밑준비는 끝났으니, 이제 본격적인 조교를 시작해볼까?"
*
"....으응...."
아프다.
팔이, 다리가, 뺨이, 허벅지가, 종아리가, 어깨가, 가슴이, 배가, 그리고 등이...
온 몸이 아프다. 그에게 두들겨 맞은 부위가 욱신거린다.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온몸이 상처 투성이인 상태로 홀로 차가운 감옥에 갇혀 있으니,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고통스럽다.
상처를 만져주며 위로해 줄 동족도 하나 없이, 홀로 어두컴컴하고 좁은 곳에 갇혀 있다. 그것도 어제까지만 해도 그 약해빠진 인간들에게 쉴새 없이 범해졌던 그 방에.
약해빠진... 인간...?
그녀에게 있어서 인간은 그저 약소 종족이다. 수인보다 순수한 육체 능력도, 서로의 결속력도 떨어지는 미개하고 하찮은 종족이었다. 제 아무리 그들이 치사한 수작을 부린다고는 한들, 자신들이 더 우월하다는 사실은 결코 달라지지 않는다
그것이 그녀가 그 고통 속에서 버틸 수 있었던 이유다. 인간들이 자신에게 하는 일 따위, 그냥 지나가다 운 나쁘게 미친 개한테 한 번 물린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자신이 직접 조건을 내건 결투에서 패배하고, 이러다가 진짜로 죽을 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스며들 때까지 두들겨 맞자 상황이 변했다. 그 공포에 짓눌려 스스로 패배를 인정하고 목숨을 구걸한 시점에서, 그녀에게 인간들은 하찮고 열등한 종족 따위가 아니라 언제든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위협이었다.
무지함이 빚어낸 어줍잖은 용기가 무자비한 폭력 앞에 무너져 비참한 현실을 드러냈다.
자신이 무시하던 인간의 노예가 되어, 말 그대로 목숨줄이 잡혀, 시키는 것은 모두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자 팔 다리가 조금씩 떨려왔다. 그 떨림을 억제하고자 쭈구려 앉아 자신의 몸을 감쌌지만, 떨림은 멎기는 커녕 온몸으로 전염되었다.
그리고 추위와 고통, 공포와 굶주림 속에서 떨고 있던 그녀의 앞에, 그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에게 처음으로 패배를, 고통을, 무력감을, 좌절을, 그리고 공포를 심어준 인간. 그녀의 마음 속의 송곳니를 하나 하나 전부 뽑아버린 그 두려운 존재.
"이리 온."
마치 애완동물에게 내리는 듯한 명령에 불쾌감이 치밀어 오르면서도, 반항해봤자 돌아오는 것은 자비 없는 폭력 뿐이라는 사실이 머릿속에 새겨진 그녀는 움찔하고 몸을 떨며 그가 시킨 명령을 따랐다.
그는 쭈뼛거리면서도 시키는 대로 자신에게 다가온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잘했다, 멍멍아."
여전히 그가 두려웠지만, 그 와중에 자신을 애완견 취급하는 호칭에 공포보다도 불같은 분노가 타오르려고 했으나 그것도 잠시...
"말을 잘 듣는 개에겐 상을 줘야지."
그의 손이 다리 사이의 음부를 매만진 순간, 뜨거운 분노가 숭식간에 사그라들었다.
"키핫...!"
몇 번이고 그녀를 때렸던 그의 손이 직접 닿자 본능적으로 긴장하여 몸이 굳었고, 그 사이로 파고든 익숙치 않은 쾌감에 다리에 힘이 풀린 그녀는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흐윽, 흐으윽...!"
"옳지, 옳지."
"하윽, 하아..."
"어때, 기분 좋지?"
기분 좋냐고? 그럴 리가 없잖아.
...라고 반박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조금 만져진 것만으로 끈적한 애액을 질질 흘리고 있는 그녀의 음부는, 변명의 여지 없이 그의 손길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다. 자신을 모두가 보는 앞에서 두들겨 팼던 남자의 손에 기다렸다는 듯이 반응하는 자신의 몸이나, 분명 처음 만지는 것일텐데도 마치 어디가 기분 좋은 약점인지 다 알고 있다는 듯 익숙하게 움직이는 그의 손놀림이나.그리고 무엇보다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하으, 하아, 하아..."
어느샌가 멈춘 그의 손에 스스로 허리를 놀리며 달아오른 숨을 헐떡이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이런... 우리 멍멍이, 아주 제대로 발정이 났구나? 조금 만져줬다고, 이젠 움직이지도 않았는 데 스스로 움직일 줄이야."
"하으, 하아, 하아..."
아니라고, 이건 그런 게 아니라고, 무언가 착오가 있는 것이라고 부정하고 싶지만 입에서 나오는 것이라곤 신뢰도가 느껴지지 않는 변명조차 아닌, 발정난 암컷의 신음에 불과했다.
외로움, 죽음의 공포, 그 두 가지가 생존 본능을 강하게 자극함으로서 수인인 그녀의 몸은 강제로 발정기가 찾아왔고, 마침 눈앞에 나타난 확실하게 강한 수컷의 성적인 욕구에 주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제멋대로 반응해 버렸다.
찌걱!
"흐읍...!"
"그래, 여기가 좋은 거냐? 아니면... 여기?"
찌걱, 찌걱!
"학, 흑, 하아앙...!"
그의 손가락이 안쪽을 찔러올 때마다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듯한 짜릿한 감각이 내달리며, 눈앞과 머릿속이 새하얗게 점멸했다. 그녀는 어느 샌가 한 마리의 짐승이 되어,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필사적으로 그의 손에 매달리고 있었다.
"자, 그럼 오늘 상은 여기까지. 앞으로도 말을 잘 들으면 상을 주지."
"아....!"
그가 그녀의 음부에서 손을 빼내자, 그녀는 아쉬움이 가득찬 탄식을 흘렸다. 그가 떠난 후, 뒤늦게 이성이 돌아온 그녀는 다시 구석으로 돌아가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죽고 싶은 수치심을 느꼈다.
두려움에 지배되어, 바로 앞까지 다가온 그를 물어뜯어 복수하지 못하는 걸로도 모자라 그의 손에 희롱당하며 암캐처럼 앙앙거리다니, 그녀는 자신이 조금 전에 저지른 추태를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 이성과는 반대로, 그녀의 몸은 만족되지 않은 성욕에 뜨겁게 달아올랐고, 얼마 안가 그녀는 병사들의 정액 냄새와 동족의 애액 냄새가 뒤섞여 풍기는 지독한 감옥 안에서 자신의 음부를 매만지며 스스로를 위로하며 비참한 기분을 느끼게 되었다.
물론, 그마저도 신통치 않았다. 그녀의 서투른 손놀림으로는, 그가 만져준 것만큼의 쾌락을 느낄 수는 없었으니까. 가랑이 사이가 얼얼해질 때까지 쉴새없이 만졌음에도 충분한 쾌락을 얻지 못한 그녀는, 어느 샌가부터 그 두려운 인간을 기다리게 되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