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악역보스를연기하는법-33화 (33/229)

〈 33화 〉 이게 야스지...(7)

* * *

"츄릅, 하에에..."

"혹시 안에 싸면 임신할까봐 일부러 부탁하지 않아도 밖에 써줬는데, 방금 사정한 남자의 성기를 이렇게 빤다는 건 무슨 뜻일까?"

"츄릅, 츄르르릅..."

내 말은 못 들은 척하면서 내 자지는 맛있게 빨다니, 괘씸하기 그지 없다. 이렇게 나오면 자지로 단단히 혼내줘야지!

쭈걱...!

"딱대, 이 변태 기사년아."

"하앙...♡"

*

"히익, 하윽, 하으으으으읏♡ 아... 앙대애애애....♡"

"도망쳐? 자기가 먼저 유혹해 놓고, 이제 와서 감히 어딜 도망치려고!"

팡! 파앙! 팡! 팡! 팡!

"호곳...! 흐긋, 하읏, 흐아아아앗!"

*

찌걱! 찌걱! 찌걱!

"으아애...우어...우어어여....♡"

"뭐라는 거야? 똑바로 말해!"

"학, 흐읏...♡"

"아? 더 해달라고?"

도리도리

"으읏, 으흐윽...으아.. 으아에......♡"

"으음, 아아아? 더 쎄게 박아 달라고? 그리고 기절할 때까지 쉬지 않고 박아 달라고?"

"으햐윽...♡ 아이야... 으어 아이야... 으아.....하으으...?!"

"오케이, 오늘 각오해라."

팡! 팡! 팡! 팡! 파앙!

"흐기이이잇....!!"

*

왈칵, 부릇부르릇...

"...우어... 으아... 우어어여....♡"

"그만하고 싶으면 니네 여왕이 지금 뭔 짓 하는지 아는 대로 다 불어. 신통치 않으면 빼버린다."

"오아... 오아요..."

"...아, 말을 실수했네. 니네 여왕이 하고 있는 일 지금 당장 말 안 하면 이 자지 그대로 빼버린다? 그리고 다시는 안 박아줄..."

"사, 사실 바이올렌스 폐하께선 지금 수도 엘 하르다에서..."

...이거 혹시 진짜 미친 년인가? 박아 달란 말은 죽어도 안 하면서, 중요한 비밀 말 안 하면 자지 뽑겠다니까 아무런 망설임 없이 술술 불어버리네? 아까 전까지 혀가 풀려서 이상한 소리를 내던 것도 더 박히고 싶어서 하는 연기였다, 이거지?

쭈걱...!

"그럼 쓸만한 정보를 말했으니 소원대로 원 없이 박아주마."

"아핫...♡"

*

"오혹, 흐으윽... 헤으윽...♡"

"후..."

찌걱찌걱... 뽀옥!

나는 수 시간의 격렬한 절정 끝에 눈을 뒤집어 까며 쓰러진 안제의 보지에서 힘들게 자지를 뽑아내며 한숨을 쉬었다.

요즘 성욕은 나날히 늘어가지만, 체력이 따라주지 않는 것이 체감이 된다. 운동이라도 하면서 체력을 더 기르던가, 아니면 힘들게 허리를 놀리지 않고 성욕을 풀 방법을 찾던가 헤야 겠네...

처음에야 아무래도 확실히 내 것도 아닌 여자에게 질내 사정은 위험하겠다 싶어서 자지를 뽑고 엉덩이에 정액을 싸질렀건만을, 오랜만에 내 물건을 맛 본 안제는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내게 끈질기게 달라 붙었다.

그래서 만족할 때까지 존나 쑤셔 박고 질내 사정 하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그녀는 지금처럼 기절해 있었다. 하지만 한 번 불이 붙으니 그 정도로는 부족해서 의식을 잃은 그녀의 안에 계속 쑤시고 싸지르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 날이 새버렸다.

그래도 뭐, 아예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안제가 위태위태한 상태라 조금만 작업을 하면 내 쪽으로 넘어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신나게 박는 와중에 당초의 목적도 달성했으니.

이 충성심이라는 것이 참 신기하다. 적인 나에게 다리를 벌리며 교태를 부리는 짓은 못하겠다면서, 자신의 주인이 벌이는 일은 술술 내뱉다니. 어쩌면 숨길 필요가 그리 없다고 생각한 걸 수도 있고, 아니면 그것을 말해도 괜찮은 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걸지도.

중요한 건 바이올렌스가 지금 무슨 짓거리를 벌이고 있는지 내가 알아냈다는 것이다.

"...이 년도 참, 진짜 미친 년이라니까. 어쩌자고 이딴 짓을 벌이는 건지..."

바이올렌스는 무언가를 찾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그것을 찾는 순간, 이 시나리오는 어그러지다 못해 붕괴한다. 그렇지 않아도 언제 틀어질 지 모르는 이 위태로운 이야기를 관성 드리프트 마냥 확 꺾어버리는 문제였기에, 어떻게 해서든 미리 막아야 한다.

루미너스 여신과의 대화는 여신 쪽에서만 내게 먼저 말을 걸 수 있는 일방 통행이기에, 이 문제를 알리기 위해 언제 올 지 모를 여신의 연락을 기다리는 것은 너무 늦다. 차라리 내 선에서 어떻게 해서든 이 문제를 조정하는 수 밖에...

나는 안제의 방을 나온 후, 곧바로 근처에 세워둔 마차로 향했다.

"어서 오십시오, 주인님."

"주인님, 안녕히 다녀오셨어요?"

"그래. 마침 잘 됐다. 할 이야기가 있었으니."

나는 마차 앞에서 나를 맞이한 사하와 레이를 데리고 마차 안으로 향했다. 그리고 조금 이른 시간이다만, 병사들을 깨워 마차를 움직여 국경선 마을을 떠났다.

지금 용사들이 문제가 아니야. 바이올렌스가 하는 짓을 알게 된 이상, 이쪽을 막는 것이 먼저니까. 마수가 이끄는 마차가 비정상적인 속도로 달려나갔다. 도착 지점은 엘헤임 왕국의 수도, 엘 하르다.

*

"...어?"

헤르몬 왕국과 엘헤임 왕국의 국경선 바로 안쪽에 위치한 마을. 마을 사람의 부탁으로 근처를 떠도는 마수 몇을 가볍게 정리하고 돌아와 정보 수집을 하던 용사 루크는 일행중 가장 먼저 이 마을의 평소와 다른 점을 발견했다.

그가 가장 신경 쓰고 있던 인물, 라그나 아마게돈의 마차가 마을 어디에도 없었다. 이에 의문을 느낀 용사가 마을의 경비병들에게 묻자, 그들은 시원스레 답해줬다.

"아, 그 유명한 외국의 귀족? 무슨 바쁜 일이라도 있는 건지,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서 마을을 나가던데?"

"혹시 어느 방향으로 갔는지 알 수 있을까요?"

"저 쪽, 그러니까 수도 엘 하르다 방향이야."

"수도인 엘 하르다..."

루크는 의문을 품었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영지를 떠난 자신들 눈앞에 나타나 이쪽을 일방적으로 불편하게 만드는 동행을 하던 그가 대체 무슨 이유로 자신들을 내버려두고 수도로 먼저 떠난 것일까?

루크는 잠시 후 재회한 동료들에게 이 사실을 전했고, 비올라 혼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혀를 찼다.

"쳇, 밤귀 하나는 엄청 밝은 놈이네. 내가 그 사실을 알아내자마자 행동에 나설 줄이야."

"그게 무슨 소리야, 비올라?"

호크나의 물음에 비올라는 어깨를 으쓱이며 한숨을 쉬었다.

"전에 말했듯, 그 남자의 마법은 매우 이질적이야. 그래서 분명 마법적 측면에서 그를 돕는 사람이 이 나라에 있을 거다. 내가 그렇게 말했고, 그래서 각자 흩어져서 그에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기로 했잖아? 그리고 내가 어젯밤 제법 그럴 듯한 정보를 하나 들었단 말이야? 그런데 내가 알아내는 것과 동시에 녀석이 행동에 들어가는 걸 보니, 아무래도 진짜 그 정보가 정확했던 모양이야."

"그 정보라는 게 대체 뭔데?"

"듣자하니, 아마게돈 남작이 직접 이 마을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인 모양이야. 하지만 그의 가문의 인장을 가진 전령이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꼭 이곳을 지나서 수도로 향했다더라. 그리고 이 나라의 수도에는 아주 실력 좋고 유명한 마법사가 둘 있다던데? 그 두 사람은 각각 '안개의 마녀'와 '연기의 마녀'로 불린다나 뭐라나."

"...'안개의 마녀'와 '연기의 마녀'..."

"별명에서 부터 알 수 있듯, 두 사람 다 여자 마법사야. 그리고 '마녀'라는 칭호는 여자 마법사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의 실력자에게나 붙는 별명이야. 그래. 마녀 정도라면, 그 남작 녀석이 쓰는 것과 같은 마법식을 만드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니겠지."

"그럼 그 마녀가 그가 가진 마법적 힘의 근원이다, 이 이야기야?"

"그래. 그 녀석이 사용하는 마법식부터 몸에 줄줄 두르고 있는 각종 마법이 부여된 아티팩트들. 그건 전부 그 마녀의 작품 일거야. 그러니 그 마녀를 찾아가서 처리하든, 혹은 그와 관계를 끊게 하든 한다면 녀석을 쓰러트리는 것이 훨씬 수월해질 거야. 그 남작이 우리보다 한 발 앞서 이 마을을 떠난 것도, 내가 이 정보를 습득했다는 것을 모종의 수단으로 알아채고 중요한 마녀를 보호하러 간 것일테지."

"..."

누구도 비올라의 말에 뭐라 이견을 내지 못 했다. 분명 그녀의 말은 명확한 근거 없는 그녀의 추론에 불과하다. 하지만 다른 누구도 그녀가 내뱉는 추론보다 더 그럴듯한 가능성이 떠오르지 않으며, 그런 마법 쪽의 지식이 거의 없었기에 그들은 그녀의 의견에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젠장, 빨리 서둘러야 해. 만일 우리가 그 마녀에게 도움이 되는 마법 무구들을 받을 수 있다면, 아마게돈 남작과의 전투가 훨씬 수월해질 테니까. 아마게돈 남작이 먼저 간 것은, 우리와 마녀가 만나지 못하게 뭔가 수작을 부리기 위해서 인 게 분명하니까."

"...조금 비약적이지만, 지금 아마게돈 남작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마땅한 다른 의견은 없지. 좋아, 그럼 우리도 준비를 끝마치는대로 수도인 엘 하르다를 향하자."

용사 일행은 전혀 몰랐을 것이다. 비올라의 추측은 근거랄 것이 전혀 없는 비약적 추론임에도 절반 정도는 정답이었으며, 아마게돈 남작이 급히 수도로 향한 것은 전혀 다른 이유 때문이었지만 그들이 정각 즈음에 수도를 향해 마차를 몰기 시작한 것도 어찌보면 가장 현명한 선택이였다는 것을.

가까이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헛웃음이 나올 만큼 엉성하고 꼬였지만, 멀리서 전체적으로 보면 이야기는 꽤나 이상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 보이지 않는 운명의 실로 조종하기라도 하듯...

*

빛의 여신 루미너스는 지금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힘들게 준비한 연극은 시작도 전에 주연 중 하나인 악역 하나가 영혼 채로 실종되지를 않나, 기껏 대타를 구해와서 간신히 이야기를 시작했더니 주연인 용사 루크가 지나치게 급발진해서 초반의 중요한 이야기의 대다수가 스킵되어 버리고, 그대로 용사가 이 연극을 허무하게 마무리해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 대타로 들어온 악역 배우를 도왔더니 오히려 용사를 이겨버리고...

용사는 악역 배우가 일부러 약점을 노출해도 덤비기는 커녕 그가 기껏 떨어트려 놓은 간부와 만나 전멸 직전까지 가거나, 다른 악역부터 쓰러트리는 것이 낫겠다며 악역 배우에게서 도망치고, 그리고 이제는...

"그 말, 정말 사실인가요?"

­네. 도저히 안 믿기시겠지만, 확실한 겁니다.

"하지만, 그럴 리가 없을 텐데. 그런 건 당초 계획에 없었던 거라고요...!"

­...조금 불경하다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여신 님의 대본과 실제 내용이 다른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습니까? 지금은 그녀가 왜 이런 이상행동을 벌였는가 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막는지가 급선무입니다.

"...."

루미너스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평소라면 신성모독이라며 번개를 떨궈도 이상하지 않을 모욕이긴 했지만, 이번만큼은 그의 말에 틀린 점이 하나도 없었기에 그녀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확실히 이번에 그녀가 준비한 연극은 그녀의 예상을 벗어난 것이 많았고, 계획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솔직히 그가 자신을 돕지 않았더라면, 이 연극은 진즉에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형태로 끝이 났을 테니까.

게다가 연극을 시작하기 전이라면 또 몰라도, 이미 연극이 시작된 이상 극본가인 그녀가 조정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그가 수월하게 이 오류들을 조정할 수 있게 서포트하는 것. 거기다가 관객들 중 꽤나 힘이 있고 골치 아픈 이가 그를 마음에 들어하기까지 했으니, 이 연극은 그녀의 손을 이미 반쯤 떠난 셈이다.

"...좋아요. 그래서,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분명히 용사 일행에게 따라붙어서 곁에서 은밀히 성장을 돕겠다던 그가 갑자기 용사 일행을 내버려두고 다다음 마을을 지나고 있길래 도대체 무슨 일이 있길래 갑작스럽게 이런 독단 행동을 벌이는 지 따지기 위해 말을 걸었건만, 이런 골치 아픈 이야기를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가 알아온 정보는 이러했다.

엘헤임 왕국의 지배자이자 혼돈의 파편의 네 번째 주인 바이올렌스 드 도미네이트 여왕.

그녀가 지금 자국의 모든 땅을 뒤집으며 찾고 있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이 연극의 최종 흑막이자 파편들의 주인인 불멸의 용을 지하 신전에 봉인했던 전 용사의 유해였다.

그녀가 왜 수백 년도 전에 죽는 용사의 유해를 찾고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전 용사는 설정상 이 세계의 '최강'의 전사다. 불멸의 용이 절대로 죽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않았더라면, 아마 수천 번은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진 전사. 순수한 전투력 측면만 따지면, 이 연극의 주인공 루크가 수십 명이 있어도 결코 당해낼 수 없는 규격 외의 존재다.

그런데도 그렇게 강했던 전 용사가 불멸의 용을 죽이지 못 했던 것은 오로지 이번 용사 루크가 불멸의 용을 쓰러트리고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여신이 세운 시나리오였기 때문일 뿐이다.

여신의 선택을 받아, 전 용사가 마무리를 짓지 못한 불멸의 용이 부활하는 것을 저지하는 루크의 이야기가 이 연극의 메인 시나리오인 만큼 전 용사라는 존재는 사실상 맥거핀에 가깝다.

문제가 있다면 이 연극은 그냥 글 몇 문장 끄적여서 만든 소설이나 그림 몇 장 그려서 만든 만화가 아니라, 세상 하나를 창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엄청난 스케일이었다는 점이다.

즉, 아무리 맥거핀이라도 설정상 최강이라는 건 진짜로 최강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바이올렌스가 그 최강인 용사의 유해를 찾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죽은 전 용사를 되살려, 자신의 능력으로 지배하여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최강의 장기말로 만드는 것.

...사실 냉정하게 생각한다면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다.

전 용사가 활약했던 것은 수백 년 전의 일이며, 용사는 마지막에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자취를 감추었기에 그 유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설령 유해를 찾는다고 해도, 죽은 자를 살려내는 일은 마법 같은 것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런 것이 가능했다면, 진즉에 개나소나 다 죽었던 사람을 살리며 세상이 난장판이었겠지.

그리고 진짜로 전 용사를 부활시키는 방법이 있다고 한들, 이 무대에 한해서 누구도 이길 수 없는 최강의 존재를 그녀의 능력으로 어찌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애초에 그녀의 능력은 불멸의 용이 가진 혼돈의 파편에서 얻은 힘인데, 진짜로 그 힘으로 전 용사를 지배할 수 있었다면 불멸의 용이 그렇게 처참하게 얻어터지고 봉인되었을 리가 없으니까.

하지만, 바이올렌스는 불가능한 일에 무의미하게 매달리며 집착하는 어리석은 여자가 아니다. 그러니 그녀가 아무리봐도 바보 같아 보이는 일에 많은 것을 쏟고 있다면, 어떤 방식인지는 몰라도 정말로 그것을 해낼 방법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루미너스는 혼란스러웠다. 이 무대의 창조주이자 여신인 자신조차 모르는 방법을, 그녀가 준비한 연극의 한낱 악역 중 하나이자 창조물인 그녀가 알고 있다고? 애초에 바이올렌스의 이런 행동 자체가 그녀의 대본에는 없었던 일이다.

불가능하다. 창조물은 결코 창조주를 넘을 수 없게 만들어진다. 그럼에도 그녀가 정말로 그런 짓을 벌이고 있다면, 답은 하나다.

그녀와 동일하거나 혹은 그 이상의 존재가, 그녀의 이 연극에 개입하고 있다.

그것도 그녀가 초대한 관객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그리고 제 3자의 개입을 고려하면, 여태까지 일어난 여러 이현상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악역 배우 중 하나가 실종된 것, 주연인 용사의 너무나도 빠른 초반 성장, 그에 비해 대타로 들어온 악역과 싸울 때 보여준 너무나도 약한 모습. 그리고 바이올렌스가 벌이는 대본에 없는 행동.

제 3의 존재, 그녀도 관객도 아닌 또 다른 누군가가 직접 개입했다면 모두 설명할 수 있는 일들이었다. 그렇다면...

"라그나 아마게돈! 조심해요! 그건 함정이에요!"

­네?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시는...

그 순간, 그와 루미너스 사이의 연결이 끊어졌다. 그것도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누군가 자신을 방해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은 루미너스의 입술은 이미 너덜너덜해져서 새빨간 피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 * *

0